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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의 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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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A. 알베레즈에 대해서는 문학 비평가, 라는 사실밖에 아는 것이 없었다. 기억은 나지 않는, 어쩌다 여기저기서 들어본 책들의 면모로 봐서는 콜린 윌슨같은 사람인가보다, 고만 여기고 있었다. 그러다 죽음과 관련한 어떤 책을 읽으며 그의 저서, A Savage God이 인용되는 걸 보았는데, 인용된 맥락이나 내용으로 봐서 이것이 자살에 대한 책이겠으며, 그렇다면 아마도 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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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A. 알베레즈에 대해서는 문학 비평가, 라는 사실밖에 아는 것이 없었다. 기억은 나지 않는, 어쩌다 여기저기서 들어본 책들의 면모로 봐서는 콜린 윌슨같은 사람인가보다, 고만 여기고 있었다. 그러다 죽음과 관련한 어떤 책을 읽으며 그의 저서, A Savage God이 인용되는 걸 보았는데, 인용된 맥락이나 내용으로 봐서 이것이 자살에 대한 책이겠으며, 그렇다면 아마도 최승자가 번역한 '자살의 연구'가 번역 제목이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내 짐작이 맞았다. 내가 읽었던 책에서는, A savage god, 으로만 제목을 인용하고 있었지만 부제까지 딸린 이 책의 원래 제목은 A savage god: a study of suicide였다. 이 책은, 물론 '연구'라는 말이 들어가니 그렇게 보일만한 구석은 덜하지만, 자살을 '찬미' 내지 '미화' 혹은 '숭배' 하는 그런 내용이 담긴 책은 아니다. 저자가 개인적으로 알고 지냈던 사이인 실비아 플라스의 자살에서 시작해, 저자 자신의 자살 기도 경험에 대한 이야기로 끝나는 이 책은, 문화사적, 사회사적으로 보아 자살이라는 행위의 의미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아는 사람 중에 자살한 사람이 없기 때문에, 실제로 내가 가까운 사람의 자살에 대해 어떻게 느낄지 사실 짐작하기가 좀 어렵다. 그러나 주변에서 자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노라면, 자살에 대한 생각에도 스테레오타입이랄만한 것이 형성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얼마나 사는 일이 힘들었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겠느냐는 생각. 자살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들에 문화적, 사회적 요인이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명백히 알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결론은 좀 애매하지만, 이 책이 줄곧 이야기하는 것은 모든 자살에 대하여 '자살은 --다'고 할 수 있는 '--'는 존재하지 않을 거라는 것.

[인상깊은구절]
자살에 관해서 말하자면, 자살을 하나의 병으로 얘기하는 사회학자와 심리학자는, 자살은 가장 악독한 대죄라고 부르는 카톨릭 교도나 모슬렘 교도 만큼이나 나를 당황시킨다. 내가 보이겐 자살은, 그것이 도덕을 초월한 문제인 것과 똑같이, 사회학적 심리학적 예방을 초월한 문제이며, 강요당한, 궁지에 몰린, 자연에 어긋나는 숙명에 대하여, 우리들이 때로 스스로를 위하여 만들어내는 무시무시한 그러나 전적으로 자연스러운 반응인 것 같다. 그러나 자살은 나의 몫이 아니다. 이젠 아무래도, 이전처럼 낙관주의적인 사람은 못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나는, 죽음은 그것이 최후로 닥쳐왔을 때엔, 어쩌면 자살보다 더욱 불결하고 틀림없이 자살보다 상당히 더 불편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p. 267)
c******r 2001.02.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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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구원에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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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책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을 눈으로 읽어내고 마음 속에 그려내며 그 모든 것을 하나하나 배워가던 그 시절에 나는 사람이 스스로 죽음의 강으로 걸어들어갈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것을 알게 한 책은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밑에서』였고 그 인물은 주인공 한스였다. 술에 취해 강물에 투신한 한스의 행동은 어린 내게 최초의 죽음에 대한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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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책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을 눈으로 읽어내고 마음 속에 그려내며 그 모든 것을 하나하나 배워가던 그 시절에 나는 사람이 스스로 죽음의 강으로 걸어들어갈 수도 있다는 것 또한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것을 알게 한 책은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밑에서』였고 그 인물은 주인공 한스였다. 술에 취해 강물에 투신한 한스의 행동은 어린 내게 최초의 죽음에 대한 충격으로 기억된다. 그로인해 나는 어느순간 내 주변 사람들이 스스로 죽음의 강에 뛰어들진 않을까 겁을 먹곤 했다. 하지만 사춘기를 거치고 십대의 후반부를 넘기면서 나 역시 죽음에의 호기심과 욕구를 느끼는 걸 발견했다. 그것은 반드시 어떠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시시때때로 무의식중에 일어나는 한밤중의 꿈결같은 일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자살이라는 행위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나는 자살행위에 대해 옹호하는 쪽도 아니고, 그렇다고 매몰차게 비난하는 쪽도 아니다. 어찌하였든 많은 이들이 스스로 죽어 사라졌고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이다. 떠난 자에 대한 산 자들의 이런저런 말들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하지만 역시 죽음이 인간의 가장 큰 관심사인 것 만큼은 분명한 듯 죽은 사람에 대한 사람들의 목소리는 작아질 줄 모른다. 그리고 그에 대한 사견도 여러가지다. 자살에 대해서는 주로 동정이나 비난의 형태로 도마 위에 오른다. 그러나 현재의 인간사 대부분이 그러하듯 이 또한 한낱 수치나 통계로 분석되고 문서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저자 알바레즈는 이 점을 비판하고 보완하려 한다. 그와 더불어 저자가 함께 지적하는 문제가 바로 고압적인 종교적 논조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편향적인 분석을 피하고 역사적, 사회적으로 드러난 현상들과 문학적 측면에서 바라본 점을 되도록 객관적인 시각에서 나타내려 하고 있다. 이 책의 서두는 실비아 플라스에 대한 저자의 회상으로 시작된다. 실비아 플라스는 미국의 유명한 여류 시인이자 그 이전의 세 번의 자살기도와 결국 자살로 인해 서른을 겨우 넘긴 나이에 목숨을 끊은 것으로 유명한 한 시대적 아이콘이었고, 그녀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화되기도 하였다. 알바레즈는 그녀의 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비평을 하고 그녀와 그것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곤 했던 것 같다.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을만큼 그는 프롤로그에서 그녀의 삶과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에 대해 늘어놓는다. 그리고 아마도 그녀의 죽음에 관한 얘기가 이 책의 중요한 전략적 구성이 된 게 아닌가 싶다. 그에 이어 본격적인 분석이 가해지는데 2장에서는 자살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 3장에서는 정신분석학을 도입하여 자살자에 대한 해명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3장에서는 자살을 문학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아 그 분야의 전문가인 알바레즈의 분석이 돋보인다. 역사적으로 자살은 때론 찬미를 받기도 하였고 때론 비난을 받기도 하였다. 자살을 예찬하는 종교가 있었고 자연사하는 걸 죄악시 하던 경우가 있던 반면 자살자의 시체에 탄압을 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자살을 죄악으로 보는 현재의 기독교와는 달리 초기의 기독교에서는 그것에 대해 별반 강압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았고 구약이나 신약 그 어디에도 직접적으로 자살을 금지한다는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다만, 후에 십계명 중 하나인 <살인하지 말라="">는 6번째 계명에 재해석을 가해 지금의 자살금지령이 내려진 것이라 하니 이 또한 재밌는 점이다. 조금은 어렵게 또 조금은 흥미롭게 이 책을 읽어내려가며 아쉬웠던 점은 이 책이 한 영국인에 의해 쓰여져서 그런지 동양이나 제3세계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잡아내지 못했다는 점과 자살의 원인에 대한 분석이 개인의 에고에만 집중되어 결국 이 또한 미완의 연구에 지나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그럼에도 학술적인 제목과는 달리 비교적 쉽게 읽히고 다양한 분석이 시도되었다는 점이 읽는 재미를 주었다. 그리고 다소 뜬금없어보이는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자신의 자살미수경험에 대해 고백하고 그러한 죽음 직전까지 다녀온 그의 구구절절한 이야기가 죽음에 대한 생각꺼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그런식으로 저자는 자살이 옳다, 그르다 식의 흑백논법을 펼치며 이야기를 맺지 않는다. 그것은 그가 말하는 것처럼 자살은 서로 다른 시대의 서로 다른 사람들의 서로 다른 사정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살은 인간이 행하는 구원에의 처절한 시도로써 무엇보다도 인간적인 측면에서 그것을 바라보아야한다는 점이 아마도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가 아닐까 여겨진다.
YES마니아 : 로얄 j***7 2006.09.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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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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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3분의 1을 읽었을 당시의 나는 놀라움에 ''경도''되었고, 3분의 2를 읽을 때는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마지막 부분을 읽을 때 쯤엔 이것이 ''자살의 연구''인지, 단지 작가 자신의 ''자살미수경험''을 쓴 책인지 헷갈리게 되었다. 그러나 총체적으로 평하자면 이 책은 그 3분의 1까지의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나에게 인상깊은 책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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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3분의 1을 읽었을 당시의 나는 놀라움에 ''경도''되었고, 3분의 2를 읽을 때는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마지막 부분을 읽을 때 쯤엔 이것이 ''자살의 연구''인지, 단지 작가 자신의 ''자살미수경험''을 쓴 책인지 헷갈리게 되었다. 그러나 총체적으로 평하자면 이 책은 그 3분의 1까지의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나에게 인상깊은 책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단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기독교의 영향으로 ''자살''은 아직도 ''금기사항''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인식때문에, ''자살''에 관한 객관적이자 편견없는 시선으로 서술된 책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아쉬웠던 것이다. 그렇다고 무미건조하게 ''통계적 지식''만 나열된 책이라면 그 지루함을 어떻게 참아내겠는가. ''자살''을 극구 부정하는 열성적 기독교인들의 경우라도 ''왜 기독교에서 자살을 금기시하는가?''라는 원천적 물음에 대해, 그 역사와 그 당시 상황을 함께 설명하며 대답해줄 사람은 극소수라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은 나에게 굉장히 명쾌하면서도 자상한 해설서와 같은 역할을 했다. 처음에 밝힌 대로, 이 책의 작가는 ''자살 미수자''였지만(그리고 그 부분에 대해 서술한 -뜬금없는- 에필로그는 마음에 안들지만...) 그래도 본문에서만큼은 객관적인 중심을 유지하며 어떠한 ''자살 예찬'' 혹은 ''자살 혐오''에도 무게를 싣지 않는 서술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그 어떤 것은 먹히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로 영국이 자랑하는 3대 인물 중의 한명인 ''버트런드 러셀''.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지식인으로, 수학과 철학, 사회학 등 다방면에서 활약했던 그를, 주위에서 아는 사람이라곤 대학교수님밖에 없었다. 이를 증명이나 하듯, 노벨문학상까지 받은 그의 저서들이 한국에선 그리 높은 판매고를 올리지 못한다. 이 ''자살의 연구''라는 책도, 그와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어 씁쓸하다. 다시 매끄럽게 개정해서 신판을 내도 좋을텐데. 옛날책이라는 느낌이 확실히 들어버려서. 어쨌든 나는 언젠가 다시 이런 책을 만나길 기대한다.
p*******i 2006.03.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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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그 쓸쓸한 날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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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에 관해 연구를 한다? 참 재미있구나 싶었다. 그리고 또 어차피 짐작뿐인 사후 세계의 연구처럼 공허한 일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이미 죽어버려 싸늘한 시신이 된 자살자?를 흔들어 깨워 왜, 무엇 때문에, 많고 많은 방법 중에 하필이면 이 방법으로 죽은 거냐고 물어볼 수는 없는 노릇 아니던가. 그저 남겨진 정황과 자살자가 죽음을 택하게 된 동기, 주위 환경 등을 조사하는 수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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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에 관해 연구를 한다? 참 재미있구나 싶었다. 그리고 또 어차피 짐작뿐인 사후 세계의 연구처럼 공허한 일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이미 죽어버려 싸늘한 시신이 된 자살자?를 흔들어 깨워 왜, 무엇 때문에, 많고 많은 방법 중에 하필이면 이 방법으로 죽은 거냐고 물어볼 수는 없는 노릇 아니던가. 그저 남겨진 정황과 자살자가 죽음을 택하게 된 동기, 주위 환경 등을 조사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것이 자살의 연구가 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알바레즈라는 사람이 연구한 자살은 과연 어떤 것일까 싶었다. 게다가 최승자 역이라는 문구는 내가 이 책을 읽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 책은 참으로 기기묘묘한 저자의 경험담으로 시작한다. '누구든 목을 베어 죽으려는 사람은 언제나 세심스럽게, 먼저 자기 머리를 자루 안에 넣어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끔찍한 혼란이 남게 된다고 말했'던 물리 선생이 자신의 말한 그대로 자살하면서 저자는 처음 자살이라는 형태의 죽음을 접하게 된다.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자신의 목을 자루에 넣고 그대로 목을 베다니. 참 어처구니없는 사람이다.) 그 후 저자가 만나게 된 사람이 그 이름도 유명한 실비아 플러스이다. 재기 발랄한 그녀의 시보다도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더욱 명성을 날린 여류 시인은 저자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그녀가 시도했던 세 번째 자살이 성공으로 끝나면서(성공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님을 증명해주는 사례 아닐까.) 저자에게 죽음과 자살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던 만큼 이 책의 출간은 어쩌면 그녀의 죽음이 만들어낸 산물이 아닐까. 프롤로그의 제목이 실비아 플러스인 것만 봐도 저자에게 실비아란 존재는 이 연구의 커다란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쨌든 철저한 계산 하에 자살을 시도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밖에 없는 일이 아니던가. 이 책의 미덕은 뭐니뭐니해도 [자살의 연구]라는 다소 무미건조하며 학술적인 냄새가 다분한 제목과는 달리 재미있게 읽힌다는 것이다. 적어도 나한테는 말이다. 자살의 역사적 배경부터 문학 속에 나타난 자살과 자살을 선택한 예술가들의 이야기들이 자못 흥미롭게 다뤄져 많은 부분 공감했다. 그중 가장 관심을 끈 것은 기독교의 자살 금지령에 대한 내용이었다. 기독교에서 자살을 금지하고 있다는 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신약에도 구약에도, 직접적으로 자살을 금지하는 표현은 없다. 새로운 해석이었다. 그저 그런가보다, 그게 법인가보다 생각했었는데…. 그 시각이 재밌다. 그러나 저자는 역시 자살이란 그리 매력적인 일이 될 수 없음을 말한다. 소위 천재들이라 불렸던 예술가들의 죽음은 남아 있는 사람에게 허황된 전설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 이상의 그 이하도 아닌 그저 죽음일 뿐인 것이다. 정확히 마흔 다섯 알의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했던 저자이기에 삶에 대한 욕구는 다른 사람보다 크지 않았을까, 그렇기에 이 글은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온 사람의 절절한 충고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자살이란 것이 그리 큰 죄는 아니지 않는가라는 식의 글들은 그것이 얼마나 무책임한 행동인가 하는 말의 다른 표현이었지 않나 싶었다. 물론 저자는 자살의 행위에 대해 유죄라거나 혹은 무죄라는 식의 판결은 내리지 않는다. 이 얼마나 불친절한 책인지, 이것이 답이라고 확실한 판결을 내려준다면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겠는가 말이다. 저자는 모든 판단을 유보한 채 말한다. 실패로 돌아가 너무나 다행이었던 자신의 자살 경험을…. 물론 유·무죄의 판단은 보류하면서 말이다. 살아가면서 죽음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주위에 숱하게 보이는 게 누구누구의 죽음들이니 말이다. 봄이 오면 여름이 오고 12월이 가면 또 다른 새로운 한 해가 오는 것처럼 죽음이란 것도 자연스런 일일뿐이다. 하지만 한때는 누구의 아버지이고 어머니이고 아들이었으며 딸이었을 사람들의 죽음이 요즘 따라 심상치 않게 다가오는 건 예전보다 각박해진 환경 때문이리라. 삶과 죽음이라는 게 정말 종이 한 장 차이 아니던가. 사는 게 만만치 않다는 건 누구나 절감하는 일이다. 마음속에 광대 하나, 칼 한 자루 품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때론 미친 척, 또 때론 아무것도 모르는 척 광대처럼 지내다가 또 때로는 독한 마음으로 품속에 칼을 날카롭게 벼르면서 죽기살기로 덤벼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들을 해봤다. 삶이 아름다운지 그렇지 않은지는 일단 살아봐야 확인할 수 있는 일이니까 말이다. "자, 오늘도 한 번 살아보자고." 그게 최선이지 싶다.

[인상깊은구절]
자신의 어떤 속성을 제거하여 다른 속성을 해방시킬 수 있으리라는 환상에 빠져 그 하나의 속성만을 죽여 없애고 싶어할 수가 있다. 이런 사람은 죽이고 싶기도 하고 죽음을 당하고도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v******s 2000.06.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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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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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정리가 되지 않았다.우선 책을 대놓고 펼쳐 읽기가 부담스러웠다. 혹여 가족이나 지인들이 보고 뭐 그런책을 읽으냐며 이상하게 생각할것 같았고 내용도 쉽게 읽혀 지지 않았다. 자살한 사람들의 사례와 정신분석학자의 연구들, 그리고 맨 마지막엔 작가 본인의 자살이야기까지 나온다. 자살의 미화하는 것 같기도 하고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 같기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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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정리가 되지 않았다.
우선 책을 대놓고 펼쳐 읽기가 부담스러웠다. 혹여 가족이나 지인들이 보고 뭐 그런책을 읽으냐며 이상하게 생각할것 같았고 내용도 쉽게 읽혀 지지 않았다. 자살한 사람들의 사례와 정신분석학자의 연구들, 그리고 맨 마지막엔 작가 본인의 자살이야기까지 나온다. 자살의 미화하는 것 같기도 하고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 같기도 하고 혼내는 것 같기도 한 복잡한 감정이 드는 책이였다. 그래서 그냥 훓어 읽었다. 자세히 심취하다간 나도 자살 한번 해 볼까 하는 마음도 들을 수 있겠다 싶었다.  

"자살이 어떻게 또 어째서 예술 창조자들의 상상 세계를 물들이는가를 알아 내기 위해 내가 취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자살을 문학의 측면에서 살펴보는 것이라는 점이었다....예술가란 천성적으로 자신의 동기에 대해 대개의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의식하고 또한 자신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들이므로, 사회학자 정신병리학자 통계학자들이 놓치는 설명들을 예술가가 제공할 수도 있음직하다. 그 보이지 않는 가느다란 맥을 쫒아가던 나는 어느 정도 오늘날의 예술이 무엇인가를 밝혀주는 한 이론에 도달했다. ...어째서 자살이 현대문학작품에서 그토록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것처럼 보이는지...지난 500~600여 동안 자살이라는 주제가 상상세계속에서 어떻게 발전해 왔는가를 알아보아야 했다."

"그녀가 자살에 관한 애기할 때는 쓰디쓴 초연함이 깃들어 있었고, 그 행위의 극적인 상태나 그로 인한 고통 같은 건 조금도 드러나지 않았다. 그녀에게 자살은 어떤 강박관념이 아닌 하나의 주제로서 애기할 자격이 있는 것 같았다. 자살은 그녀가 성인 여성이자 자유로운 행위자로서 스스로 청할 권리가 있다고 느끼는 행위였다"

"그렇다면 왜, 그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 어느면에서 그것은 치명적으로 불발된 '도와달라는 외침'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또한 그것은 그녀가 자기 시 속에 불러 모았던 죽음을 추방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펼친 필사적인 시도이기도 했다."

"자살은 아직도 사람들이 색안경을 쓰고 보는 일 중 하나지만, 그래도 지난 80여 년 사이에 그러한 태도에는 변화가 생겼다. 무조건 비난 할 것만은 아니라는 태도가 생긴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자살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긴 하지만, 한때 그 편견에 위새를 부여해 주었던 종교적 계율등이 이제 그 자명성을 상당히 상실 한 듯이 보인다. 그 결과 마땅히 지탄해야 한다던 어조도 많이 누구러졌고, 결국 과거에는 대죄 가운데 하나로 단죄되었던 자실이 이제는 개인적인 비행정도로 여겨지게 되었다. 말하자면 자살은 대단치는 않으나 밝히기 거북한 망신거리. 피해가야 하고 씻어 버려야 할 부끄러운 일, 입에 담기도 어렵고 어딘가 흉물스럽게 느껴지는 일, 자기 살해라기보다는 자시 모독처럼 느끼지는 일이 된 것이다."

"마를린몬로... 이들은 스스로 세운 모든 기준에 비추어 그들의 삶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자살했다. 이혼과 마찬가지로 자살 또한 모든 정력과 열정과 욕망과 야망이 모두 유산되어 버렸다는 단순한 사실을 위장하기 위해 끝없는 변명과 자기 합리화 속에 은폐된다. 또한 자살 시도 후 살아남은 사람들은 재혼한 사람들처럼 다른 종류의 기준과 동기와 만족을 가지고 변화된 삶을 살아간다"

"자살이 일반 사회를 구성하는 일반적 사건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나자....마치 간통의 경우처럼 사람들이 이따금 별다른 주저 없이 행하는 평범한 부덕에 불과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나자, 그때부터 자살은 저절로 예술의 공동재산이 되고 말았다. 특히 자살은 그 극한의 순간순간마다 삶을 향해 날카롭고 예리하며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어 주었는데, 그와 같은 특성은 낭만주의 이후부터 20세기 초반까지를 선도하던 예술가들, 예를 들어 도스토옙스키와 같은 이들의 주의를 끌었다."(이 책을 정리하면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 생각났다. 연인?과 물에 빠져죽을려고 했다가 연인은 죽고 자신만 살아남은 사람. 그때 당시 일본에서 자살을 하면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결국에 그는 또 자살을 시도했고 결국은 그리고 바라던 죽음을 맞이했다. 죽을 사람은 언젠가 죽나보다. 자살도 습관이다)

"파리에서 번성한 다다운동은 자살로부터 시작하여 자살로 끝났다....다다의 업적은 생산된 작품으로 볼때 대단치 않을지 모르나, 예술적 해방이라는 점에서 보면 엄청난 수준이다. 다다는 무질서한 방식을 통해서나마 뒤에 오는 사람들을 위해 새로운 영역을 여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들은 또한 자살, 광기, 일상이라는 예술에 내재한 정신병리학을 대중을 향한 기습공격수단으로 삼음으로써 절망을 재미있는 대인이 아니라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어 주었다"

이 책을 마무리할 쯤 지난해 돌아가신 엄마가 생각났다. 짐작에 엄마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다. 오래된 지병으로 삶의 무기력해지면서 스스로 식사를 포기하며 저혈당쇼크를 일으킨것 같다. 그때 당시 나도 엄마도 너무나 힘든시기로 서로에게 전혀 위로와 위안이 되지 못하던 시절, 그저 원망만을 퍼 붓던 딸에게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은 죽음을 앞 당겨 가족들을 편안하게 해주겠다는 그런 생각으로 생을 포기한 것 같다. 내가 정말 나쁜 년이지. 나는 죽지도 못하면서 엄마를 죽게 하다니...
l***1 2025.07.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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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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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살기 어렵던 시절, 부모님세대는 북유럽의 엄청난 자살율과 삶의 무의미함에 대한 그들의 인생관을 비웃었었다. 그러나 이제 일본문학 속의 노르웨이 숲은 우리에게도 너무나 가가이 와있는 코드가 되고 말았다. 영문제목은 Savage God, a study of suicide이지만 철저히 자살의 경험을 쓴 책이다. 자루에 얼굴을 넣고 자기 목을 벤 학창시절의 물리선생님으로부터 삶의 끈을 놓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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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살기 어렵던 시절, 부모님세대는 북유럽의 엄청난 자살율과 삶의 무의미함에 대한 그들의 인생관을 비웃었었다. 그러나 이제 일본문학 속의 노르웨이 숲은 우리에게도 너무나 가가이 와있는 코드가 되고 말았다. 영문제목은 Savage God, a study of suicide이지만 철저히 자살의 경험을 쓴 책이다. 자루에 얼굴을 넣고 자기 목을 벤 학창시절의 물리선생님으로부터 삶의 끈을 놓치 않으려 끝까지 돌파구를 남겨 놓았으나 어이 없이 자살에 성공한 그의 친구 실비아 플라스, 그리고 수면제 45알로 마감하려 했던 그의 미수된 자살까지... 어쩌면 그외의 자살의 심리학과 그 폐쇄된 내리막길, 문학의 곳곳에 배어든 자살에 대한 고찰은 이 납득할 수 없는 삶(죽음이 아니라)에 대한 변명들이다. 얼마전 동료의 자살을 겪고 도무지 남아 있는 슬픔을 주체할 수 없어 읽었던 책이, 이제 감정을 수습하고나니 독후감가지 쓰게 됐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그 이유를 모르겠다.
s***y 2003.08.0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재미있게 읽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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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생각했던 것처럼 전문적인 자살자의 심리분석에 대한 책은 아니었다. 저자도 말하고 있는 것처럼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인 것 같았다. 저자가, 개인적 친분을 가지고 있었던 시인 실비아 플라스가 자살하기까지를 본의 아니게 지켜보는 과정에서 시작해서, 자살과 자살자에 대한 인식이 시대에 다라 어떻게 변해왔는지, 잘못알고 있는 것들을 포
"재미있게 읽어도 될까" 내용보기
제목만 보고 생각했던 것처럼 전문적인 자살자의 심리분석에 대한 책은 아니었다. 저자도 말하고 있는 것처럼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인 것 같았다. 저자가, 개인적 친분을 가지고 있었던 시인 실비아 플라스가 자살하기까지를 본의 아니게 지켜보는 과정에서 시작해서, 자살과 자살자에 대한 인식이 시대에 다라 어떻게 변해왔는지, 잘못알고 있는 것들을 포함하여 우리(아니 전문가들인가)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자살자의 심리적 특성들, 마지막으로 여러 문학 작품에 나타난 자살에 대한 태도 등을 어렵지 않은 말과 풍부한 자료들을 인용하며 설명하고 있었다. 다 읽고 난 느낌이 일단 '재미있다'라니, 누구에겐지 모르겠지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죽고 싶어지는 날이 있으면 다시 한번 읽어 봐야겠다.

[인상깊은구절]
로미오와 줄리엣 역시 또 하나의 일반적인 오해를 구체화시켜 주고 있는데, 그것은 대단한 정열 때문에 자살하게 된다고 생각하는 오해이다. 사랑 때문에 죽는 사람들은 실은 대개 실수나 재수가 없기 때문에 죽는 것으로 보여진다. 런던의 경찰들은 템즈 강에서 건져 올린 자살자의 시체를 보면, 사랑의 실패 대문에 투신한 사람들과 부채 대문에 투신한 사람들을 어김없이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사랑 때문에 죽은 사람은 다 거의 교각에 매달려 살려고 발버둥을 치느라 손가락들이 거의 하나같이 찢겨 있는 반면, 빚 따위에 시달려 죽은 사라들은 몸부림치거나 뒤늦은 후회 같은 것 없이 시멘트 덩어리가 가라앉듯 물 속으로 가라앉는 게 분명하다는 것이다.
t*****a 2000.11.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