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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답답했다. 허구인 소설이지만 얼마든지 현실적으로 가능한 스토리이다. 재벌기업의 중견사원으로 자녀들과 아내를 외국으로 유학보낸 가정이 어디 한둘이랴. 내 친척도 아들을 외국으로 유학보내 놓고 등골이 휘어지고 있다.
이 소설의 스토리 라인은 거기에서 출발한다. 회사는 부도로 망하고, 주인공은 퇴직금 한푼 받지 못하고 쫓겨난다. 자신을 믿고 안심하고 있을 자녀들과 아내에게는 말하지 않고, 파파라치를 하고, 그것도 만만치 않아 예술적 소질을 살려 유명화가의 그림을 모사하는 일을 하면서 아내에게 돈을 부친다. 하루하루가 피말리는 생활이다.
불행은 소떼처럼 몰려서 온다고 한다. 몸에 이상징후가 발견되고, 병원에서 악성뇌종양이란 진단을 받는다. 남은 생은 겨우 3개월. 극한적인 상황에서 주인공은 몸부림친다. 주인공을 짝사랑하던 술집여자의 연락을 받은 가족이 돌아오고, 주인공은 사랑하는 아내의 품에 안겨 저 세상으로 떠난다.
사실 스토리는 색다른 것이 없다. 하지만 작가의 문체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처럼 아름답다. 일부러 가슴 찡한 감동을 느껴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러브 스토리를 쓰는 작가들에게 주문하고 싶다. ‘죽음이나 불치병이 개입되지 않는 사랑 얘기는 창조할 수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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