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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무시한 인위적 정책의 강행은 반드시 반발과 실패를 야기할 수밖에 없으며 경제영역은 보이지 않는 자율적 시장 질서가 중요하다는 동서고금의 진리를 되새기게 할 것이다.
태종 이방원은 조선의 기틀을 확립한 군주였으나 사대정책을 기반으로 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어 민생이나 경제관련 분야의 정책을 시행하는데는 미흡함을 보였다. 태종이 새로운 화폐인 지폐형식인 저화를 전격적으로 도입하면서 민생과 국력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이면에는 일종의 화폐발행차익(세뇨리지)을 얻으면서 왕실의 기반을 다지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하지만 저화 도입이 도리어 고려시대 상인들이 무역으로 얻었던 이익을 없애는 결과를 초래하여 그 결과 상업 억제와 동시에 공업도 자연스럽게 쇠퇴시켜 국력을 약화시키는 원인遠因이 되었다. 조선조정은 민간 화폐로 기능하며 유통되던 포布의 사용을 금지하고 실제 수요가 크지 않은 저화를 강제로 도입하였으나 원활히 사용되지 못하자 저화 통용을 포기하였다가 다시 부활시키고 시장의 실제 수요를 파악하지도 못하면서 인위적으로 가격을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저화에 대한 화폐로서 신뢰를 떨어트렸다. 아무런 새로운 대책도 없이 통용시켜 화폐로서 기능과 역할을 하지 못하는 법정 화폐의 지위만 차지했던 저화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경제적 손실이 컸다는 판단을 한 작가는 그 당시 태종의 경제정책이 보다 세밀하고 충실하게 다양한 분야를 고려하면서 추진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으로 작품을 구상했다.
지폐 같은 신용화폐를 넘어서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화폐의 시대를 사는 지금이나 그때나 어떤 정책이 수립되고 시행되는 과정 속에 나타나는 문제점은 대동소이할 것이라 생각하며 오랜 역사를 가진 고려 상인과 새로 태동한 신흥 조선왕조 간의 암투를 화폐를 소재로 하여 밀착 있게 다루어냄으로써 정책의 입안과 추진에 필요한 요소들을 다시 살펴보게 하여 국가 간 또는 경제주체 간 무역과 거래가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현재의 상황에서 우리의 나갈 방향을 환기해볼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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