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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적 사건 _ 이수혁(2009.01.14)
경제위기만큼이나 북핵문제는 한국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정부는 신년사에서 “원칙을 지키며 북한의 태도변화를 기다리겠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문도 차가운 남북관계의 관계를 고려해 완화된 어조로 표현했다고 하니, 서로가 얼마나 민감한 관계인지 짐작할 만하다.
<전환적 사건>은 저자 이수혁이 2003년부터 2005년 1월 까지 6자회담 수석대표로 활동하면서 겪은 회고록이자, 통일 문제에 밝은 그가 내놓은 제언이다. 그는 대담하게 북핵문제는 동북아에서 도전이자 기회라고 했다.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는 저잣거리 말처럼 북핵문제라는 위기 또한 발전적인 새 국면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990년대 초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북미 냉전위기가 지미 카터 전 미대통령을 통해 가까스로 해결했던 것이 그 대표적인 예가 되겠다. 이에 이수혁 대사는 21세기 새로운 북핵문제가 어쩌면 통일로 갈 수 있는 전환적 사건이자, 평화적으로 해결된다면 이것이 바로 통일로 가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책의 구성은 다소 서사적이다. 그래서 독자가 스스로 질문을 해가며 읽지 않는다면, 금세 졸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늘 비밀리에 붙여졌던 협상 과정이라든가, 협상이 오고갔던 섬세한 감정의 온도를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2002년 8월 존 볼턴 미국무부 차관보가 북핵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다시 북핵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된다. 이후 지난한 협상과정은 계속된다. 증거 제시 없이 다짜고짜 북한의 핵 가능성을 주장하는 미국과 있는지 없는지 모호한 대답을 하며 떼를 쓰는 북한 간의 잘잘못을 책에선 잠시 미룬다.
“6자회담에서는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가, 가지고 있다고 한 것이 아니라 가지게 되어 있다고 했다가,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한 것은 전술적이라고 했다가, 핵무기가 아니라 핵 억지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핵에 대한 입장은 참으로 다양했다. 같은 한국말이지만 자칫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언어해석 차이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지만, 독자로서 아니 한민족으로서 애틋한 마음에 그렇게 말을 돌려가며 할 수 밖에 없는 북한에 연민마저 느낀다.
협상 초기 북한을 불쾌할까 싶어 한국 대표는 미국과 일본과 따로 숙소를 정했다고 하니, 이런 소소한 사건들은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외교관 출신의 신분에 이수혁 대사는 정치적 색깔을 드러내는데 매우 조심스럽다. 그러나 말미에는 북한에게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먼저, 6자회담의 의의에 맞게 미국과 대화할 것 만 아니라, 나머지 국가들과도 긴밀한 대화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 미국이 가진 힘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나, 한국과 일본과의 대화를 통해서도 미국의 태도 변화를 모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핵을 가지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마무리한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면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은 기대하기 어렵다. 핵을 가진 북한과 통일 협상이 순조로울 수 없다. 핵을 가진 북한이 내걸 조건 속에는 남한이 받아들이기 불가능한 조건이 많을 것이다.” 또한 북한이 핵을 보유한 채 한반도가 통일되는 상황을 중국이나 일본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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