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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들은 공주 뿐만 아니라 왕자에도 열광한다.
첫 째 아이는 이 '행복한 왕자'이야기를 유난히 좋아한다. 우리집에 그림이 다른 같은 제목의 책이 다섯 권이나 있다.
처음엔 왕자가 나오는 이야기라 인어공주나 백설공주 같은 공주를 만나 결혼하는 왕자의 이야기를 기대하며 골랐을 텐데, 의외로 자신의 눈이며 칼에 박힌 보석을 빼서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왕자와 제비 이야기여서 처음엔 좀 의아해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남을 돕느라 금박까지 벗겨주고 사람들로 부터 지저분한 동상이라고 외면당하고 왕자를 돕던 제비가 겨울이 되기 전에 떠나지 못해 죽음을 맞이하는 내용에서 감동을 받았던지 숙연한 얼굴로 보고 또 보고 하는 책이 되었다.
집에 세계명작이 전집으로 세 세트 있는데, 거기에 있는 '행복한 왕자'를 다 꺼내놓고 읽더니, 서점에 가거나 내가 인터넷으로 책을 고르고 있으면 옆에 와서 또 다른 '행복한 왕자'는 없냐고 물어서 엮은이와 그림 그린이가 다른 그림책으로 몇 권 더 골라주었다.
명작이라고 해서 이야기 내용을 아는데만 그치지 않고 여러 사람의 서로 다른 그림책으로 이야기를 접하면서 한 가지 이야기를 아이가 더 다양하게 이해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어서 참 기쁘다. 같은 이야기를 가지고도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해석에 따라 강조되거나 돋보이는 부분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그림이 좀 투박해 보이기는 하지만, 채도가 낮은 색들로 왕자와 제비의 감동적이면서 슬픈 죽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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