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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이야기 Y》를 즐겨 보는데, 통영 소반 공방을 지키기 위한 중요무형문화재 추용호 씨의 사연이 인상적이었다. 공방이 낡아 쓸모가 없다는 울산시와 오래되었기에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추용호 씨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개발이라는 목적으로 아직도 역사가 숨쉬고 있는 곳들을 무자비하게 없애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그러나 가만 생각해 보면 대부분의 경우 낡은 것은 새 것보다 귀하게 대접받기 어렵다. 책도 그렇다. 여기 모든 일의 시작점인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이 있다. 서른네 살의 매기는 실리콘밸리에서 잘나가다가 해고를 당한다. 2년 동안 사귀었던 남자친구도 떠난다. 그래도 매기는 실리콘밸리에 남아 구직 활동 대신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로맨스 소설을 독파한다. 헌책방 사장 휴고도 유일한 직원 제이슨도 일보다는 책 읽기에 몰두한다. 매기를 실리콘밸리로 이끈 가장 친한 친구 디지는 어떻게든 그녀에게 기회를 주려고 한다. 회사의 이사회에 있는 애비의 북클럽 초대도 그중 하나다. 디지는 ‘알에서 갓 부화한 아기 새’ 같은 새 책『채털리 부인의 연인』을 주며 읽어 오라고 한다. 휴고는 새 책을 보고는 가게에 있는 헌책을 구태여 찾아 매기에게 준다. 그 헌책에는 놀라운 것이 숨어 있는데..
헌책방과 사서를 꿈꿨던 주인공의 만남이라서 그런지 책과 작가가 많이 등장한다. 심지어 묘사에도 작가가 나온다.
나는 기겁을 하며 오븐에 머리를 들이민 실비아 플래스처럼 머리를 토트백에 처박다시피 하면서 책을 찾았다. 그러나 보이는 건 가방의 나일론 안감뿐이었다. -p. 60
작가 실비아 플래스의 비극을 주인공의 사소한 비극에 견주는 솜씨가 탁월하다. 비극의 차이가 커서 슬프지만 웃긴 효과도 준다. 저자 셸리 킹, 이 책이 데뷔작이라는데 놀랍게도 주제도 확실히 살린다.
정말 위험한 것은 두려움이 아니었다. 두려움 때문에 원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 진짜 위험했다. -p. 134
물론 때로는 포기하는 게 덜 위험할 수도 있다. 매기도 그랬다. 그러나 두려움을 이기고 위험에도 대면하니 길이 있었다. 깨달음도 있었다.
이 세상에 완벽한 직업이란 없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완벽한 사랑도 없고 심지어 완벽한 책도 없다. 하지만 나는 드래건플라이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니 나는 그곳에 계속 매여 있고 싶었다. 힘든 시절엔 고군분투하며 좋은 시절에는 기쁨을 만끽하고 싶었다. -p. 336
주인공의 기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책이다. 더불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의 넘치는 매력도 느낄 수 있다. 예전에 헌책방을 다니던 기억이 난다. 마침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면 마치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기뻤다. 이제는 헌책방은커녕 동네 서점도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다. 그리고 나는 누렇게 변한 책도 좋았는데, 이제는 깔끔한 새 책만 좋다. 그런데 이 책은 나에게 헌것이 귀하다는 것을 새삼 알려 줬다.
하루가 시작되고 빛이 머무는 동안 드래건플라이는 무엇이 필요한지는 모르지만 그것을 찾아내기 위해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의 확신에 찬 움직임으로 분주해진다. 드래건플라이를 찾는 사람들은 단지 책을 소유하려는 것만이 아니다. 그들은 책이 필요하고 책을 갈망하고 책이 없다면 숨조차 쉴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이 헌책방과, 이 헌책방의 책들과, 그 책들이 아직 들려주지 않은 이야기들과 사랑에 빠졌기에 이곳을 찾는다. 이들은 한때 이 책을 가졌던 사람들에 대해 이것저것 상상하기를 즐기기에 이곳을 찾는다. 이들은 길에서 마주친 사람들이 자신들이 찾아낸 책과 닮았기에 이곳을 찾아온다. 모서리가 살짝 닳은 채 궁합이 맞는 사람이 나타나 책장을 펼쳐 보고 집으로 가져가 주기를 기다리는 책들 말이다. -p. 349~ 350
드래건플라이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은가? 살짝 귀뜸을 하자면, 미스터리가 있고 로맨스가 있고 휴머니티가 있다. 그리고 모든 일의 시작인 헌책방, 그리고 헌책이 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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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에 대한 유쾌한 애정 작은 서점을 운영하는 것이 어릴 때부터의 (사이사이 수시로 바뀌었지만) 꿈이었다. 서점이 있는 골목의 사람들과 알고 지내며, 편안한 의자에 앉아 느긋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실컷 읽고 또 읽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언젠가 자주 가던 서점 사장님께 이 꿈을 말씀드렸다가, 묘하게 변하는 그 분의 얼굴에서 서점은 내가 생각하는 그런 공간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솟았다. 시간이 많이 지나고 특색을 가진 동네서점, 작은책방이 조금씩 자라나고 있는 요즘,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 얼마나 버텨줄까 하는 마음에 씁쓸하기도 하다. 『모든 일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시작되었다』는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가져봤을 그 반가움과 씁쓸함에 대한 소설이다. 긍정적이고 밝은 결말이 이 소설의 장점인 것은 그 반가움 때문일 테고, 동시에 결함으로 느껴지는 것은 현실의 씁쓸함 때문일테다. 이곳은 내가 어린 시절 꿈꾸던 서점에 가깝다. 그리고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책을 읽어도 사람들의 삶은 바뀌지 않는다(11쪽). 라는 문장으로 다소 대담하게 시작하고 있는 소설은, 내내 그 유쾌하고 시원스런 문투를 이어나간다. 사실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이 도입부가 아닐까 싶다. 다소 길지만 문단 전체를 인용해본다. 책을 잃어도 사람들의 삶은 바뀌지 않는다. 흔히들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명상을 하려고 휴양지로 가는 비행기 1등석에서 서머싯 몸의 『면도날』을 읽거나, 이혼한 후 킬리만자로 산을 덮은 만년설을 보려고 떠난 길에서 폴 볼스의 『마지막 사랑』을 읽는다 해도, 디즈니랜드에서 회전 컵 놀이 기구를 타며 빙글빙글 도는 것보다 더 거창한 깨달음을 얻는 것도 아니다. 미안하지만 이게 진실이다. 그리고 이곳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의 책들이 대형 서점인 아폴로 북스 앤드 뮤직에서 파는 빳빳한 새 책보다 더 심오한 지혜를 담고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 책은 그저 더 싸고 더 너덜너덜할 뿐이다. 하지만 헌책방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어지지 않는다. 그들은 질리지도 않고 이곳을 찾아와 실망으로 가득 찬 마음을 달래고 사위어진 열망을 되살리기 위해 종이와 글로 된 엘릭시르를 찾는다. 책이 내 인생을 바꿔 주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게 헌책방을 찾는 사람들이 모르는 진실이 있다. 변화는 책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11-12쪽). "변화는 책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라는 마지막 문장은, 아무튼 거기에는 변화가 있었음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그것이 무엇이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 소설의 결말은 마음에 들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다. 그 결말을 향해 가는 과정의 가볍고 시니컬한 유머와 지나치다 할 만큼 (현대인은 낭만에 면역이 되어 있지 않으니까) 열정적인 연애 편지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적어도 여기에는 책방에 대한 유쾌하고 따뜻한 애정이 있다. 헌책방의 사람들 「얼른 내면의 괴짜를 찾아내, 매기. 그 괴짜마저 사랑해 주지 않는 사람이라면 절대 만족하지 마.」 그가 말했다. 아빠는 부모로서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식탁에는 항상 음식이 차려져 있었고 내겐 언제나 입을 옷이 있었다. 교육도 받을 만큼 받았고 내 손으로 학비를 벌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아빠와 바로 이런 순간을 보내는 것 외에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287쪽). 「저는 이런 제가 싫어요.」 내가 말했다. 뒤통수에서 그의 손길이 느껴졌다. 「그럼 나는 우리 둘의 몫만큼 자네를 좋아해야겠군.」(214쪽) 「이놈도 저놈도 다 꺼지라고 해. 우리는 영원히 혼자 살다가 게이와 게이의 가장 친한 여자 사람 친구들만 가는 양로원에서 늙어 죽을 거야」(100쪽).
딸이 사는 대학 기숙사까지 50킬로미터를 자동차를 몰고 와서 티셔츠와 찢어진 청바지를 "면 치마와 앤 테일러 풍의 스웨터 세트"로 몽땅 바꿔놓던 엄마의 세계에서는, "성격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만이 해고를 당했다"(46-47쪽). 그러나 매기가 지금 살아가는 세계는 정반대다. 여기서는 "바다는 자신이 삼키는 사람에 대해 판단하지 않는다. 파도에게는 구원자든 죄인이든 다 똑같을 뿐이다"(47쪽). 매기는 순식간에 실리콘밸리의 잘 나가던 스타트업 회사 직원에서 실직자가 되었고, 헌책방에서 싸구려 로맨스 소설들을 읽으며 빈둥거리고 있다. 그런 매기에게 엄마는 안정된 생활과 믿을 만한 사람과의 결혼을 요구하며 집으로 돌아올 것을 종용한다. 하지만 헌책방의 사람들은 매기에게, "내면의 괴짜마저 사랑해 주지 않는 사람이라면 절대 만족하지 마"라고 말한다. 헌책방은 단순히 그곳에서 판매하는 책들로 이루어진 공간이 아니다. 그 안에서 책을 사가고 읽는 사람들로 헌책방의 정체성은 짜여진다. 그들이 책과 세상을, 그리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로서. 그것이 작은 책방이 저마다 다른 분위기를 가질 수 있는 이유일 테고, 사람들이 그곳에서 (비록 "이곳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의 책들이 대형 서점인 아폴로 북스 앤드 뮤직에서 파는 빳빳한 새 책보다 더 심오한 지혜를 담고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 책은 그저 더 싸고 더 너덜너덜할 뿐"임에도 불구하고) 편안함과 위로를 느끼고 얻는 이유일 것이다. 『모든 일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시작되었다』는 무엇보다도 헌책방과 그곳의 사람들에게 대한 소설이다. 그리고 그곳으로 모이기까지 그 사람들이 가질 수밖에 없었던 상처는 헌책방 바깥의 사회가 어떤 뾰족함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헌책방 역시도 완전한 공간은 아니다. 거기에도 상처가 있고 결함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변화한다. 물론 그 변화는 책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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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리 킹의 데뷔작, '모든 일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시작되었다'는 제목 그대로 헌책방이 주된 배경이다. 헌책방이 있는 곳은 한 마디로 IT 기술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실리콘 밸리. IT 기술만큼 늘 새로와야 한다는 것을 지상명령으로 여기는 곳은 없다. 그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려 애쓰고, 누구보다 빠르게 그 기술을 자신의 것으로 업데이트 하려 애쓴다. 그런 곳에서 낡은 책을 파는 헌책방이라니. 그리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가게가 한없이 낡았다. 어쩐지 낙오자들의 집합소 같은 인상이다. 더구나 잘 나가는 대형 서점 아폴로 바로 맞은 편에 있어 더욱 그렇게 보인다 실제로 그렇다. 무엇보다 주인공 여성 매기가 그러하니까. 그녀는 얼마 전 다니던 회사에서 구조 조정을 당했다. 한 마디로 실리콘 밸리에서 존재 가치를 잃어버린 그녀는 그대로 헌책방에 칩거 한다. 그동안 읽지 못했던 로맨스 소설을 미친 듯 읽으며 언젠가는 심기 일전에서 보기 좋게 재기할 것을 꿈꾼다. 하지만 생각 대로 되진 않는다. 아무 것도 없는 일상의 유일한 소일 거리였던 헌책방에서의 독서는 위안이 되고 결국 삶의 유일한 의미가 된다. 소설은 책과 헌책방이라는 공간을 통해 다시금 삶의 활력과 의미를 얻어 가는 과정을 톡톡 튀는 재치를 조미료 삼아 그리 무겁지 않게 그려낸다. 매기가 드래건플라이 헌책방과 본격적으로 얽히게 된 계기는 D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한 메모였다. 그건 한 사람의 메모가 아니었다. 헨리란 남자와 캐서린이란 여자가 서로 주고 받은 메모였다. 그 메모가 매기의 흥미를 끌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단순한 메모가 아니라 연애편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필담(筆談)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온갖 로맨스 소설을 읽으며 현실에 없는 로맨틱한 상황을 꿈꾸던 그녀. 매기는 이내 두 사람을 주인공으로 한 달콤한 사랑의 상상으로 빠져들고, 그 주인공들을 찾고 싶어 한다. 하지만 메모의 당사자는 그들의 남긴 시간 기록으로 보건대 1961년. 어마어마한 시간이 그들과 매기 사이엔 가로 놓여 있다. 그래서 그녀는 메모들을 블로그에 공개한다. 삽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블로그는 단기간에 방문자 수 십만을 돌파한다. 덕분에 인적이 뜸했던 드래건플라이 헌책방마저 사람들의 발길이 몰려든다. 헨리와 캐서린의 연애를 궁금해 하던 사람들이 헌책방까지 찾아온 것이다. 오래도록 헌책방 주인이었던 휴고는 헌책방이 참으로 오랜만에 활력을 띠자, 매기에게 일자리를 제안한다. 원래 직원으로 일하고 있던 제임스는 처음엔 매기를 거세게 반대했으나, 이내 그녀를 받아들이고 매기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에 호응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 최초의 전성기를 열어간다. 그리고 매기에게 다시 찾아 온 사랑. 하지만 좋은 일만 기다리는 것은 아니었는데, 돌연 휴고의 죽음과 충격 속에 밝혀진 헨리와 캐서린의 비밀로 인해 매기는 다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 지에 대한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나는 헌책방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결벽증이 좀 있었던 나는 남이 본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볼 책은 새 책을 내가 직접 사야 직성이 풀렸다.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다. 요즘은 중고책도 가리지 않고 잘 본다. 여하튼 헌책방엔 가지 않았다. 그래서 헌책방을 소재로 한 이 소설은 꽤나 흥미로웠고 재밌었다. 난 원래 내가 경혐해보지 못한 것에 더욱 끌리는 편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만큼 오래된 것을 가치 없게 생각하는 나라도 또 없을 것이다. 오랜 세월, 자신만의 고유한 기억과 정취를 간직해 온 많은 동네들이 재개발이란 명목 아래 손쉽게 사라져 갔다. '응답하라 1988'에서 보듯, 이웃들이 담을 넘어 저녁 찬거리를 주고 받던 동네들은 칸칸이 격리된 높고 커다란 아파트 단지로 변해 버렸다. 그렇게 우리는 낡은 것을 뒤떨어지는 것으로 생각했고, 그것은 곧 얼른 치워버려할 것이 되어버렸다. 이것의 여파로 우리 역시도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으려는 강박증과 뒤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이 생기게 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소설은 내게 헌책과 헌책방을 통하여 많은 시간이 고여 있는 낡은 것의 가치를 깨닫게 하였다. 그리고 삶에는 때로 느린 걸음과 한동안의 멈춤도 필요하다는 것도. 빨리, 멀리 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늘 새로워야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하며, 길이만큼 폭도 중요한 것이 삶인 것이다. 새로움만 추구하다보면 낡은 시간에 집적된 현명함을 놓칠 수 있다. 소설은 그런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런 말들이 진솔하게 다가왔던 것은 매기가 작가의 분신인 탓도 있었다. 저자 샐리 킹 역시도 매기와 똑같이 잘 다니던 회사에서 갑자기 구조 조정을 당해 실직자가 되었으며, 그렇게 본의 아니게 걸음을 멈춘 순간에 정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았던 것이다. 매기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 매기는 책을 무척 좋아하는 아이였다. 그러나 현실주의자 엄마로 인해 자라면서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책과 멀어졌다. 그 사랑을 매기는 삶의 속도가 느려진 순간에 비로소 찾을 수 있었다. 이렇게 매기는 샐리 킹과 똑같았다. 그래서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때로 삶의 속도를 한없이 늦추고 멈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다. 즐겁게 읽었다. 작가의 차기작도 기대되었다. 그건 그렇고 샐리 킹, 과연 본명인 지 모르겠다. 나는 왠지 가명 같다. 이와 비슷한 이름이 하나 있다. 바로 미국 대중 소설의 황제라 할 수 있는 스티븐 킹.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혹시 샐리 킹은 저자가 그 정도로 명망있는 작가가 되겠다는 각오로 지은 필명이 아닐까? 맞든, 아니든 지금은 부디 그렇게 되라고 응원해 주고 싶다. 이 소설로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해 준 것에 대한 작은 보답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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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에 대한 책을 읽고 실패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그저 책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이라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언제나 좋았다. 어떤 식으로든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미래의 그림을 그리게 한다. 그래서 좋다. 이 이야기들이 사실이건 창작된 거짓이건 상관 없다. 그냥 그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일들이 행복하다.
<모든 일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 상상하기 힘든 이야기는 아니다. 줄거리만 보자면 흔하고 흔한, 그렇고 그런 소설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읽는 내내 눈을 뗄 수 없고, 더 읽고 싶고 끝나가는 것이 아쉬운 이유는, 그저 이 "헌책방"이라는 소재가 주는 꿈 같은 즐거움 때문일 것이다.
어릴 적 우리 집에서 차를 타고 15분 정도 나가면 헌책방들이 몇 군데 있었다. 그때는 너무 어렸고 중학생이 되면 가봐야지~하고 다짐하고 나서 중학생이 되었을 때는 이미 그 동네에서 헌책방들이 싹 사라진 뒤였다. 정말 아쉬웠다. 어렸더라도 엄마를 졸라 사라지기 전의 헌책방에 가볼걸~하는 후회가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 모르겠다. 나중에 청계천에 있는 헌책방을 방문하게 되었을 때는 정말 신이 났었다. 가깝지 않아 자주 방문할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요즘엔 신식 중고서점이 이곳저곳 들어서고 있지만 오래된 책 냄새 가득한, 이리저리 열심히 찾아야 찾아낼 수 있는 보물찾기 같은 헌책방은 아니다.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아무런 순서 없이 마구 쌓아놓은 듯한 책더미. 그 중간에 카운터만 있을 뿐이다. 주인인 휴고나 점원인 제이슨은 이 헌책방의 매출 같은 것은 신경쓰지도 않는다. 그저 책이 좋아서, 여기서는 책을 팔면서 마음껏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책방을 운영하고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주인공 매기가 더해진다. 실리콘밸리 한가운데에서 미래를 향해 달리다가 정리해고 당한지 6개월. 처음엔 다시 그 반짝거리는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다가 어느새 희망이 좌절이 되고 난 후부터는 이 "드래건플라이"에 주저앉아 마치 점원인 듯 하루종일 로맨스물을 닥치는대로 읽고 있다. 그리고 우연히 책 한 권이 그녀의 손에 들어온다. 낱장 하나하나가 다 분리되는 이 책에는 두 남녀의 필담이 적혀 있다. 매기는 책 내용보다 이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보면서 순식간에 끌려들어간다.
누구나 꿈이 있다. 어릴 적, 젊을 적에는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 되어 나를 위해 움직여준다고 생각한다. 가끔 좌절의 순간이 오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한 번 놓친 기회에 미련을 갖는다.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 한 발 나아가기 위해 다른 것을 바라보거나 계획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그 늪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모든 일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시작되었다>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꿈, 명예, 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많이 있지만 진짜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고. 편안함이 아닌, 자신의 열정과 젊음을 바쳐도 하나도 아깝지 않을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이 책들은 상자에서 막 꺼낸 새 책일 때 누군가에게 선택되었다. 그 책을 사지 않고는 못 배길 뭔가가 있었을 것이다. 표지든, 아무 페이지나 펼쳤을 때 나온 구절이든, 책날개에 적힌 책의 내용이든 뭐든. 하지만 그것은 이 여행의 시작이었을 뿐이다. 어떤 여행이든 드래건플라이는 그 여정의 길에 위치한 정거장일 뿐이었다. 문득 주위의 책들이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희망을 전해주는 것 같았다."...209p
걸어갈 수 있는 곳에 헌책방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작정하고 가지 않고도 가끔 생각날 때면 들러 이번주 읽을 책을 잔뜩 사올 수 있는 헌책방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와 함께 손잡고 오늘은 이 책~, 다음엔 이 책~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구입한 책 속에 다른 이의 흔적이라도 발견되면 그 사람에 대해 이런저런 상상을 해보며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언제나 책방 이야기는 행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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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고서점..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단어이다. 그렇기에 서점, 책과 관련된 소설은 읽어보고 싶어진다. 얼마전까지 비블리아 고서당의 시리즈를 다 읽었는데 이번에는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드래건플라이>라는 헌책방의 이야기를 만나보게 되었다. 실리콘밸리와 헌책방이라.. 미래와 과거의 공존처럼 어울리지 않는 상반된 개념으로 두 단어가 다가온다. IT산업의 중심지에 위치한, 그것도 커다란 대형서점 아폴로를 바로 앞에 두고 있는 헌책방 드래건플라이에서 과연 어떤 일들이 시작되었는지..그 안으로 들어가본다. 조심스럼게 문을 열고.. 웬지 삐걱 소리가 날 것 같은 기분이 드는건...
헌책.. 하면 떠 오르는 것은 그 책을 읽었던 그 누군가이다. 누군가의 손에서 또 다른 누군가의 손으로.. 그렇기에 같은 책이지만 그 누군가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랐을 것이다. 새 책은 과거가 없다. 하지만 헌책은 과거가 있다. 그렇기에 헌책을 살 때는 웬지 그 책과 함께 누군가의 과거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또 다른 낭만이 있는 것 같다. 물론 그 누군가가 그 책에 흔적을 남겨 놓지 않았다면 그 과거가 어떤 것이었을까 잘 알 수는 없지만 그 누군가의 과거를 상상하는 것 자체가 바로 헌책의 매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드래건플라이에서 무슨 일이 시작된 것은.. 한 낡은 책에서 읽게 된 두 남녀의 필담이 그 시작이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매기는 도서관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전공과는 무관하게 소프트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어 실리콘밸리로 오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일자리를 잃었고, 남자친구와도 헤어졌고.. 지금은 백수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형편이었다. 그녀의 유일한 낙은 집주인이 운영하는 헌책방 드래건플라이에서 의자 하나를 차지하고 앉아 하루 종일 로맨스 소설을 읽으며 보내는 것이다. 드래건 플라이.. 주인인 휴고는 매출에는 관심이 없다. 다만 자신의 책방을 찾아든 책들에게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어주며 힘을 내라고 주문을 외운다. 유일한 점원인 제이슨은 판타지와 SF의 덕후이다. 누가 어떤 장면만 이야기해도 책 제목과 함께 책을 척척 찾아준다. 그리고 또 한 식구 길고양이 까달쟁이 그란델.. 가게의 구성원 조차도 실리콘밸리와는 동떨어진 괴짜들이다. 매기는 취업을 위한 사심으로 독서모임에 참여하게 된다. 그 토론책이 D.H로렌스의 <채털리부인의 연인>이었다. 독서 모임을 하려면 책을 읽어야했기에 휴고가 건네준 헌 책을 읽게 되었는데 그 책 속 가득히 헨리와 캐서린의 필담이 적혀있었다. 서로 얼굴도 모르는 남녀가 나누는 사랑의 대화..그들의 사랑의 대화로 인해 매기의 삶은 마치 잔잔한 호수에 돌이 던져져 파문이 일듯.. 그렇게 새로운 변화로 일렁이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일이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었으며..사랑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감정의 경이로움을 깨달아가게 된다.
드래건플라이는 위기를 겪게 된다. 헨리와 캐더린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매기가 벌였던 일종의 이벤트가 오히려 다른 대형 서점의 관심을 모으게 되고 그로 인해 드래건플라이가 문을 닫아야하는 처지가 되버린다. 물론 매기는 큰 서점의 책임자 자리를 제안 받게 된다. 하지만 매기는 책, 책방의 의미를 책을 팔아 유명해지고 돈을 벌어드리는 그 자체 보다는 책 속의 추억을 공유하고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하는 것, 그리고 그들의 모습 그대로가 녹아있는 그 장소로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임을 알게 된다. 결국 그 위기를 모두 함께 잘 견뎌내어 드래건플라이는 새로운 문화의 공간으로 다시 탄생하게 된다.
햇살이 쏟아지고 그 햇살 속에 뿌연 먼지가 살짝 부유한다. 그 햇살 아래 편안한 의자에 앉아 잔잔한 음악과 함께 책을 읽는다. 간혹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아오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차를 마시기도 하고 하고 책을 사기도 하고.. 예쁘고 작은 이런 책방을 갖는 것이 로망이다. 그러나 그것이 일이되고 사업이 되어버리면 이런 것들은 그저 로망 , 꿈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안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지 않고 책을 잘 사지도 않아 출퍈계가 많이 힘들다고 한다. 동네 서점들도 점점 없어지고 대형매장이나 온라인을 통해,어찌보면 운치 없는 책 사기가 대세인 요즘이다. 그런데 다시 동네 책방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을 간간히 보게 된다. 매장마다 독특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개성 강한 서점들이 오픈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반가운 소식이 들릴때마다 거리가 어떻든 일단 찾아가보고 싶어진다. 그러한 책방중의 하나가 바로 이 드래건플라이이다. 물론 소설속의 가상의 장소이겠지만 그렇기에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다. 웬지 처음 가 보는 곳이지만 친숙할 것 같다. 길에서 마주 친 사람들과 닮은 책들. 모서리가 살짝 닳아버려 정겨운 책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함게 묻어있을 책들과 함꼐 할 수 있는 행복한 곳일 것이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그 책방의 문을 다시 한번 밀고 들어가 본다. 이번에는 삐거덕 소리가 나지는 않을 것 같고 사람들의 흐뭇한 미소가 나를 반겨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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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과거의 가치'에서 낭만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특히 이 책을 들여다 보면, 나름 일 본드라마 나폴레옹의 마을에서 보여지던 분위기가 생각나고는 하는데, (드라마)작품 속 공무 원이였던 주인공이 '한계취락'인 카구라 마을을 활기차게 재건한다는 그 이야기에서, 그는 마 을사람들에게 마을의 장점을 말하며, 아름다운 자연, 깨끗한 농산물, 푸근하고 정다운 마을 사람들의 마음이야 말로, 타 도시사람들을 끌어모을 카구라의 최대의 무기라고 말한다. 그러 나 그것은 도시화, 기계화. 개인화를 거치면서 사람들 스스로가 포기했던 가치관이다. 때문 에 주인공이 말한 장점은 카구라 마을 특유의 가치관이 아니라, 비교적 변화와 발전이 늦었던 버림받은 마을이 새롭게 재평가 되었다고 보는것이 타당하다.
이렇듯 이 드래건 플라이 헌책방도 따지자면 활기차고, 변화무쌍한 미국의 조직속에서, 뒤떨어 진 장소로 보여진다. 그리고 그곳에서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는 주인공 '매기'도 과거 화려하 게 사회생활을 하던 과거와는 달리 '실업자'로서, 뒤떨어지기 시작한 자신의 인생과 '지금'을 탓하는 시간을 가지는 중이다. 그렇기에 매기 주변의 부모님과 친구들은 모두, 매기를 걱정하 거나, 동정할 뿐, 그녀가 지닌 열망이나, 미래의 비전이나, 행동력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인정하 지는 않는다.
때문에 한때 잘나갔던? 주인공은 이른바 오기를 부린다. 자신이 그 누구보다 유능한 사람이라 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서!! 그는 단순히 시간을 죽이기 위해 방문하던 '드래건 플라이'를 그 도 시에서 제일 잘나가는 서점으로 재건?하기위한 목적으로 방문하는, 이른바 재건 컨설턴트로서 방문하게 되고, 결국 그녀는 원하는 데로, 드래건 플라이를 '역사와 낭만'을 품은 숨은 명소로 서 새롭게 재건하는데 성공한다.
이때 매기가 파고든 것은 바로 '사람의 손때' 였다. 우연히 낡은 서적에서 발견한 쪽지더미, 이름도 모른체 그저 편지를 통해서 서로간의 마음을 확인했던 그 아날로그적인 방식을 목격한 그녀는 오늘날 빠르게, 그러나 한없이 가볍게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이어가는 현대인의 빈자 리를 공략하는 방법으로 그 '옛 가치관을 내세운다' 결국 그의 방식은 대성공!!! 그 결과 그는 해고당한 옛 회사와는 비교도 할 수없는 급여와 대우를 받을 수있는 새로운 직장에서 일 할 수 있는 기회까지 얻어낸다.
그러나 반대로 그녀가 잃은 것도 있다. 그래서일까? 매기는 자신이 쟁취한 그 화려한 미래를 거절한다. 그리고 스스로 그래곤플라이의 정신을 계승한 새로운 서점을 세워, 그 지역의 새로 운 드래곤 플라이(헌책방)으로서의 역활을 수행한다. 허나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그녀의 선택 은 그야말로 미친짓이다. 그녀가 스카우트 받은 '초대형 서점'은 그야말로 미래의 비전이다. 높은 직위, 폭넓은 네트워크, 막대한 매출... 그러나 그녀는 헌책방, 늙은이의 유산, 먼지쌓인 체 산더미 처럼 쌓여진 헌책더미들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실업자 신세였던 자신이 어쨰서 헌책방에 머무르게 되었는가? 아니... 어째서 사람들 은 헌책방을 방문하는가? 헌책방이 수행하는 기능은 무엇인가? 매기는 이에 대하여 그 나름 의 해답을 발건 한 것이다. 때문에 그녀는 책방의 주인이 되었다. 과연 그녀가 발견한 해답 은 무엇인지... 한번 이 책을 통해 그 답을 발견해 보는것은 어떠한가? 아마도 책에 대한 마음 이 각별하다면 그 답에 마음에 들지도 모를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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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때는 하루만에 후딱 이었다. 재미있었으니까. 어떤 여자가 몇년간 잘나가다가 직장을 잃고 동네 헌책방에 빌붙어 있다가 다시 기회를 잡기 위해 어떻게 해 본 일이 헌책방도 살리고 결국 자기 자신이 좋아도 하고 성공의 길로 이끈다. 중간에 깨알같이 이런 저런 일이 있고 괜찮은 사람과 사랑도 하게 된다.
근데 책장을 덮으면 읽고 있을 때만큼 감동적이진 않았다. 결국 남의 일일 뿐이니까... 여튼 원래 헌책방 주인 휴고도 좋고, 채털리 부인의 사랑에 글을 쓰기 시작하는 헨리의 탈을 쓴 라지트나 착각하고 캐서린이 되기로 했던 휴고를 사랑한 카페주인도 알고 보면 좋은 사람... 주인공 매기도 매기 친구 디지도 마찬가지다. 결국 우리 주변의 모든 사람들처럼 알고 보면 좋은 사람들...
결국 확 부자가 되진 못해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보람을 찾고 사는 일이 좋지만, 그것도 매기처럼 어느정도 행운이 따라 줘야 가능하다.
서점만큼 인간의 본성이 나약해지는 곳이 또 어디에 있을까? - 헨리 워드 비처 ; 충동구매가 되는 곳...내게 있어 천국이고 나도 하고 싶은 곳.
p48 ...만면에 미소가 가득하고 모든 것이 완성된 삶을 부모로부터 물려받아 사는 여유가 느껴졌다. 두 분은 절대 질문이라는 것을 하는 법이 없었다. 심지어 물어봐야 할 것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 매기가 좀 심하게 낭만적이고 순수하며 결국 순진하게 보장된 길 말고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었던 배경이 여유있는 부모밑에서 컸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비뚤어진 생각을 해보게 된다.
p49 ...그것은 자신이 속한 곳을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고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 잘 아는 여자의 글씨체였다.
p83 우리는 점점 더 타협하고 안주해 가며 자신이 현실적이 되어 가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하죠. 그렇지 않아요. 우리는 겁쟁이가 되어 가고 있을 뿐이에요. 헨리 ; 헨리가 알고 보면 라지트였다는 게 놀랍지 않다. 잘나가다가 자전거 전문가가 되기로한...행복해지기로 한...근데 먹고 살만해야 ...그리 될수 있다는 로맨틱, 낭만도 생계가 해결되어야...쿨럭
p119 「네 엄마는 다 알고 있어. 이번이 처음이 아니야. 하지만 차마 그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거야. 그랬다간 정말로 일어난 일이 되어 버리잖아. 지금까지 엄두가 나지 않아 못 했던 일을 끝내 해야 할 테고.」 ; 매기 엄마의 일이다. 이런 글, 이런 일들을 알게 될때마다 참 씁쓸해진다. 나도 안 그러리라고 확신할 수 없다. 언제든 모든 것을 엎어 버릴 수 있다고 혼자 생각하지만 그건 곧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p234 ...혼자 고민하고 결정을 내리는 게 디지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혼자 고민하고 결정을 내리는게 좋았다. 휴고의 동업자가 되기로 마음을 먹은 후로 나는 나를 위해 파놓은 홈에 딱 맞게 들어간 기분이었다.하루하루가 새롭고 생기 넘쳤다. 나는 다시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 저 나이에 팔 주식도 있고 그걸로 서점 동업자가 될 수도 있고...쿨럭
p238 <판유리가 깨지면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어요>캐서린은 헨리에게 이렇게 답장을 썼다. 한번 입 밖에 내 뱉은 말은 결코 주워 담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또다시 그 말이 하고 싶어졌다.
; 사랑한다는 말을 라지트한테 할까 말까 하는 매기...사랑이라는 말에 살짝 결벽애 앴는 듯한 모습이 나랑 비슷하다. 어쩌면 머리로 사랑을 하는 사람의 특징일 지도.
p258 나는 독특했다. 나는 힙했다. 나는 그들과 같은 부류가 아니었고, 같은 부류가 되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랬기에 그런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도 마음이 편했다. 고등학교 시절 내게 부족했던 점이 바로 이것이었다. 애비에게 이 저녁 모임에 초대받았을 때 나는 단바겡 거절했다. 파티에 갈 마음이 들지 않았다. 나는 하이볼 한 잔을 들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 머릿속에서 라지트를 지워버릴 궁리나 하고 싶었다.출근을 하면 쉬지도 않고 핵을 읽지도 않고 음식도 거의 입에 대지 않은 채 하루에 열두 시간씩 일했다. 그저 일만 했다. 일을 하면 정신을 차릴 수 잇을 것 같았다..... 무슨 일이 일어났건 상관없이 매일 아침이면 해가 뜨고 저녁이면 해가 졌다. 기만당하는 일이 로맨스 코미디물의 해피엔징으로 가는 길에서 마주치는 귀여운 딸꾹질 한 번에 불과하다는 듯 말이다. 엿 먹어라, 태양! 엿먹어라, 로맨스코미디! 줄곧 이렇게 상처받고 말았다. 라지트는 어느새 나의 반쪽이 되었고 내 혈관으로 스며들었다. 내가 그렇게 받아들였기 때무이엇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화가 난 만큼 나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 이런 사정에 대해서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디지에게ㅗㅈ차. 그것은 오로지 나 혼자만의 상처였다. 나만의 상처이면서 결국 캐서린의 상처이기도 했다. ; 헨리가 라지트라는 것을 알게 된 후...매기는 캐서린이 아니다. 이 소설의 위지 절정.
p302 매기와 제이슨에게 이 세상에는 이런 때를 대비한 카드들이 나와 있어서 우리가 직접 쓸 필요가 없지. 이 세상에는 우리가 추천해 줄 수 있는 책이 있고 두 사람이 지금의 감정을 다스리는데 도움을 받을 단체나 모임도 있겠지. 하지만 그런 것은 아무 소용이 없을 거야. 이건 슬픔이니까. 아프고 아프다 보면 언젠가는 아주 조금 덜 아픈 날이 올 거야. 그날을 생각해. 두 사람의 마이크와 존.
p320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 무렵 나는 아끼는 사람들을 제대로 마주 볼 수 없는 상황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내 머리는 어느 새 앞으로 내게 일어날 일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어딘가에서 새 일자리를 가지고 새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또 마주 볼 수 없게 될지 모를 사람들을 새로 사귀겠지. 지금까지 나는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그것이 책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앞을 가로막은 문제를 풀고 앞으로 나가면 된다고 말이다. 하지만 인생은 그런 게 아니었다. 힘든 시간은 끝이 정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았다. 경계가 그다지 또렷하지 않다는 말이다. 힘든 시간은 행복한 시간과 뒤섞여 있고 좀 더 힘든 시간과 얽혀 있다. 그리고 뭔가를 상실할 때마다 우리를 감싸는 침묵의 벽돌이 생긴다.
"너라면 괜찮을 거야." "너는 다른 사람에게 아무 의미도 없는 존재라는 듯이 굴지 마. 너만 슬픈 것처럼 굴지 말라고." "너 그러지마. 모두에게 멋진 모습만 보여 준 후 미련없이 산뜨하게 떠나려는 거 말이야. 그렇게 쉽게 떠날 수 없어."
; 드래건 플라이 와 매기의 앞날이 어찌될지....
p336 이 세상에 완벽한 직업이란 없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완벽한 사랑도 없고 심지어 완벽한 책도 없다. 하지만 나는 드래건플라이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니 나는 그곳에 계속 매여 있고 싶었다. 힘든 시절엔 고군분투하며 좋은 시절에는 기쁨을 만끽하고 싶었다.
; 나도 그러고 싶은데...일단 아이들을 키워 놓고...쿨럭
p348 서점은 로맨틱한 생명체다. 녀석은 자신이 파는 물건으로 당신을 유혹하고 여러 가지 골칫거리들로 당신의 마음을 산산조각 낸다. 열렬한 독서가라면 누구나 자신의 서점을 원한다. 그들은 하루 종일 책에 파묻혀 지내는 생활이야말로 자신들의 열정을 가장 근사하게 채우는 방법이라 여긴다. 하지만 그들은 서점으로 들어오는 책들을 분류하고 나가는 책들을 추적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책을 나르고 책꽂이에 정리하느라 요통에 시달리고 그렇게 고생해 봐야 손에 쥐는 돈은 푼돈이라는 사실도 모른다. 독자들은 마치 결혼 생활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결혼식을 어떻게 올릴지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사람들 같다. 책은 어느새 무거운 짐이 된다. 그 짐을 피해 갈 방법은 없다. 사람들이 걱정해 주는 것처럼 나도 내 미래가 걱정된다. 은퇴며 건강, 보험 같은 문제들 말이다. 제이슨과 나는 드래건플라이의 공동 경영자로 고군분투 중이다. 매출이 좋으면 한 건 올린 도적들처럼 신나게 즐긴다. 매출이 줄어드는 시기에는 땅콩버터와 젤리로 연명한다. 그래야 열두 명이나 되는 직원들의 월급을 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애비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후회를 하지 않은 날이 없다. 그랬다면 지금쯤 마사지 의자에 드러누워서 피냐 콜라다를 홀짝거리며 아폴로의 통로 앞쪽과 중앙에 어떤 책들을 진열할 것인지 결정을 내리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손때 하나 없는 새 책들을 떠올릴 때마다 결국 내가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 아폴로에서 파는 책들은 과거가 없는 사람들 같다. 자신에 대해 들려줄 이야기가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 말이다. 드래건 플라이의 책들은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이곳에 도착했고 앞으로도 수만은 사람들의 손을 거칠 것이다. 우리 책에서는 사람 냄새와 헌택이 가진 온갖 가능서의 냄새가 난다. 하루가 시작되고 빛이 머무는 동안 드래건플라이는 무엇이 필요한지는 모르지만 그것을 찾아내기 위해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의 확신에 찬 움직임으로 분주해진다. 드래건 플라이를 찾는 사람들은 단지 책을 소유하려는 것만이 아니다. 그들은 책이 필요하고 책을 갈망하고 책이 없다면 숨조차 쉴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이 헌택방과 이 헌책바의 책들과 그 책들이 아직 드려주지 않은 이야기들과 사랑에 빠졌기에 이곳을 찾는다. 이들은 한때 이 책들을 가졌던 사람들에 대해 이것저것 상상하기를 즐기기에 이곳을 찾는 다. 이들은 길에서 마주친 사람들이 자신들이 찾아낸 책과 닮았기에 이곳을 찾아온다. 모서리가 살짝 닳은 채궁합이 맞는 사람이 나타나 책장을 펼쳐 보고 집으로 가져가 주기를 기다리는 책들 말이다.
; 언젠가 헌책방 주인이 되고 싶은 나로서는 ...어렵고...두렵고 하고 싶은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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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든 일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시작되었다-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유혹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 책 제목에 책방이나 헌책방, 도서관을 넣는 것이다. 온갖 책이 잔뜩 쌓여있는 느낌이 들도록 말이다. 가끔 거기에 고양이를 넣거나 귀여운 다른 동물을 함께 제시해도 좋은데, 가장 효과가 좋은 동물은 '고양이'인 듯 하다. 왠지 모르지만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 같다. 내가 <모든 일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시작되었다>를 고른 이유도 '헌책방'이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멋진 책 표지를 보면, 예쁜 책 삽화를 보면 그리고 재미있는 문자를 보면 귀신에 홀리듯 홀리는 것처럼 '헌책방'은 나를 유혹하는 향기가 났다. '이 책을 보면 멋진 책들을 잔뜩 만날 수 있을 거야'라고 속삭였다. 그 예상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주인공 매기는 실리콘 밸리의 한복판에 자리잡은, 무너져가는 것처럼 보이는 헌책방의 단골 손님이다. 책을 자주 사가는 편은 아니라서 어떻게 보면 손님이라기 보다는 민폐쟁이인데, 그녀가 사는 듀플렉스의 집주인이자 성격 좋은 '드래건플라이' 주인인 '휴고'는 언제나 그녀를 환영한다. 실리콘 밸리에 온 열정을 불살랐지만 해고 통보를 받은 그녀에게 '드래건플라이'는 세상에 둘도 없는 휴식처였다. 드래건플라이는 그녀가 좋아하는 로맨스를, 특히 근육이 울끈불끈한 남자 주인공과 가는 허리를 가진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 책들을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읽을 수 있는 곳이었으며 낡은 책 속에 둘러싸여 세상의 흐름을 잊을 수 있는 곳이었다. 바쁘게 사는 현대인에게는 이런 은신처 같은 곳이 하나 있다는 게 큰 위안이 된다. 항상 최선을 다해 힘 내고 달려나가고, 경쟁하면서 살 수 없다. 열심히 사는 와중에도 이런 고요한 나만의 장소가 있으면 훨씬 도움이 된다. 그녀에게 '드래건플아이'가 바로 그런 곳이었다. 그녀의 오랜 소꿉 친구이자 수완이 좋은 친구 '디지'가 어느 날 그녀에게 북클럽에 들어가자는 제안을 한다. 그 북클럽은 '실리콘밸리 여성 경영인 연합 북 클럽'이라는 아주 긴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최근 회원 기준을 낮춰서 남자인 '디지'와 디지가 추천하는 '매기'까지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북클럽에 들어가는 이유는 책을 읽기 위해서가 아니라 북클럽 회장의 인맥을 이용하여 매기의 재취업과 투자금을 노린 것이었다. 북클럽에서 책을 선정하는 기준은 바로 '죽은 작가들'의 작품일 것인데 이 때 읽기로 한 책은 바로 '채털리 부인'이었다. 헌책방에서 파는 것과 전혀 다른 새 것의 향기가 나는 작고 빳빳한 종이. 게다가 회원들은 모두 똑같은 판본의 '채털리 부인의 연인'을 읽어야 하는데 이것을 두고 휴고가 하는 말이 재미있다.
나도 책을 함께 읽고 있어서 '같은 판본'으로 읽는 것이 편리하다는 사실을 안다. 지금 제각기 다른 판본으로 책을 읽고 있는데 페이지를 정할 때마다, 인상 깊은 문구를 찾을 때마다 얼마나 불편한지 모른다. 어떤 이의 책은 글씨가 작고 볼드체이며 어떤 이의 책은 큼직하고 또 다른이의 책은 낱장으로 분해가 되었다. 같은 글을 담고 있는데 출판사마다 어쩜 그렇게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지 가끔은 같은 내용이 아니라 다른 내용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휴고는 기어코 매기에게 '드래건플라이'에 고이 잠자고 있던 <채털리 부인의 연인>을 선물해 준다. 부서질 것 같은 헌책방의 <채털리 부인의 연인>에서 매기는 알 수 없는 이들의 메모를 보게 된다. 가벼운 인사로 시작해서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연인의 낭만적인 메모들, 매기는 그 메모에 정신없이 빨려들어간다. <모든 일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시작되었다>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쓴,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꿈꾸는 일을 풀어 놓은 헌책방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처음부터 모든 것이 책과 연결되어 있고 사람들의 인연마저 책을 통해 이어진다. 그야말로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 번쯤 해 봤을 듯한 상상이다. 영미문학에 낯선 이라면 초반부가 좀 힘들 수 있겠지만, 책덕후라면 좋아할만한 분위기가 한가득이다. 따뜻하고 잔잔한 책 속의 바다를 거니는 느낌이다. 나도 '드래건플라이'의 분위기를 풀풀 풍기는 오래된 헌책방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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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봤을 때는 굉장한 모험 이야기인줄 알았습니다. 헌책방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나고 굉장한 소동이 벌어질 거라 생각했지요. 읽어보니 생각했던 것처럼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작은 변화가 더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을 잘 그려낸 따뜻한 이야기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결국은 제목과도 잘 어울리는 내용이었습니다. |
| 모든 일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시작되었다를 읽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재미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셸리 킹이라는 작가의 책은 이번에 처음 읽는 것이었는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주인공이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헌책방에서 일을 새롭게 시작하면서 겪는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헌책방을 좋아하고 관심 있는 장소라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여주인공이 더욱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며 짧은 리뷰를 마치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