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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별까지
신형건 시집 푸른책들
별에서 별까지. 이 시집은 신형건 시인의 시 중에서 청소년들이 읽었으면 하는 시들을 모아 펴낸 시집이다. 그들의 마음 한자락에 잇닿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말이다.
돌이켜보면, 청소년때만큼 고민많고 생각의 범주가 넓었던 적이 있었을까 싶다. 앞으로의 진로, 친구, 이성에대한관심, 진리에대한 관심, 세상에 대한 시각.. 어느 하나도 영글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어리다고 무시당하기는 싫어했던 제멋에 사색을 즐겼던(?!)시간이었다.
신형건 시인은 청소년시기에 비밀노트가 있었다고 했다. 나도 그랬던것 같다. 나만의 끄적임, 질문에대한 답. 가끔은 친구들이 몇자 끄적여주고 그림을 그려주기도 했던것 같은데 그 노트,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몇번의 이사와 시간의 흐름... 잊고 지내다가 시집을 보다 문득 생각이 났다.
시간여행
가끔, 아주 가끔 책상 위에 엎드리고 싶을 때가 있지
아무런 까닭 없이 맥이 풀릴 때 아무도 아는 척하고 싶지 않을 때 그냥 눈을 꼬옥 감아 버리고만 싶을 때
책상 위에 두 팔을 가지런히 포개고 그 위에 뜨거운 이마를 얹고 가만가만 숨을 고르노라면 친구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는 아득하게 멀어져 가고 깜깜한 어둠은 점점 더 깊어지지
날 그냥 내버려 두렴
잠들려는 것이 아니야 어떤 꿈을 꾸려는 것이 아니야 나만의 타임머신을 타고 어디 머나먼 곳을 잠깐 동안 다녀오려는 것뿐이야
그곳에서 나의 별을 찾으면 그 별이 문득, 환하게 빛나는 것처럼 나도 다시 반짝! 깨어날 거야
--- 고등학교시절, 책상에 엎드려있던 한 아이가 생각나는 시였다. 그아이는 지금 자신의 별을 찾았을까. 어느곳에서 별이되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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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틈에 피어난 제비꽃을 보았다. 그리고, 그에 딱 맞는 시도 보았다.
제비꽃
겨우내 들이 꾼 꿈 중에서 가장 예쁜 꿈
하도 예뻐 잠에서 깨어나면서도 놓치지 않고 손에 꼭 쥐고 나온 꿈
마악 잠에서 깬 들이 눈 비비며 다시 보고, 행여 달아나 버릴까 냇물도 함께 졸졸졸 가슴 죄는
보랏빛 고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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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시. 시집에는 청소년의 풋풋한 감정을 느끼는 시들도 많지만 이렇게 아줌마도 (ㅎㅎ)감상에 잠기게 하는 시들이 많다.
봄이다. 시집을 펼쳐 꽃망울을 터뜨리는 이계절에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시인이 되기에 딱 좋은 시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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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별까지..
그것은 가까운것 같으면서도 아득히 멀기도 하다.
그 사이에는 한줄기 빛으로 맞닿아 있을 수도 있지만 수많은 행성과 별과 지구가 들어있을 수도 있다.
그곳엔 크고 작은 이야기와 인생과 추억이 먼지보다도 더 많이 쌓여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서정적인 제목인 <별에서 별까지> 시집 안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져있다.
시인데 이야기 같은것이.. 이야기처럼 상상이 되고 공감이 된다.
시인은 고운 마음으로 꽃을 노래하고 나무를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새, 자벌레, 다람쥐 등에 대해서도 노래한다.
입김, 걸음, 바다, 그림자, 얼룩, 의자등에 대해서도 말한다.
어떤 시는 긴 이야기책처럼 쓰여지고 어떤 시는 짧은 표어처럼 쓰여졌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길고 짧은 내용이 가만가만 마음에 와닿는다.
언젠가 한번 나도 느껴봤던 일 같고 언젠가 한번 나도 겪어봤던 일 같다.
언젠가 한번 나도 궁금했던 일 같고 언젠가 한번 나도 생각했던 일 같다.
시를 읽다보면 시인이 무엇하나 그냥 지나치지 않았구나 싶다.
시인으로 태어났는지, 시인이 되려했는지..
모든것을 이쪽에서 보고 저쪽에서 들여다 본듯이..
그것과 이야기를 나누고 깊이 생각한 흔적이 곳곳에 엿보인다.
여러 시들이 내 마음에 쏙 들지만.. 이 시집의 제목과 같은 <별에서 별까지>가 가장 마음에 든다.
별에서 별까지
그저 눈길로 스쳐
건너갈 수 있을 만치 가까운 것은
결코 아닐 거야
한 별에서
또 다른 별까지
바로 곁에 있는 별끼리라도
얼마나 오래
마주 보아야
만날 수 있게 되는 걸까?
얼마나 많은 그리움으로 글썽거려야
얼마나 오랜 기다림으로 가물거려야
마침내, 더욱 환한
하나의 별이 되는 걸까?
이 밤,
더는 견디지 못하고
스러지는
저 별똥별 하나!
어떤 시에선 별이 똥이 되니 떨어지지 말라고 하더니 별똥별을 가슴에 담고 시를 쓴걸 보니 별은 똥이 되어도 아름다워 가슴에 담겨지는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별은 저 하늘의 별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 그리운 사람일수도 있다.
나에게 소중한 그 무엇.. 그것이 스러지더라도 나에겐 간직하고픈 아름다움일 것이다.
시인도 그런 마음으로 이 시를 쓰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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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노래책시렁 118 《별에서 별까지》 신형건 푸른책들 2016.4.15. 아이가 문득문득 읊는 모든 말은 노래입니다. 우리가 귀밝은 어버이라면 아이가 조잘조잘 노래하는 모든 말마디를 그때그때 마음에 새기고, 곧잘 글로도 옮겨서 시집 여러 자락 꾸릴 만합니다. 나중에 아이가 자라면 아이는 스스로 제 말을 삐뚤빼뚤 또박또박 갈무리하면서 사랑스러운 시집을 꾸준히 베풀 만하고요. 그렇다면 어른 몸인 사람은? 시를 이렇게 써야 할 일도 저렇게 꾸며야 할 까닭도 없습니다. 스스로 읊는 모든 말이 노래인 줄 알아차려서, 여느 때에 하는 모든 말을 노래로 삼아서 마음에 먼저 새기고 가끔 글로 옮기면 되어요. 《별에서 별까지》는 시쓴님이 따로 푸름이한테 맞추어 쓴 청소년시라고 합니다. 그런 티가 나기는 했으나 굳이 티를 내지 않아도 돼요. 동화책을 어린이만 읽지 않듯 동시를 어린이만 읽을 까닭이 없습니다. 청소년시는 푸름이만 읽어야 할까요? 어느 만큼 철이 들 무렵 온누리를 하나하나 깨닫도록 ‘그 길을 먼저 밟고 산 사람’으로서 ‘열다섯 살 철노래’를 부르고 ‘열여덟 살 철노래’를 읊으면 될 뿐이에요. 말재주는 안 부리면 좋겠습니다. 앞서가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틀을 세우지 말고 그저 푸르면 됩니다. ㅅㄴㄹ 또 얼마 전까지만 해도 / 나이가 많으면 다 / 어른인 줄 알았는데, / 지금은 이도 저도 / 다 아닌 것 같아. / 어른? 어른? / 아른아른. (어른/67쪽) 공원 매점 앞에 서서 / 너를 기다리는데 / 저 앞에 빛바랜 파란색 의자 하나가 / 가만히 앉아 있다. (의자/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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