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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좋아하지만 어떤 걸 읽어야 할지 막막했던 나에게 정기적으로 출간되는 이책은 깊은 밤 등대와도 같은 존재였다. 내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소설에 대한 앎이 얼마나 가볍고 하찮았던 것이었는지 느끼게 해주었던 책이었다. 한작가의 소설집을 읽었을때 그 책속에서 정말 빼어나다고 할수 있는 소설은 몇편이나 될까?(물론 한편한편 다 소중하지만)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 대게 2~3편 정도였다. 그런 일반 소설집과는 달리 이 책의 경우는 어느것 하나도 놓칠 수 없을 만큼 모두다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들이다. 이번 2002년도 좋은 소설에 실린 소설들도 마찬가지 였다. 그 중에서도 전상국의 <플라나리아>, 윤성희의<어린이암산왕>, 김영하의<오빠가 돌아왔다>, 윤후명의 <의자의 전설>등이 인상에 남는다. <플라나리아>와<의자의 전설>의 경우 독특한 소재를 주제에 자연스럽게 접목시킨 작가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았다. 구성, 문장 또한 매끄럽고 시종일관 긴장감을 느낄 수 있게 한 힘에서 오랜 세월 소설을 써온 작가의 노련함을 느낄 수 있었다. 신선한 소재의 발굴과 안정감있는 문장...
그 뒤에는 부단한 노력이 있었으리라 여겨진다. 그러기에 젊은 작가못지 않은 패기가 그들의 작품에서는 느껴진다. <어린이 암산왕>은 우선 제목이 독특했다. 특별히 유난스러운건 없지만 왠지 소설의 제목같지 않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기 때문이다. 한때는 어린이 암산왕이었던 사내가 지금은 특별히 내세울게 없는 평범한 공무원으로 전락(?)한 이야기를 통해 한 사람의 인생추락 과정을 밀도 있게 잘 그려냈다는 생각이 든다. <오빠가 돌아왔다>는 제목못지 않게 서술방법 또한 독특하고 재미있었다. 점차 소멸되어가고 있는 현대 가족간의 유대감을 독특한 화법으로 반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재미와 문학적 완성도가 함께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대중소설의 홍수속에 격조높은 소설집을 만날 수 있었고 이 책을 읽는 동안 소설의 진정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수 있었다. 좋은 소설, 정말 소설다운 소설의 맛을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께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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