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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無十一紅, 權不十年.(열흘 붉은 꽃 없고, 십년가는 권세 없다하니‥) 구구절절 과거 권력이 더러웠느니 얼마나 추악하느니라는 뻔한 감상을 늘어놓는건 바보짓이다. 오히려 책을 잘못 읽은 '풋내기'라는 반증일게다. 아메리칸제 콜라를 들이킨 트림소리건, 중국산 빼갈을 원샷한 용트림이건, 위 한마디로 충분하지 않을까 ? 성경에서야 태초에 말씀이 있다 하고 종말에 천년왕국이 있다 암시하지만, 성경보다는 성스럽지(?) 않은 정치사에는 아예 태초와 종말 자체도 없이 끊임없는 이합집산, 토사구팽, 이이제이, 골육상쟁 등이 있다. 후세에 뛰어난 저술가가 나온다면 사자성어만 가지고도 <작심기>, <혁명기>, <출당기>, <집권기>, <부패기>, <몰락기> 등을 엮지 않을까 ? 여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권력의 속성‥ 남자라면 누구나 권력을 잡아서 이상을 실현하려 하지만 곧 '금전'과 '세력'의 문제에 봉착하게 되어 곧 세불림으로 접어들다가, 마침내 권력을 잡았다해도 산은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게 어렵다는 식으로 '수성'(守城)에서 상당한 곤란함을 겪으며 욕먹다, 마침내는 축출, 살해당하거나 기껏 좋은 결말이 조용히 산야에 내려가 은거하는 허무한 결말‥ 결국 시작과 끝이 같지 않으뫼 인간사 돌아가는게 뜻한 바 되지 않노라하느 팔자론으로 접어드는 건 한결같은 스토리는 '종교'와도 같다.
사마천의 사기, 그리고 삼국지연의, 그리고 대망 등을 읽으신 분은 모름지기 그 '흐름'을 아실 게다. 이어 한국 현대 정치사를 읽으면서 그 "권력의 속성"이 동서고금 마찬가지임을 깨달으면서 놀라기보다는 오히려 한숨지을게다. 다만 현대 정치사의 중심은 결국 독재자 '박정희'이고, 아직 그의 평가를 마무리 짓기에는 그 생령이 산 김대중과 노무현까지 뒤흔들 정도이라. 허심탄회한 시각으로 대한민국 오십년 정치사를 권력의 미적분 방정식과 스캔들 예문으로 학습하기에는 설익은 때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진보'라고 자처하는 교수나 지식인, 저술가들의 편향되었을지도 모르는 주장 위주의 "책"만 읽고서 현대 정치사를 '알기'보단 '논하는 데'에서 만족해버린다는게 바람직할까 ? 노무현 정권이 강경보수로 기울었고, 386의 변절에 뒤이어서 이제는 시민단체 인사들까지도 선거판에 나간다느니 한자리 해먹느니 하면서 '누구나 중력에 지배받는 것처럼, 정치의 만유인력에서 벗어나는 이란 없구나'라는 탄식이 뿜어져나오는 이 시점에서 정치성향과 친조선/반조선이라는 잣대만으로 "보수적인 권력사"를 외면하는 것은 과연 현명한가 ? 오염되지 않은 유기농작물이 똥오줌을 먹고 자란다는 것을 잊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시시비비를 가리면서 찬성/반대를 외치기보다는, 진보라 자처했던 이들도 권력의 단물을 먹고 변절해나가는 섭리를 깨닫고 차근차근 예방해나가는 자세야말로 성숙한 자세라고 말하면 잔소리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아무도 안 듣겠지만‥
그러면서 손광식 기자가 당시에 민주화운동을 왜 안했느냐, 시대를 개탄해 절필하지 않았느냐는 의문을 품는 영특한 독자도 있겠지만. 그러려면 우리의 아버지들부터 탓해야 옳지 않겠는가 ? 게다가 상당수 박정희를 그리워하며, 젊은 군인이 다시 혁명을 일으켜야한다고 하는 분까지도 있을 정도인데. 일개(?) 기자로서 손광식씨가 겨우 취재할 수 있었던 이너서클들, 즉 권력측근들은 거대질량체 주위를 도는 행성과도 같다. 물론 그 공전중심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등인 것은 두말할 필요 없다. 지구의 위성인 달이 차다가도 때가 되면 기울 듯이, 그 '위성'들이 도는 궤도는 롤러코스터보다도 파란만장하거니와 상승이 있으면 하강이 있고, 번영이 있으면 몰락이 있다. 또한 달에도 토끼가 산다는 이야기처럼, 잔인무도하고 계산적일 측근들의 파란만장 인생사는 주말 연속극보다도 인간적이다. (* 게다가 논픽션이다) 뉴턴은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달도 떨어진다고 추론했다는데, 우리는 달을 보고 사과의 운명을 짐작해야하지 않을까 ? 그 권력측근들도 몰락한 뒤에는 '초라한 일개인'에 지나지 않는다는 허무하디 허무할 수 밖에 없는 광경, 우리들은 더 이상 관객이 아닐 터인데요.
아버지가 서재에서 관심가졌던 책 두권 중 하나이다. 나머지 하나는 방우영의 자서전(?) "조선일보와 45년"이었고‥. 한나라당을 싫어하시고 독재도 안 좋아하면서 입버릇처럼 박정희를 찬양하는 그 분을 이해할 수 없는 수구보수라고 규정짓는다면 바보같으리라. 민주주의 선거에서 떡밥은 기본이고 정치자금 제공부터 학연, 지연 등의 인맥에 기대야하며 당선 뒤에도 특정기업이나 지역의 뒷배를 봐줘야 공존공영할 수 있다는 현실을 알고난다면 우리는 더 이상 아버지들을 백안시할 수 없을 것이다. 굵은 세월의 굴곡이 새겨진 이마 너머 기억의 샘에는 수많은 흥망성쇠 - 즉 개혁과 진보의 좌절과 변절, 정치인들의 거짓말, 잔인한 권력의 속성 등이 사랑한다 외쳐놓고 동반자살한 남녀해골마냥 가라앉아있을게다. 그 앞에서 "사랑하니까요"라고 바보같이 부르짖는 혈기방자한 사춘기 소년처럼, "민주주의는 피곤한 제도이니까요"라고 불안정하게 부르짖는다면야‥. 굳이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면 침묵부터 하겠다. 어쨌든 아버지는 재미있게 읽으셨고, 덕분에 부자간의 이야기꽃은 묘지에 피어난 잡초처럼 풍성(?)해졌다. 책을 읽다 이해가 안 가거나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그 시기에 젊은 시절을 보냈던 어르신에게 '인터뷰'하는게 가장 낫지 않은가. 그리고 수십년이 지난 후, 교통사고나 천재지변 혹은 에이즈나 암에서 무사히 살아남았을 우리들은 또 다른 '아버지'로서 자식들과 충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주장만 앞섰지 세상사는 모르는 그들을 자기는 안 그랬던 양 한심하게 쳐다보며 "인생은 그런게 아니다"라고 따분하면서도 진심어린 잔소리와 함께.몰락기>부패기>집권기>출당기>혁명기>작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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