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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만이 호모사피엔스의 지속 가능한 삶을 담보한다는..
"공존만이 호모사피엔스의 지속 가능한 삶을 담보한다는.." 내용보기
자연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무한정 무상으로 이용하는 대상일까 아니면 함께 살아가야 할 동반자일까? 유례없는 진화적 성공을 이룬 호모사피엔스는 그러기에 인류의 삶이 영원히 지속되리라 착각하지만, 진화의 역사는 포유류에 속하는 종들은 생명계 전체에서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인 평균 50만년 정도만 존재함을 말해주고 있다. 현생인류는 약 10만년 전 현재수준의 신체적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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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무한정 무상으로 이용하는 대상일까 아니면 함께 살아가야 할 동반자일까? 유례없는 진화적 성공을 이룬 호모사피엔스는 그러기에 인류의 삶이 영원히 지속되리라 착각하지만, 진화의 역사는 포유류에 속하는 종들은 생명계 전체에서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인 평균 50만년 정도만 존재함을 말해주고 있다. 현생인류는 약 10만년 전 현재수준의 신체적 형질과 지능에 도달한 것으로 보았을 때, 인류의 조상뿐 아니라 현재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언젠가 사라질 것이다. 그럼에도 자연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오히려 우리의 멸종은 재촉하고 있는 것 같다.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고롱고사 국립공원은 우리 행성의 홍적세 시대 모습이 그대로 간직된 곳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1976년 시작된 내전이 16년간 이어지면서 수많은 인간이 죽었지만 애꿎게 자연 생태계도 파괴되고 온갖 동식물도 희생되었다. 내전기간 중 아프리카물소는 13,000여 마리에서 15마리로, 누는 6,400여 마리에서 단 한 마리로 줄어들었고, 코끼리와 사자는 80-90퍼센트가 감소했으며 그나마 하이에나, 코뿔소, 리카온은 모두 사라졌다고 한다. 결국 인류의 시원으로 여겨지는 고롱고사 국립공원은 황폐해지고 버려진 땅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2004, 모잠비크 정부와 열정적인 환경론자들은 인간에 의해 망가진 이곳에서 재건의 희망을 쏘아 올렸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 사라졌던 동물들이 다시 돌아왔고 사람들은 미래를 위해 환경조사와 보존, 복원연구를 시작했다.

 

이 책 [생명의 기억]은 우리에게 [개미]로 알려진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이 생태적 폐허가 되었던 고롱고사가 국립공원으로 재탄생 되기까지 환경론자들이 기울인 정성과 열정을 기록한 책이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인류가 어떤 진화의 과정을 걸었는지 알려줄지도 모를 고롱고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사진과 함께 이 책에 담고 있다. 35억년 전 지구에 생명이 탄생한 이후 존재했던 생물 종의 99퍼센트가 다른 종으로 대체되었듯, 우리 인간 역시 언젠가는 자연에서 잊혀지거나 혹은 다른 종으로 대체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이전에라도 자연이 없다면 우리는 생존할 수 없다. 그러기에 미래에도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자연의 보호, 다양한 생물 종의 유지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그는 고롱고사의 회복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호모사피엔스 종에 대한 과거의 기억은 우리가 아직 파괴하지 않은 자연의 나머지 부분에 존재하듯, 우리의 미래 역시 자연의 보존과 회복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가 들려주는 고롱고사 국립공원의 이야기는 대자연에서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 대한 한편의 서사시 같은 느낌을 준다. 코끼리나 하마, 악어와 같은 대형동물들의 생태계든, 아니면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동물들의 미소생태계든 전체 자연계에 미치는 영향은 경중의 구별이 없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은 모든 종들의 생태계가 자연이라는 거대한 집합 속에서 맛 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다. 자연을 보호하고 다른 종들과 공존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개척지는 물리적인 세계의 안정을 유지시킨다. 미개척지는 우리의 발상지다. 우리 문명은 그곳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우리의 식량, 거주지, 운송 수단도 본래 미개척지에서부터 생겨났다. 한때 우리의 신들이 그곳에 살았다. 자연은 지구 위에 사는 모든 이가 누려야 하는 생득권이다. 우리가 생존을 허용해온 수백만 종은 계통발생학적으로 우리의 친족이다. 그들의 오랜 역사가 곧 우리의 역사다. 우리가 가진 모든 환상과 가식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항상 이 독특한 생물학적 세계에 매여 있는 생물학적 종이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남을 것이다. 수백만 년의 진화과정은 우리의 유전자 속에 지워지지 않고 아로새겨져 있다. 유전자는 우리 뇌의 세포 순환을 계획하고, 우리의 정신과 손가락의 태피스트리(tapestry)로 풀어낸다. 점점 더 많은 생명들이 멸종의 길을 걷는 것을 내버려둔다면 인류세는 고독세, 즉 외로움의 시대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148) 그렇게 되면 인류 역시 곧바로 그들의 뒤를 따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자연생태계의 다양한 사진과 함께 그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말로만 하는 전시성 자연보호가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k*****1 2016.08.17. 신고 공감 6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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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 자체에 대한 경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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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잠비크의 고롱고사(Gorongosa) 국립공원은 성경 속 대홍수 때 노아의 방주가 도착한 땅으로 알려진 곳이다. 실제 노아의 방주가 도착한 곳이 고롱고사인지 아닌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나올 만큼 고롱고사가 태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낙원이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고롱고사의 숲은 16년 동안 일어난 내전에 휘말리면서 처참하게 훼손됐다. 군인들이 고기를 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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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잠비크의 고롱고사(Gorongosa) 국립공원은 성경 속 대홍수 때 노아의 방주가 도착한 땅으로 알려진 곳이다. 실제 노아의 방주가 도착한 곳이 고롱고사인지 아닌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나올 만큼 고롱고사가 태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낙원이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고롱고사의 숲은 16년 동안 일어난 내전에 휘말리면서 처참하게 훼손됐다. 군인들이 고기를 얻고자 야생동물을 마구잡이로 잡았다. 이렇게 황폐해진 이곳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미국인 자선사업가 그레고리 카를 비롯한 환경운동가들은 초식 동물들을 이주시켜 이들이 안전하게 번식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육식 동물들도 천천히 늘려나가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찌 보면 ‘현대판 노아의 방주’를 시도한 셈이다. 이러한 노력 덕택에 코끼리와 하마를 시작으로 버펄로, 사자 등 야생 동물들이 점차 고롱고사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생명의 기억》(A Window on Eternity)은 고롱고사의 생태계를 회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기록이다. 세계적인 생물학자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은 고령과 비행기 트라우마에 불구하고 고롱고사의 땅을 밟는다. 그곳에서 노학자는 야생이 녹아 흐르는 자연의 대지를 관찰한다.

 

세상의 모든 생명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에 있을 때 가장 빛이 난다. 고롱고사 국립공원에서 만난 동물들은 우리가 도시의 동물원에서 보던 동물들과 완전히 달랐다. 사자의 위엄 있는 모습, 사체에 모여 살점을 뜯어먹는 독수리들, 황새의 우아한 날갯짓 등은 진정한 생명력을 가진 동물들에게서만 볼 수 있다. 인간들의 눈요기를 위해 차고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에서 사는 동물원 동물들의 피곤하고 생기 없는 모습이 새삼 안쓰러워진다. 일생을 비좁은 동물원의 ‘감옥’에 갇혀 사는 동물들과 달리 숲에서 있는 그대로의 야성을 발산하는 동물들은 경이로움을 넘어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불러일으킨다.

 

생태계를 흔히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세계라고 말하지만, 그 속에는 오묘한 조화와 조물주의 섭리가 배어 있다. 이 조화로운 섭리가 흐트러지면 생태계 전체가 와르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태계를 구성하는 동물들의 숫자는 먹고 먹히는 관계를 통해 조절된다. 어떤 지역의 생물의 종류와 수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을 생태계의 평형이라고 한다. 먹이 연쇄의 한 단계를 이루는 어떤 생물의 수가 많이 줄어들게 되면,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준다. 먹이사슬의 고리 하나가 빠져나가면서 연쇄적인 붕괴가 시작된다. 내전이 끝났을 때 고롱고사의 평원을 누비던 사슴과 버펄로의 개체 수가 줄어들자 사자와 치타 등 대형 포식자도 자취를 감췄다.

 

곤충 역시 생태계를 연결하는 중요한 존재다. 곤충이 살아나지 않으면 생태계도 살아남지 못한다. 죽은 동물의 사체는 미생물에 의해서 천천히 부패하다 토양으로 사라지며 다시 자연 일부가 된다. 그런데 미생물의 역할만으로는 이러한 생태계 순환 과정이 더디게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사체 분해를 빠르게 도와주는 청소부 곤충들이 있다. 이들은 사체를 먹으며 잘게 부수어 미생물의 번식을 빠르게 만들고 동물의 배설물도 먹어 치우며 생태계 전반에서 순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들이 배설물, 부패한 시체 등을 먹는다는 이유로 더럽다고 느낄 수 있지만 명백한 생태계의 순환의 일꾼들이다.

 

개미 연구 전공자답게 윌슨의 개미 사랑은 여전하다. 윌슨은 침으로 자신의 손가락 살을 찌른 개미 한 마리가 다치지 않게 조심스레 떨어뜨린다. 그리고 줄지어 가는 개미 떼의 행렬을 밟지 않는다. 연구 대상에 대한 애정이 아니라 자연 그 자체에 대한 경외심이리라. 재미있는 사실은 개미를 좋아하는 학자가 거미 공포증을 느낀다.

 

윌슨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보호 구역은 절반이라도 그대로 두자고 제안한다. 인류는 자신이 자연의 주인이라고 자처하면서 끝없는 자연정복과 자기중심적 약탈을 정당화해왔고 이러한 과정을 진보로 규정했다. 윌슨은 ‘진보’라는 열매 속에 든 독성에 대해 주의를 환기한다. 인류의 탐욕에 의한 끝없는 자연 개발은 자연은 물론 인류의 존속까지 위협한다. 우리나라가 생물 종(種) 다양성이 풍부한 아프리카처럼 야생동물을 자연 상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국립공원이나 사설 보호구역을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인간만의 지구가 아니라 모든 생물이 공존하는 지구임을 깨달아야 한다. 산업화, 도시화와 함께 자연에 대한 감성이 무디어지면서 자연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파괴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없게 됐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생물이 ‘더 소중하거나, 소중하지 않다’라고 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모두가 그 존재의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 만약 더 소중한 생명체가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단지 그렇게 판단하는 인간의 생각 속에만 존재한다.

 

 

 

※ 깜놀주의!

 

* 50쪽 : 사체를 뜯어먹는 독수리 떼들을 찍은 사진

* 77쪽, 78쪽, 80쪽, 83쪽 : 거미를 클로즈업한 사진, 거미공포증이 있는 독자는 주의할 것.

* 86쪽, 96쪽, 100쪽, 103쪽, 124쪽, 143쪽 : 개미를 클로즈업한 사진

* 130쪽 : 작은 개구리를 잡아먹는 거미의 모습을 클로즈업한 사진

* 141쪽 : 밤나방 애벌레를 클로즈업한 사진

 

 

 

g*******1 2016.09.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