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이 끝나고 유명작가의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나는 한승원씨의 물보라 최인호씨 영혼의 새벽을 보고 싶었고 생일이 되었을 때 친한 사람들로부터 이 두 권의 책을 선물 받을 수 있었다. 한승원은 역시 한승원이었다. 그의 문체, 잠시라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한승원 특유의 마치 사각거리는 연필깎는 소리가 날 것 같은 문장들. 그 책을 읽으면서 나는 즐거웠고 다시 한 번 그의 바닷냄새가 묻어나는 글쓰기에 감탄했다. 하지만 영혼의 새벽은 실망스러웠다. 우선은 몇 페이지 되지도 않는 내용을 22줄이라는 줄수에 맞추어 억지로 두 권을 만든 편집부터가 맘에 안들었다. 게다가 종이는 왜 그렇게 두꺼운지 아마도 페이지가 얼마 안 되니까 두껍게 보이려고 그렇게 했나 보다. 문학과 지성사에서는 굳이 한 권으로 만들어도 되는 책을 두 권으로 만들었다. 그 이유는? 책의 편집 상태는 둘째치고 내용을 보자. 사실 소설 첫부분은 흥미로웠다. 주인공은 어떻게 s를 용서할 것인가. 작가는 어떻게 용서라는 문제를 작가 특유의 말로 정의하고 풀어 낼 것인가. 나는 정말 궁금했다. 하지만 소설 두 권을 다 읽기도 전에 그만 맥이 빠져 버렸다. 작가는 주인공이 s를 용서하는 과정에서 한 수녀의 일기를 끌어들여 갈등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1, 2권으로 이어지는 수녀의 일기는 지루하다 못해 작가가 좀더 치열하게 문제를 풀어나가지 못하고 한 수녀의 이야기를 끌어들인 것 같다는 생각을 차마 떨쳐 버릴 수 없게 한다. 나는 2권을 읽다가 도중 책을 덮어 버리고 벌써 2주일째 책을 열어보지 않고 있다. 읽지 않아도 어떻게 전개가 될 지 뻔하기 때문에... 작가여, 용서라는 그 주제의 무게만큼 글의 내용이 안 따라 가는군요. 실망스럽습니다. |
| 우리 시대의 불행한 역사를 말한다면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에게는 6.25전쟁이, 그리고 6.25를 겪어 보지 못한 세대에게는 유신시대와 광주 민주화 운동등을 열거 할 수 있지 않을까? 광주사태에 대하여 최근에는 텔리비젼을 통해 과거의 진실을 말하게 된 것은 시대가 그만큼 변하였다는 것을 대변하는 듯하다. 영혼의 새벽에서 주인공 베드로가 겪은 고통은 80년대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이 아닌 책에서 말한 것과 같이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빼앗긴 호칭인 보통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었기에 그 사실성이 더욱 뚜렷하게 배가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베드로가 느낀 감정, 자신에게 차라리 죽음이 더 편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하는 지독한 고문을 당하고.. 몇 년이 지난 후에 그 고문을 하게 한 당사자를 만난 다면 나또한 그를 죽이고 싶을 정도의 증오감을 느낄수 있지 않을까? 베드로는 신앙의 힘으로 S를 용서하고 마음의 평안을 얻을까? 아니면 하느님의 말씀을 거역하고 자신의 감정대로 S를 처벌하게 될까? |
| 어쩐지 제목에서 고스트물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인상을 받앗다. 시작은 좋았다. 악마의 존재에 대한 공포. 번뇌들 얼마나 실감났던지. 고문실 장면, 수녀를 찾아간 것, 국회의원이 된 친구도 이해할 수 있고 매우 흥미진진했다. 하지만. 종교타령.. 최인호는 종교를 참 좋아하는 거 같다. 길없는 길이나 영혼의 새벽에서 보듯 구도자의 자세가 엿보인다. 1권은 흥미진진한 전개와 발상이 돋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