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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내리고 있었다. 제목이 눈에 띄었다. 여자여름?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나이도 여자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여름을 좋아하지도 않았으니 여자여름 그 어디에도 나는 속할 수 없었다. 그러나 마침 비가 억수로 내리고 있었고 나는 여자여름을 집어 들었다. 작가의 약력을 보니 송추 출생이다. 송추하면 계곡이 먼저 생각이 났다. 송추의 여름도 생각 났다. 작가는 여러권의 단편소설집과 장편소설집을 발간했다. 참 열심히 그리고 치열하게 쓰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책을 읽으면서 흔히 말하는 불륜과 동성애란 단어가 떠올랐다. 그러면서도 왠지 그 단어들은 외설스럽게 다가오지 않았다. 불륜과 동성애의 내용이 나오지만 외설스럽다고 생각하지 않게 하는 것이 작가의 힘이란 생각도 들었다. 제목 '여자여름'은 초가을의 며칠 동안 한여름처럼 볕이 따가운 날을 중앙아시아 우리 동포들은 그렇게 부른다고 했다. '그렇게 한 며칠'이란 말이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나도 버릇처럼 '한 며칠 극악스럽게 비가 왔으면', ' 한 며칠 폭설이 내렸으면'하는 마음이 종종 들었고 그 말을 버릇처럼 내뱉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사는 것, 오늘도 어제처럼 그냥 그런 날. 비록 이것이 내 모습일지라도 그 안에는 '여자여름'같은 계절이 살고 있다는 예언이 소설속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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