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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갈아엎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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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릿 속에 르네상스를 떠올리면 바로 피렌체와 겹쳐진다. 아르노강 저 편에 우뚝 선 브루넬레스키의 두오모 돔과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남·여 주인공이 마주 섰던 시뇨리아 광장이 자연스레 그림으로 그려지는 것이다. 이탈리아 여행 때 반드시 들르게 되는 이 화려한 도시에서는 건물마다 붙여진 흔한 문장(紋章)을 하나 볼 수 있다. 여러 개의 공이 박힌 방패,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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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릿 속에 르네상스를 떠올리면 바로 피렌체와 겹쳐진다. 아르노강 저 편에 우뚝 선 브루넬레스키의 두오모 돔과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남·여 주인공이 마주 섰던 시뇨리아 광장이 자연스레 그림으로 그려지는 것이다. 이탈리아 여행 때 반드시 들르게 되는 이 화려한 도시에서는 건물마다 붙여진 흔한 문장(紋章)을 하나 볼 수 있다. 여러 개의 공이 박힌 방패, 바로 메디치가의 문장들이다. 그리고 손에 쥔 가이드북의 설명을 좇아가다보면 이 도시가 한때 메디치 가문의 소유였다는 사실을 이내 알아채게 된다. 중세의 풍경을 뒤바꿔버린, 아니 온 유럽에 근대의 물결을 몰고와 역사의 지형도를 새롭게 그린 르네상스의 파도가 한 도시, 한 가문에게서 꽃을 피웠다는 사실은 그저 놀랍기만 하다. 그러나 이 화사한 꽃의 도시에는 그늘 역시 존재했다. 그 어두움을 지배했던 힘은 마키아벨리가 주장하던 바, 바로 권력이었다.

아름답게 음험했던 르네상스의 현장을 우리에게 낱낱이 보여준 이는 바로 스위스의 역사가 야콥 부르크하크트였다. 그에게 르네상스는 중세와 근대를 가르는 분기점이다. 하지만 역사는 곧 해석임을 어찌 부인하랴? 르네상스가 중세를 벗어나 근대로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중세의 면모들이 살아숨쉬고 있었다. 그렇기에 부르크하르트의 명확한 시대 구분에 반기를 든 요한 호이징가를 시작으로 오늘날 자끄 르 고프 등이 이끄는 아날학파는 ‘긴 중세’를 이야기하며 르네상스를 다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뒤집기 작업은 그 유명한 메디치 가문도 피해갈 수 없다.


2.

외양상 공화정이었던 피렌체 시에 의해 ‘위대한 자’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수여받은 로렌조는 명실상부한 피렌체의 지배자였다. 하지만 그가 이러한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그의 할아버지 ‘국부’ 코지모가 이룩해놓은 기반 위에서나 가능했던 것이다. 어찌되었든 3대에 걸쳐 도시를 지배하는 메디치가를 곱지않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다. 이러한 눈들 가운데 가장 강력한 세력은 바로 교황이었다. 때마침 메디치 가문이 장악하고 있던 금융업을 빼앗고픈 파치 가문은 교황의 권세를 등에 업고 메디치가 후예들의 암살을 기도한다. 그러나 치밀하지 못했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고 칼끝은 결국 파치 가문 자신에게로 향하고 만다. 이렇게 피렌체는 다시금 로렌조를 중심으로 한 메디치 가문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훗날 메디치 가문의 의뢰를 받고 이 가문의 역사를 서술해준 마키아벨리는, 자신이 믿었던 바에 따라 힘있는 메디치가를 옹호하는 글을 쓴다. 그러니 지금까지 우리는 이 마키아벨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라우로 마르티네즈는 우리의 눈을 다시금 공화정으로 되돌려 놓는다. 로렌조가 피렌체를 독재정으로 만들어놓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협조한 피렌체 시민들은 대중독재의 덫에 걸려들었다는 것이다!


3. 

요즘 우리나라에서 CEO를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 중에 메디치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발견하게 된다. 한 사회의 고른 발전을 위해 축적된 부를 메디치처럼 문화와 예술을 위해 아낌없이 후원하자는 취지일게다. 반면에 로렌조 디 메디치의 일생을 놓고 본다면, 메디치 가문을 배우자란 이야기는 곧 자본으로 사회의 문화와 예술까지도 장악하자는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 거대기업의 총수가 물러나는 사건을 최근에 목도했기 때문에 메디치의 이야기가 먼 과거의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게 되었다. 이 책이 두껍지만 읽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공화정을 독재정으로 뒤바꾸는 힘은 한 사람에 의해서는 불가능하다. 불안에 떠는 시민들이 강함 힘을 옹호해줘야 비로소 가능해진다.

르네상스의 모토는 ‘근본으로 돌아가자(ad fontes)’는 것이었고 이는 비단 과거 로마제국 시절의 화려한 문화를 재현하는 것 뿐 아니라 세계를 지배했던 강대한 힘까지도 열망한 것이었다.  우리는 밀라노의 체사레 보르자의 이름에서 체사레, 곧 케사르를 볼 수 있다.


4. 

르네상스 이후 인류는 길고도 지루한 종교전쟁을 통해 관용, 즉 똘레랑스를 배웠다. 또한 계몽주의를 거쳐 시민혁명을 겪은 뒤 평등을 배웠으며,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로 평화를 배우게 되었다. 이는 그저 추상적인 개념들이 아니라 모두 핏값으로 얻은 것들이기에 소중한 인류의 자산이 되었다.

오늘날 인류는 신자유주의 체제 아래에서 살아가고 있다. 약육강식에 승자독식의 가치관을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불안한 시민들은 이 세상을 통제할 강력한 힘을 다시금 요구하게 되었다. 선거를 앞두고 박정희를 향수하는 것이 바로 그렇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수 많은 가치들을 배웠음에도 마키아벨리즘의 유령은 여전히 판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서평을 쓰며 김기봉 교수는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엘리엇을 인용했다. 하지만 우리 민족은 재생의 달 4월에 ‘갈아엎었던’ 경험을 갖고 있다. “군스러운 부패와 향락(享樂)의 불야성(不夜城)”을 갈아엎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었다. 신동엽은 “그날이 오기까지는, 사월(四月)은 갈아엎는 달. 그날이 오기까지는, 사월(四月)은 일어서는 달.”이라고 노래했다.

잊혀진 역사는 다시 반복된다. 하지만 다시 일어서기도 한다.

YES마니아 : 로얄 e*****n 2008.05.22.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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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서술의 불균형을 시정한다.
"역사 서술의 불균형을 시정한다." 내용보기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가봐야 할 곳 이탈리아의 나폴리'라는 말이 있을만큼 아름다운 항구 도시가 많은 나라 이탈리아! 로마시대의 빛나는 문명이 주변 유럽에 골고루 퍼짐으로써 유럽문명의 바탕이 디었던 나라 이탈리아!   로마제국 멸망이후 로마 교황의 세력이 더욱 강대해져 이탈리아 반도는 천여년이 넘도록 로마 교황과 손을 잡고 유럽대륙의 지도자로 공인되기를 바라는 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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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한 번은 가봐야 할 곳 이탈리아의 나폴리'라는 말이 있을만큼 아름다운 항구 도시가 많은 나라 이탈리아! 로마시대의 빛나는 문명이 주변 유럽에 골고루 퍼짐으로써 유럽문명의 바탕이 디었던 나라 이탈리아!
 
로마제국 멸망이후 로마 교황의 세력이 더욱 강대해져 이탈리아 반도는 천여년이 넘도록 로마 교황과 손을 잡고 유럽대륙의 지도자로 공인되기를 바라는 외국 세력들의 실력 대결장이 되어 혼란과 고통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폐허나 다름 없었던 이탈리아 반도의 여러 지방에서는 실력있고 돈 많은 도시들이 점점 두각을 나타내며 힘있는 세도가들이 공동으로 지배하는 공화국인 도시 국가 형태로 눈부신 발전을 하게 된다. 15세기 이들 도시 국가들이 최고 전성기에 있을때 르네상스 운동이 도시 국가들을 중심으로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데, 그것은 도시끼리의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 돈을 마구 퍼부은 도시간 경제 전쟁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도시간의 치열한 반목과 경쟁은 물론, 안으로도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시민들 사이에 심각한 반목이 계속되는 데다가 밖으로는 유럽 대륙 전체가 교황과 황제 간의 치열한 주도권 다툼으로 온통 뒤숭숭했다. 결국, 도시 국가들의 공화정은 무너지고 독재 정권이 도시를 장악하게 되는데, 피렌체 같은 도시는 메디치 가문이 실권을 장악, 여러 대에 걸쳐 권력을 물려 받으며 독재 정치를 편다.
 
이 이야기는 1478년 4월 메디치가의 두 지도자 로렌초와 그 동생 줄리아노를 암살하려던 '파치 음모'와 그에 대한 잔인한 복수극 '피의 4월'에서 부터  피렌체 공화국의 몰락까지의 사건들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들려준다.
 
활기찬 공화국 피렌체는 이를 분기점으로 독재 국가로 변하게 되는데, 예술의 꽃이라 불리는 르네상스의 아름다움과는 대조적인 정치의 추악함을 느낄 수 있다. 보티첼리 같은 화가들이 그린 예술작품과 공간적 배경인 피렌체 곳곳의 사진이 중간중간 섞여 있어 더욱 생생함을 전해준다.
 
신분상승을 위해 철저하게 사전 조사를 거친 후에 맺어지는 결혼, 공공 장소에서 행해지는 잔인한 사형집행, 자기학대의 고행을 택한 많은 종교시설, 사리사욕에 눈이 먼 성직자라 할 수 없는 탐욕스런 교황등 당시의 시대 상황은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상상을 초월한다.
 
작가는 메디치가의 위탁으로 <피렌체의 역사>를 썼던 니콜로 마키아벨리 이래 메디치가의 훌륭함을 증명하고 파치가의 몰락을 정당화하는 역사서술의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역사란 강자의 잔재일 수도 있으나 그 흐름 속에서 바로잡아지고 평가되어 지니 역사는 자정능력을 갖춘 것 같다.
 
예나 지금이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권력을 향한 인간들의 투쟁은 잔인하고도 비정하다. 권력을 향한 갈망과 종교적 구원에 힘쓰는 이중적인 로렌초의 모습에서 오늘 날의 정치인들의 모습을 본듯하다.
g******a 2008.05.2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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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잔인했던 그들의 일상
"나에게는 잔인했던 그들의 일상" 내용보기
나는 단순한 인간이다. 생각하는 것이 그대로 얼굴에 나오는 편이고,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입에 담지 않으면 참지 못한다. 이런 내가 만약 그들의 시대로 간다면, 어떻게 될까.   그들은 모두 일류 배우였다. 미소 뒤에 칼날을 숨기고 언제나 상대방의 빈틈을 찾았고, 오전의 친구는 오후의 원수가 되기 일수였다. 이용가능한 모든 것을 이용하여 자신을 빛내고, 더 높은 곳으로 기어
"나에게는 잔인했던 그들의 일상" 내용보기
나는 단순한 인간이다. 생각하는 것이 그대로 얼굴에 나오는 편이고,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입에 담지 않으면 참지 못한다. 이런 내가 만약 그들의 시대로 간다면, 어떻게 될까.
 
그들은 모두 일류 배우였다. 미소 뒤에 칼날을 숨기고 언제나 상대방의 빈틈을 찾았고, 오전의 친구는 오후의 원수가 되기 일수였다. 이용가능한 모든 것을 이용하여 자신을 빛내고, 더 높은 곳으로 기어올랐다. 지위, 재산, 명예.. 이런 덕목들이 가장 칭송받는 수라장, 아름다운 도시 피렌체.
이 책은 그곳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세기를 주름잡았던 메디치가,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다른 명문가들, 피렌체 밖의 많은 세력들과 중세 유럽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교회'. 이 모든 것들이 얽히고 섥혀 만들어내는 블랙 박스. 그것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싶다.
 
역사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을 손에 든 것도 책의 '제목'에 끌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시대의 그들이 그랬던 것 처럼 이 책은 내 기대를 배신했다. 적당한 미스터리와 추리의 재미를 기대했던 나에게 그들이 안겨준 것은 무겁고 잔인한, 어디까지나 현실적인 '역사'였다. 메디치가 발전의 과정, 그리고 그 과정동안의 알력싸움, 로렌초 데 메디치라는 거물을 둘러싼 이야기. 그리고 그의 사후까지.
 
아름다운 중세의 모습을 느끼고 싶어 이 책을 들었다면, 조용히 내려놓아라. 그들이 당신에게 보여주는 것은 더럽고 비열한 시대의 단면. 아름다운 도시를 피로 물들인 잔혹한 미소뿐이다.
 
ps. 책의 내용과는 여담으로, 간만에 번역이 '매우' 잘된 책을 찾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ps. 모르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북 커버를 벗기면 계보가 나온다. 정말 참신한 구성이 아닐런지?
YES마니아 : 플래티넘 Z****a 2008.05.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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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이 없는 곳에서 평화를 찾는다
"안식이 없는 곳에서 평화를 찾는다" 내용보기
인간이란 사고하는 유기체들의 공동체 즉 사회에는 늘 권력 다툼이 존재하는가 보다. 이 책 르네상스 시대의 가문, 교황을 둘러싼 음모는 말할 것도 없고, 동시대에 지구 다른 편 한반도의 조선이라는 나라의 절대왕권아래 양반 벼슬아치들도 그렇고, 500~600년이 지난 현 시대도 또 다른 옷을 입은 정치를 향한 권력욕이 존재한다. 어느 나라,어느 시대가 안그렇냐마는 문화예술의 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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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사고하는 유기체들의 공동체 즉 사회에는 늘 권력 다툼이 존재하는가 보다. 이 책 르네상스 시대의 가문, 교황을 둘러싼 음모는 말할 것도 없고, 동시대에 지구 다른 편 한반도의 조선이라는 나라의 절대왕권아래 양반 벼슬아치들도 그렇고, 500~600년이 지난 현 시대도 또 다른 옷을 입은 정치를 향한 권력욕이 존재한다. 어느 나라,어느 시대가 안그렇냐마는 문화예술의 풍부한 유산을 남긴 르네상스시대에 각종 예술품을 커튼으로 삼고 그 무대 안에서는 피비린내나는 음모와 복수가 난무할 줄이야.
 
  책을 처음 읽을 당시는 '4월의 음모'라고 불리는 반은 실패 반은 성공한 메디치가 형제 살인 사건의 전반적인 시대적 문화 배경과 사건 관련 가문을 자세히 소개 묘사하며 인물들간의 얽힌 복잡한 관계들을 하나하나 다뤄서인지 딱딱하고 쉽게 읽혀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책장을 넘겨가며 사건에 가까이 근접해 갈 수록 앞부분에 뿌려져 있던 여러 당시 상황과 갈등이 맞물리며 흥미를 자아냈다. 다음으로, 반은 미수로 끝난 이 사건 후의 폭풍, 살아남은 자의 복수라는 칼날이 휘둘러질때는 주도면밀하게 이뤄지는 그 잔인성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나중에 같은 일을 당하지 않도록 '후한의 싹'을 이래서 없앤다는 것인가. 또한, 그 잔인성을 인간의 본성인양 마치 즐기는 것처럼 보이는 군중들을 보며 다시한번 놀랐다.
 
  르네상스 문화예술에 관한 대학강의를 듣고, 메디치가와 관련된 미술의 발전에 대한 레포트를 준비하며 르네상스의 화려한 미술작품들이 괜히 배고픈 예술가들만의 결실이 아닌 실질적으로 예술활동을 지지했던 후원자가 있었기에 더불어 발전한 것이었다는 나름의 결론을 내렸었다. 그 당시 메디치가가 비록 예술을 아끼고 사랑했던 순수 동기를 물론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르네상스 시대에 예술 후원을 기꺼이한 서포터로써 많은 예술 작품들이 존속하도록 한 기여한 가문으로 메디치가는 내 머릿속에 박혀 있었던 것이다. 본문속에 역사 연구자 말대로 이들은 교회나 자선사업에 특별한 증여를 함으로써 영혼의 죄책감과 공포심을 이겨내려 한 것일까.
 
 '..............................
  죽음을 피하기 위해 죽음을 손짓하여 불러들이며,
  안식이 없는 곳에서 평화를 찾는다.
  ................................'
 
 
  피렌체 권력의 중심을 이끄는 정치인이면서 시를 쓰기도 했던 로렌초 데 메디치의 시 한구절이다.

  당시 메디치가는 코시모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권력, 재력을 지키려는 목적이 있었고, 이러한 파워게임에서 놓치거나 밀리게 되면 가문이 망하고 심지어는 목숨도 앗아가는 일이 허다했다. 힘이라는 실질적인 이익에 따라 늘 주변인들을 결집하고 제거하는 음모가 판치는, 이 안식이 없는 현실속에서 로렌초는 과연 어떠한 평화를 추구했는지 생각해 본다

b******e 2008.05.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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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주는 교훈을 다시 생각하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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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박물관 둘러보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현재보다 훨씬 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남긴 흔적들을 보면서 세상살이, 사람살이를 추측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돌아설 때마다 그 시대의 뭔가를 먼저 깨닫거나 잘 아는 사람들이 어쩌면 역사를 의도적으로 만들거나 만들었을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소위 ‘실록’이라는 이름으로 남겨진 역사들은 절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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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박물관 둘러보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현재보다 훨씬 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남긴 흔적들을 보면서 세상살이, 사람살이를 추측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돌아설 때마다 그 시대의 뭔가를 먼저 깨닫거나 잘 아는 사람들이 어쩌면 역사를 의도적으로 만들거나 만들었을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소위 ‘실록’이라는 이름으로 남겨진 역사들은 절대왕권을 가진 권력자중심의 역사이며, 그를 둘러싼 주변인들의 권력다툼에 다름 아닌 것 같아 ‘사실’일수 있는데도 왠지 폄하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한다.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은 “메디치가, 르네상스시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최고 가문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인가해서 관심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얼핏 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살인사건이 중심이 아니다. 살인이라는 사건은 이야기 전개의 서두에 불과할 뿐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은 메디치가가 르네상스시대 이탈리아 피렌체의 최고 권력을 가진 명문가가 되는 과정을 자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그 당시의 명문가로서 누린 권력과 부귀영화의 이면을 각종 사료를 통해 세부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르네상스 시대에 꽃피운 문화의 꽃이 사실은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명문가들의 이합집산의 도구였으며, 자신들만의 최고 권력행사를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메디치가의 흥망성쇄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은 사실 ‘역사’ 특히 르네상스시대의 역사에 관심이나 주변적인 사실을 알지 못하면 지루할 정도로 재미없는 책이다.

 그런데 며칠째 몇 페이지를 못 넘기면서 같은 페이지를 읽고 도 읽고 있을 때, 갑자기 든 생각은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목적이 단지 ‘역사적 사실’을 아는데 있었던 것인가? 하는 것이다. 역사는 역사자체로서 의미뿐만 아니라 후세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리는 역사를 배우고 이해하는 것이었는데…….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은 우리가 세계사를 통해 배운 정도의 지식으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렵고, 사실 잘 읽히지도 않는다. 그러나 외교정책, 정부공채발생의 필요성, 사법기능의 장악, 중매를 통한 혼인정책 등 공화국이었던 피렌체에서 메디치가가 행했던 각종 불법 비리가 어떻게 이루어졌고, 그것이 오늘날 유럽의 세력 편성과 상류층의 역학관계에 대해 어떻게 작용했을까?가 궁금하다면 충분히 읽어볼 만하다. 더욱이 피렌체의 흥망성쇄와 가문유지와 확장을 결부시킨 메디치가가 사용한 각종 책략 중 중매를 통한 혼인관계 맺기, 사제배출을 통한 정치권력 확장 등의 성과 속을 넘나드는 휘황찬란한 이해관계의 재구성은 5~6백년 전의 유럽을 지배한 정치풍조를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게 해 흥미롭다. 인간의 정치적인 관계형성의 필요성 등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재밌어할만할 것 같고, 정치체제에 대해 관심있어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듯하고 바로 이점이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을 통해 저자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이기도 하다.

 책의 두께만큼 어두운 이미지 편집, 그리고 종종 찾아볼 수 있는 오타가 그렇잖아도 무거운 내용 때문에 잘 넘어가지 않는 페이지를 종종 더 붙잡게 하는 것은 많이 아쉽다.

b*****6 2008.05.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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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대한 끝없는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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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400페이지가 넘는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 책을 읽는 일은 쉬운일은 아니다. 인내심을 요하는 일임에 틀림없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친비, 라파엘로, 마키아벨리등 역사적 인물은 등장하지도 않는다. 르네상스의 꽃을 활짝 피우게 했던 이태리 반도의 조그마한 나라, 피렌체에 도대체 어떤일이 일어났을까,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처음 책장을 넘기면 살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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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400페이지가 넘는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 책을 읽는 일은 쉬운일은 아니다. 인내심을 요하는 일임에 틀림없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친비, 라파엘로, 마키아벨리등 역사적 인물은 등장하지도 않는다. 르네상스의 꽃을 활짝 피우게 했던 이태리 반도의 조그마한 나라, 피렌체에 도대체 어떤일이 일어났을까,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처음 책장을 넘기면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도 아직은 다루지 않고 있다. 피렌체와 그 주변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등을 먼저 짚어주고 있을 뿐이다.
 
15세기 이태리반도는 분열과 열강들사이에 서로의 이권을 위한 계속적인 암투가 진행되고 있었다. 피렌체 역시 이러한 틈바구니속에 공화정을 꽃피우지만 사실은 내부적인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다. 그동안 메디치가와 불안정하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던 파치가는 '파치의 음모'라는 사건을 계기로 메디치가를 밀어낼 작정이었지만, 미완의 구데타로 끝나고 만다. 그 다음에 있을 이야기는 메디치가의 뻔한 피의 보복이다. 이부분에 관한 읽다보면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목을 자르고 사지를 찢어 시내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아이들은 강물에 던지며 놀았다는 것이다.
 
할아버지 코시모때부터 다져온 메디치가의 장손 로렌초는 동생 줄리아노를 잃었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무소불위 헌법 우위의 권한을 가지며 정적들을 없애 나간다. 또한 외교적 협상과 국내적 탄압으로 독재정치를 해나가며 허울 좋은 문화 르네상스를 더욱 꽃피우게 된다. 메디치가는 권력을 획득하면서 찬양의 속성이 필요했고, 어쩌면 화려해 보이는 르네상스의 기운은 그들을 위한 선전과 아첨의 결과물일지도 모를 일이다. 역사의 아이러니한 장면이기도 하다. 우리 아픈 역사를 되새겨 봐도 조금은 짐작이 됩니다. 박정희 정권때 경제적 부흥을, 전두환 노태우 정권때는 스포츠 강국으로 프로야구,축구, 아시안게임, 올림픽까지..역사는 돌고 도는 것인가.
 
권력을 잡은 로렌초는 다른 한편으로 혼란수습 명목으로 공채를 조작 공금을 착복하고, 재판에 개입하고 불량주화까지 발행한다. 말년에는 자기 자식들을 로마 교황과 인근의 권력가와의 혼인을 통해 더욱 권력에 야심을 숨기지 않지만, 그의 사후 권력은 계속 메디치가에 있지 않게 된다. 물론 그의 작은 아들 조바디(교황 레오10세)와 조카 줄리오(교황 클레멘트 7세)가 교황의 자리에 까지 오르게 되지만, 한 인간의 권력을 향한 끝없는 욕망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은 두껍기는 하지만 중간 중간 등장하는 삽화를 보는 재미도 있다. 15세기의 역사적 현장을 펼쳐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또한 책 표지에 등장하는 주요인물의 가계도도 있는데, 책을 읽다보면 동명인 이름이 자주 튀어나오는데, 예를 들어 로렌초의 아버지도 피에로, 아들도 피에로다. 줄리아노, 조바디도 구체적으로 누굴 가리키는지 잘 염두해가며 읽어야 한다. 적대적 사이인데도 서로 사용한 이름들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을 새롭게 조명하고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의 부단한 연구노력이 깃들어 있는 역작임에 틀림없다..
YES마니아 : 로얄 b*****i 2008.05.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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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이야기. 정치
"잔혹한 이야기. 정치" 내용보기
정치는 항상 지루함과 짜증만을 주는 시간이었다. 그만큼 저조한 투표율과 일반 대중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잘 말해주는 것 같다. 그러나 과거(15세기 피렌체)도 그보다 약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번 책을 선택하면서 소설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재미있게 쓴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소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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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항상 지루함과 짜증만을 주는 시간이었다.

그만큼 저조한 투표율과 일반 대중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잘 말해주는 것 같다.

그러나 과거(15세기 피렌체)도 그보다 약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번 책을 선택하면서 소설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재미있게 쓴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소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논픽션. 사실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쓴 역사서였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사실은 소설보다 재미있는 정치이야기라는 점이다.

온갖 술수가 난무하고, 정략결혼과 뇌물수수

자신의 재산을 속여서 적은 세금을 내려는 음흉한 마음.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는 그 생각들.

순간순간의 모든 장들이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재미있었다.

 

책에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로렌초 드 메디치에 일생에 관하여 쓰여 있었다.

저자도 그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렌초가 태어나기 이전에 메디치 가의 형성과정을 알려주었고,

마지막에는 로렌초의 죽음과 그 아들의 승계가 실패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논점은 오히려 반대였다.

로렌초로 인해서 피렌체에는 공화정의 모습을 잃어가고

오히려 집권군주제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물론 로렌초의 죽음 이후에 와해되었다.

 

그런 그의 성장과 사실상 한 명의 군주로 추앙받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사람이 저정도로 많은 사람의 두려움(존경이 아닌)을 살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 자리를 지키기위해서 그 많은 살해위협과 정적을 물리칠 수 있었을까?

그러면서 많이 외로워하고 또 감수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 했을까?

 

 

정치는 잔혹한 이야기이지만,

이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한 것 같다.

l*****8 2008.05.2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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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권의 맛을 본 천재는...
"금권의 맛을 본 천재는..." 내용보기
"복수나 박멸의 필요가 정치계에 제기되었을 때 그것을 억제할 수 있는 기제가 없었다. 어떤 참혹한 사태도 가능했다. 정치적 보복을 그린 당대의 시 한수가 보복을 꿈꾸는 자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 있다. 납작 엎드려라, 그리고 기회를 기다려라."   이 이야기는 15세기 르네상스 시대나, 지금의 정치와 관계된 그 모든 곳에서 진실이며, 인간이 있는한 불변의 진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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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나 박멸의 필요가 정치계에 제기되었을 때 그것을 억제할 수 있는 기제가 없었다. 어떤 참혹한 사태도 가능했다. 정치적 보복을 그린 당대의 시 한수가 보복을 꿈꾸는 자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 있다. 납작 엎드려라, 그리고 기회를 기다려라."

 

이 이야기는 15세기 르네상스 시대나, 지금의 정치와 관계된 그 모든 곳에서 진실이며, 인간이 있는한 불변의 진리가 될 것이다.

 

이 책은 한 천재적 능력과 소질을 가진자가 금력과 권력의 맛을 보게되면 어떻게 되며, 그것이 이 세상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특히 우매한 대중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학자에서 금권의 시녀가 되어버린 교황과 피렌체 최고의 가문 메디치가의 수장 로렌초의 갈등과 그 주변의 권력,금력 이동의 역사를 너무도 꼼꼼하고 깊이 있게 관찰하고 파해친 책이다.

 

교황의 묵시를 얻어 진행된 파치가문에 의해 선봉된 로렌초 메디치 살인미수 이후 파치가문은 완전히 존재가 소멸/박멸되고, 살인 음모에 가담한 성직자들까지 말로표현할 수 없는 잔인한 방법으로 시체들을 유린하게 된다.

 

어찌 보면 그것 만큼 더 무서운 일은, 이 역사란 것이 사태의 전말이 철저히 "당파와 정열의 색안경을 통해 관찰,기록되었기 때문에 지배적인 시각, 특히 메디치가의 시각은 일단 의심을 갖고 볼 필요가 있다. 공식 기록에 대한 통제력을 가진 승자의 관점이 관철"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작가 "라우로마르티네스"는 최대한 그 색안경을 벗고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해석하고자 노력한 결과가, 이 다소 무거운 책으로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책의, 이 방대한 역사적 고증의 한 가운데에 전 서유럽의 문화와 권력과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남기고 권력,종교,문화,예술 모든 것을 메디치 가문의 시녀로 만들어 버렸던 로렌초 메디치가 버티고 있으며,

 

그는 분명히 천재적인 소질을 가지고 났으며 천재성을 키울 수 있는 환경속에서 불굴의 노력을 해 왔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천재성이 금력과 권력의 향연에 빠지게 될 때 이 세상에는 얼마나 넓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인간의 정신을 퇴보하게 하는지 명백히 보여준다.

 

분명 이글을 읽으며 욕지기가 치밀 것이나, 자식을 "천재"로 만들기 위해 밤낮없이 학원가로 내밀고, 전 세계를 떠돌며 "어학에 집중된 지식벌이"를 하고 있는 부모와 학교와 정부와 사회는 분명 한가지 만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욕하고 있는 저 비양심의 정수들이 대부분 천재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믿는다, 이 저자는 르네상스를 고발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미쳐가는 것처럼 보이는 오늘날의 모습들이 수천, 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것임을, 한치의 다름이 없음을 드러내기 위한 커다란 노력일 것이라는 것을.

 

양심을 가슴에 채우지 못한 천재성. 오늘을 이끄는 주역으로 찬양받는 듯 하겠지만 결국 인간사의 퇴보를 양산하는 결과를 면치 못할 것이다.

 

*Tip : 이책을 읽으며 너무나 변화 무쌍한 어려운 이름들의 등장인물이 나오길래

       한번 가계보를 적어보고자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 책의 표지를 벗기는

       그 속에 가계보가 들어있었다.

s******4 2008.05.2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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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 유럽의 중심 피렌체를 이끈 '위대한 로렌초'의 일대기
"15세기 유럽의 중심 피렌체를 이끈 '위대한 로렌초'의 일대기" 내용보기
검은색 표지에 붉은 제목글씨 게다가 구멍이 뚫린 곳으로 보이는 중년남자의 모습과 그를 바라보는 가면... 표지에 수없이 씌어진 글씨들...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의 첫인상은 이렇게 조금은 괴기스럽게 또 조금은 엽기적으로 다가왔다.    제목으로만 보았을 때 이 책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은 역사추리소설을 연상시키게 되지만 사실 이 책의 분야는 이탈리아 역
"15세기 유럽의 중심 피렌체를 이끈 '위대한 로렌초'의 일대기" 내용보기

검은색 표지에 붉은 제목글씨 게다가 구멍이 뚫린 곳으로 보이는 중년남자의 모습과 그를 바라보는 가면... 표지에 수없이 씌어진 글씨들...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의 첫인상은 이렇게 조금은 괴기스럽게 또 조금은 엽기적으로 다가왔다. 

 

제목으로만 보았을 때 이 책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은 역사추리소설을 연상시키게 되지만 사실 이 책의 분야는 이탈리아 역사서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원제는 "피의 4월(April Blood)". 제목으로는 다소 진부한 이름이기에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붙이게 되었을까?

 

이 책은 '위대한 로렌초'라는 15세기 피렌체공화국의 한 정치지도자를 중심으로 이탈리아반도를 중심으로 일어난 정치, 사회, 종교, 경제,문화 등의 현실과 숨막히는 이면의 역사를 정밀하게 묘사하고 있는 역사서이다.

 

이 책의 첫장에 나오는 것은 두 장의 지도. 한 장은 15세기 피렌체의 중심지 지도이고 다른 하나는 15세기 후반 이탈리아의 지도다. 우리는 두번째 지도를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당시의 이탈리아는 지금과 같은 장화 모양을 한 나라가 아니라 장화를 누더기처럼 기운 너덜너덜한 장화를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통일이탈리아가 아니라 10여 개의 국가로 나뉘어있는 전국시대인 것이다.

 

장화의 가운데에서 아랫부분은 나폴리를 수도로 한 '나폴리공화국', 가운데 토막은 로마와 페루자를 중심으로 한 교황령, 교황령을 맞대고 시에나공화국과 피렌체공화국(위대한 로렌초가 이끈 바로 그 나라), 페라라공화국이 있다. 그리고 장화의 윗부분으로 가면 만토바와 베네치아공화국, 밀라노공화국, 제노바공화국, 사부아공국, 몬세레트후작령 그리고 루카공화국에 아라곤이 지배하는 시칠리아왕국과 아라곤이 지배하는 사르디니아, 제노바가 지배하는 코르시카에 이르기까지 정말 복잡다단한 구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로렌초인가? 이 책의 원제인 '4월의 피'를 불러 일으킨 것은 로렌초가 속한 가문 메디치에 대항하는 파치가에서 로렌초와 그의 동생을 살해하려다 그만 동생만 죽이고 음모가 실패하는 데서 이야기는 비롯된다.

 

결국 파치가는 로렌초가 이끄는 메디치가에 의해 완전히 몰락하게 되고(반대로 로렌초가 죽은 후 파치가는 되살아나게 된다.) 로렌초는 왕이나 귀족이 아니며 공화국의 수반이 아니면서도 피렌체를 영도하는 인물이 된다. 그래서 로렌초가 위대한 것일까? 아니 그보다는 교황과 절대적으로 대립하면서도 나폴리왕국과 왕을 움직여 교황과 화해하고 심지어는 자신의 어린 아들을 추기경에 임명되게 하는데서 더 위대함이 돋보일 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역사의 이면에는 언제나 복잡하고 피비린내 나는 현실과 다툼이 있는 것은 동서양이 크게 다른 것 같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부분 중의 하나는 15세기의 유럽이 우리가 생각하듯이 그렇게 민주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4월의 피' 암살자들의 최후를 잠시 지켜 보자.

 

소년들이 암살자인 안드레아의 시체를 교회 밖으로 끌고 가서 시내를 돌아다니며 돌질과 칼질을 실컷하게 한 다음 그가 살고 있던 집으로 끌고가 창문 옆에 거꾸로 매달아 놓는다. 다음날 머리는 이미 없어졌는데 나중에 행사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미리 베어 놓은 것이다. 또 그의 오른 손을 자른 다음 불에 구워 중앙광장 말뚝에 못박아 놓았다. 또 그의 시체에서 심장과 손을 잘라서 먹었다는 견해도 있다. 그리고 최소한 남은 시체는 돼지우리에 던져졌던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섬찟한 현장묘사는 이밖에도 여러 번 등장해서 충격을 안겨준다.

 

사실 <메디치가 살인사건의 재구성>을 단순한 호기심으로 펼치기에는 너무 방대한 양의 역사적 사실들을 담고 있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의 상식을 활용해 가면서 진지하게 접근해 간다면 예상외로 서양의 역사, 더 정확히는 15세기 이탈리아의 역사로 빠져들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다양한 사진들과 삽화, 주해, 지도 등은 종합적인 책읽기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있다. 역사, 특히 유럽과 이탈리아의 중세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 아니 적어도 이탈리아를 여행할 곌획이 있는 사람이 한번쯤 읽어준다면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만큼은 아니더라도 여행의 폭과 깊이가 더해질 것이다.  

 

k****p 2008.05.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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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권력을 향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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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중세를 일컬을 때 흔히 암흑기라는 표현을 쓴다. 이는 흑사병이 창궐하여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은 암울한 기억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이 시절은 종교의 힘이 참으로 강성하여 인간의 능력이 100% 발휘되지 못했다는 점에서도 잿빛을 띠고 있었다. 그랬기에 어느 한 가지로만 집중되던 에너지가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영역에까지 널리 퍼졌고, 그걸로도 부족한 듯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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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중세를 일컬을 때 흔히 암흑기라는 표현을 쓴다. 이는 흑사병이 창궐하여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은 암울한 기억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이 시절은 종교의 힘이 참으로 강성하여 인간의 능력이 100% 발휘되지 못했다는 점에서도 잿빛을 띠고 있었다. 그랬기에 어느 한 가지로만 집중되던 에너지가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영역에까지 널리 퍼졌고, 그걸로도 부족한 듯 인간미를 예찬하는 목소리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던 르네상스는 당대 사람들에게 거대한 충격으로 인식되었을 듯하다. 왜 이탈리아에서, 특히 피렌체에서 그와 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문화는 충분한 경제적 토대 하에 발전이 가능했으니, 르네상스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책에 등장할 정도로 유명한 메디치 가에 대해 주목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럽 16개 도시에 은행을 세우고 교회 재정권마저 장악했던 이 집안은 자신들의 막강한 부를 통해 피렌체의 정치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역설적이게도 독재 치하의 피렌체는 안정적인 질서를 가능케 하였다. 찬란한 문화는 사회가 안정되었을 때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메디치 가의 통치는 긍정적이었다는 평가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도 메디치 가는 많은 작가나 학자들을 후원하는 방식으로 르네상스 시대의 찬란한 문화에 일조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와 반대되는 목소리도 많이 들을 수 있게 되었으니, 유럽의 종교 개혁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부패한 레오 10세도 알고 보면 메디치 가의 사람이다. 그리고 이 책이 다루고 있는 1478년 4월의 사건 역시 메디치 가의 통치에 대한 반발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줄리아노를 싸늘한 시신으로 만들었고 로렌초에게도 위태로움을 선사(?)했던 한 사건만을 다루진 않았다. 역사는 언제나 승리자의 입장에서 기술되기에, 현재의 우리는 살아남은 메디치 가의 목소리만을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지금껏 긍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었던 메디치 가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밀라노 공장 암살 사건은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에서 권위주의 통치가 어떤 억눌린 분노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것이었는지 보여준다. (p 28 중에서)

 

작가는 메디치 가의 통치를 권위주의라고 정의하고 있었다. 물론 15세기 유럽 사회에 지금과 같은 민주적 선거 제도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피렌체는 명목상이긴 했으나 분명 공화국을 표방하고 있었다. 코시모에서부터 로렌초까지 이어진 메디치 가의 견고한 통치는 당대 귀족들이 보았을 때 한 집안에 모든 권력이 집중된 형태의 전제정치였다. 법적으로는 아무런 권한도 가질 수 없는 이들이 모든 것을 가졌으니 이에 대해 누군가가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어쩌면 처음부터 예기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힘의 불균형이 너무도 심각하면 오히려 사회는 고요하다. 그리고 파치 가문이 연루되어 있다고 알려진 4월 사건 역시 메디치 가의 힘이 아직 약한 리듬을 타기 전에 행해졌기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이는 절대자를 향한 반발은 어린 아이가 어른을 향해 대드는 형국과도 같아 보였다. 이들을 향한 보복성 짙은 공격은 인간이 지닐 수 있는 잔인함이 무엇인지, 그 본질을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해 발발한 듯해 보인다.

 

아무리 아버지가 위대해도 아들의 능력이 떨어지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권력은 온전히 유지되지 못한다. 로렌초의 아들 피에로 대에 이르러 메디치 가가 지난 날의 화려함을 잃었던 것을 생각해보라. 그러나 저자는 말한다. 피렌체 공화국을 위기의 벼랑으로 몰아붙인 장본인이 바로 로렌초였다고… 자신을 견제할 수 있는 모든 세력을 제거한 로렌초의 노력은 결국 자기를 지켜줄 수 있는 건전한 비판마저도 잠재워버렸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고 액튼 경의 말이 문득 떠오른다. 로렌촉 피의 보복이 아닌 다른 방식을 택했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역사에 만약은 성립할 수 없지만…

q*****2 2008.05.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