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라가 독재관으로 재임하는 동안 마치 준비된 관료처럼 효율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평생을 별러온 일들을 마치지 않고는 쉬지않겠다는 자세로, 자신이 죽은 다음에도 로마의 전통인 모스 마이오룸을 누구도 흔들 수 없도록 만들려고 부지런히 달렸다. 자신외에는 아무도 이 일을 할 수 없을 거라는 자만심때문이기도 했고 다른 이들에 대한 의심과 불신으로 노심초사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제2의 술라가 나올 수 없도록 대못을 박는 법을 제정했지만 그 법들이 서로 충돌하기도 했고, 유피테르 대신관이었던 카이사르가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는 빈틈도 있었다. 카이사르가 킨나의 딸인 아내와의 이혼을 거부하면서 술라와 결전을 벌이지만 카이사르가 대신관의 멍에를 벗게된 데에는 카이사르의 용기만 작용했던 것은 아니다. 아우렐리아를 향한 술라의 미묘한 감정과 카이사르에게서 죽은 아들의 모습을 발견하는 아버지 술라의 슬픔 덕분이기도 했다. 겉으로 보이는 강철같은 독재관의 모습과 달리 술라의 속마음은 더욱 피폐해지고 삭막해지며 따뜻한 사랑을 갈구했던 것 같다. 언제나 비극을 몰고다니는 메트로비오스에게 돌아가고자 했던 것을 보면 말이다. 술라가 그렇다고 사랑받지 못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어려서는 남자들이, 자라서는 여자들이 그에게 불나방처럼 달려들었지만 술라 본인에게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던 것 같다. 유일하게 완전한 사랑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던 아들과의 사랑마저 길게 허락되지 않았으니 인간적으로는 가련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술라가 그렇고 그런 보통 사람은 아니지 않는가. 권력의 자리에서 내려온 후 허무와 우울로 무너지는 사람이 많은데 술라는 오히려 삶의 남은 시간 여한없이 놀아보기 위해 권좌에서 물러났으니 그의 인생은 한편의 희비극이었고 그는 명배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