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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는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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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배달 받았다.     고시원에서                   - 차창룡 -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이곳에서 산다  한때는 야망을 품고 이곳에 왔고  한때는 갈 데가 없어 이곳에 왔으나  가족들과 헤어진 사람들이 이곳에서 산다  가족들을 잊기 위해 산다  가족들을 잊지 못해 산다  가족들과 영영 헤어지기 위해 산다  헤어짐이란 고시와도 같은 것  나는 날마다 고시공부하듯 결별의 책을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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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배달 받았다. 
  
  고시원에서 
                  - 차창룡 -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이곳에서 산다
  한때는 야망을 품고 이곳에 왔고
  한때는 갈 데가 없어 이곳에 왔으나

  가족들과 헤어진 사람들이 이곳에서 산다
  가족들을 잊기 위해 산다
  가족들을 잊지 못해 산다
  가족들과 영영 헤어지기 위해 산다

  헤어짐이란 고시와도 같은 것
  나는 날마다 고시공부하듯 결별의 책을 읽는다
  벽마다 책이 쌓여서 무너질까봐
  그 위를 무거운 책으로 눌러놓고도

  나를 포위한 책 속에서 행복하다
  책을 벗어나지 못하는 내게는
  책으로 만든 장작불이야말로
  최고의 다비식을 제공할까

  (중략)

  이 시를 읽는 순간 왠지 가슴이 막막해져 오며 아무 일도 하기 싫은 거 있죠. 화자의 출구없는 삶과 너무 멀리 와버려서 돌아갈 수 없는 길, 버릴 수도 없는 책들을 쌓아놓고 다비식을 꿈꾸는 남자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어떤 시인인지 궁금해서 시집을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차창룡 시인은  2010년 3월 해인사에서 출가를 했더라구요. 사실 좀 놀랐습니다. 저는 평소 시집을 잘 읽지 않는 편이라 생소한 시인이었는데 알고보니 꽤 유명한 시인이더군요. 시집도 여러 권 냈고, 인도 관련 여행책도 발간했구요. 알고보니 시인은 법대를 나왔더군요. 왜 고시원에 관한 시가 많은지 그 까닭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막막한 현실의 벽에 책을 쌓아두고 그 책으로 다비식을 꿈꾸는 남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저에게 전해졌습니다.

 차창룡 시인은 해인사 행자생활에 대해 
  "내가 힘든 행자생활을 견디고 있는 것은 어쩌면 늦은 나이에 출가했기 때문인지 모른다. 속가에
  해볼 것 다 해보았는데 뭘 더 바랄것인가. 결혼도 해봤고, 이혼도 해봤고, 직장도 여러 곳 다녔고,
  긴 세월 대학에 몸담으면서 박사학위도 받았고, 여러 대학에 강의도 해봤고, 글을 써서 명예도 얻
  었다. 이제 해보지 않은 것은 여법한 수행뿐이다"
 라며 자신의 근황을 이야기했습니다. 늦은 나이에 인생의 여정을 돌고 돌아 그가 오랜 세월 염원했던 불교에 귀의했으니 또 다른 깨달음이 담긴 시들을 기대합니다. 고시원이 아닌 불가의 선방에선들 시인이 이루지 못할 것은 없겠지요.

 그래서 그런지 그의 시에는 유난히 불교 관련 시들과 시어가 등장합니다. 그는 출가하기 오래전부터 불교와의 연을 그렇게 부여잡고 있었나 봅니다. 
 
  고향 룸비니는 아직도 까마득한데
  쿠쉬나기르에서 부처님은 
  대장장이 춘다가 차린 마지막 정찬을 맛있게 드시고
  마지막 배탈이 나신다.
              - 집으로 가는 줄 中 -

 또한 인도의 신화에도 관심이 많은지 인도의 신화나 신들이 등장하는 시도 꽤 있습니다. 시인은 아마도 원래 출가하게 되어 있던 인연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인은 출가를 해서도 계속 작품 활동은 하겠다고 했으니 아마 삶의 근원에 대한 깨달음이 있는 시들을 만날 수 있겠지요.  
 
 저는 요즈음 이 시집을 읽고 난 후 시 읽는 재미에 빠져있습니다. 저는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이상하게 사춘기 때 잠깐 말고는 시의 감동과 재미를 못느꼈는데 마흔이 훨씬 넘은 이제야 시를 읽고 있습니다. 저에게 사추기가 온 걸까요. 김용택 시인의 시집 제목처럼 '시가 내게로 왔다'는 말이 꼭 맞는 요즈음입니다.

 짧은 한 편의 시 속에 담긴 삶의 다양성들이 좋습니다. 소설처럼 길게 말하지 않고도 내 눈앞에 그려지는 것들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차창룡 시인의 '고시원에서'라는 시 한편으로도 그의 젊음을 지나간 삶의 버거움을 고스란히 느꼈습니다. 출구없는 현실이라도 놓을 수 없었던 시인의 막막함이 가슴아팠습니다. 

 저도 하릴없이 나이만 먹은 제 삶을 돌아봤습니다. 별거없는데도 매순간 왜 그렇게 힘들어했던지, 다 지나가는데도 말입니다. 순간을 영원처럼 생각하며 고통받았던 시간들이 허무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세월과 함게 얻은 교훈으로 지금 제가 잘 살고 있냐면 또 그것도 아니거든요. 이렇게 단순한 저는 과거도 미래도 없이 오직 현재에만 갇혀사는 것일까요. 날마다 마흔의 고개를 힘겹게 넘고 있는 저에게 시가 왔습니다.

c*****6 2011.06.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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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에 대한 따뜻함, 가졌지만 의무를 하지 않는 자에 대한 분노
"사회적 약자에 대한 따뜻함, 가졌지만 의무를 하지 않는 자에 대한 분노" 내용보기
최재천 전 의원께서 시 한편을 소개해주셔, 이 시를 <고시원은 괜찮아요> 따라 이 시집을 읽게 되었다. 시인이 <김수영 문학상>을 탈만하다는 생각을 한다. 소시민의 삶에 대한 애틋함이 있고, 사회적 약자인 특히 외국인 노동자를 보는 시선에 따뜻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사회적 강자이지만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자들에 대한 강한 분노가 느껴진다.    이 시집은 용
"사회적 약자에 대한 따뜻함, 가졌지만 의무를 하지 않는 자에 대한 분노" 내용보기

 최재천 전 의원께서 시 한편을 소개해주셔, 이 시를고시원은 괜찮아요따라 이 시집을 읽게 되었다. 시인이김수영 문학상을 탈만하다는 생각을 한다. 소시민의 삶에 대한 애틋함이 있고, 사회적 약자인 특히 외국인 노동자를 보는 시선에 따뜻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사회적 강자이지만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자들에 대한 강한 분노가 느껴진다.

 

 이 시집은 용산 참사 전에 나온 것일 것이다. 이 분의 용산에 대해서 어떻게 분노했는지 궁금하다. 이 시집을 읽으면서 정말 뜨끔했던 것이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 사고에 대한 시인의 분노였다. 우리 사회의 도덕성 지수가 있다면 높지 않을 것이고, 우리에게 그래도 시인과 같은 혹은 독자와 같은 사람들이 있어, 더 낮지 않게 유지한다는 생각이다.

 

 고시원, 주거 공간 중에 최저 경비로 살 수 있는 곳일 것이다. 그래서 없는 사람, 혹은 젊은 사람이 사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시를 읽으면서 외국인들이 사는 곳이 많구나라고 어렴풋이 알게 된다. 그리고 시에 마지막에 나오지만 불이 나도 괜찮아요 라는 말도 안되는 말도 고시원이 불이 나면 모두 죽고 만다는 엄청나게 비극적인 사실을 웃기는 말로 보여주고 있다.

 

z******g 2011.08.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