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9.0
  • 50대 0.0
리뷰 총점 종이책
사회를 향해 문을 두드리다
"사회를 향해 문을 두드리다" 내용보기
중학교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면, 이런 학생이 반에 한명씩은 있었다. 정말 소심해서 친구도 없는 학생. 또한, 상대적으로 너무 대범해서 선생님의 불의를 참지못하고, 폭발하고 마는 학생.  무엇보다, 그 대범한 친구곁엔 늘 그를 따르는 추종자나 이성관계에 있는 친구가 함께한다. 대부분 그 학생을 싫어하지만, 후환이 두려워 기분을 맞추어주는 경우이다.   영웅이 되고 싶지만
"사회를 향해 문을 두드리다" 내용보기

중학교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면, 이런 학생이 반에 한명씩은 있었다. 정말 소심해서 친구도 없는 학생. 또한, 상대적으로 너무 대범해서 선생님의 불의를 참지못하고, 폭발하고 마는 학생.  무엇보다, 그 대범한 친구곁엔 늘 그를 따르는 추종자나 이성관계에 있는 친구가 함께한다. 대부분 그 학생을 싫어하지만, 후환이 두려워 기분을 맞추어주는 경우이다.

 

영웅이 되고 싶지만 현실에서는 티끌만큼의 존재감도 없으며, 남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이불속에서만 활개 치는 소심쟁이 중학생이 나라면, 학교생활이 어떻게 느껴질까? 공부에도 큰 관심없고, 친구도 없으며, 집안에서도 동생에게 놀림만 당한다. 흔히 '존재감 제로'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겠지만, 마음속으론 늘 적극적인 행동을 꿈꾼다.

 

<우리들을 잘 부탁해>(생각과느낌,2008)의 주인공 중2 여학생인 모리시타 나오미는 반 친구를 부당하게 괴롭히는 선생님에게 당당히 나서서 항의하는 영웅이 되고 싶지만, 혹여 자신도 당할까 눈에 띄지 않도록 움츠리는 학생이다.  상대방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해도 바로잡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거나 실실 웃으면서 넘긴다. 이불 속에서만 활개치는 스타일. 삶의 신조는 '암튼 둥글둥글하게'!

 

이런 나오미에게 학군 전체에서 널리 이름을 떨치고 있는 울트라 중학생 파이터인 시바사키 아사미가 접근한다. 옆에는 빈 소년 합창단의 목소리를 가진, 1밀리미터도 자라고 싶어 하지 않는 즈카친도 함께.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아사미는 고등학생 불량배들에게 백 드롭을 먹여 강제로 길을 비키게 한 일화가 전설처럼 알려져 있다.  아사미의 주위에는 애인인지, 부하인지 구분이 안가는 남자 친구 즈카친이 있다. 어른이 되기 싫어 급식 우유마저 화장실에 몰래 갖다 버리는 녀석이다.

 

나오미(문예부이다.)는 원고 마감이 코앞이지만 시상이 떠오르지 않아 한밤중에 집 밖을 나와 걷는다. 그러던 중 만난 스프레이 갱단 패거리들. 추격전 끝에 무사히 빠져나오지만, 이를 계기로 나오미는 아사미에게서 ‘스프레이 갱’과 ‘마스코트 사냥꾼’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인간 행동학 연구의 일환으로 쇠퇴해 가는 이 도시를 조사하고 있는 슈스케 씨를 중심으로 아사미와 즈카친이 이들을 조사, 추격하고 있다는 것도. 반은 얼떨결에, 반은 호기심으로 나오미는 아사미들에 합류하고 셋은 우정을 쌓게 된다.

 

이 소설의 독특한 장점은 개인과 사회를 교차시킨 성장 소설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성장 소설들은 대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아픔을 치유해 왔다. 외부와 연결짓더라도 청소년과 그가 속한 가정, 또래들, 혹은 학교와의 관계 맺음을 통한 성장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사회에 문제 의식을 던진다.

 

"활기를 잃은 상점가는 마이너스 인자가 쌓이는 곳이 된다. 사람들 눈이 없는 만큼 느긋하게 나쁜 짓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손님은 손님이니까 가게 쪽에서도 그들을 매정하게 대할 수가 없다. 감시 카메라로 압력을 넣는 정도가 고작이다. 출입 금지 종이는  말하자면 최종 수단이다. 화가 치밀어 속을 태우던 가게 쪽이 자멸을 각오로 사용하는 금지 수단이다." -127

 

"지금 내 가슴은 생각으로 넘쳐흐르거든. 친구들에 대한 생각. 가족에 대한 생각. 지금까지 보지도 않았던 사회에 대한 생각. 잘 부탁해 즈카친을. 이라고 아사미가 말했던 것처럼. 아사미를 잘 부탁해. 라고 즈카친이 말했던 것처럼. 우리들을 잘 부탁해." - 189

 

아사미의 소심함은 이제 행동으로 변하게 되고, 쪼그라든 개인과 사회가 서서히 일어서면, 서로에게 닫혀있던 벽도 허물어진다. 작가 사소 요코는 이런 이야기를 능청스럽게 이야기한다. 세 친구의 삼각관계로 읽다 보면 어느덧 작가는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사회에 대한 이야기로 읽다 보면 또다시 작가는 개인들의 성장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여리기만 했던 열네 살이 세상을 향해 두드리는 경쾌한 인사를 우리는 받아줄 준비가 되었는가!

g***i 2008.04.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