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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는 매체가 마음이 먹는 양식이라면 천천히 잘 씹어서 맛있게 먹여야 함에 제목과 책 내용이 갖고 있는 지향점에 백번 공감을 한다. 부제인 '읽어도 기억에 안 남는 사람들을 위한 독서법'이라는 캐치프레이즈도 완독 후 고개가 끄덕여 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이렇게 좋은 내용을 담고 있고 나의 30년 독서 인생에 전화점을 가져다 주었고 훌륭한 통찰을 담고 있는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하기에는 제목이 다소 부족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럴듯한 제목이나 마케팅의 힘을 빌렸으나 내용이 부실하고 비약도 많은 여타의 수많은 독서법 책들을 몇번 접해 보았으나 이 책을 읽을 때 만큼 명쾌하게 독서인생을 정리해 준 책은 없었던 것 같다. 너무 아쉬워서 잘 쓰지 않던 리뷰를 쓰게 되었다.
저자는 냉철한 이성으로 비판(비난, 부정이 아닌 논리적인 의심)적 책읽기를 시종 강조 하긴 하였지만 나는 이 책을 여러번 뜨거운 감성으로 대할 수 밖에 없었다. 우선 책 자체를 좋아하고 책을 늘 가까이 두려는 마음 자체에 공감이 되었다. 비판적 책읽기에 방점을 두었음에도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숨기기에는 저자의 애정이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고 나 또한 목적의식을 갖고 독서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책이라는 매체 자체에 애정이 있어 가까이 하는 편이기에 참으로 반가운 마음이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아니하리라는 글귀를 『나의문화유산답사기』에서 알게 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책이라는 것 자체에 더 알게 되었고 더 잘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이 책에서 저자가 주었던 가장 좋은 선물은 책이 아닌 '나'를 향한 '시선'이다. 책이라는 텍스트는 변하지 않는다. 어떻게 읽고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는 나의 몫이다. 다른 사람과 달라지기 보다는 같아지려고 노력하는 인간의 속성과 심화된 사회성을 내면화 해왔던 우리의 교육과 환경에 의해서 자각하지 못했던 '편견'은 누구나 갖고 있다. 내가 내 자신을 의심해 보지 않고 그 의지를 지속적으로 환기하지 않으면 좀처럼 바로잡기 쉽지 않은 것이 편견이라는 습관이다. 본문에서 소개하는 구체적인 방법론도 훌륭했지만 결국에는 나라는 독자를 향한 이 메세지가 가장 와닿았고 그것만으로도 인생책의 반열에 올려 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한번 더 정독하면서 요약하고 따로 정리하여 평생의 독서인생에 지침으로 삼아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