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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 자신을 바라보는 눈, 인생과 삶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을 느낍니다.
어렸을 때는 인생이란 온통 장미빛 환상으로 가득 차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패기 넘치는 열정과 의욕이 넘치는 시절에는 무엇이든지 이 세상에서 크게 성공하고, 남들이 부러움, 경외의 대상이 될만큼 위대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거라는 자신만만함 속에 가득차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성공의 반대 말인 실패, 좌절, 두려움, 절망에 대해 말을 꺼낸다는 것은 세상에서 실패한 낙오자, 찌질한 못난 놈들의 이야기라고 치부하고 그런 쪽으로는 잠시 고개도 돌리지 않으리라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흘러 이제 중년의 남자가 되고 보니, 우리가 사는 인생이라는 것이 마냥 장미빛 꿈으로만 가득찬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저절로 알게 되는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인생에는 달콤하고 황홀한 아름다움만이 차고 넘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아버린 것입니다. 온통 빠르고,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나란 존재는 과연 무엇인가? 돌아보고 자문하게 되는 건 단순히 나이가 들었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는 없겠죠.
이 책을 읽는 동안 행간 곳곳에 담겨있는 진한 인생의 고뇌를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는 글들에 쉽게 빠져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종종 글을 읽는 동안 내 마음이 웬지 모르게 거북함을 느끼게 되더군요. 왜 그럴까 잠시 생각에 잠겹았습니다. 오래 생각지 않아도 그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바로 깨달아지더군요. 책 속에 그려진 저자의 글 속에서 저는 불편한 진실을 대면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애벌레에서 번데기로 진화하면서 애벌레의 기질을 죽이는 과정에 대한 저자의 깊은 탐구는 저자만의 것이 아니라 곧 나 자신의 내면 속에 도사리고 있는 나 스스로의 비겁함과 두려움, 나역한 애벌레와 같은 속성이 잠재되어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낄낄거리고 즐겁게 관객으로서 관람할 수 있는 건 극 중의 주인공이나 줄거리가 나와 관련이 없는 무관한 저들만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겁니다. 그 극 속의 주인공이 겪고 있는 문제가 곧 나 자신의 현실 속의 일들이라면 가볍게 낄낄거리며 장난스럽게 웃음으로 감정을 발산하는 대상이 되기는 어려울 겁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애벌레 단계에서 번데기 단계를 통해서 화려한 비상을 하는 나비로 부활하는 과정을 거치는 저자의 내밀한 자아의 성찰과 새로운 비전을 꿈꾸며 환골탈태해 나가는 과정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아닌 저자만의 고행으로 치부할 수 없는 곧 나 자신의 내면과에도 도사린 공동의 문제라는 사실을 결코 떨쳐버릴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책 속에 그려진 저자와 함께 인생의 고갯길을 같이 넘어가면서 높은 산 정상에 올라 그 전에는 보지 못했던 인생살이의 가려진 이면을 들여다 보는 삶의 개안을 한 것 같은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책을 손에 쥐면 가볍게 스치듯, 날아갈 듯 읽어치울 내용이 아니라 자꾸만 곱씹어가면서 읽고 싶어지는 글이로군요.
실패를 통해서 애벌레에서 번데기를 거쳐 화려한 나비로 부활한 저자의 삶이 곧 나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얼마든지 함께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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