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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를 달래려고 부딪는 세상에서 우린 항상 외롭고 고독하다. 스스로 펼쳐놓은 욕망을 향해 내닫지만 그곳 어디에서도 우린 어떤 충족의 대단원을 맞이하지 못한다. 도심의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올라 위용을 자랑하는 거대한 고층빌딩의 허영과 그 공간속에 살아가는 그칠 줄 모르는 인간의 허위와 탐욕스러움이 끈적거릴 정도로 적나라하게 그려지고 있다. “나는 그리고 싶었습니다. 자본의 두려운 유혹과 문명의 음울한 매혹, 명멸하는 숫자와 기름띠 같은 네온에 떠오르는 익명의 존재들을요.”하고 작가는 말한다. 그래서 작품 속 주인공 ‘맹소해’는 이 물질적이고 육체적인 유혹에 시종 몸을 떨어댄다. 31세의 증권사 영업 대리라는 그녀의 직함은 자본을 쫓는 우리들의 다른 이름이다. 동성(同性)과의 애욕, 직장상사와의 정사(情事), 그러나 결코 쓸려가지 않는 공허함과 결핍의 그 무원한 고독, 그리곤 그 허영의 공간에서 마주한 남자, 그와 같이하는 섹스가 가져다주는 풍요로운 쾌락, 다시 시선을 돌리면 허위와 기만으로 그득 찬 자본시장의 온갖 추물이 넘실대고 그 과실(果實)을 따먹는 인간들의 비어버린 가슴을 바라보게 된다. 진정함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어 보이는 인물들로 가득 차있다. 모두 자기 연민에 훌쩍이고 자아실현이란 이상한 구호에 매어있는 에고이스트들뿐이다. 우리의 깨어있는 의식은 어느덧 감각적 황홀함에만 반응하는 구조로 변해있다. 발가락을 핥고, 성기를 입에 넣고, 축축이 젖어오는 아랫도리의 진저리에 순간적 만족의 소리를 질러댄다. 그리고는 다시 찾아오는 의식의 공백에 고독이라는 영혼의 흐느낌을 부둥켜안고 자신을 어루만진다. 무수하고 다양한 인간관계의 연속에서도 그리고 그 복잡다기한 화려하게 윤색된 도시의 휘황찬란한 문명에서도, 끝없이 추구하는 재화의 축적에도 우린 부족한 그 무엇으로 허기져한다. 돈으로 지탱되는 삶속에 기아에 허덕이는 아이들을 위한 기부는 도덕적 허위, 부자의 허영으로 치부된다. 이렇듯 이 작품에서 과제의 해결의식을 찾을 수는 없다. 작가가 풀어헤치고 싶은 무수한 문제의식만 무성하다. 작가의 과욕으로 작품의 구성은 산만하고 소설적 요소의 결여가 무슨 실험 작품인 냥 지루하게 펼쳐진다. 사랑도 이기적이기만 해서 궁극의 구원이 사랑이 되지도 못한다. 끓어오르는 정염(情炎)의 속성만 자극적으로 묘사된다. 그래서 순간적이다. 자본과 욕망의 연결, 하늘다리는 그 허영 만큼이나 속되다. 작가는 이 만큼이나 진실하지 못하다. 맹소해로부터 어떠한 인간의 진정성도 읽을 수가 없다. 사람의 내면이 이렇게 조작되고 인위적이기만 할 수 있을까? 작가의 쏟아내고 싶은 무수한 언어들의 과잉이 만들어낸 부조화에도 불구하고 소재의 새로운 시도에 작은 위안을 삼아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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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를 중심으로 한 소설이라 그 소재의 새로움에 끌려 책을 선택햇다면 그것은 순전히 나의 판단에 의한 것이므로 누구를 탓하기 어렵다. 그러나 소재가 아무리 참신해도 쟁쟁한 문학의 권위자들이 이의없이 당선작으로 합의했다는 사실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이렇게 책을 빨리 집어들진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문체의 깊이 없음, 시점의 혼동, 줄거리의 천박함에 실망이 들어, 읽는 내내 과연 박완서 선생이, 김병익 선생이, 황석영 선생이...이 작품을 이의없이 당선작으로 합의했을까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었다. 최초라는 이름으로 모든 게 면책될 순 없다. 증권맨의 의식 수준이 이 책에서 보는 것처럼, 인터넷 검색에서 구할 수 있는 수준을 넘지 못하는 것이라면 그들은 그야말로 화려한 치장을 한 자본주의의 돈놀이꾼들일 뿐이다. 그러나 내가 아는 증권맨들은 이따위 유아적인 수준에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피 말리는 일'을 피말리는 일이라고 쓰면 그건 문학이 아니다. 문학의 기본이 무엇인가...형상화가 아닌가...그런데 이 글은 행위의 묘사가 아니면 진술만 있지, 형상화가 약하다. 이것이 르뽀가 아닌 문학의 이름으로 나온 이상 아래 리뷰들처럼 칭찬 일변도는 '이건 아니올시다'라고 보여 내키지 않지만 한마디 적는다. 독서란 하나의 의미있는 만남이라 보기에, 나 역시 이곳을 통해 어떤 책을 고를때 먼저 읽은 자의 냉정한 판단에 그간 도움을 많이 받았으므로 이 소설은 나의 40년 독서 편력으로 보건대, 결코 문학상을 거머쥘만한 작품은 아니올시다라고 분명히 밝히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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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의 새 물결을 휘젖는 스피드와 박력의 문체 심사위원들의 한줄서평입니다.
오래간만에 소설다운 소설을 읽은 느낌입니다.
적절한 시기에 입사해 증권가에서 제 몫을 하고 있는 제 또래의 여대리 맹소혜는 맹과 소혜의 괴리만큼 공과 사의 간극이 벌어져있는 이 시대의 표상이라 할 만 합니다. 쉬지않고 일하고 쉬지않고 사랑하지만 100% 채워지지 않는 간극사이에서 외로움과 쓸쓸함을 즐기듯 유영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표현들은 조금은 거북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눈과 마음을 즐겁해 해주었습니다. 소단락이 많지않아 복잡하지 않았고. 그녀는 절망적인 상황에도 절대 끝까지 절망하지않는 용감한 기상을 보여주어 기특했습니다.
작가는 '감동은 젠장, 기분 나쁜데 참고 읽었다는 말이라도 해주면 기쁘겠다'고 했지만. 맹소혜와 함께 한 6개월은 감동이나 불쾌같은 단막적인 감흥이 아니라 적당한 동의와 적당한 흥미로 읽는 내내 또 다른 삶을 살아보고싶은 제 욕구를 충분히 채워주었다고 말하고 싶네요. 일전에 모아둔 주식관련 양서들을 거의 손도 못대고 있는 처지라 주식관련 내용의 태반이 신선하다 못해 낯설었지만 다양한 형태의 고객을 대하고 다루는 그녀의 재치는 흥미진진합니다.
그녀가 사랑한 네 사람, 첫사랑과 최 상무, 미지, 가기인과장이 전부 이해가 되는 건 아니지만 그녀의 외로움의 깊이가 절절하게 느껴지는 부분에선 거의 동의할수 있는 수준이랄까.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고.. 그리워하고 다시 잊는 그런 과정들이 감각적으로 표현된 점이 좋았습니다.
대한민국의 한도시가 아니라 뉴욕이나 북경의 동맹도시로써의 서울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서울의 표상이랄수있는 작중 배경이 되는 하늘다리가 있는 고층건물의 옥상공원이 눈앞에 펼쳐지면서 극중의 표현들은 다분히 시각적이란 점도 매력포인트였구요.
드라마로 만들기에는 수위가 좀 높은 거 같지만. 극 중 대학동창 희숙같은 친구가 매력적으로 표현될 수 있을 듯^^ 제 옆에도 한명쯤있으면 싶어요
오래간만에 소설로의 외도가 제 삶에서도 신선한 청량제가 되어 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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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해는 잘나가는 증권사 7년차 고참 대리다. 그녀는 냉얼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소신과 원칙을 지키며 거액의 자산운용을 해나가는데 가끔식 터트리는 잭팟 덕택에 그녀의 소문은 소리없이 강남과 신사동 일대에 떠다닌다. 자본주의의 심장이랄 수 있는 증권사는 일반인들이 보는 화려함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처절함이 숨겨져 있다. 말 그대로 돈을 벌어주면 최고의 대접을 받지만 감각 떨어지거나 수익률이 저하되면 나이와 상관없이 곧 퇴직을 준비해야하는 가장 자본주의적인 직업이기도 하다. 나름의 포트폴리오를 형성해가며 자산을 운용하는 그들에게 코스피의 등락은 연일 뿜어내는 증기 기관차의 열 만큼이나 뜨겁다. 이익만을 좆는 투자가들은 단 몇%의 이익 앞에서 무릎을 꿇거나 치명적인 아픔을 남기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을 감당하면서 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결국 무엇을 얻기 위함인가? 맹소해는 출세가 보장된 커리어 워먼에 가깝다. 그녀는 자신의 분출구를 찾아 거침없는 성적인 행동을 사양하지 않는다. 기업 임원인 최상무와의 만남은 그녀에게 권력이라는 새로운 카타르시스를 안겨주지만 관계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란 확신의 부재는 한정없는 기약만을 남겨둔다. 짧지만 강렬했던 그와의 만남은 어디서든 그녀에게 자극적인 환상을 불러일으키는데 동성애를 즐기는 친구와의 만남에서 푸근함을 느끼고 동성인 H와의 만남에서 자신의 몸속에 내재되 있던 또 다른 성적인 유희를 느끼게 된다. 일반적인 성에 대한 관념에서 점차적으로 멀어지는 그녀는 별다른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아니 오히려 시대가 요구하는 당당한 자신만의 성을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유부남으로 알려진 가과장의 교묘한 접근을 통해 숨겨져 있던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도 하지만 결국 이마저도 그리 좋게 끝날 것 같지는 않다. 그녀는 매일 아침 자신을 위해 조깅을 하고 헬스를 한다. 하지만 마음은 점차적으로 지치고 힘을 잃어가는 것 같다. 승진과 업적을 위한 스트레스는 정당성보다는 개인적인 희생을 강요하게 되는데 맹소해 주위엔 끊이지 않는 사건 사고가 터진다. 결국 돈으로 해결하는 게 가장 빠르고 머리가 아프지 않다. 그러한 사고가 왜 발생했는지는 자본주의가 왜 탄생했는지에 대한 물음과 같은 답변이 올 것이다. 쉴 곳을 찾는 그녀, 하지만 쾌락 속에서 스러져가는 20대를 바라보는 그녀의 마음 속엔 언제나 승부욕이 지나칠 정도로 넘친다. 모순성이 너무 많다. 돈을 버는 이유와 돈에 대한 가치가 아직 정립 되지 않았다. 그녀는 오래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얼굴을 자주 떠 올린다. 하늘의 다리는 작가의 초년작이라 믿어지지 않을 만큼 스피디하고 꽉찬 내용이 눈길을 끈다. 증권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성에 대한 풍속은 작가가 의미하는 고도의 도시 속에서 길을 잃은 채 방황하는 한 여성의 몸부림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직장과 직업만 있지 자신은 존재하지 않는 도시 속의 삶이 주는 의미는 극히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젊음은 한 순간에 흘러간다. 작가가 말한대로 돈, 권력 보다도 중요한 게 젊음이다. 어떤 게 중요한 삶인가는 저마다의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린 스스로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가 최선이며 이 고비만 넘기면 모든 것이 이루어질 것 같지만 인간의 욕망엔 영속성이 있다. 오르면 또 오르고 싶은 것, 그래서 자연을 극복하고 군림의 자리에 올라섰는지 모르겠지만 자신에게 돌아오는 허무와 가치 상실에 대한 보상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상대가 자신을 무시하는 발언을 할 때 돈이 없으면 가만히 있고 돈이 있으면 웃어넘긴다 라는 표현은 결국 보상에 대한 심리를 자본에 결부한 시대의 결과물이다. 맞는 말이지만 틀린 말이기도 하다. 처절한 승부게임을 벌리는 증권사의 내막과 신랄한 성적인 유희는 결국 우리들이 가장 바라면서도 흠이 되는 인생의 모순성과 결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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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맨 처음 느낀 나 스스로의 감정은 그져 나 자신을 스스로 한 없이 절망에 빠지게 하는 책이라고 하는것이
옳은 표현일지 모르겠다. 주식에 대해 문외한 인 나에게 전문적인 주식속어들이 난무(?) 하는 이 소설속에서 주식에 대한 대강의 흐름을 배우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다. 나는 전문적인 주식 책보다도 이러한 소설속에 묻어 있는 것을 개인적으로 더 좋아한다.
다신 본론으로 돌아가서, 글을 읽으면서 내내 느꼈던 알 수 없는 나만의 긴장감....다른 서평자들은 언어의 유희 내지는 언어의 마법사라고 말하고 있지만, 어쨌든 내가 좋아해서 밑줄 그은 표현을 한번 적어보면,
한 시간 전의 나는 어디 가고, 나를 긴장시킨 호텔의 그 가족들도 어디가고 튕겨나온 것처럼 여기 앉아 나는 시간의 덧없음과 무자비를 생각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흘러가면서 몇 가닥 기억과 함께 어김없이 혼자로 돌아오는 이 과장엔 습격 같은 낯선 느낌이 있었고, 그것은 존재의 비애처럼 내 가슴을 찔러왔다. 나는 이 이상한 고독이 어디에서 오는지 밤의 해변에 던져진 하나의 조약돌처럼 어둠 속에서 귀 기울이고 있었다. 깎아지른 절벽 같은 고층 빌딩 틈, 지상의 작은 공간에 우연한 물음처럼 밤 10시 30분의 내가 있었다.
나에게 언어란 이런것이다 라고 작가는 말하는 듯하다. 너무나 새련된 이 소설에 나는 감동이나 깨달음 보다도 작가의 삶을 대충이나마 연상할 수 있는것이 기분 좋다. 오랜만에 기분 좋게 읽은 현대판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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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움과 낯선 세계의 이야기를 엿보게 만드는 책 <하늘다리>
이책은 증권사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주인공인 맹소해의 성편력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는데
요즘 각광받는 골드미스. 그 골드미스의 삶과 내면에 대해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증권회사 대리인 맹소해. 그녀는 자신의 일에 부각을 보이면서 야심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이들과 관계를 맺고 앞으로 나아간다.
양성애자로 직장상사와 만남을 갖기도 하고 여자친구와 만남을 갖기도 하면서 자유로운 성을 추구하며
그 속에서 알게모르게 상처를 받는, 강하면서도 나약한 인물이다.
일과 사랑.. 그 두가지를 위해 이리저리 배회하는 그녀의 모습. 그 속에서 열정을 보기도 하고 씁쓸함을 느끼기도 했었다.
증권회사에서의 피말리는 시간싸움, 두뇌싸움 등의 상황을 보면서는 흥미로웠지만 그녀의 복잡한 성생활의 묘사는 그리 달갑지 않았다.
너무 적나라했다고 해야하나...? 평범한 궤도를 벗어나 일탈적인 그녀의 사랑... 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을지도 모를 그녀의 사랑....
그 사랑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조금은 거리감이 느껴졌었지만 일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꽤 흥미로웠다.
소액투자자들은 돈을 맡기고도 제대로 대우받지도 못하는데 거액투자자들에게는 쩔쩔매는 그들의 모습
금액에 따라 접대하는데 차이를 보이던 그들의 속내
일시적으로 장난을 쳐서 자신의 고객에게만 이익을 가져다주던 그들의 전략
등 증권회사 내부의 실상을 소설의 배경으로 넣어놓고 현실과 소설간의 괴리를 제공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판단해볼 수 있게 구성해서 이게 책을 읽는것인지 현실의 모습을 보고있는 것인지 헷갈리게 만들던 이야기들...
저자가 기존에 증권회사에 다녔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했다고 하더니 상당히 현실감있게 묘사해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었다.
잘나가는 전문직 여성.... 자신의 일에 열정을 보이며 앞으로 나아가는 맹소해... 하지만 무엇인가 공허함을 느끼는 그녀...
일이 메꾸어줄 수 없는 부분을 사랑으로 채우려 하고, 사랑이 메꾸어줄 수 없는 부분은 일로 채우려 했던 그녀...
그러한 그녀의 모습속에서 연민과 부러움을 느낀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의 일을 위해 의욕적이라는 것, 허기진 마음을 달랠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 때문일까?
직업인의 입장으로는 부럽고 여성의 입장으로는 안타까워보이던 맹소해의 모습을 보면서 현대사회에서 무분별하게 추구되고 있는 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일에 대한 열정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하늘다리.. 어찌보면 위태로움 속에서 일과 사랑을 오가는 맹소해, 아니 현대인들을 비꼬는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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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질투나는건 그 미드년들이 전부 잘 나가는 전문직 여성이라는 거지. 그년들의 성적 기호나 공상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그 잘난 직업의식에서 조명빨로 쏘아대는 분수의 물줄기 같은것 아니겠어? " 맹소해와 그녀의 친구 승미와 희숙의 대화속의 내용이다.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씨티'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생활을 보고 희숙이 늘어놓은 이야기이다. 어쩌면 이 책의 주인공 맹소해의 삶과 너무나도 닮아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진다. '그 잘난 직업 의식...조명빨....분수 물줄기..' 라는 표현이 말이다.
<하늘다리>는 문예 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증권회사에 다닌 저자의 독특한 경력을 바탕으로 쓰여진 현실감있는 증권가의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주인공 '맹소해' 31세의 증권사 영업 대리. 소문난 수익률 제조기. 자신의 일을 사랑하면서 싱글로서 자신만의 삶을 열어가는 골드미스. 맹소해는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전문직 여성으로 직장 상사와의 불륜도 마다하지 않으며 자신의 성공을 쫓기도한다. 미지와 같이 양성애적 사랑도 하고, 또 다른 남자, 여자를 넘나드는 그녀의 자유로운 성적 유희 는 앞서말한 미드 섹스 앤더 씨티를 떠올릴만하다. 물질적인 욕망과 육체적인 유희 에 전형적으로 움직이는 골드미스의 삶이랄까? 작가는 이 작품속에서 " 나는 그리고 싶었습니다. 자본의 두려운 유혹과 문명의 음울한 매혹, 명멸하는 숫자와 기름띠같은 네온에 떠오르는 익명의 존재들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돈과 Sex에 관한 오늘날의 세태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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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표지의 여인의 모습속에는 그런 저자의 의도가 숨겨져 있는듯 보인다. 표지의 여인이 주인공 맹소해라면 흩어져 어지럽게 날리는 그녀의 머리가 부와 성적욕망에 대한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더이상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책 제목인 하늘다리는 이 소설의 배경이기도 하다. 73층 높이의 초고층 쌍둥이 빌딩 '주노', 52층과 53층에 걸쳐 동관과 서관을 연결하는 스카이 브리지..그곳이 바로 하늘다리인 것이다. 가기인. 하늘다리를 건너온 남자와의 만남. 하늘다리는 증권사의 전문직 여성으로서 맹소해 그녀의 삶에 담긴 허영의 상징이기도 하다. 물질적인, 육체적인 탐욕으로 가득한 아슬아슬한 상황적 묘사이기도 하다.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것은 무엇일까? 인간의 고독, 그 고독을 치유하기위한 탐욕들? 사랑!! 그것이 고독을 해결해줄 수 있는가? 아슬아슬 위태롭기만한 하늘다리를 건너는 인간적고독과 번민? 이 많은 물음에 대한 것이 이 책속에 담겨있는듯 하다.
<하늘다리>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증권업계라는 독특한 배경을 토대로 쓰여진 색다른 느낌을 주는 소설이다. 전문직 여성의 성적 편력과 부를 쫓는 모습속에서 우리 사회가 가진, 우리의 일상화된 모습들이 투영 된다. 낯선 배경에 대한, 독특한 이야기 전개에 대한 재미와는 별개로 왠지 조금은 이야기에 빠져들지 못하게하는, 표현하기 어려운 무엇인가가 있었다. 5천만원 고료 당선소설 이라는 평가 속에 들어있던 스피드있고 박력있는 문체에 대해서 그렇게 많은 느낌을 받지 못한것은 나뿐일까? 하지만 그런 약간의 낯설음에 대한 독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인식을 제외하고 독특한 소재와 주인공, 특별한 공간 배경적인 재미는 이 소설에서 빼놓지 못할 충분한 즐거움이었다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작가가 이 책의 마지막에 던진 말 한마디를 되뇌여보고자 한다. "우리는 고독한 존재입니다. 우리는 사랑을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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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날개에 소개된 성과 돈, 이 두 줄기 욕망이 요동치는 우리시대 냉혹한 삶의 미학 이라는 글을 보고 재미와 더불어 삶의 미학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를 안고 책장을 넘겼다. 증권회사 골드미스의 엘리트적인 일상 뒤에는 자유분방한 성 편력이 크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초반부에 증권과 관련된 전문전인 용어들이 많아서인지 그다지 빠른속도로 책장의 두께가 줄어들진 않았다. 대부분의 소설이 그렇듯 하늘다리도 후반부로 가면서 흥미를 더해 책속으로 빠져들었다. 얇아진 책의 두께에 아쉬움을 남기며 마지막장을 덮었다. 주인공 맹소해 대리는 양성애자다. 친구인 미지와 사랑을 나누고 유부남인 최상무를 만나기도 한다. 둘과의 만남에 문제가 생기고 기과장과의 만남으로 위안을 삼는다. 동성의 친구들과 여류화가와의 관계 등 흔치않은 캐릭터다. 소설이지만 동성애의 사랑과 질투를 그린 부분에서는 놀라움을 잠시 뒤로 한 채 우리 주변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죄의식처럼 여겨지는 그런 관계를 비밀리에 유지하고 있을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어리둥절함을 느끼게 된다. 후반부에 반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예상치 못했던 기과장의 전 부인 이라는 여자의 등장은 찬물을 확 끼얹은 듯 정신이 들었다고나 할까... 다소 생소한 증권 용어들도 있지만 주식투자에 관심을 두고 있는 요즘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계기도 있어 흥미를 더했다. 현장에서 습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생생하고 실감나는 그들의 일상을 엿보는 것도 한 몫을 더하는 즐거움이다. 접해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이러한 체험은 내가 소설을 찾게 되는 이유 중의 하나다. 주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거나 일로써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며 더욱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몇 개의 문장에서 이해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다. 몇 번을 되뇌어도 생각을 요하는 부분들이 제법 있다. 작가의 깊이 있는 문장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중간 중간 등장하는 고인이 된 아버지에 대한 회상은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에서 주인공 삼순이가 아버지를 회상하는 장면과 오버랩 되며 주인공에 대한 아련한 마음과 알 수 없는 뭉클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초반에도 그랬고 책을 덮은 지금도 작가가 여자일 것이라고 생각되기는 마찬가지다. 아마도 저자는 여자인 주인공 맹소해와 비슷한 사람이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봤지만 증권맨이었다니 나의 추측은 빗나갔다. 박력 있는 문체에도 불구하고 세심한 글에서 여성이 느껴진다. 처녀작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프로 작가의 느낌이 드는 건 나만의 느낌인지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