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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명이 드디어 확인됐다. 그 병의 이름은 중2병이라고 한다. 1997년 나는 병명이 밝혀지지 않은 병을 앓으며 겨울을 맞이하고 있었다. 근 20년이 지난 병의 증상은 대략 이랬다. 대부분의 일에 짜증이 나고, 거부(반항)하고, 자기 속으로 점점 움츠러 들었다. 병의 원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지만, 내 추측은 사회 속에서 자신을 발견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대통령에서 회사원으로 꿈이 작아지는 중간 단계, 공부가 점점 전부가 되는 단계, 세상의 주인공에서 엑스트라가 되는 단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했기 때문인 것 같다. 아파도 아프다고 하지 않는 우리집의 특성상 반항하고 싶어도 맞아죽을까 두려워 거부정도로 중2병을 축소해서 앓던 내게 넥스트 4집은 충격적이었고 속이 시원했다. 클래식 오케스트라가 참여한 사운드, 우주적이며 강한 비트의 실험적인 음악은 더 충격적이게도 실망스러운 퀄리티의 국산 애니메이션 주제곡으로 사용됐었다. 그래도 나는 이 앨범을 주구장창 들으며 노래방에서 악을 써가며 거의 모든 곡을 따라 불렀다. '해에게서 소년에게', '먼훗날 언젠가'와 같은 곡은 아직도 가사가 기억날 정도로... 무엇인가 답답하고 짜증날 때, 자신감이 떨어질 때는 아직도 이 앨범이 생각난다. 힘든 9회를 보낼 때마다 삼성팬들도 가끔은 이 앨범이 생각나지 않을까? '라젠카 세이브 어스'가 울려퍼지며 등장하던 오승환이 생각날 것 같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