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전혀 모르거나 혹은 불안에 파묻혀서 파멸하지 않으려면 누구나 반드시 불안에 대해 알아가는 모험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 키르케고르가 말했다. “따라서 적당히 불안해하는 법을 배운 사람은 가장 중요한 일을 배운 셈이다.”
내 불안의 역사는 아주 길다. 원하지 않는 변화, 사랑하는 사람의 정해진 죽음(시간이 지나면 우린 모두 죽을 것이므로, 그리고 나보다 더 오래 산 사람은 확률적으로 나보다 먼저 떠날 것이므로), 존재 자체의 고통 등 다방면으로 불안을 많이 느낀다. 불안 혹은 우울을 정복하기 위해 수많은 책을 읽어왔다. 그 중 이번에 읽은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는 이전의 책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었다. 저자는 극심한 불안장애와 갖은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데 어느 날 자신의 삶을 가득 차지한 불안에 대해 책을 쓸 생각을 하게된다. 불안의 본질부터 역사, 정신 약리학, 유전학 등 불안을 꼼꼼하게 뜯어보고 살펴본다. 그리고 그 결과 불안에 대해 이렇게 결론내린다. ‘모르겠음‘. 불안을 일으키는 요소는 너무나도 다양하고 그 치료의 방법 또한 그렇다.
불안을 정복하는 건 어쩌면 불가능한 도전이 아닐까? 인간을 이루는 촘촘하고 복잡한 무언가에서 불안만 골라 건져내는 건 불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세상이 딱 두 가지로 나뉘지 않듯 불안 또한 뒤집어보면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내 불안은 낫지 않는 상처처럼 가끔은 나의 삶을 막아서고 나에게 수치심을 안겨준다. 그렇지만 동시에 어떤 힘의 원천이자 은총이기도 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우리는 모두 불안에 대해 알아가는 모험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 그리고 난 이번 독서로 파도처럼 밀려오는 불안에 올라탈 수 있는 법을 조금 배운 것 같기도 하다.
<옮긴이의 말 중 - 나는 불안이 보편적 삶의 경험이자 무엇보다도 ’인간의 조건‘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해준 이 과정에서 일말의 위안을 느낀다. 불안이 다시 벼락처럼 닥치는 일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무언가 모자란, 겁에 질린 외로운 짐승과 같은 자아상 대신, 알 수 없는 어떤 의미를 구하고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제자리를 찾으려고 분투하는 인간의 모습으로 스스로를 떠올릴 수 있다면, 이 모든 고통이 무의미하지는 않다고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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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0 특히 얄궂은 점은 사회공포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불안이 겉으로 드러나는 일을 무엇보다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불안으로 인한 증상이 불안을 폭로하고 만다. 사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사람들 사이에서 어색하게 행동하거나 불안한 기색을 드러내면(얼굴이 붉어진다거나 몸이 떨린다거나 말을 더듬거나 땀을 흘리는 등) 모자라고 부족한 사람으로 비칠까 봐 걱정한다. 그래서 긴장을 하고, 말을 더듬거나 얼굴을 붉히게 되고, 그러다 보면 더욱 긴장이 되어 더 많이 더듬고 얼굴은 더 붉어지고, 이렇게 해서 불안은 커지고 수행은 점점 나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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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에 불안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두가 불안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나도 지금 이 순간도 내일에 대한 불안, 직장에서 겪을 일에 대한 불안, 주말에 다가올 일정에 대한 불안 등등 정말 많은 불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불안을 해결하는 근본책은 아직도 찾지 못 하고 있다. 불안과 함께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라서 그리고 이런 제목을 보게 되어서 이 책을 구매했는데 적당하게 불안한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