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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매튜 데스몬드가 수년 동안 밀워키 지역 도시 빈민들과 함께 살면서 직접 경험한 도시 빈민층에 해당하는 여덟 가정의 이야기를 통해, 대도시에서 주거 정책이 어떻게 가난과 불평등을 야기하며 또 지속시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뛰어난 논픽션 입니다. 공권력의 비호 아래 세들어 있던 가게에서 쫓겨나기도 하며, 집주인이 세금을 미납하면 세입자의 보증금이 정부에 강제 징수당하는 경우도 있다. 정부의 방조 아래 집주인들이 욕망을 채우는 구조는 미국과 한국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게 만드는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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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처음이라' 라는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에게 가장 큰 고민은 어디에서 살 것 인가이다. 같이 살던 남동생이 속도 위반으로 임신한 여자 친구를 데려오자 결국 집을 내주게 된 주인공은 이곳 저곳을 전전하게 된다. 서울대 국문과를 졸업했슴에도 꿈을 쫓겠다며 시작한 방송 작가 일은 제대로 풀리지 않아 경제적으로 늘 쪼들리는 상황에 주거 문제가 쉽게 해결 될 리가 만무하다. 그런 와중 대출금 이자 상환 압박으로 같이 살 룸메이트를 세입자로 구하는 집 주인과 함께 동거를 시작, 위장 결혼까지 하게 된다.(물론 어디까지나 애인이 아닌 그냥 임대인 임차인 관계로 시작한다) 그러던어느 날 집 주인인 남자 주인공이 다음 생에는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한다. 달팽이로 태어나고 싶다고...늘 자기 집은 가지고 다니지 않냐고... 남의 일이 아니다. 2016년 이후 서울 부동산은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폭등했고 전세 살다가 1,2년 후 매매를 계획하던 사람들은 올라간 전세 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해 원래 살던 곳에서 쫓겨 나는 일이 예사였다. 결국 서울 부동산은 보통2~3배씩 상승하는 결과가 발생했고 많은 대출금 이자를 감당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럼 미국은 어떨까?? 땅도 넓으니 부동산 가격은 좀 저렴하지 않을까??Evited ,한국어로는 쫓겨난 사람들이라고 번역된 이 책은 미국 하층민들의 거주 현실을 적나라하게 추적한다. 다양한 형태의 가구( 아이가 있는 하층민 백인 부부,마약에 중독된 전직 간호사인 독신 남성, 홀로 아이를 키우는 흑인 여성 등...)를 추적하며 이들이 겪는 현실의 민낯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아마 가장 자주 나오는 표현은 eviction notice 인 것 같은데 말 그대로 쫓겨나는 퇴거 통보에 해당한다. 차임이 밀려서, 가정 폭력으로 신고했다는 이유로 경찰이 오자 말썽 일으켰다는 이유로, 어린애가 문제를 일으켜서 등 사유는 다양하다. 문제는 이런 통보를 받으면 바로 용역업체 비슷한 팀이 도착해 일사분란하게 짐을 치워버린다. 그리고 이런 통보를 받은 사실은 그대로 기록으로 남아 다음 집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물론 다행스럽게도 한국에는 이런 식으로 무자비하게 임차인을 쫓아내는 제도적 장치는 없는 것 같다.) 임차인들은 집을 구하기 위해 애가 없다고 거짓말하고 밀린 월세 대신 집 수리를 대신해 주며(물론 이 과정에서 일한 노동의 대가는 제 값으로 계산 안되기 일쑤다.) 심지어 같이 사는 집 주인이 성매매를 하는 현장도 묵인할 수 밖에 없다.(집 주인도 가난해서 방 하나를 세 주기도 한다. 드라마에서처럼 여주인공 한 명이 아니라 일가족이 방 하나를 쓴다는 게 다르지만... )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는 이들은 친구 집, 쉼터, 부모님 집 ,임차인과 전대차 계약으로 얻은 방 한 칸 등 여기저기를 전전하게 되고 그 결과 직장에서 일을 제대로 하기 어려워 해고될 확률이 높아지는데다 아이들은 계속 학교를 옮겨야 하기에 학업 성취도는 점점 낮아지게 된다.게다가 많지 않은 수입임에도 대부분을 월세로 지불해야 하니 제대로 된 생활을 하기도 버겁다. 늘 궁핍하고 굶주리며 불안정한 생활을 이어 가게 된다. 저자는 이들의 일상을 마치 눈 앞에서 보이듯이 생생하게 그려낸다. 그 과정에서 이런 현상의 원인을 사회 구조적 차원으로 돌린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 단순히 임대인의 사악함이나 탐욕이 아니라(누구나 그들의 위치라면 똑같이 행동 했을 것이라고 인정한다.) 이런 착취가 가능하게 한 제도 때문이라고 말이다. 법적 장치와 이를 집행하는 기관이 임대인의 임차인에 대한 무자비한 횡포를 가능하게 하고 이를 보호하는 장치가 미비하기에 이들은 궁지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임대인의 권리를 보장해 주고 집행관을 보내 강제로 퇴거시키고 이를 기록하는 등 이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임차인들을 착취하는데 일조하고 있다면서 과거에 비해 임대인 수와 수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슴을 지적한다. 그리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임대용 건물을 지은 사례를 들며 시간이 지나며 노후화와 관리 부실로 슬럼을 해결하기 위한 건물이 오히려 슬럼이 된 현상을 보여준다. 이에 임차인에 대한 바우처 지급과 관리 방안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가난하기에 주거 문제가 불안정한 게 아니라 주거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에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한다. 위에서 보여주듯이 안정된 집이 없기에 직장 생활에 전념하기 어렵고 아이들은 교육 성취도가 낮기에 제대로 된 직장을 가질 확률이 낮아진다. 대부분의 수입을 월세로 내는 상황에서 다른 생활은 엉망이 된다. 지역 사회 차원에서도 퇴거 통보를 통해 지역 주민이 자주 바뀌면 결국 모두 이방인(stranger)이기에 안정된 사회 안전망 조성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범죄가 발생할 빈도가 높아지는데 이는 결국 지역 전체의 슬럼화로 이어진다. 게다가 이런 지역은 다른 지역과 완전히 분리되어 벗어날 수 없는 계층의 상징이 되어 거주민들에게 무기력감을 심어 주기 쉽다.불안정한 주거 문제는 개인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의 생활 여건도 하락시키는 동시에 계층 이동을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방증이리라. 지난 1년 동안 본의 아니게 두 번의 이사를 하게 됐다. 다행히 두 번 모두 이전보다 거주 환경이 좋아졌고 특히 두 번째 이사는 훨씬 업그레이드된 상태라 마음이 한결 안정된 상태다.이렇게 마음 편한 겨울을 보낸 적이 언제인가 싶을 정도다. 그리고 이제서야 조금씩 다음 단계를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일까?이 책에 나오는 임차인들이 안정된 거주지를 갖게 되면서 저축이나 자기 계발, 집안 장식 등을 하는 모습이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무항산이면 무항심이라는 성현의 말씀에서도 특히 주거는 가장 중요한 항산이 아닐까 한다. 뉴욕 타임즈에 선정된 100권 중 하나라는 이유로 읽기 시작했는데 올해 읽은 가장 기억에 남는 책으로 남을 지도 모르겠다. 지난10년 동안 부동산 폭등으로 조용할 날이 없는 대한민국이지만 누구에게나 편안히 쉴 수 있는 내 집 하나쯤은 마련할 수 있는 세상이기를 바란다면 너무 큰 욕심일까?다음 생에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냐는 질문에 달팽이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대답할 수 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