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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물에서 느낄 수 있는 30년대 갱스터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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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가드가 나오는 로맨스 좋아하시나요? 요즘은 다들 보디가드라 불리는 걸 꺼려하고 신변안전요원 쯤으로 불리는 걸 선호한다죠? 저는 사실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일단 서스펜스가 들어가는 데다가 보통의 경우 여주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빨리 깨닫지 못하고 “난 괜찮아. 아무 위험도 없어!”를 연발하다가 자신과 남주를 위험에 빠뜨리기 일쑤이기 때문이죠. 그러면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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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가드가 나오는 로맨스 좋아하시나요? 요즘은 다들 보디가드라 불리는 걸 꺼려하고 신변안전요원 쯤으로 불리는 걸 선호한다죠? 저는 사실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일단 서스펜스가 들어가는 데다가 보통의 경우 여주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빨리 깨닫지 못하고 “난 괜찮아. 아무 위험도 없어!”를 연발하다가 자신과 남주를 위험에 빠뜨리기 일쑤이기 때문이죠. 그러면 저는 ‘아이구 저 멍청이’를 연발하다가 원래 주려던 점수를 반을 뚝 깎아버리고는 ‘어휴 입맛만 버렸네’ 하거든요. 게다가 남주와 여주 둘이서 서로 반해서 정신을 못 차리는 걸 보면 ‘쟤네들 시방 뭐하는 거여? 언제 악당들이 덮칠지 모르는 데 세월 좋군’ 하고 생각하다가 점수를 다시 무 자르듯 잘라버리니까 나중에는 별로 남는 점수가 없더군요. 여주가 보디가드로 나오는 책은 좀 낫지요. 최근에 재미있게 읽었던 보디가드 로맨스라면 수잔 앤더슨의 ‘Baby, don’t go’인데 그게 벌써 1년도 더 된 얘긴 것 같네요. 이 책은 제가 새로이 알게 된 이 작가 책 중 두번째로 읽은 작품입니다. 이전에 읽은 All night long을 워낙 재미있게 읽은 터라 바로 이 책을 집어들었지요. 보디가드 로맨스의 단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만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아주 재미있게 읽었어요. 구두 디자이너인 릴리는 디자인 학교에서 특강도 하고 자신의 디자인도 알리고 해서 겸사겸사 시카고로 옵니다. 열성적으로 강의를 하는 도중에 한 복면을 쓴 괴한이 침입해 릴리를 납치하려 시도합니다. 미수에 그쳤지만 놀란 가족들이 급히 보디가드를 고용하죠. 그 보디가드가 남주인 맷입니다. 맷은 릴리를 보는 순간 TROUBLE 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죠. 이 일을 마지막으로 회사를 그만두려 하는 맷은 마지막 임무에서 일이 꼬일 줄은 몰랐겠죠. 누가, 왜 릴리를 해치려고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24시간을 함께 행동하게 된 두 사람. 릴리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저돌적이고 똑똑한 반면 어쩔 수 없이 낭만적인 구석이 있는 아가씨랍니다. 1930년대의 유명한 갱이 자신의 연인에게 선물했던 구두를 사랑하죠. 그리고 이 사건의 모든 열쇠는 그 구두에 있다나요? 맷은 릴리에게 끌리면서도 끊임없는 자기 최면으로 강철 같은 의지력을 선보입니다. (예, 전형적이죠? 그래도 이 남자 꽤 오래 버틴다구요.) 맷이 릴리를 거부하는 이유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 때문이죠. 대도시 뒷골목에서 자라나 학교도 제대로 못 마치고 살기 위해서는 칼 쓰는 법부터 배워야 했던 밑바닥 인생이 고상하고 재력도 있는 집안의 귀한 딸을 어디 감히 넘보겠어요? 그래도 릴리가 적극적으로 나오니 저항력이 점점 약해집니다. 전설적인 갱 조이와 로즈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도 너무 아름답고 서글펐어요. 줄무늬 양복을 입고 중절모를 쓴 젊은 남자의 이미지, 떠오르세요? 릴리와 맷의 이야기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전개됩니다. 무리한 반전이나 전개로 사람 허탈하게 만드는 법도 없고 저 둘이 왜 사랑에 빠졌을까 하는 의문도 들지 않아요. 그저 둘이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만 들더군요. 게다가 감정적으로 찡한 부분도 많아요. 센슈얼한 면과 낭만적인 면이 군데 군데 적절히 배치된 것 같아요. 보디가드 로맨스의 단점이 나타나는 부분은 [둘이서 욕실에서 장난칠 때: 물소리 땜에 누가 들어와도 절대 모르겠네!!] 와 [창문 열어놓고 잘 때: 아니 저 사람들이 제정신이가?] 였습니다. 여기 저기 리뷰를 보니까 릴리가 맷의 직업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을 이해할 수 없기 땜에 점수가 한 단계씩 내려간다는 식이 많던데 글쎄요, 저는 이해가 되던걸요. 이상적으로야 [맷에게는 나름대로 소중한 부분일텐데 그걸 릴리가 포기하라고 하는 건 말도 안된다, 릴리가 있는 그대로의 맷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갖겠지만 현실적으로 결혼해서 살아야 하는데 남편이 그런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저라도 일단 한 걸음 물러날 것 같은데요. 저는 이 책에서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위에 적은 두 가지와 끝에 작가가 너무 친절하게 맷에게 새로운 직업까지 알선해 주는 것이었어요. 그것만 아니었으면 적어도 제게는 완벽한 로맨스였을 텐데요. 표지도 멋지답니다. (무슨 표지 컨테스트의 후보작이었대요. 비슷한 분위기의 표지가 책 내용에 따라 멋진 표지가 되기도 하고 형편없는 표지가 되기도 하고 그러네요.) 너무 길게 썼네요. 기회 되면 한 번 읽어보세요.
m******7 2002.08.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