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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게임> <냉장고에 사랑을 담아> <나폴레옹광>
요즘 일본 추리소설이 아주 인기가 있고 여러 작가의 작품들이 국내에 소개되었다. 특히 2~3년 사이에 급격하게 관심이 늘어난 모습을 보면 놀랍다. 서점에 가면 일본 추리소설 코너가 따로 있고 종류도 다양하다. 무슨 붐이라도 분 것처럼. 아토다 다카시는 최근에 소개된 작가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아래 소개하는 세 권의 책이 1978년, 1979년에 나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럴 만도 하지만, 이 세 권의 책에 실린 작품들은 너무나 뛰어나다. 아토다 다카시는 단편 '방문자'로 1978년 추리작가협회상을, 단편집 <나폴레옹광>으로 1979년 상반기 나오키상을 받았다. 흔히 찾아볼 수 없는 단편의 명수이며 '기묘한 맛'을 내는 작품을 쓰는 독창적인 탐구자다. '기묘한 맛'이라는 말을 일본에서 처음 사용한 에도가와 란포는 이것을 "천진난만하며 사랑스럽고, 더불어 은백색의 서늘한 잔혹미, 엉뚱하고 유들유들한 유머가 있는 천진난만한 잔학성이 바로 그것이다"라고 정의한다. 단편소설의 참맛은 치밀하고 압축적인 구성과, 결말에서 통쾌할 정도로 뒤통수를 후려치는 반전에 있다고 하겠는데 아토다 다카시는 재치 있는 반전을 구사하는 차원을 넘어 '기묘한 맛'을 독자에게 선사하는 뛰어난 작가다. 그의 작품에 나오는 이야기는 말하자면 요즘에도 여름에 자주 등장하는 도시괴담과 비슷한 것인데 논리에 맞지 않게 이야기가 끝나버리는 도시괴담과 비교해서 훨씬 개연성이 높고 품격이 있으면서도 도시괴담보다 상쾌한(?) 뒷맛을 남긴다. 피가 낭자하는 영화를 볼 때 느끼는 속 울렁거리는 역함이 아니라 등골이 서늘하고 오싹한 느낌. 흔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는 상투어를 많이 쓰는데 아토다 다카시의 작품은 분량이 적은 단편인데도 반전이 두 번, 세 번, 여러 번 나온다. 그것이 참으로 놀라운 점이다. 한두 쪽을 남겨놓고 반전이 나와서 "오오! 그랬단 말이야?" 하고 놀라게 되는데 방심하고 있다가 마지막 두 줄에서 또 반전이 나온다.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이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러니 귀신이 나오고 피가 철철 흘러넘치는 공포 영화는 비교할 수가 없지. 아토다 다카시의 작품은 확실히 재미있다. 읽고 나서 실망하지 않는다. 무더운 여름 밤에 친구들과 바닷가에 둘러앉아 있을 때 한 친구가 "내가 무서운 얘기 하나 해줄까?" 하면서 말을 꺼내는 그런 이야기다. 오오, 정말 기대가 된다. <나폴레옹광> 뒤표지에 영화평론가 정성일이 쓴 서평에 이런 말이 있다. "조금씩 슬금슬금 몽롱하게 만들면서 예기치 않게 그렇게만은 결말을 맺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엔딩이 매번 기다릴 때, 그러면서 그 엔딩이 점점 더 꿈을 꾸는 것처럼 허우적거릴 때, 나는 고개를 들 용기를 잃어버렸다. ... 아아, 제발 끝나면 안돼, 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책. 반드시 순서대로 읽으실 것." 그렇다. 읽으시라. 읽고 또 읽어도 질리지 않을 뛰어난 작품은 빨간색으로 칠했다. ㅎㅎㅎ
냉장고에 사랑을 담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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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작품을 쓰고 나면 편집자는 글에서 불 필요한 부분을 과감하게 삭제하는 일을 맡게 된다. 그 일의 중요함에 대해서 스티븐 킹은, 자신의 담당 편집자에게 '천재'라며 칭송하고 있다. 자신이 쓴 글을 잘라내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진정한 대가이므로. 여하간, 작품에서 잘라낼 부분이 없이 단어 하나 마다 보석처럼 빛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 바로 스탠리 엘린과 헨리 제임스이다. 전자는 단편의, 후자는 장편의 '명작'을 쓴 거장이며 이들의 문장은 진정으로 스스로 빛을 낸다. 단편의 재미는 단어 하나 마다의 뉘앙스며, 유사어 중에서 진정 그 단어를 쓰고, 세밀한 핀셋을 들어 미니어쳐를 구성하듯 짧은 분량의 작품을 아껴가면서 조금씩 느껴가는 그 재미와 감동 때문이다. 추리단편선이나 호러 단편선을 통해서 (이 작품의 에필로그의 '공포의 연구'에서 언급되는 작품들은 정말 다 구해서 읽어보셔야 한다) 여러 작가의 맛을 느껴보았고, 최근엔 베스트셀러의 작가이자 재주꾼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흑소,괴소 소설 등의 단편을 읽기도 했지만, 처음부터 마지막 작품까지 일관되게 수준 이상의 작품을 보여주는 것은 이 책이 간만이었다. '안락의자 탐정'이 등장하는 [구석의 노인] 등의 단편 작품선이 있지만, 이 작품은 로알드 달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기묘한 맛, 그러니까 천진하고 기발한 상상력의 동화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더할 나위 없이 그로테스크한 뒷맛으로 뒤통수를 치다못해 말문을 잃게 만드는 그런 공포의 맛을 보여준다. 워낙에 호러와 추리를 좋아하고 단편선은 다시 재판되는 경우가 없어서 오래전부터 지금은 절판된 추리와 호러단편선을 모아오고 있고, 점점 더 그 맛을 되살리는 작품선을 만나기 힘들었는데, 이 작품선은 정말 놓칠 수가 없는 정말로 좋은 단편작품선이다.
좋은 놈인줄 알았는데 나쁜 놈이 되버리는 제프리 디버식의 반전은 현대인의 모호한 정체성과, 공산주의 경제의 붕괴에 따라 더 이상 선과 악으로 선을 구분지을 수 없는 현대에 기발한 오락의 맛을 주었다. 그렇지만 그러한 반전은 너무나 남용되었고, 그리고 강박증마저 일으키었다. 오 헨리의 스마트한 반전의 맛을 되살리는 것보다는 반전은 플롯의 필수코스가 되어버렸지만, 이 작품들에서의 반전은 분위기와 장르를 뒤바꿔버리는 전체세계를 뒤흔들어버리는 강렬함을 준다. 코메디인줄 알았는데, 그 훈훈함이 사라지기 직전 얼어버릴 듯한 잔인한 사실의 발각 ('취미를 가진 여자', '가장파티')이라든가, 단순한 상대를 공포로 물들어버리기 이상의 그 이후마저의 감정의 전개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든가 ('공포의 연구'), 잔인함의 극치를 달리다가 실소를 금치 못하게 만들면서 스스로 웃어버린 점에 오싹해지는 작품 ('기묘한 나무') 이라든가....
이러한 기묘한 맛을 더욱 느끼고 싶으시다면 로알드 달 작품선 (단, 어떤 작품들은 길이가 늘어나기도 하고, 1, 2, 3권 다 일관된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는 않는다), 명지사에서 나온 에드가상 수상 작품집 1, 2, 3, 4권, 그리고 동아출판사에서 나왔던 '리더스 다이제스트 걸작 추리소설 모음 1, 2, 3, 4권 (최근에 원서로 클래식한 단편 추리작품선을 샀는데 이게 바로 이 작품선의 일부였다. 구하기는 힘들지만, 정말로 이 4권은 보석이다), 세계 괴기소설 걸작선 1, 2, 3권, 한밤중의 지하철, 노벨상 수상자들의 미스터리 걸작선 추리특급, 밀랍인형 등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물론, 지명도가 높은 명작의 단편들이 겹치기도 한다. 하지만, 점점 열대기후로 접어드는 것만 같은 여름의 지루함과 더위를 잊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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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18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굳이 쟝르를 나누자면 미스터리 단편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토다 다카시 만의 독특한 맛이 들어 있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단편을 읽다 보면 쓴 웃음이 나옵니다. 아토다 다카시 단편에서 이 정도면 행복한 결말이지, 하다가도 씁쓸한 웃음을 짓게 됩니다. 반대로 정말 안 좋은 결말이다 싶다가도 그 속에 포함된 일말의 유쾌함 때문에 미소 짓게 됩니다. 해설에서 읽은 것처럼 마지막 두 줄을 가지고 일으키는 반전도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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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다 다카시는 늘 내 기억 한편에 있는 작가다. 그를 처음 만난 건 <취미를 가진 여자>였다. 그 작품을 읽고 '아, 이 작가 대단하다.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렇게 대단하다고 명성이 자자하던 <나폴레옹광>을 읽었을때는 단지 입만 벌리고 있었을 뿐이다. 평론가가 얘기하는 <방문자>가 좋았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제대로 된 작가의 단편집 <시소게임>이 나왔을때 나는 만세를 불렀다. 정말 가슴 벅찼더랬다. 이제 아토다 다카시 총서가 나온다니 이왕이면 총서답게 하드커버로하지 하는 생각이 든다. 이건 좋아서 하는 투정이다. 아토다 다카시의 단편에는 미스터리, 스릴, 호러 모든 것이 들어 있다. 가벼운 작품, 섬뜩한 작품, 기묘한 작품들이 어울어진 것이 마치 로알드 달의 단편집을 보는 느낌을 준다. 일본의 로알드 달이라고 하면 작가가 기분 나빠하려나... 내가 한 두번 한 얘기도 아니고 그만큼 좋다는 얘기다. 처음 작품인 표제작부터 뒤통수를 때리고 시작한다. 18편 모두가 다 좋다고 한다면 그건 좀 거짓말이겠지만 대부분이 내 마음에 들었다. <시소 게임>에서 문학평론가 마사시노 지로는 그의 작품은 인간과 인생에 대한 관망을 담은 작품이라고 했다. 여기에도 그런 작품 몇편이 보이지만 이 단편집의 색깔은 인간과 인생에 대한 관망을 공포로 담은 작품이라고 말하면 더욱 정확할 것 같다. 인간과 인생을 어떻게 관망하느냐는 작가의 작품이 그때 그때 다르게 담아내고 있으니까. 인간의 인생은 희노애락으로 간단 명료하게 표현된다. 그것의 어떤 점을 관망하느냐는 작가의 몫이고 여기에는 노와 애의 공포가 가볍과 무겁고 기발하고 오싹하게 수록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 작품 <공포의 연구>를 통해서 작가가 자신의 작품 세계 내지는 성격을 명확히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31쪽에서 그는 서두에서 "결국 공포라는 것은 상상력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라고 시작하며 마침표를 찍는다. 결국 그의 작품은 공포를 소재로 하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 하는 작가의 상상력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독자의 상상력이 잘 만나게 하는 것이 작품의 문제였던 것이다. 그리고 아토다 다카시는 그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책을 덮자마자 다음 2편이 기대되는 까닭이다. 오싹하게 무섭다는 것이 나이가 들면 그의 말대로 우스워지기도 한다. 그보다 삶의 무게가, 일상에서 오는 공포가 더 크게 다가와서 귀신이나 유령은 어떤 면에서는 그다지 무섭게 느낄 수 없게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런 버거운 나이에도 무서움은 필요하다. 현실에서 잠깐 눈을 돌릴 틈이 숨을 쉴 수 있는 때니까. 그런 때 아토다 다카시는 현실적이면서 무섭고 때론 약간 우스꽝스럽고 위안이 되기도 하는 그런 작품을 보여주었다. 여름이 다가온다. 냉장고에 얼굴을 들이밀고 싶어질때 이 책을 보는 것은 어떨까. 냉장고가 존재하는 이유는 땀이 쏙 들어가게 하기 때문이니까. 전기세 많이 드는 냉장고 문을 열지 말고 이 책을 열기 바란다. 진짜 냉장고든 책 속의 냉장고든 아마도 같은 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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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스터리 매니아 사이에서 나폴레옹 광을 모르면 간첩으로 분류된다. 그만큼 많은 독자들에게 알려진 작품이다. 하지만 실제로 일어본 독자는 거의 없다. 국내에 번역되서 나오긴 했지만 절판되어 보기 힘든게 사실이다. 하지만 고맙게도 "행복한책읽기" 출판사에서 재간되어 나오다니 기쁨을 감출수가 없다. 15년전에 국내에 미스터리 매거진이란 잡지가 있었는데 거기에 "나폴레옹 광"이 수록되어 있었다. 물론 읽어 보았다. 이 단편 작품 하나로 나오키상까지 수상했다고 하는데 그럴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정말 최고라고 말할수밖에 없었다. 아토다 다카시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된 경우가 많이 있었다. 예를 들어, "손님" 이란 작품은 누구나 다 아는 작품일것이다.(일본추리소설 단편모음집에 항상 실려있었다.) 하지만 아토다 다카시의 첫 단편작품집 "냉장고에 사랑을 담아"가 출간 될줄이야 예상도 못했던 일이다. SF단편문학에는 거장 호시 신이치가 있다면 미스터리 단편문학에는 아토다 다카시가 있다는 말을 어디서 본적있다.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이야기 흐름을 바꿔놓는 능력은 가히 최고라 말할수 있다. 단편 소설의 장점인 깔끔한 구성으로 지루하지 않고 마지막 몇 마디 대사에 탄성이 터져나오는 이런 소설이 국내에 많이 소개되지 않은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이 단편집에서 맘에 들었던 작품은 "취미를 가진 여자" 이다. 진짜 짤막한 단편 하나로 영화까지 만들면 대박 나겠다며 혼자 상상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냥 흔히 볼수 있는 일반 문학(이야기)같은데 마지막에 정말 소름이 끼쳤다. 순간 호러소설로 바뀌는 기분까지 들었다. 일반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반전의 묘미는 빠질수 없는 즐거움이다. 일부러 반전 소설만 찾는 독자들도 있다. 일반 장편 소설을 읽으면서 후반부까지 가기에 지루함을 느끼는 독자가 있다면 아토다 다카시의 작품을 추천하고 싶다. 책 자체를 놓고본다면 킬링타임용으로도 딱이다. 단편이다 보니 지루하지도 않고 정말 재미있다.
명작 나폴레옹 광도 하루 빨리 출간되면 좋겠다. 아니 그의 모든 작품들을 읽어 보고 싶은 마음에 모든 작품들이 출간 되었으면 한다. 짧은 글 속에서 나오는 묘한 분위기를 계속 느끼고 싶은 독자들은 아토다 다카시의 작품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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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하게 느껴졌던 이름... 하지만 '시소 게임'으로 이미 한 번 만난적이 있는 작가였다... 그런 이유로 인해 조금은 우스운 제목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냉장고에 사랑을 담아'라니... 어찌보면 연애 소설처럼 보이는 이 제목... 하지만 그 속에 들어있는 내용물은 참 그로테스크했다는... 동명 제목의 첫 단편도 그렇고 사람의 마음 속 어두움을 담은 듯한 이야기들은 읽을 수록 흥미로웠다... 정말 오랫만에 읽는 즐거움이 있었던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