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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이 책을 산 뒤 읽다가 그만두다가를 되풀이해 왔다.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었고, 오히려 내 취향에 아주 적합한 책이었는데도, 읽는 속도가 잘 붙지 않았다. 처음에 인터넷에서 찾은 미국 지도를 프린트하여 책 옆에 두고 지명을 따라가며 읽었는데 그 때문에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것인 줄 알았다. 내가 얻은 지도는 너무 간단했고 책 속의 지명은 아주 구체적이었기 때문에 책 읽기를 쉬고 지도를 더듬다 보면 읽는 흐름을 놓치곤 했던 것이다. 그렇게 하기를 아마도 해마다 반복했던 것 같은데 매번 처음부터 새로 읽기 시작했으면서도 끝까지 읽어내지 못하고 중간에 책을 놓고 말았다. 그리고 이번에 드디어 1권을 다 읽어냈다. 정말 뭔가를 해낸 기분이다. 미국에는 가 본 적도 없었으면서, 미국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으면서도 마치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을 평소 갖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이 책을 읽는 일이 쉬울 줄 알았던 모양이다. 읽으면서, 그만 두고 새로 읽기를 되풀이하면서, 이미 읽었던 부분을 다시 읽어도 다시 새로워지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아마도 미국이라는 나라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텔레비전으로, 신문으로만 보는 미국이 아닌, 우리네 보통 사람들처럼 살아가는 미국의 시골 마을 사람들 이야기.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를 따라 여행을 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화려한 선진국으로서의 미국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아메리카 본연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고나 할까. 그게 나에게는 낯설었던 만큼 읽어도 읽어도 새로웠던 모양이다. [인상깊은구절] 54쪽 아버지는 당신께서 그러셨던 것처럼 여행을 즐기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가고 싶어하는 곳을 그리워한다고 생각하셨다. 사람은 자기가 주의를 쏟는 것을 닮아간다는 것이 아버지의 지론이었다. 관찰과 호기심이 그 사람을 만든다는 것이다. 여기서 어원에 대해 짚어보고 가야겠다. <치료cure>라는 말과 관련 있는 <호기심 강한curious>이라는 말에는 과거에 <주의 깊게 관찰하는>이라는 의미가 있었다. 아마도 호기심이라는 말은, 인생이란 부조리하게 흘러가는 법이라는 내 생각과는 정반대인 것 같다. <부조리한absurd>이라는 단어는 원래 <귀머거리의, 둔한>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왔다. 진지하고 세심하게 관찰해 보면, 길은 우리에게 위안을 가져다주고 영혼의 눈을 뜨게 한다. 철도 건널목의 낡은 표지판에는 이런 교훈적인 글이 적혀 있다. <잠시 멈춰 서서 눈여겨 보고 귀기울여 들어보라.> 시인 휘트먼은 이 말을 두고 <열린 마음에서 나오는 깊은 통찰>이라고 말했다. 사물을 대하는 눈이 달라지면 새로운 사실도 쏙쏙 밝혀지는 법이다. 예를 들어 전파 망원경은 천체의 구조와 펄서의 모습을 보여 주었고, 전자 현미경은 미세한 먼지 부스러기까지 관찰하게 해 주었다. 그러나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고 해서 보는 시각도 새로워지는 것일까. 281쪽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는 이렇게 말했다. <추억도 일종의 업적이다.> 그럴지도 모른다. 아니, 확실히 종국에는 추억이야말로 인간이 진실로 자기를 확인할 수 있는 매개체일 것이다. 추억은 모든 인간의 마지막 척도이자, 어떤 면에서는 그가 이룬 유일한 업적이기도 하다. |
| 이 책이 번역되어 나오기 전에 학교 교수님으로부터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기억나서 출간되자 마자 책을 구입했습니다. 1권만 사고 읽어본 후 2권을 사려다 교수님의 꼭 한 번 읽어보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서 그냥 한꺼번에 두권을 모두 구입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외용 미국이 아니라 진짜 미국을 소박하게 잘 그려 놓은 책이라는 말씀에 얼마 배우진 않았지만 지리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그냥 넘어가긴 좀 아쉽지 하는 생각이 들었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결론은 도저히 책장을 넘기는 것이 안 쉬웠다는 것입니다. 정말 번역이 너무한다는 생각에 너무 너무 화가 났습니다. 책이 자연스럽게 읽히는 부분이 몇 없었습니다. 분명 책 내용 자체에 그다지 자극적인 내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읽었기 때문에 결코 잔잔한 책 내용 땜에 이 책에 실망했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자신합니다. 오히려 교수님이 말씀하신대로 대외용의 화려한 미국이 아닌 소박한 미국을 알려고 했던 저에게는 이 책의 내용 자체는 만족스럽고 저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부분일 뿐 감점 요인이 전혀 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번역이 정말 너무 심했습니다. 글의 호흡이 정말 입으로 전혀 씹혀지지 않고 혼자 겉돌고 책의 호흡과도 겉돌고 역자가 책을 다 망쳐 놓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결국 읽던 책을 던지고 원서를 읽었는데 확실히 달랐습니다. 앞에서도 저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신 분이 있었던 거 같은데 왠간해선 원서로 읽으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런 화제작을 번역하면서(미국의 국도가 이 책 때문에 블루 하이웨이로 불려질 정도로 이 책은 정말 미국 내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책이래요) 번역 초보자를 역자로 쓴 출판사가 참 무책임하게 느껴졌습니다. |
| 이 책은 미국의 고전에 해당된다. 그만큼 영향력이 큰 책이라는 것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나라에도 이 책이 소개되어 다행이다. 그런데 이 책의 번역을 둘러싼 논란때문에 이 책을 읽는 것이 주저스러웠다. 어떤 이는 원어를 그냥 읽는 것이 낫다고 권유하기도 했으나 남의 나라 말로 읽는 것은 내게는 아직 벅찬 과제이다. 이런 저런 선입견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다. 결과는 원어를 보지 않은 상태이긴 하지만 읽기에 큰 무리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미국의 지리적 상황을 잘 모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잘 알수 없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은 지리서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여행책이나 문명비판책은 더더욱 아니다. 이 책은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 깨달아가는 과정을 기록한 글의 모음인 것이다. 길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자신만의 삶의 교훈이 이 책에는 일종의 경구같이 울려퍼진다. 그 울림은 번역의 미숙함(?)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가치가 있다. 결국 삶의 경험만큼 위대한 스승은 없는 셈이다. |
| 외지고 궁벽한 시골길.. 더구나 너무나 넓고 넓은 이국의 시골길이란 우리가 모르는 다른 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레이게 한다.더구나 사회적으로 가정적으로 최악의 상황에서 떠난 여행이라면 그 여행기에 대해 독자은 남루한 인생에서 삶의 정수를 발견하는 혜안을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북미대륙의 절반쯤을 3개월 동안 자동차로 일주한 주마간산격 여행기는 우리의 기대를 배반하고 보다 표피적이며 가벼운 스냅사진으로 이뤄진 수학여행의 기행문 정도로 생각될 뿐이다. 가벼운 통과의례 정도라고나 할까? 이런 인상을 받는데는 번역도 한 몫을 한다.번역이라기 보다 해석에 충실한 듯한 문맥은 매끄럽지않고 어색해서 저자의 감정을 따라가기에 간헐적으로 호흡이 끊기게 한다 또 민음사라는 출판사의 명성에 걸맞지않은 오자가 군데군데 눈에 띄는 건 웬일인지? 아뭏든 수많은 지명과 잡다한 지식을 덤이라고 본다면야 괜찮은 책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