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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나의 선택』 시리즈의 마지막 권을 마치고 나니 괜히 감상적인 기분에 잠기게 된다. 카이사르가 가장 사랑했던 두 여인인 고모 율리아와 어린 아내 킨닐라를 연이어 하늘로 떠나보내며 바치는 조사때문인 듯 하다. 그녀들의 가족이 로마의 반역자로 규정되었기 때문에 떠들썩한 장례식을 벌이기엔 부담이 컸지만 카이사르는 위험을 무릅쓰고 정성과 진심을 다해서 그녀들의 마지막을 예우했다. 그의 파격적인 모습은 로마인들의 사랑과 지지를 이끌어냈고, 카이사르 자신이 왕과 신의 피를 이어받은 가문출신이며 마리우스의 후계자임을 로마인들에게 각인시켰다. 카이사르가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바꿀 수 있었던 것은 해적에게 납치되었다가 풀려난 후 해적을 토벌한다던가, 그에게 동성애의 추문을 안겼던 비티니아 왕과의 관계를 통해 왕의 사후 비티미아를 로마에 유증하게 만드는 등 용기와 지략,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인간적인 매력 덕분이었다. 물론 그의 외모에 대한 칭찬도 빼놓을 수 없다. 한때 마리우스가, 또 술라가 그랬던 것 처럼 당시 포르투나에게 가장 사랑받는 인물은 카이사르였다. 스파르타쿠스의 반란 이야기도 눈에 띈다. 로마군이었으나 반역의 누명을 쓰고 검투사가 되고 동료 검투사들, 여성 노예들과 함께 탈출하는 과정은 운명의 장난과도 같다. 어처구니없게도 로마의 정규군은 이들에게 연패를 당하고, 삼니움과 루키니아의 유민까지 합류하자 스파르타쿠스는 왕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정세를 파악할 능력이 부족했던 그가 히스파니아로 가서 세르토리우스에게 합류하려던 계획이 좌절되고, 시칠리아로 방향을 틀면서 급격히 동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세르토리우스는 이미 피살되었으니 히스파니아로 갈 수도 없고, 시칠리아로 가는 배편을 마련하는 일도 차질을 빚고, 항복협상마저 좌절되며 크라수스와 카이사르에게 무참히 정벌당했다. 크라수스가 집행한 엄청난 십자가형은 언급하고 싶지도 않지만 카이사르도 해적들에게 십자가형을 내린 바 있다. 로마의 권위에 저항하는 이들에게 본보기로 삼는데 십자가형보다 더 적합한 형벌은 없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정작 스파르타쿠스의 시신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니 스파르타쿠스의 놀라운 아내 알루소가 마법이라도 부렸기를 바라는 심정이 되고 만다. 이전에 유구르타가 지하감방에서 아무도 올라올 수 없는 동굴로 뛰어내렸다고만 했던 것 처럼 말이다. 포르투나의 사랑은 받지 못한 이들이지만 작가의 사랑은 받고 있어서, 일말의 가능성에 대해 독자가 상상할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