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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담은 위즈덤하우스의 임프린트 출판사로, 예담판 『어린 왕자』는 디자인 문구류 회사인 아르데코7321이 '어린 왕자'의 상표권 계약을 체결한 후 국내 시장을 거의 독점하려는 의도로 위즈덤하우스와 함께 낸 책이다. 전반적으로 예담-아르데코7321판은 기존 번역본과 큰 차이가 없어보이고, 부분적으로 기존 번역본의 오류를 개선한 부분이 있지만, 많은 면에서 기존 번역본에 못 미치는 점이 있다. 그 세목들을 삽화 및 텍스트의 정확성과 문체의 성실성, 그리고 번역의 적확성 면에서 살펴보자. 이를 위해서 원문인 프랑스 갈리마르Gallimard 출판사의 폴리오Folio 문고판과 전성자가 옮긴 문예출판사판, 김화영이 옮긴 문학동네판, 그리고 지금 문제가 되는 예담-아르데코7321판을 함께 살펴보자. 이해를 돕기 위해 영어판인 하코트-브레이스판도 종종 함께 인용할 것이다.
『어린 왕자』의 삽화와 텍스트는 오래도록 어려움을 겪어왔다. 전쟁 중이었던 탓도 있고 해서, 저자인 생떽쥐뻬리가 제대로 살피지 못한 탓일 터다. 그래서 오래도록 잘못된 삽화와 잘못된 텍스트가 실려 있었다. 그것은 프랑스 갈리마르판 『어린 왕자Le Petit Prince』 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갈리마르 출판사는 1999년 폴리오 문고판으로 이 책을 새로 내면서 삽화와 텍스트에 있었던 그간의 오류를 교정했다. 이러한 저간 사정이 폴리오 문고판 앞머리에 작자의 유족으로 보이는 프레데리끄 다게이Frédéric d'Agay가 쓴 "일러두기avertissement"에 나와 있다. 최근에 국내에서 출간된 『어린 왕자』는 대개 1999년 판본을 반영한 것으로 그런 오류가 대개 눈에 띄지 않지만, 아직까지 개정되지 않은 부분도 많다. 예담-아르데코7321판도 이른바 '정식 계약판'답게 오류가 거의 없다. 하지만, 삽화에서 하나, 텍스트에서 하나의 문제가 눈에 띈다. 삽화의 경우 천문학자가 천체망원경으로 우주를 바라보는 그림에서 별이 빠져 있다는 문제가 있다(1999, 22; 2007a, 17; 2007b, 22: 2008, 23): 한편, 텍스트의 경우 '나'가 소행성의 이름을 짓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예로 든 소행성의 이름이 잘못 기재되어 있다는 문제가 보인다(1999, 22; 2007a, 17; 2007b, 23; 2008, 22):
갈리마르의 정본에서 분명히 '325호'라고 씌어 있는 것이 예담-아르데코7321판에서는 3251호로 바뀌어 있다. 단순히 별 이름의 사례를 든 것이므로 '325호'라고 하거나 '3251호'라고 하거나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이 '소행성 325호'는 별 뜻 없이 나온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린 왕자가 세 봉우리의 화산과 한 봉오리의 꽃을 남겨두고 자기 별을 떠나 처음 도착한 곳이 왕이 살고 있는 '소행성 325호'이기 때문이다. 『어린 왕자』에서 '소행성 325호'는 단지 이름의 사례이거나 혹은 어딘가 있기는 하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은 곳이 아니라, 어린 왕자가 직접 다녀간 소설의 한 중요한 무대인 것이다. 참고로, 영어판 『어린 왕자The Little Prince』에서도 아래와 같이 정확하게 쓰고 있다(1971, 11).
예담-아르데코7321판은 비교적 유려한 문체를 사용하고 있다. 흔히 하는 말로 이 책은 '읽히'며, 특히 어린이들을 고려한 듯 비교적 쉬운 말을 사용해서 원문을 옮기려고 한 점이 돋보인다. 하지만 아주 중요한 문제가 있다: 어린 왕자가 사용하는 말이 반말tutoyer이거나 높임말vouvoyer이거나 무조건 높임말로 옮겼다는 점이다.
먼저 어린 왕자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을 보자(Saint-Exupéry 1999, 15; 2007a, 10; 2007b, 13; 2008, 12):
갈리마르판에서 보듯이 어린 왕자는 '나'에게 반말을 하고 있다. 여기서 dessine-moi라고 하면 분명히 너tu에 대한 명령문으로 반말이며, 높임말로 vous에 대한 명령문이 되기 위해서는 dessinez-moi라고 해야 한다. 문예출판사판이나 문학동네판은 이를 모두 반말로 옮기고 있지만, 예담판만은 이상하게도 높임말을 쓰고 있다. '나'가 아저씨뻘이므로 높임말을 쓸 것 같지만 실제로 어린 왕자는 '나'를 tu라고 부른다(1999, 18; 2007a, 13; 2007b, 15; 2008, 15):
'Tu vois bien'은 직역하면 '네가 보다시피' 정도에 해당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어린 왕자는 버릇이 없어서 누구에게나 너tu라고 부르고, 누구에게나 반말tutoyer을 쓰는 것일까? 혹은 어린 왕자는 너무나 어려서 반말과 높임말을 잘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누구나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께도 동네 아저씨에게도 반말을 쓰던 경험이 있으니까 말이다. 소행성 B612에서 혼자 살던 어린 왕자에게는 누구도 그런 높임말을 가르쳐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어린 왕자는 무척이나 분명하게 너tu라고 부를 사람과 당신vous이라고 부를 사람을 구분하고 있다. 가령 어린 왕자는 소행성 325호에서 만난 왕을 분명히 당신vous이라고 부르고 높임말vouvoyer을 쓰고 있다(1999, 43; 2007a, 42; 2007b, 54; 2008, 56):
첫 줄에서 어린 왕자는 왕을 당신vous이라고 부르고 있고, 셋째 줄에서 당신vous에 대한 명령문인 régnez-vous를 쓰고 있다. 어린 왕자는 왕에게 일관되게 높임말vouvoyer을 쓰고 있다. 어린 왕자는 왕 이외에도 허영쟁이와 지리학자에게는 높임말을 쓰고, 그 밖의 사람들에게는 반말을 쓴다. 특정 사람에게 높임말을 쓰는 것은 (떽스뜨 속에서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그들의 나이를 고려한 것일 수도 있고, 그들의 지위를 따진 것일 수도 있으며, 어쩌면 상대방이 바라는 바를 환기시켜 주는 것일 수도 있다. 말하자면, 왕에게 높임말을 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할 것이고, 허영쟁이에게는 높임말을 써 주면 좋아할 것이다. 지리학자도 권위의식이 있는 학자로서 높임말에 걸맞는다. 이유야 어쨌든 번역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왜 이들에게 높임말을 쓰는가보다는, 이들에게 높임말을 쓴다는 사실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런데 예담-아르데코7321판은 왕자가 하는 모든 대화를 높임말로 옮기고 있다. 어린이가 어른에게 높임말을 써야 한다는 당위 때문이었는지 혹은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나는 모르겠다. 강주헌이 옮긴 2001년판 『어린 왕자』에서는 반말/높임말의 층위가 정확하게 구분되어 있으니 이상한 노릇이다. 독자들로서는 어린 왕자가 하는 말의 층위를 잘 전달받을 권리를 잃은 것이다.
한편 예담-아르데코7321판의 또다른 문제점은 원문의 괄호를 모조리 풀어놓았다는 것이다. 종종 번역 과정에서 글의 흐름을 고려해서 괄호를 푸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원문의 모든 괄호를 풀어놓았다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독자들은 괄호를 통해 글에서 좀더 주된 부분과 부차적인 부분을 구분할 수 있으므로 이는 무척 위험한 결정이다. 예를 들어, 생떽쥐뻬리가 레옹 베르뜨에게 바치는 헌사에서도 그런 문제점이 나타난다(1999, 11; 2007a, 5; 2007b, 5; 2008, 5):
여기서 생떽쥐뻬리가 '어른도 다 어린이였다'는 것을 언급하는 이유는 그가 이 책을 레옹 베르뜨라는 어른에게 바치는 것에 대해서 어린이들에게 이해를 구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어른도 다 어린아이였다'라는 대전제를 언급함으로써 생떽쥐뻬리는 이 책을 레옹 베르뜨라는 사람의 어린 시절에 바칠 수 있는 면죄부를 받게 된 것이다.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는 언급은 역시 부차적인 문제로, '어른도 다 어린아이였다'라는 대전제에 대한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예상되는 반발을 미리 수용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 문장은 역시 괄호로 묶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담-아르데코7321은 이처럼 괄호를 빼버림으로써 주된 부분과 부차적인 부분을 구분할 수 없도록 하였는데, 그럼으로써 한편으로는 또한 원 문장의 매력과 맛조차도 잃어버린 경우가 많다.
예담-아르데코7321판에서 보이는 세 번째 문제점은 올바르지 않은 강조 부사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사실은 부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너무'라는 말을 한국인들은 너무 많이 쓴다. '너무'는 불어로 trop, 영어로 too much의 뜻을 가진 부사로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뜻으로 쓰이는 것이다. 최근에 연예인들을 포함한 한국인들이 '너무 감사합니다'처럼 어법에 맞지 않게 자주 쓰면서 퍼졌지만, 이는 분명 틀린 것으로 "정말 감사합니다"처럼 '정말', '매우', 또는 '무척' 등으로 바꾸어 쓰는 것이 맞다. 그런데 예담-아르데코7321판은 이 '너무'라는 부사를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2008, 17-18, 28, 44, 82):
'너무'의 노출은 매스컴을 통해 잘못 알려진 문법을 그대로 고착화시킨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점은 다른 번역본에서는 볼 수 없는 것으로 번역자뿐 아니라 편집자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한 책이라는 느낌을 준다. 편집자의 실력에 문제가 있거나, 아니면 상표권 분쟁과 관련한 특정 시기에 책을 내려는 의도로 무리한 일정을 추진했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예담-아르데코7321판은 분명히 몇몇 지점에서 기존 번역의 오류를 고치고 있다. 후발 주자인 덕도 있고, 강주헌이라는 옮긴이의 능력 덕도 있을 것이다. 가령 문학동네판에 이르기까지 고쳐지지 않은, 어린 왕자가 본 해넘이의 횟수는 예담-아르데코7321판에서는 정확하게 '개선'된다(1999, 31; 1971, 21; 2007a, 28; 2007b, 35; 2008, 36):
어린 왕자에게 있어서 해넘이는 무척 중요한 것이고, 떽스뜨에서 어린 왕자가 갖는 감수성의 원천이라고도 볼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은 상당한 중요성을 갖는다. 어린 왕자는 '나'에게 해지는 걸 보러 가자고 떼를 썼고, 소원을 말해보라는 왕에게는 해더러 지금 당장 지라고 명령해 달라고까지 한다. 가로등 켜는 사람의 별에서 떠나면서, 24시간 동안 1440번이나 해가 지는 축복받은 별를 끝내 잊지 못할 것이라고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생각하기도 한다. 어린 왕자가 해지는 것을 마흔세 번이 아니라 마흔네 번 보았다는 것은 떽스뜨의 다른 곳에서도 나온다.
어쨌든 예담-아르데코판이 삽화나 확정 떽스뜨의 문제 그리고 문체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을 정확하게 옮긴 공로는 실은 번역자 강주헌에게 돌려야 옳다. 강주헌의 옛 번역본, 2001년에 출간된 문예당판 『어린 왕자』에도 그 부분은 원문에 충실하게 실려 있기 때문이다(53):
또, 일부 번역본에서 착오 탓인지 '낮'을 '밤'으로 잘못 옮긴 부분도 예담-아르데코7321판에서는 바르게 옮겨져 있다(1999, 20; 1971, 9; 2007a, 16; 2007b, 19; 2008, 19):
그러나 보다 많은 부분에서 예담-아르데코7321판본의 오류가 눈에 띈다. 먼저 낱말을 잘못 옮긴 것이 종종 있다. 먼저 시적詩的이라는 낱말을 웬일인지 '상징적'이라고 옮긴 부분이 있다(1999, 52; 1971, 46; 2007a, 54; 2007b, 69; 2008, 72):
상징이 시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하지만, 시적이라는 것과 상징적이라는 것은 같은 것이라고 보기가 힘들다. 이 말은 어린 왕자가 실업가의 별을 방문했을 때 했던 생각인데, 그 실업가는 별을 '상징적'으로 소유한다기보다는 '실질적'으로 자신이 소유한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실질적인 '믿음'이 어린 왕자의 눈에는 우스꽝스러웠고, 낭만적이었기 때문에 시적으로 보였던 것 같다. 어쨌든 이상한 것은 강주헌의 이전 번역(2001, 74)에서는 "제법 시적이고."라고 정확히 옮겨져 있었다는 점이다. 편집자나 최종 결재자의 눈에 '시적'이라는 말이 뜬금없는 것으로 보였던 것일까?
다른 부분을 보자. 배움과 연습은 같은 것일까 다른 것일까? 어린 왕자의 원문에 분명히 '배운다'고 되어 있는 부분이 번역문에서는 '연습하다'로 뒤바뀐 부분이 많다(1999, 16; 1971, 4; 2007a, 10; 2007b, 13; 2008, 12):
불어의 apprendre나 영어의 learn에 '익히다'라는 뜻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연습하다'라고 하려면 exercice/exercise나 practice를 쓰는 것이 보통이다. 게다가 여기에서 '연습하다'가 나오면 '나'가 일관되게 끌어온 그림과 관련된 정체성이 깨지게 된다. '나'는 그림 1호와 2호가 실패한 이후, 결국 비행기 조종하는 법을 "배웠appris"기 때문이다(1999, 14; 2008, 9). 여기서 '나'는 그림을 배우는 '대신' 비행기 조종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부분은 문학동네판을 따라 옮기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문장 내지는 구가 몽땅 틀린 경우도 있다. 이 부분은 낱말의 선택이 문제가 아니라 문장 구조를 잘못 파악하거나 문법을 잘 몰라서 잘못 번역하는 경우로, 명백한 잘못이다. 가령 "그림 그리는 것을 배워본 일이 없"는 '나'가 어린 왕자의 초상화를 두고 '최고로 멋진 초상화'라고 지칭하는 이상한 번역을 보자(1999, 16; 1971, 4; 2007a, 10; 2007b, 13; 2008, 12):
여기서 '가장 잘 된le meilleur portrait/the best portrait'은 que/that절 이하의 수식어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므로 해당 부분은 '최고로 멋진 초상화'가 아니라 내가 그린 것 중에서 제일 나은 것이란 뜻이 맞다. 특히 '나'는 스스로 그림을 잘 못 그린다고 떽스뜨 전체를 통하여 고백하고 있기 때문에 '최고로 멋진 초상화'라는 것이 올바른 번역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떽스뜨 전체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지금 해당 본문만을 솜솜 뜯어보면 '그를 그린 것 중에'라기보다는 '그를 그리는 데 성공한 것 중에' 내지는 '그를 그릴 수 있었던 것 중에' 정도로 해석하게 되는데, 이것은 '나'의 능력상 그를 그리는 것이 무척이나 힘든 일이거나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음을 시사한다. 한편 "Voilà"나 "Here you may see"는 모두 상대에게 눈앞의 어떤 그림을 가리키며 하는 말인데, 유독 예담-아르데코7321판에서만 이 부분에서 지칭의 동사들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 그런데 역시 여기서도 이상한 부분이 있는데, 강주헌의 옛 번역본에서는 "훗날 내가 그르르 그린 것 중 가장 잘 된 그림이 여기 있다."로 정확하게 옮겨져 있다는 점이다(2001, 38).
마찬가지로 문장 자체를 잘못 옮긴 경우로 어린 왕자의 별 B612에 대한 문장이 있다(1999, 24; 1971, 13-14; 2007a, 19; 2007b, 25; 2008, 25):
B612는 어린 왕자가 살던 별의 이름이지만, '나'에 따르면 그 이름은 별로 중요한 것이 못된다. 적어도 어린이들에게는 그렇다. 하지만 어른들에게는 B612라는 그 숫자가 바로 본질적인 부분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여기서 laisser는 '내버려 두다'라는 뜻이고 tranquille은 '조용한'이라는 뜻이므로 이 부분 역시 '질문을 하면서 성가시게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맞다. 특히 여기서 어른들은 숫자가 본질이라고 믿기 때문에 B612호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더 이상의 질문을 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강주헌의 문예당판은 이 부분을 아래와 같이 바르게 옮겼다(2001, 46):
또, 불어 특유의 접속법을 잘못 해석하여 완전히 반대의 문장이 된 경우도 있다(1999, 37; 1971, 29; 2007a, 36; 2007b, 46; 2008, 47):
프랑스어 원문의 eût dû의 주어는 3인칭인 '그 발톱 이야기cette histoire de griffes'다. 영어에서 must에 해당하는 devoir 동사의 3인칭 접속법 대과거형이 바로 eût dû이다. 접속법 대과거는 과거 사실에 대한 소원을 말하는 것이다. 이 문장을 직역하면 "그 발톱 이야기는 […] 나를 측은해지게 했어야 하는데." 정도가 되는 것이다. 즉, 어린 왕자는 그 때 장미꽃의 '발톱 이야기'를 듣고 그다지 측은해하지 않았고, 지금 그것을 후회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예담-아르데코7321판은 거꾸로 측은한 마음을 들게 했다고 말한다. 완전히 반대의 번역인 셈이다. 역시 강주헌의 문예당판은 이 부분을 아래와 같이 비교적 정확하게 옮기고 있다(2001, 59):
완벽하고 꼼꼼하지는 않지만 국내 세 출판사의 번역본을 비교함으로써 예담-아르데코7321판이 일부 개선되었음에도 실상은 개악판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법적 논란이 분분한 상표권을 '무기' 삼아 서점에서 경쟁 제품을 뺀 다음, 자사의 책으로 서점가에 진출하는 행태는 도덕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고, 생떽쥐뻬리와 어린 왕자의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 게다가 독점 시장의 지위를 누릴 때의 특수를 노려서 억지로 일정을 맞추어 책을 내는 행위는 생떽쥐뻬리의 이름값에 먹칠을 하는 행위다. 이를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어린 왕자 박물관을 낸다 한들, 저작자의 글 하나 제대로 못 내는 출판사-문구점의 입장에서 그것이 홍보효과 이외에 또 무엇이겠나 하고 생각해 보면 씁쓸하기만 하다. (http://endy.pe.kr) |
![]() 생텍쥐페리의 대표작이자 오랫동안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어린 왕자>가 새롭게 출간됐다. 이전에도 워낙 많은 판본의 <어린 왕자>가 있었지만, 이책은 정식으로 생텍쥐페리의 원본 삽화의 라이센스를 사들여 출판한 책이란다. <어린 왕자>의 삽화가 책과는 별도의 저작권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기존의 수많은 <어린 왕자>가 그의 삽화를 무단으로 사용해 왔다는 사실을 이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 전자는 '어린 왕자'의 삽화를 이용한 다양한 팬시상품들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충분히 수긍이 되지만, 후자는 조금 충격이었다. 어쨌든 정식으로 계약한 책이 출시되었고, 이책은 그점을 강조하고자 책표지 상단에 '오리지널 삽화가 들어간 정식 한국어판'이란 글귀를 금박으로 큼지막하게 박아놓았다. 원본 삽화의 정식판인 만큼 최대한 삽화를 잘 살리기 위해 책의 판본을 크게 하고 속지는 고급재질을 사용하는 등 신경 쓴 점이 눈에 띈다. 고급스런 양장본 앞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어린 왕자의 단독샷을 표지로 내걸었고, 거기다 출간기념 한정사은품으로 어린왕자 스탬프까지 덤으로 주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한 권 정도는 소장하고 있을 만큼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책이기에, <어린 왕자>의 팬이라면 이런 정성에 살며시 눈길이 돌아가는 걸 막을 수가 없다. 그렇게 나의 두 번째 <어린 왕자>가 내 손에 들려졌다. - 수백만 개의 별들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꽃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그 별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어요. 그 사람은 마음속으로 행복할 수 있어요. 그 사람은 마음속으로 '내 꽃이 저기 어딘가에 있겠지······'라고 생각할 거라고요. 하지만 양이 그 꽃을 먹어버린다면, 그 사람한테는 갑자기 모든 별이 빛을 잃은 기분일 거라고요! (41쪽) <어린 왕자>를 처음 읽었을 때가 초등학교 때였나, 중학교 때였나. 언니의 책장에 꽂혀있던 책들을 뒤적이다 군데군데 그림이 그려진 이책을 발견하곤 무작정 읽기 시작했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제목도 익숙했지만, 책도 얇고 글자도 큼지막했지만, 그림도 넉넉하게 실려있었지만, 그 모든 조건에도 불구하고 그땐 이책의 내용들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단순한 동화같은 이야기의 행간 속에 숨겨져 있는 뜻들을 헤아리기엔 그땐 너무 어렸던 듯 하다. 그러다 섬세한 심리묘사가 일품인 만화가 강경옥 님의 작품에 한창 심취해 있을 때쯤 학원물인 <17세의 나레이션>을 통해 '어린 왕자와 여우'를 다시 만났다. 사춘기는 이미 지났을 때였지만, 한창 사춘기를 겪는 여주인공을 통해 <어린 왕자>를, 여우가 말한 길들여짐을 다시금 떠올렸다. 내친김에 이번엔 나만의 <어린 왕자>를 한 권 장만했다. 여전히 쉽지 않았지만,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에 잠겼던 것 같다. 그중 노래가사로도 쓰인 어린왕자와 그의 장미, 만화에서도 만났던 어린왕자와 그에게 길들여진 여우 이야기의 잔상이 가장 진하게 남았었다. - 그런데 '길들인다'는 게 무슨 뜻이야? - 요즘엔 많이 잊혀진 거야.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 관계를 맺는다고? - 그래. 내게 너는 아직 수많은 소년들과 다를 바 없는 조그만 소년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나한테는 네가 필요하지 않아. 물론 너한테도 내가 필요하지 않고. 너에게 나도 수많은 다른 여우와 비슷한 여우에 지나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거야. 나한테 너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 되고, 너한테 나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여우가 될 테니까······. (중략) 저길 봐! 밀밭이 보이지? 나는 빵을 먹지 않아. 밀은 내게 아무 쓸모가 없어. 밀밭은 내게 아무것도 생각나게 하지 않아. 슬픈 일이지! 하지만 너는 아름다운 황금빛 머리카락을 지녔어. 따라서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밀밭이 아주 근사하게 보일 거야! 밀밭이 황금빛으로 물들 때 너를 기억나게 해줄 테니까. 그럼 나는 밀밭을 스치는 바람 소리까지 사랑하게 될 거야······. (105-7 쪽) 몇년 전엔 우연히 인터넷에서 어린왕자의 그림과 함께 떠도는 글귀를 만났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게 가장 어렵다는 글, 출처가 <어린 왕자>로 되어있다. 가슴을 치는 말이었지만, 어쩐지 생소했다. <어린 왕자>에 정녕 저런 글귀가 있었던가. 우습게도 그글의 출처를 확인하고자 다시 <어린 왕자>를 읽기 시작했고, 책에는 그런 글귀가 없었다. 조금 황당했지만 그 덕분에 다시 <어린 왕자>를 읽었고, 이번엔 장미도 여우도 아닌, '사람들 틈에 끼여있어도 외롭긴 마찬가지지..'라고 읖조리는 사막의 뱀을 발견했다. 어쩌면 그때 그 노란 뱀처럼 많이 외로웠는지도 모르겠다. -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외롭긴 마찬가지야. (90쪽) 그리고 이번에 다시 <어린 왕자>를 만났다. 4 번째 만남인가. 그동안 어린 소녀였던 나는 이미 이렇게 늙어버렸는데, 책 속의 어린 왕자는 여전히 어린 모습 그대로다. 어리다고 하기엔 너무 철학적이고, 생각이 많은, 사실 겉만 어리지 속은 애늙은인 우리의 어린 왕자. 여전히 가녀린 몸과 밀밭을 닮은 금발머리를 빛내며 소리도 없이 불시착한 비행사에게 다가가 양을 그려달라고 한다. 묻는 말엔 대답을 않고 선문답 하는 것도 여전하다. 그래도 그와 머무는 동안 조금씩 자신의 작은별과 하나뿐인 장미, 지구에 오기까지 거친 수많은 별들과 거기서 만난 이상한 어른들, 지구에 도착해 처음 만난 뱀과 길들임에 대해 알려준 여우의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 참 재밌기도 할 거예요! 아저씬 5억 개의 작은 방울들을 갖고 , 난 5억 개의 우물을 가지면 말이에요······. (141 쪽)
지구에서의 모든 여행을 끝내고 마침내 어린 왕자가 자신의 별로 돌아가던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텅빈 사막을 보는 알 수 없는 기분이란. 그러나 그가 자신의 별로 무사히 돌아갔으리라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자신이 길들인 하나뿐인 장미를 위해 물을 주고 유리덮개를 씌우는 등의 책임을 다 할 테고, 비행사가 그려준 양이 바오밥나무를 먹어치우는 걸 보며 기뻐할 것이다. 무엇보다 그가 여행중에 수없이 만난 어리석은 어른들을 닮은 삶을 살진 않을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읽은 건 똑같은 <어린 왕자>인데, 이책은 신기하게도 읽을 때마다 매번 다른 캐릭터를, 다른 글귀를, 그리고 다른 깨달음의 맛을 건넨다. 처음엔 장미의 특별함이, 다음엔 여우의 길들여짐이, 그리고 뱀의 외로움을 거쳐 이번엔 길들인 것에 대한 '책임'이 내 마음에 콕 박힌다. 다시 읽을 때마다 예전에 무심코 지나갔던 단어들이 하나둘 되살아나 새로운 깨달음을 던져주는 건 참 즐거운 경험이다. 이제서야 조금씩 <어린 왕자>의 참맛을 알아가는 걸까. 매번 다시 책장을 넘길 때마다 이 작은 우화에 이렇게 깊고 다양한 의미들이 담겨있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이책이 오랜 세월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리라. 오늘, 황금빛 밀밭의 머리색을 가진 이 생각 많은 작은 꼬마의 이야기에 잠시 귀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 잘 가. 비밀을 가르쳐줄게.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봐야만 잘 보인다는 거야. 정말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중략) 네가 네 장미꽃을 위해 바친 시간 때문에네 장미꽃이 그처럼 중요하게 된거야. (중략) 사람들은 이런 진리를 잊어벼렸어. 하지만 너는 이 진리를 잊어버리면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게 언제까지나 책임을 져야 하니까. 네 장미꽃을 책임져야 한다고······.(112-3 쪽)
![]() ☞ 삽화 정식 계약판임을 알리는 표지의 문구. ![]() ☞ 덤으로 주는 DIY 스탬프의 그림 살펴보기. ![]() ☞ 책 속 삽화. 이 책의 표지 외에도 <어린 왕자>의 표지로 많이 쓰이는 또다른 삽화.. ![]() ☞ 다른 어린왕자 삽화와의 비교. 라이센스의 문제일뿐 삽화는 똑같다. 어린왕자가 지구의 여행을 끝내고 자기별로 돌아가는 모습의 삽화. 이걸 보는데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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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3때였다. 수능 보기 10일 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집에 있기도 뭐하고 무작정 마을의 작은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 당시에는 결코 작아보이지 않았지만.) 그 도서관은 걸어서 20분 걸린다. 지금 같으면 걸어서는 안 갈 거리. 고 3때 도서관에 그리 많이 가본 것도 아니었다. 그저 D-10일 이라는 것 때문에 집이 아닌 어떤 '장소'가 절실히 필요했다. 공부 하려고 자리를 앉았지만 뭔가 허전하고 마음이 탁했다. 우울한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떨리고 그런 것도 아닌 어중띤 마음의 상태였던 걸로 기억한다.
도서 열람실로 이동했다. 뭔가가 필요 했다는 표현이 더 적절했을지도 모른다. 그 때 집어든 책이 어린왕자이다. 그 때 본 어린왕자는 너무도 익숙하게 들었던 어린왕자 그 이상의 이상의 이상의~ 보물이었다. 그 뒤로 대학생이 되어서도 어린왕자는 마음 속 '보물' 같은 존재였다. 하늘 어느 별에서 웃고 있을 그를 생각하며 달과 별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의 길들임의 힘은 강력했고 흡인력이 있었다. 그러 던 중 다시 보게 된 황금 빛 머리색의 어린왕자. 감회가 새롭다. 어린왕자는 전에 모습 그대로 별빛 같으면서도 밀밭 같은 머리를 휘날리며 연약한 눈빛으로 서있지만 책 앞에 선 난 어느새 늙어있다.
어린왕자가 7번 째 별에서 여행을 멈추고 원래의 소행성 612호로 돌아갔지만, 어느새 늙어버린 나는 어린왕자의 8번 째, 9번 째 여행을 고대하고 있다. 하지만 어쩐담! 어린왕자의 저자 생텍쥐페리는 알 수 없는 정찰 비행을 끝으로 1944년 생을 마감하였다. 1차 세계대전의 격전 속에서 하늘을 날며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을 꿈꾸었지만 허망한 인생은 그를 정말 소행성 어느 별로 보내고 말았다. 하늘의 작은 별 어딘가에서 웃고 있을 그를 생각해 본다. 저자는 책 서문에 어린이들에게 용서를 구하며 그의 친구에게 이 책을 바친다는 헌사의 글을 썼다. 친구 이름은 레옹 베르트. 그보다 22살이나 많았다던 레옹 베르트는 생텍쥐페리가 얼마나 더 간절히 그리웠을까. 생텍쥐페리의 친구였던 걸 보면 그도 아이같은 순수함을 지닌 사람이었나보다. 적어도 숫자 따위에 집착하거나 외적인 것에만 몰두하는 그런 사람은 아니었으리라.
처음 만났던 어린왕자가 어찌보면 허무한 수능 시험에 대한 압박감으로 부터 조금은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제시해주었다면 이번에 다시 보게 된 어린왕자는 외롭고 고독한 철학자이다. 어린왕자는 스승이기도 하고 고독한 꼬마이기도 하다. 내가 더 늙어 어린왕자를 본다면 그때의 어린왕자는 또 어떤 모습일까. 어린왕자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어린왕자 같은 배우자를 만나야 할 것 같고 말이다. 투덜대는 장미에게 언제나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 어느 별을 여행하든지 늘 그 장미를 생각하는 사람을 말이다.
그런데 어디선가 어린왕자의 나쁜 영향에 대해 평해 놓은 글을 본 적이 있다. 어린왕자에 나온 '소유욕'을 비판하는 글이었다. 화산 3개와 장미꽃을 자기의 소유로 생각하는 사고의 불합리성을 지적해 놓은 것이었다. 워낙 유명한 책이기에 좋은 평도 있고 비판도 있는 것이겠지 싶다. 누구의 견해처럼 자신의 별에 있는 것들을 자신의 것으로 사고하는 욕심쟁이 어린왕자일지는 몰라도 어린왕자는 알고 있다.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다는 걸."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 속에 샘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란 것을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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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마르크스의 <자본론>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혀진 책이 <어린왕자>라고 한다. 시간이 지나도 마르지 않는 샘처럼 늘 잔잔하게 새롭게 다가오는 내 마음 속 어린왕자. 작년에 조카에게 '어린왕자'를 선물로 주면서 한번더 펼쳐본 책이었는데, 이렇게 다른 감동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 온 '어린왕자'는 읽을수록 마음 짠하게 다가온다. 어린아이나 어른들에게 색다름으로 다가오는 '어린왕자. 마음의 눈으로 읽어야만 마음 속으로 촉촉히 세밀하게 젖어드는 울림은 몇번을 읽어봤느냐가 문제가 아닌 같은 부분, 같은 문장을 어떤 감정으로 읽고 느끼게 되는가에 따라 그 농도 역시 짙고 옅음의 차이가 나는 듯 하다.
프랑스 낳은 20세기 행동주의 소설가이자 비행기 조종사인 생텍쥐베리의 순수함과 깊은 사유들이 <어린왕자>를 통해 표현되어졌다. 행방불명과 사막에서 느껴지는 인간으로서의 고독과 소외감, 사랑, 관계들이 어린왕자와의 만남을 통해 찾게 되어지는 연결고리들이었다. 자연물이나 동물 특히 별이나 꽃, 바오밥나무, 우물, 여우, 보아뱀에 대한 어린왕자와의 대화를 통해 깨닫게 되는 의미들은 인간의 삶에 대한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한번쯤은 돌아보게 된다.
어린왕자의 눈을 통해 본 이 지구란 세계 속의 어른들........ '어른들은 참 이상하다'란 말들이 따꼼하게 다가온다. 같은 사물을 바라보더라도 아이들의 눈으로 보는 세계와 어른들이 보는 세계는 정말 이상하리만치 다른것이었다.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것을 보고, 어른들은 그것조차도 언제나 설명을 곁들여줘야 되니 그들로서는 얼마나 힘겨울까? 코끼리를 소화시키고 있는 보아뱀과 모자로 알아보는 아이와 어른들의 시각.... 정말 이상할꺼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것, 오직 내가 알고 있는 한가지.....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어른들은 모른다. '수백만 개의 별들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꽃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그 별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어요' 뜨끔한 한마디이다. 잃어버릴까봐 마음이 조마조마한 나에게서 단 하나뿐인 것.... 내가 생각하고 있는 소중한 그 하나때문에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것이 기쁘고 아름다운데....... 이것이 어린왕자가 소중히 여기는 너와 나의 교감이자 소통의 방법일 것이다. 서정적이면서 영롱한 별을 가슴에 간직한 듯 그렇게 밝게 따스하게 다가오는 <어린왕자>이다.
어린왕자가 작은 소행성의 별들을 여행하며 만난 여러 부류의 사람들, 왕 술꾼 허영쟁이 실업가 지리학자 가로등 켜는 사람.... 만났지만 그들은 여전히 어린왕자의 눈엔 이상한 어른들일 뿐이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지구별에서 만난 여우. 여우는 어린왕자와 소위 눈높이가 맞았다. 여우와 어린왕자의 교감을 통해 다가오는 의미는 가슴 뭉클할 정도로 감동적이다. 그들이 나눈 대화 제목은 '길들이기' 라고 하고 싶다. '길들이기'는 '관계를 맺는다'라고 그들은 정의를 내렸다. 관계.... 소통....... 이것이 현대 사회 속에서 꼭 필요한 것이리라. 네가 나를 길들이면(관계를 맺으면)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나한테 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고, 너한테 나는 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 된다는 것...
"난 빵을 먹지 않아. 밀은 내게 아무 쓸모가 없어. 밀밭은 나에게 아무것도 생각나게 하지 않아. 슬픈일이지. 하지만 너는 아름다운 황금빛 머리카락을 지녔어. 따라서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밀밭이 아주 근사하게 보일꺼야. 밀밭이 황금빛으로 물들일때 너를 기억나게 해줄테니깐. 그럼 나는 밀밭을 스치는 바람 소리까지 사랑하게 될꺼야"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길들임에 대한 좋은 예를 설명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난 가슴이 뛴다. 김춘수님의 시 "꽃"이 또 한번 생각나는 이유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꽃이 되고 싶다. 의미가 되고 싶다.
"매일 같은 시각에 오는게 더 좋을꺼야. 가령 네가 오후 네시에 온다면 나는 세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꺼야. 네 시가 다가올수록 나는 더욱 행복해지겠지. 네 시가 되면 나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안절부절 못할꺼야. 그럼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되겠지. 그러나 네가 아무때나 오면 몇 시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잖아. 그래서 의식이 필요한거야. 의식은 어떤 하루를 보통의 날들과 다르게 만들고, 어떤 한 시간을 보통의 시간들과 다르게 만드는거야" 너희는 나의 장미꽃과 전혀 닮지 않았어, 너희는 아직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도 너희를 길들이지 않았고 너희도 아무도 길들이지 않았으니까. 너희는 길들이기 전의 내 여우와 같아. 길들이기 전에는 그 여우도 수많은 다른 여우들과 똑같았어. 그러나 이제는 내 친구가 됐어. 그래서 세상에 하나뿐ㅇ린 여우라고... 너희는 아름답지만 무의미한 존재야. 누구도 너희를 위해서 죽을 수 없을테니깐. 물론 내 꽃도 지나가는 사람들에겐 너희와 똑같은 것으로 보이겠지. 하지만 내게는 내 꽃 하나가 너희 모두보다 소중해. 내가 그 꽃에 물을 주었으니까. 내가 그 꽃에 유리덮개를 씌어주었으니까. 내가 바람막이로 그 꽃을 지켜주었으니까. ~~~ 또 그 꽃이 불평하고 자랑하는 소리를 들어줬고, 때로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는것도 지켜봐주었으니깐. 바로 내 장미꽃이었으니까.... (본문 중에서)
평범하지만 가슴 한쪽을 후펴파듯 그렇게 살아있는 문장이 되어 다가오는 <어린왕자> 어린왕자는 아이들의 마음이었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질문이 어른에게 파고든다. 어른들은 마음 속에 필요하지만 또 필요치도 않은 많은 생각들과 고민들을 짊어지고 있지만, 아이들은 끊임없이 그들의 숨어있던 호기심을 질문이란 방법으로 다가온다. 관계 맺기위한 그들만의 대화 방법이었다. 부끄러워진다. 어른이란 명목하에 아이의 질문을 무시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채 그렇게 흘려가도록 내버려둔 것 같아서..... 그들은 질문으로 어른들과 함께 길들여지기 원하는데.... '길들인 것에는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마음속 깊이 각인된다.
어린왕자는 그렇게 자기의 꽃을 길들였다. 그리고 말한다. 서로에게 가장 아름답고도 반짝거리는 잊혀지지 않는 별이 되길..... 마음 속으로 속삭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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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다 더 완벽하게 아름다운 책을 다시 만나볼 수 있을까? 수 없이 읽고 또 읽은 책이지만 읽을 때 마다 감동이고 읽을 때 마다 눈물이 나는 이 마법 같은 책을 남겨준 작가에게 감사의 맘을 전하고 싶다. 수많은 명장면과 명대사가 즐비한 책이지만 이 책에게 내가 첫 번째로 꼽는 말은 가장 중요하고 아름다운 것은 눈에 보이지 않다는 말이다. 난 감추고 싶은 게 참 많은 사람이다. 평범하지도 못하는 나의 모습에 항상 불행했고, 평범한 사람들이 미치게 부러웠다. 자기연민에 빠져 내 스스로가 나를 가장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던 시간이 있었지만… 그런 나를 완전 달라지게 만든 어린왕자의 목소리는 지금도 생생히 들리는 듯 하다. ‘가장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그 말에 좀 더 용기를 내며 살아가고 있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어떻게 보든, 나는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남들의 시선보단 한번뿐인 내 삶이 더욱 소중하니까… 앞으로 상처받고 아프게 될 시간이 수없이 많이 남아있겠지만 어린왕자가 늘 내 옆에 있으니 든든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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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의 삽화를 정식 계약한 책이 나왔다고 하길래 궁금증에 책을 구해보았다. 예전에 읽었던 어린 왕자의 삽화들이 그대로 담겨있는, 다시 말해 그전의 책과 별다른 차이점을 찾을 수 없는 책이었다. 그말은 곧 그전의 책들은 삽화를 제대로 계약하지 않고 책에 실었다는 것인가. 뭐가 다를까 하는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진 못했지만, 기존의 어린 왕자보다 삽화에 좀 더 공을 들인 책인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신간이라 가격이 좀 쎄지만 그래도 하나쯤 갖고 있고 싶은 정식 계약판본 어린왕자다. 함께 주는 스탬프도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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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랜만에 다시 접한 책이었다. 사막과 산맥, 바다를 가로지르는 위험에 가득 찬 여행을 통해 고독과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자신만의 깊은 철학을 세웠고 그것을 토대로 훌륭한 작품을 남긴 그의 책들 중 하나인 어린왕자의 서문에는 자신의 절친한 친구인 레옹 베르트에게 헌사하고 있다. 단번에 보아뱀 속의 코끼리를 알아맞히는 어린 왕자를 보면서 나도 어른에 지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내가 보기에도 하나의 중절모자에 불과하니까. 책에는 많은 어른들의 생각에 대해서 나와 있다. 어린왕자가 사는 소행성의 발견을 증명하는데도 그 사람의 옷차림 때문에 아무도 믿지 않다가 그가 아주 세련된 옷을 입고 그 행성의 발견을 다시 증명하자 모두가 그의 말을 믿었다는 것. 어린 왕자가 자신의 별을 떠나서 이웃 별들을 다닐 때 만난 왕, 허영쟁이, 술꾼, 실업가, 지리학자는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해보지 않는 오직 자신만의 일과 생각에 빠져있는 편협된 면을 보이고 있다. 어린왕자가 찾아온 열한 번째의 별 지구, 어린 왕자는 그곳에서 여우를 만나고 길들이는 것에 대해 배우게 된다. 길들임으로해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대상이 되는 것을 알게 된 어린왕자는 자신의 별에 있는 꽃이 정원의 5천송이의 장미꽃들과는 다른 존재라는 것을,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것임을 배운다. 갈증을 해소해 주는 알약을 파는 사람의 약은 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절약해서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게 한단다. 그러나 어린왕자는 혼자 말로 중얼거린다. 자신은 우물쪽으로 천천히 걸어갈거라고. 난 어떤 쪽을 선택할까? 아마도 그 알약을 사지 않을까? 그러면 갈증을 해소한다는 느낌은 다시는 얻을 수 없겠지. 시간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어린왕자처럼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찾아보게 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여우가 어린왕자와 헤어지면서 준 비밀을 되새긴다. 마음으로 봐야만 잘 보인다는 거, 정말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 다는 것. 다시금 되새겨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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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어린왕자
" 매일 같은 시각에 오는 게 더 좋을 거야. 가령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 그래, 집이든 별이든 사막이든 그것들을 아름답게 하는 건 눈에 보이지 않아!"
- 어린 왕자 본문 중에서 -
위의 내용에서 전달되는 것처럼 행복은 큰 것을 바라고 욕심을 부린다고 해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작은 만남에서도 행복함을 찾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 바로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가끔 엉뚱한 질문을 하는 어린 왕자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순수함이 아닐까 싶다. 생활하면서 서로 상대방을 길들이기만을 생각했지 상대방을 생각하며 내가 길들여 간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이기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삶에 직접적인 질문이 아니라도 관심있게 듣지 않고 무시했던 적은 없었는지, 이 책은 전쟁으로 굶주림과 추위에 떨고 있는 친구에게 힘을 주고 싶은 마음을 책으로 표현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힘겨움과 싸울 수 있도록 힘을 준 책이다. 어린 왕자를 통해서 때묻지 않고 순수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마음만큼은 가슴에 꼭 담아두고 싶다. 이미 읽었지만, 다시 읽으니 더 빛이 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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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생텍쥐페리/ 강주헌/ 예담/ ★★★★☆
어린 왕자.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이름이고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동화이다. 생각보다 적은 쪽수에 놀랐지만, 읽으면서 어렸을적 처음 어린왕자를 읽었을 당시의 감동은 다시 밀려왔다. 역시 첫문장부터 마지막문장까지 버릴것 없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문장이었다.
비행기를 타고 사하라 사막 위를 날아가던 남자는 비행기의 고장으로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하고, 그곳에서 진정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친구를 만난다. 그 친구는 바로 어린 왕자. 어린 왕자는 책 속에서 자기별을 떠나서 여러 별들을 여행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마지막으로 지구의 사막에 떨어져, 사막에 불시착한 남자와 친구가 된 것이다.
어린 왕자는 한 번 질문을 하면 대답을 들을 때까지 질문하는 끈질긴 면이 있었다. 그래서 남자는 꼭 대답을 해줘야만 했다. 언젠가 TV에서, 한 교수가 '질문하는 일이 사라지면 나이에 상관없이 그는 늙어버린 것'이라고 말한것을 들은적이 있다. 어린 왕자는 처음 와보는 지구라는 별에대해 남자에게 끝없이 질문했고, 나는 그것을 보며 이런 어린왕자의 순수함.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함을 닮고 싶었다. 어린 왕자는 지구별의 111명의 왕, 7000명의 지리학자, 90만 명의 실업자, 750만 명의 술꾼, 그리고 3억 1100만 명의 허영쟁이 등의 어른들과는 다르게 욕심없이 순수했다. 마냥 어린아이처럼 순진한것이 아닌 순수함.
책속의 남자가 어릴적 그렸던 코끼리를 삼키고있는 보아뱀의 그림을 보며 지구별의 어른들의 모자라는 생각과는 달리 코끼리를 삼키고있는 보아뱀이라는 화가의 마음을 알아주는, 자기 별의 하나뿐인 장미꽃을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바람막이와 유리덮개를 만들어주는 그런 순수함을 가졌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저런 어린 왕자같은 순수함을 가져봤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고, 도한번은 책속의 남자가 진심을 털어놓고 이야기 니눌 수 있는 어린 왕자를 만난것처럼 나도 그런 친구를 만나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의 친구들이 진심을 털어놓을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린 왕자처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람의 진심을 알아주고, 솔직하지만 따뜻하게 대해주는 그런 친구를 만나보고 싶었다.
앞으로 이 책 속의 어린 왕자는 내 평생의 진심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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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내용은 말 안해도 다들 아시겠죠? 제가 집에 어린왕자 책이 한권 있는데, 그 책보다 예쁜 책이었습니다. 선물용, 소장용으로는 좋은 것 같아요. 제가 다른 어린왕자 책들을 많이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저는 이 책이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우선 겉표지도 깔끔하게 예쁘고요. 비록 얇은 책이지만 책갈피 줄이 들어가 있어서 좋아요. 이 책 속지도 굉장히 고급스러워서 책 읽은 것 표시할 때나 책 넘길때도 상처날까봐 은근 신경쓰이거든요. 그런데, 책갈피 줄의 삽입으로 책 읽은 곳 표시하기도 부담없었어요.
편집도 여유롭게, 예쁘게 되어서 정말 선물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제 동생에게 선물해주려고 했던 책인데, 책 읽기 싫어하는 동생에게도 책이 뭔가 답답해보이는 구성이 아니라서 좋아 보이더라구요.
거기에 DIY 스탬프!! WOW !! 정말 좋아요ㅋㅋ 깜찍하답니다. 저는 달력에 다이어리에 마구 찍어주고 있답니다.
내용, 형식 만족하고 거기에 부록까지 마음에 쏙 든 책이었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