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도 읽지 않은 책』라는 책 제목은 아서 케스틀러가 주로 케플러를 중심으로 초기 천문학사를 다룬 『몽유병자들』에서 코페르니쿠스의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에 대해 쓴 글에서 따왔다. 케스틀러는『회전에 관하여』에 대해서 “아무도 읽지 않은 책”이자 “역사상 가장 판매가 신통치 않은” 책이라고 썼다. 오언 깅거리치는 케스틀러가 완전히 틀렸음을, 최악의
실수였음을 자신의 지적 여정을 통해 밝히고 있다. 즉, 제목
『아무도 읽지 않은 책』은 반어적이다.
저자는 1970년대부터 코페르니쿠스의
『회전에 관하여』를 추적했다. 천 년 넘게 의심없이 받아들여지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을 뒤엎고, 새로운 우주관을 선보인 위대한 책이 어떤 이들이 읽었으며, 그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으며, 어떤 경로를 거쳐, 지금 어디에 있는지, 그것들의 가치는 어떤지를 30여 년에 걸쳐 추적한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코페르니쿠스의 『회전에 관하여』의 주석에 관한 조사』로 완성해서 출판했고, 『아무도 읽지 않은 책』는 바로 그 『조사』의 개인적 회고록과 같은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새로이 알게 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이런 분야가 있구나 하는 것이다. 오래된
희귀본, 그것도 과학사상 중요한 책을 팔고 사는 마당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그 책에 적힌 주석들을 통해서 책의 소유 흐름을 파악하고, 그들의
생각을 탐구하고, 당시의 지적 풍토를 알게 되고, 또 도난
서적에 대한 판단을 하곤 하는, 그런 분야 말이다. 읽는
이의 주석이란 것이 그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비로소 깨달았다고나 할까.
또 하나는 『회전에 관하여』의 초판과 2판에
얽힌 이들의 면모다. 오언 깅거리치의 추적을 따라가다 보면 수많은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인물의 목록은 다양한 인물을 포함하지만, 더없이 친숙한 이름들도
만나게 된다. 케플러, 튀고 브라헤, 갈릴레이, 브루노, 뉴턴
같은 인물도 만나게 되고, 심지어 애덤 스미스 같은 인물도 만나게 된다. 과학 혁명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지적 그물을 보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16세기 거의 모든 천문학자들이 등장하는데(『회전에
관하여』가 당시에도 그처럼 많은 영향력을 가졌다는 얘기가 된다), 그들이 과학의 진보에 어떻게 반응을
했는지, 즉 과학의 발달에 관한 일반적인 양상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이 책은 코페르니쿠스의 삶이나 그의 이론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살피고 있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자기 자랑 같은 책이다. 그런데, 책 하나의 역사를 추적하기 위해 전세계의 도서관을 헤집고 다닌 그의 열정을 떠올려보면, 충분히 자랑할 만한 일이며, 뻐길만하다는 생각이 든다(노골적으로 자랑하고 뻐기는 것도 아니다). 무엇 하나에 빠져서 완벽한
전문가가 되는 일이 위대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기도 한다.
이 책은 절판이 된 상태다. 그렇게 잘 팔리지가 않았다는 얘기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았다. 충분히 재미있는
주제인데 말이다. 시기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여전히
과학도서에 대한 수요층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지만 지금이라면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또 한 가지는 좀 장황한 글쓰기 탓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워낙 복잡한 소유의 흐름이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지만, 읽으면서
그 책이 도무지 어디서 어디로 갔다는 것인지, 이게 왜 문제가 되는 것이고, 왜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없어 내용을 놓치고 지나가는 경우가 없지 않았다. 저자의
입장에서는 요약이지만, 읽는 이의 입장에서는 방대한 흐림이라서 그렇다.
그래도 즐거운 여행이었다. 오언 깅거리치의 발걸음을 따라서, 그의 눈을 통해서 과학 혁명의 위대한 책을 한껏 감상했다. (2104. 9) |
|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열정이 느껴진다. 사실 책을 중히 여긴다고 해서 당장에 목구멍의 포도청을 해결해 주는 것도 아니지만, 나역시 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책을 만나면 반가와서 어쩔줄을 모른다. 이번 책 [아무도 읽지 않은 책]이 또 그러했다. 제목부터 책에 대해 호기심을 자극하고 내용 또한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박진감이 넘쳤다. |
|
코페르니쿠스...라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혁신적이고 새로운 발상의 이미지인 것 같습니다 ![]() 이 책의 제목인 '아무도 읽지 않은 책'이라는 표현은 『회전에 관하여』에 붙은 별명입니다 이렇게 불렸다고 하네요 책 자체뿐 아니라 거기에 남겨진 필기를 추적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이해되었는지도 간략하게나마 알 수 있었구요 태양이 중심에 위치한 새로운 천체관을 받아들였을까요? |
|
과거를 돌아보는 일은 어쩌면 부끄럽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다. 옛날 이야기들을 새삼스레 들춰보면 미숙했던 점, 잘못한 일, 올바르지 못했던 생각 등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누구나 감추고 싶은 마음일 게다. 자신의 과거를 드러내는 것은 그래서 얼마간의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위에 링크 건 「지난 이야기 메뉴를 만들다」라는 글에서 밝힌 것처럼 기존의 홈피가 완전히 새롭게 개편될 것이기에 기존의 글들을 대피시켜놓는 차원에서 지난 독후감들을 이곳 Yes에도 옮겨놓는 작업을 하려고 한다. 누가 읽어보기야 하겠는가마는, 자료 보관 차원에서 철지난 독후감이지만 이곳에 게시하려고 한다.
사실 아주 우연한 계기로 2002년 9월부터인가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두어야겠다고 결심을 하였다. 매주 1권씩의 책을 읽으면서 말이다. 그후 계속 지켜왔는지는 지금은 기억이 잘 나지 않아 모르겠다. 「책을 읽고나서」 란 메뉴를 만들어 기록해 왔다. 참고삼아 링크를 걸어봐둔다. 홈피가 개편되고 나면 연결이 되지 않을 것이다. http://www.myinglife.co.kr/bbs/bbs.htm?dbname=B0041&mode=list&page=66&ftype=&fval=&etc=
메뉴의 시작 글을 옮겨적어 본다.
* 책에 대한 리뷰가 아닌 이 일반 포스트 글이 게시가 될지 아직 모르겠다. (역시, 상품을 반드시 추가하여야 합니다, 라는 메세지가 뜬다! ) 할 수 없이 틈새독서를 선택했으나, 이미 독후감을 써 올렸기에 될지 모르겠다! (해당 상품에 대한 리뷰를 이미 썼습니다, 라는 메세지가 뜬다!) 어떻게 하면 글을 게시할 수 있을까? [아무도 읽지 않은 책, 이란 책이 다 있다^^ 미안하지만 이책을 선택해야겠다] 또, 메시지가 나온다, 평가를 해달란다. (읽지 않은 책을 어찌 평가하란 말인가! 중간을 선택해야겠다.)
참고로, 책을 열심히 읽어왔지만 나의 책읽기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아니 어쩌면 많이 다르다고나 해야할까. 책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서였다기 보다는, 읽는 책들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작업이었다고나 할까. 물론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 많은 지식과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래서 독후감(or 리뷰)를 쓰는 것 자체도 일반적인 것과는 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책들은 저마다 어떤 주장이나 설명을 담고 있지만 극히 부분적인, 혹은 편파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책들은 유행에 따르는 것에 불과하기도 하고. 진짜 좋은 내용을 담고 있거나 훌륭한 책들을 선별하는 작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독후감에 책들에 대한 평가는 유보해 두었다. 어떤 책이든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신념하에서 책의 수준이나 질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서 나의 독후감은 그 책에 대한 권독서가 아니었나 싶다.
혹시라도 누군가 나의 독후감을 읽게 된다면, 이러한 점을 감안하고 읽는다면 독후감 자체에 대한 이해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오늘날과 같은 살기 힘든 세상에서는, 나는 독서는 인생공부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취미를 넘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본다. 너무나 복잡한 세상살이를 잘 해내기 위해서는 자기자신을 잘 지킬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길이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야 오래 잘 살면서 취미로의 독서 또한 잘 해나갈 수가 있을 것이리라.
자체에 다시 한번 인생 공부를 위한 독서를 권하는 바이다. 적어도 일정 수준의 독서를 해온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막 독서를 시작한 사람들은 우선은 독서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처음부터 인생 공부라는 좀 부담스러운 요구를 한다면 책을 가까이 하기도 어렵긴 할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 길을 걸어야 하리라.
책이 누구에게나 인생길을 밝혀주는 등불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2014. 6. 26. 16:29
독서 전도사 고서 김선욱
덧글) 죄송합니다만, 저는 이 책 읽을 읽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책을 읽어서 이 미안한 마음을 표하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