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제인 오스틴이라는 말이 참 와 닿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현대판 제인 오스틴이랄까. 이 책은 보통 다른 두권짜리 책들과 달리 1, 2권 모두 밀도가 높은 책이다. 그러면서도 보는 내내 재미있다. 가벼운 재미가 아니라 그 분량만큼이나 역시 밀도 높은 재미를 준다. 한국가정의 분위기를 이렇게 제대로 살려내는 미국소설을 볼줄 몰랐다. 예전에 봤던 '부엌신의 아내(영화 조강지처클럽원작)'가 생각난다. 그 책은 미국에서 살아가는 중국 이민자들과 그 이민자들의 자녀들의 이야기였는데 세월의 격차도 있겠지만 백만인을 위한... 이 작품이 더 뛰어나다는 생각이 든다. 한사람의 자아찾기 삶의 목표 수단 성에 대한 이야기, 남녀간의 사랑과 관계(그러나 지극히 미국적인) 가족, 특히 한국 사람의 가족관계라는 것, 미국의 상류층의 진입기, 모든게 빼곡히 그러나 무척 잘 그려져 있다. 나는 이 작가의 다음 작품도 만나보고 싶다. 무척 기대가 된다. 더불어 기대하는만큼 아주 조금은 두렵다. 이렇게 재미도 있고 생각할 여지도 많은 내용에 당연히 널리 추천하고픈 이 뛰어난 작품 다음에 올 다른 작품이 이 책으로 인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까봐. 종종 첫 작품이 너무나 좋았는데 다음 작품이 그 보다 별로인 경우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만큼 이 책이 너무 좋아서였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네개의 오타와 조승희 사건에 연류하여 광고하는 글귀였다. 조승희 사건때 안 것 이 아니라 얼마전에야 안 책이었고 도입부분부터 강한 흡입력이 있는 글이라 구매해서 본 책이었다. 다 읽고 나서도 조승희 사건과 이 책의 내용이 무슨 관련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일찍 나왔어도 그 일을 막을 수는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주인공의 부모가 세탁소일을 하고 가난한 이민자의 자녀라는 배경과 형제가 둘다 공부를 잘 했다는 것외에 뭐가 비슷한가... 아주 단편적인 면으로야 생각할 수 있지만 조승희사건과 연관짓는 광고글은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이 책 그대로의 뛰어남만을 내세우길 바란다. |
넘 재미있어요. 2권을 하루에 다 읽어버렸답니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입니다. 다들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이민가는데.. 현실의 벽은 높은거만 같네요. 하지만 인물간의 대립구도가 재미있고요... 주인공 케이시가 넘 매력적입니다. 봄에 어울리는 소설 같네요.. 담에는 무엇을 읽을지 고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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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은 내게 美 이민 사회를 살짝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돼주었다. 그러나 그것이 수박 겉핥기식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어떤 부분에 대한 '막연한' 이해 정도만 가능하게 만드는 책이라고 하면 맞을까.
사실 깊이 빠져서 읽기가 어려웠다. 왜냐하면 이 책은 서사가 중심이다. 1, 2권 합해 1,000페이지가 넘는 책이 거의 대화와 서술로만 이뤄져 있다 보니 지루하다는 생각을 많이 갖게 만들었다. 이 책에서 심리적인 부분에 대한 세세하고도 감각적인 묘사나 개성 넘치는 문체 혹은 눈에 띄는 특별한 사건 등을 찾기는 어렵다.
또 해외 동포 자녀들의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운운하기에는 책이 너무 보편적인 색깔을 띠고 있다. 한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논하는 게 오히려 더 맞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만 생각한다면 나름 읽을 만하다. 최근에 읽었던 <달콤한 나의 도시>나 미드 <섹스 앤 더 시티>를 연상시키는 면이 어느 정도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 <달콤한 나의 도시>가 더 매끄럽게 읽히지만.
이 책의 주요 인물 3인방은 모두 여자다. 이 책에 나오는 남자들은 세 여자의 형편없는 들러리 역할을 하고 있는 느낌이다. 작가가 의도한 것일 수도 있고 내가 그렇게 느낀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케이시 한, 엘라 심, 리아 조 세 사람이 주요 인물이고 그 중 케이시 한이 이 책의 중심에 서 있다고 보면 된다.
세 여인은 각각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다. 미 금융가의 중심에 우뚝 서서 백만장자의 공짜 음식을 먹고자 하는 케이시 한, 평범하지만 안정된 삶을 추구하는 엘라 심,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 그리고 신앙 외에는 삶의 낙이 없는 리아 조. 책은 그녀들이 각각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이를 엿보는 일이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네들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내가 이렇게나 타인에 대한 이해심이 없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다.
특히 주인공 격인 케이시의 선택들은 그녀의 부모만큼이나 나를 힘들게 만들었다. "당신은 아직 멀었어. 좀 더 넓어져야 해." 라며 나를 시험(test)하려 드는 인물처럼 느껴졌다. 똑똑하고 매력적인 동양 여자지만 그 내부는 혼돈과 무질서의 바다. 그것을 지켜보는 것이 무척이나 괴롭고 불편했다. 마지막 부분에 가서야 그녀가 내려놓은 젓가락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과 함께 편안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결정에 박수를 보냈다. 사람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는 법이니까.
무슨무슨 상을 많이 받았다고 해서 내 정서에 맞는다는 법은 없는 모양이다. 더구나 문화권이 완전히 다른 나라의 이야기니 더 그럴 수도. 그러나 어쩌면 나와는 그다지 맞지 않은 책이었지만 누군가에겐 중요한 책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궁금하면 읽어보는 게 최선.
아, 그리고 분량이 많아선지 오타가 심심찮게 발견된다. 책이 대박나서 더 찍게 되면 꼭 수정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 |
현란한 문구들이 나를 자극했다. 제 2의 제인오스틴으로 극찬한 한인 1.5세의 소설, 이 책이 좀 더 빨리 나왔다면 조승희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라는 광고문구는 누구든 책을 집어들게 하는 말임에 틀림없다. 나 또한 미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그곳에서 한번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으므로 경험자에 의한 이 책은 어찌보면 길잡이와도 같이 느껴졌다. 1년이란 어찌보면 길고 또 이민자의 삶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짧은 시간일 수도 있는 기간동안 외국에서 살아본 적이 있다. 대놓고 무시하진 않지만 은근히 곁눈질로 쳐다보는 사람들과 '너는 외국인이니까' 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눈들이 부담스러울 때가 종종 있었다. 1년이란 시간만 해도 나름의 심적인 고통으로 한국에 대한 향수를 느낄때가 있었는데 하물며 이민자, 그들의 삶이야 오죽했겠는가 싶다. 더더군다나 콧대높은 미국이란 나라에서의 삶이란 더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소설은 케이시 한, 엘라, 리아 세 여자를 통해 미국에서의 한인 1.5세들의 삶이란 것이 어떠한 지 조명해주고 있다. 직접 피부로 체감할 수는 없지만 글을 통해서나마 그들의 힘든 삶을 느낄 수가 있다. 개방적인 미국사회에서 가부장적인 아버지, 순종적인 어머니를 둔 전형적인 한국가정의 모습에 조금 주눅이 들만도 하지만 케이시는 밝고 당차다. 그녀들은 사람들이 자신을 그저 각자 개인으로 봐주길 원하고 있다. 인종을 뛰어넘어 케이시라는 이름이 나타내고 있는 자신을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어디서나 한국인 1.5세일 뿐이다. 성공을 위한 대학진학, 취직 그 모든 것에 걸림돌이 될 것이 뻔하다. 거기서 느껴지는 본질적인 소외감이나 외로움은 말할 수 없이 슬프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미국사회, 더 나아가 이민에 대한 꿈을 꾸고 있다. 그곳에 가면 여기에 없는 무언가가 있을테지 하는 심정으로 떠나곤 한다. 그들의 머릿속엔 버젓하게 성공해서 금의환향하게 되는 모습만 있을 뿐이다. 물론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것은 뼈를 깎는 고통과 시간이 수반되어야 할 일이다. 또한 그러고서도 환상만 좇다 실패한 이들도 적지않다는 게 현실이다. 과연 그곳에서 어느정도의 사람들이 성공적인 삶을 누리고 있는 걸까. 보통은 자식을 위해서 허드렛일도 마다않고 일하는 부모님과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는 아이들을 둔 가정이 대부분일 것이다. 아마 그것이 미국사회 내에서의 대부분의 한인들의 삶이 아닐까 싶다. 그들은 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책은 2권으로 나눠진 묵직한 두께의 분량이긴 하지만 빨리 술술 읽힌다. 하지만 역시 제2의 제인오스틴이란 말은 홍보차원에서 쓰인 지나친 과장이 아닌가싶다. 또한 미국 한인사회에 크나큰 충격을 주었던 조승희 사건을 연관지은 것도 조금 그렇다. 사실 그 말에 혹해 읽은 면도 없지 않아서 조금 실망도 했다. 편견이란 것이 모든 일에 부정적인 일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 책에 대해 나름 편견을 가졌던 것 같다. 그것이 읽는 내내 독이 되었던 것 같다. 대체로 좋았다는 사람들과는 달리 나는 그다지 큰 감흥은 없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 한편을 본 느낌이 들었다. 또 너무 큰 기대가 실망을 불러일으킨 꼴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미국 내에서의 한인사회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 그것만큼은 좋은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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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옆자리에 친구들과 자리잡은 그녀, 얼굴톤과 특유의 눈모양이 교포임에 틀림이 없는 듯 하다. 그녀가 입을 열자 나의 추측은 확신으로 변한다. '역시 그들은 살짝 달라'
하지만 읽는 동안 1.5세대소설이라는 타이틀과 달리 소설속의 등장인물들은 내 주변 사람들을 떠오르게 하는지..너무 착해서 자신과 어울리는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엘라, 성공을 위해 삶을 재단하기에만 바쁜 테드, 꿋꿋하게 자신을 삶을 헤쳐나가는 케이시의 동생, 아 그리고 독특한 공간- 미국의 한인교회 묘사는 탁월하다.
의외로 주인공의 케이시에게는 현실성이 많이 부족한데, 작가가 멋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내보고자 하다가 그렇게 된게 아닐까? 케이시의 방황은 재미교포라는 정체성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고, 조승희사건과 엮는 마케팅은 좀 당황스럽다. 20대의 혼란과 방황에 초점을 맞추어 보면 좋을 듯 하다.
심각하다기 보다는 두꺼운 책을 가볍게 읽고 넘겼던 소설..예상과는 많이 달랐다. |
정말 나는 이 책을 너무 추천하고 싶다. 우연히 도서관에 꽃혀있던 책이었는데 출간된 당시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2008년에 출간된 책을 나는 2010년에 읽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 "케이시"에게 빙의된 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을 똑같이 하고 있었다. 그치만 나의 생활은 케이시의 친구 "엘라" 처럼 보이길 원했다. 조신하고, 단아한?
물론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 내가 겉으로는 엘라처럼 보였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은 케이시와 하고 있는 고민과 같았다.
특히 딱히 전문적으로 하고있는 일도 없으면서 돈을 버는대로 나에게도 쓰고싶고 주변에도 잘하고 싶어서 그러다보니 계속 소비가 늘어나고 자신이 한심하단 생각을 하게되는.. 또한 내 걱정도 산더미같으면서 남의 걱정도 산더미같이하고.. 부모님과 주변사람들은 이렇게이렇게 하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들의 잣대에서 벗어난 방식으로 살고싶어하는 점이 참 비슷했던 것 같다.
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정도로 너무 비슷했다.
이 책은 총 2권으로 되어있는데 이민가정에서 일어나는 갈등 속에서 주인공이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이민하여 간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한국 정서와는 조금 안맞을수도 있겠지만 사람이 하는 고민은 다 똑같이 마련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너무 일상과 비슷한 면을 많이 서술해서인지 더욱 빠져들어서 읽었던 것 같다. 작가의 말하듯이 풀어쓰는 이야기체도 이 책의 감동을 더 느낄 수 있게 해주는데 한 몫했다고 본다.
이 책은 20대의 고민많은 우리 여자들이 많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분명히 대다수는 나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에서 "세상을 사는데 정답이란 없다" 라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굳게 믿고 있던 것들이, 하나, 둘 아님을 경험하며 현실에서의 나는 생각보다 작은 존재임을 깨닫곤 한다. 내 경우는 특히 그것이 심해서 굳게 믿었던 것들 대부분이 깨져버렸다. 그로 인해 내 생각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불안한 상태가 되어 요즘도 함부로 어떤 가치관을 고집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역시 경험으로 아는 것이 진짜 아는 것인듯 하다.
주인공 케이시는 마치 이런 내모습을 그대로 투영한 듯 했다. 그녀 역시 혼란스럽고 불안했으며 그동안 자신이 알아온 가치와 현실에서 자신의 간극을 처음으로 느끼고 아주 많이 힘들어했다. 미국에서 이민자의 자녀로 자란 케이시는 이민자 부모들이 대부분 그렇듯 헌신적인 뒷바라지를 받고 명문 케임브리지 대학을 나온다. 부모는 자식들의 성공을 자신의 성공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졸업하고 변변한 곳에 취직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 케이시는 아버지와의 큰 갈등을 겪고 집을 나가버린다.
미국에서 자라고 명문 케임브리지 대학을 나온 그녀가 과연 무슨 고민이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녀에겐 그것이 영예라기 보단 자신이 공부해서 얻은 정정당당한 것이었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었다. 물론 다른 아이들보다 형편이 좋은 편은 아니었기에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다녔지만 그것 말고는 학교를 다니며 누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누리고 그 환경을 만끽하며 살아왔다. 명문 대학 학생들이 상류층으로 대부분 진입하므로 그런 문화 속에 속해있던 케이시는 당연히 누리던 것들이, 현실에선 당연한 것이 아님을 깨닫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붕 뜬 상태가 된다.
현실에선, 지금껏 당연하다고 여겼던 모든 것들을 꾸려나가기 힘들다. 현실에 맞추려면 이제껏 살아온 자신을 부정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말 그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케이시의 모습에서 그 혼란스러움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듯 했다.
머리로 그리던 현실과 직접 마주현 현실의 간극은 쉽사리 메꾸어지지 않지만, 케이시는 조금씩 조금씩 자신이 그려왔던 현실에 가깝도록 앞으로 나아간다. 물론 혼란스러움도 끌어안은 채 말이다. 말미에 결국 그녀는 자기 힘으로 성취하지만 우습게 그토록 바래왔던 그 목표에 다다랐는데도 케이시의 마음엔 왠지 모를 찜찜함이 여전했다.
나와 전혀 다른 상황에 놓여있는 교포의 삶인데도 흡사 내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케이시의 혼란스러움이 어떤 것일지 쉽게 공감할 수 있었고 이야기에 몰입하기도 쉬웠다. 나나 케이시나 머리로는 많은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현실에 부딪혀 본 적은 그닥 많지 않다. 특히 부모의 품에서 긴 시간 있다보니 어른이 되어서도 현실과 마주할 기회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대학을 졸업하고 비로소 마주하게 된 현실은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이고, 머리로 그려왔던 현실은 그저 내 머리안에서만 존재한다는 걸 깨달았다. 세상이 나를 작은 존재 취급하는 것에 쉽게 속상해했고 자존심 상하기도 했다. 내가 이런 대접을 받을 사람이 아니라며 오만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처를 거듭 반복하다 보니 난 세상 안에서 정말 작은 존재였고, 큰 대접을 받기엔 아무것도 해 놓은 것이 없음을 알게 되었다. 큰 대접을 받는 사람들은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큰 노력을 해서 성취한 것임을 이제서야 머리로가 아닌 마음으로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도 여러가지 일을 현실에서 마주할 것이고 또 넘어서야 할 것이다. 그때마다 혼란스럽고 힘들겠지만, 그것이 거쳐야 하는 것이라면, 내 방식대로 여러번 삽질(?)을 하더라도 헤쳐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에 순종적인 리아 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세 여인을 통해 바라보는 한인 사회.
사랑은 모든 걸 이겨낼 수 있다는 꿈을 가진 엘라 심은 자수성가한 모델인 테드 킴에 사랑에 빠지고, 그와 결혼을 한다. 임신 8개월째에 믿었던 그에게 배신을 당한 그녀는 직장에 다녔 을 때 상사인 데이비드에게 고민을 털어놓게 되고, 데이비드는 따뜻하게 위로해 준다. 용서는 해 주었지만, 그를 신뢰하지 않는 엘라 심은, 테드 킴이 다시 바람을 피워 회사를 사표내게 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이혼에 동의하게 되고, 이혼하기 하루 전 날인, 케이시 한의 동생 티아의 결혼식에서 자살을 기도한다.
케이시와 동생 티아가 전부인 순종적인 여성 리아 조. 남편의 세탁소가 불이 타고 난 후, 새로운 일을 찾으려 한다. 딸 아이 티아의 결혼식을 행복한 눈으로 바라본다.
# 문화적 충돌, 한인사회의 모습을 생생히 글로 표현하다.
부자집 딸로 태어나, 자수성가한 한국인과 결혼하며 행복한 생활을 꿈꾸었던 엘라의 좌절과 케이시의 동생 티나가 부모가 원하는 한국인과 결혼하려 애쓰는 모습에서 한국인이 아닌 백인과의 결혼을 좋아하지 않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티나의 결혼식 하루 전 저녁식사에서 티나의 배우자가 될 인철의 가족들과 모여 식사를 하는 모습에서 보여지던 많은 충돌의 모습들에서, 문화적 차이를 더욱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아메리카 드림로 꿈의 도시로 이루어지는 모습 뒤에 드리워진 인종적 차별과 문화적 차이를 극복해야 하는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예리하게 보여준다.
# 케이시 한을 보며, 외국인 노동자의 자녀를 생각해 보다.
인맥을 통한 추천서를 통해서만이, 면접을 뛰어 넘어야 자신이 원하는 자리를 얻을 수 있는 미국식 인사방법이 틀에서 보이지 않는 인종의 장벽을 느꼈다고 할까. 우리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새록새록 솟아났다. 촉망받는 수재로, 탄탄한 미래를 바라보다가, 문화적 차이를 깨닫고, 제이와의 결혼을 포기한 케이시 한이 은우와 어떻게 될 것인지, 테드와의 이혼으로 절망에 늪에 빠진 엘라는 어떤 삶을 살게 될 것인지, 리아 조는 어떤 일을 만나게 될 것인지 2권이 궁금해진다. 528 페이지를 읽었고, 2편 역시 그에 못지 않지만,
시간이 급류처럼 빠르게 지나는 것처럼 책읽는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꼼꼼한 구성과 등장인물 간의 유기적인 연결, 생생한 묘사가 주는 힘이라 믿는다. 다음 편이 기다려지는 책, 1편을 읽었다면, 2편을 읽지 않을 수 없다. |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이란 색다른 제목과 창문턱에 기대 담배 한대를 피고 어딘지 고독해 보이는 세련된 여인의 모습이 담긴 표지에 끌렸다. 두 권으로 된 두꺼운 책이지만 또 다른 삶을 엿보는 재미에 푹 빠져들어 순식간에 읽어나갔다. 재미있고 궁금해 책장을 넘기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 이민자들이 타지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환상이 아닌 현실을 보여준다. 학창시절 친구들이 해외로 이민가는 것을 볼 때엔 막연한 동경을 포함해 나도 외국에 나가 살고 싶었던 적이 있다. 물론 그러기가 쉽지 않음을 알고는 있었지만. 무얼 먹고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부터 해야한다는 큰 문턱부터 지나가야하기에...
한국에서 버젓이 자리잡고 잘 살고 있는 가정도 타지인 외국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국에서 그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든 외국인이기에 그들 속에 섞여 일하기 쉽지 않고 세탁소나 가계를 하며 삶을 꾸려나간다는 사실은 무시하지 못할 진실이다.
한국에서 자리잡고 잘 살아도 자신의 자녀가 성공하고 높은 사회적 지위와 부를 획득하기를 모든 부모는 바랄 것이다. 더구나 다른 나라로 이민 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하루 종일 세탁소나 가계에서 일해 살아가는 이민자들이 자신을 희생하면 희생 할수록 자녀를 바라보는 마음은 더 할 것이다. 케이시 한 또한 어렵게 세탁소를 운영해 자신을 키워준 부모의 기대 속에서 고민하고 좋은 교육을 받아도 아무리 바둥거려도 쉽지 않다. 엘라 심. 의사인 자상하고 부유한 아버지의 사랑을 받으며 화초같은 보살핌을 받으며 아름답고 착하게 자라난다. 남부러울 것 없던 그녀도 상처 받고 한층 성숙한다. 순종적이고 희생적인 케이시의 어머니의 삶을 바라보며 이민 가정 속의 어머니를 엿볼 수 있다. 각기 다른 세 여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다른 경험을 해보았다. 내가 그녀라면 어떤 선택을 할 지 고민해보며.
이민 가정에서 자란 1.5세의 내적 외적 고민 뿐만 아니라 다른 세계에서 느끼는 소외감 차별감을 와닿게 들려주고 있다. 다행히도 어떤 삶에서도 부당하게 느껴질 수 있는 현실 속에서도 실망과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