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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를 찾아가는 여행
"하루키를 찾아가는 여행" 내용보기
배움의 공동체 일환으로 일본 지성 탐방(시골빵집 타루마리, 우치다 타츠루 선생님이 운영하는 개풍관)을 가면서 하루키 고향 고베 근방을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자 마자 남아서 고베 지역을 혼자 도보 여행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하루키의 여행법 http://blog.yes24.com/document/758499 (구간 제목임, 신간 제목은 "나는 여행기를 이렇게 쓴다" http://blog.yes24.com/documen
"하루키를 찾아가는 여행" 내용보기

배움의 공동체 일환으로 일본 지성 탐방(시골빵집 타루마리, 우치다 타츠루 선생님이 운영하는 개풍관)을 가면서 하루키 고향 고베 근방을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자 마자 남아서 고베 지역을 혼자 도보 여행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하루키의 여행법 http://blog.yes24.com/document/758499 (구간 제목임, 신간 제목은 "나는 여행기를 이렇게 쓴다" http://blog.yes24.com/document/8062578 )" 말미에 95년 한신대지진 이후 97년 하루키 자신이 아시야 근방 도보 여행을 했던 내용을 실었기 때문이다. 하루키 초기 3부작 역시 자신이 학창시절 지냈던 고베 풍경을 담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발로 밟아보고 싶었다.

 

너무나 다행이고 고마웠던 점은 하루키 덕질하는 나보다 더욱 전문적으로 덕질하는 이 책 저자가 먼저 하루키와 관련 있는 일본 여러 지역을 다니며 '파인딩 하루키'를 하고 그 기록을 책으로 출간해주었다는 점이다. 증식하는 책들이 부담스러워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을 했는데 다소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미리 읽고 여행 계획을 세워야 해서 결국은 구입 소장하게 되었다. 짐 적게 가져가고 싶어 책을 가져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과적으로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가져가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책 앞부분 '한신칸'을 다룬 내용에서 집중적으로 도움을 받았다. 거의 저자가 밟은 지역을 따라갔다고 보면 된다.

 

탐방단이 오사카에서 먼저 귀국하고 나는 남아서 한신패스로 한신선을 타고 오며 차창 밖으로 보이는 아시야 인근을 미리보기했다. 이렇게 고베로 넘어와 효고역 근방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어놓고 첫날은 효고현립미술관에 다녀오고 기타노이진칸 근처로 넘어가 책에 써 있는 '피노키오 피자'에서 저녁을 먹었다. 둘째날 본격적으로 하루키 흔적을 밟기 시작했다. 여행기에도 정리하겠지만 28명이 함께 다니며 버스에서 내내 목소리와 노래에 휩싸여 있다가 오랜만에 혼자 매우 조용한 마을들을 걷는 기분이 너무 평온하고 좋았으니 나는 어쩔 수 없는 내향인이다. 일본 사람들 문화가 좋다고 생각한 이유는 길에서 부딪치지 않도록 벽쪽에 붙어서 차분하게 걷기, 기침이 나면 가리고 하거나 마스크 착용하기, 걸으며 흡연하지 않기, 공공장소에서 되도록 소리 내지 않기 등 너무나도 '도덕 교과서'처럼 타인에 대한 배려를 실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 사람들이 다니는데도 너무나도 한적하고 조용하고 평화로운 동네들을 평일 오후에 여유롭게 하염없이 걷는 기분이 좋았다.

 

 

 

JR간사이미니패스를 끊은 관계로 효고역에서 사쿠라슈쿠가와역으로 이동해 슈쿠가와 오아시스 로드를 걸었다. 겨울이라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아 있었는데 벚꽃 피는 봄이 되면 얼마나 화려하고 예쁠까 상상이 되었다, 지금으로서는 동네 사람들이 산책도 하고 조깅도 하는 평범한 공원이 길게 이어져 있어보였다. 겨울이라 가물었는지 물은 별로 없지만 과연 송사리가 살 듯 매우 맑고 깨끗한 개천도 함께 이어져 있었다. 한국은 영하 10도에 육박하는 한파라고 하고 일본에서도 전날까지는 눈도 오고 이 지역 날씨로는 다소 쌀쌀한 편이었는데, 이 날은 도보 여행하기 딱 알맞게 날씨도 좋고 기온도 훈훈했다.

 

 

 

 

로드 중간에서 빠져나와 아시야역을 향해 걷다가 우치데 도서관에 들렀다. 어린이집, 초등학교 하교 시간이었는데(간사이 지역은 지금 겨울방학 기간이 아니었다!! 놀람!! 하교 시간마다 전철에 중고생들이 바글바글~) 뛰어다니는 천진난만한 모습은 우리 아이들과 같아보였다. 잘 살아보이는 마을이었다. 낮고 네모반듯 세련되게 지은 단독주택이 바둑판처럼 배열되어 있었다. 계속 적응 안 되었던 게 길에 사람, 자전거, 자동차가 한꺼번에 다니는데 차가 아이들을 치지 않는 게 신기할 지경이었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차량을 통제하거나 어린이보호구역 만들라고 난리가 났을 테다.

 

 

하루키가 재수할 때 우치데 도서관에서 공부했다고 이 책에 써 있다. 하교 시간 즈음이라 우치데 도서관에도 아이들이 바글바글했는데, 책 빌리는 공간에서 아이들이 떠들어도 책 읽는 어른들은 전혀 개의치 않아보였다. 무슨 책이 꽂혀있나 구경 좀 하고 아픈 다리를 잠시 돌볼 겸 2층에 올라가 오래된 도서관 건물을 식물 넝쿨들이 둘러싸고 있는 풍경을 의자에 앉아서 보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아시야역은 완전 번화한 느낌이었다. 다이마루 백화점이 연결되어 있다. 하루키가 어렸을 때 자주 들렀다는 호세이칸 서점을 찾으려고 역을 세 바퀴는 돈 기분이다. 백화점 1층에 매우 큰 서점이 생겨서일까, 호세이칸 서점은 보이지 않았다(내가 못 찾은 것일 수도 있다). 한국 사람들이 워낙 안 찾는 곳이다보니 블로그 검색을 통해서도 정보를 전혀 얻을 수 없었다.

 

 

 

해질녘 하버랜드 야경볼 겸 모토마치역에서 내렸다. 고베항 지진 메모리얼 파크 가는 길에 고서점길 헌책방에 들어갔다가 (읽지도 못할) 하루키의 "양사나이의 크리스마스"를 집어들었다. 집에 있는지 없는지 긴가민가했는데 돌아와 확인해보니 있었다!! ㅠ_ㅠ 이렇게 같은 책 두 권을 소장한다. 상태 좋은 책 우리 돈으로 3천원 가량. 이미 해가 엄청 져버려 어둑해진 때 (거의 아무도 가지 않는, 그러나 막상 가보니 한국인 가족이 있었음) 고베 항 지진 메모리얼 파크 쪽으로 걷는데 조명도 별로 없고 중간에 공사를 하고 있기도 해서 다소 무서웠다. 아마도 '지진이 났던 곳'이라는 사실 만으로도 독특한 분위기를 느꼈던 듯하다. 넓지 않은 일정 지역을 지진이 났던 상태 그대로 보존해두었는데, 당시 이 근방이 얼마나 참담한 광경이었을지 상상할 수 있었다. 원래는 영상이 준비되어 있고(한국어 가능) 상영하고 있어야 할 시간이었으나 문제가 있는지 영상은 안 나오고 소리만 들렸다. 소리를 들으며 대지진 당시 어떻게 복구했는지 연표를 보는데 생각보다 엄청 빠르게 복구해나갔으며 지역을 되살리기 위한 여러 프로젝트들이 붙었던 모습을 보면서 놀랐다. 최근 가장 슬프고 충격적인 재해 하면 역시 '세월호 사건'이 떠오르는데, 우리는 어떠한지 씁쓸하게 생각했다.

 

책에 써 있는 곳들은 이 정도를 다녔고 나머지 여정은 여행기에서 정리할 예정이다. 저자는 일본어를 잘 하시는지 현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차도 렌트하고, 고베 외에도 다양한 지역들을 다닌 모습을 보면서 부러웠다. 언젠가 도쿄 갈 기회가 생긴다면 또 이 책을 꺼내서 하루키 소설 속 흔적들을 밟고 싶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1q84"에 등장한 수도 고속도로 가는 입구와 주인공들이 만나는 놀이터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을 때 짜릿해했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아시야 인근 마을을 걸을 때 계속 소름이 돋을 만큼 짜릿했다. 이번 여행에서 '공간'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몇 번 있었다. 하루키가 어린 시절을 지냈던 공간에 내 몸이 와 있고 내 발로 걷고 있다니 시간을 초월해 공존하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꿈을 꾸는 듯했다. 

 

여담인데 요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이 책에는 그가 하루키 팬이라고 써 있다!! 반가워라!!) "너의 이름은"이 흥행하고 있어서 안 그래도 다른 애니들도 찾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어서 반가웠다. "초속 5센티미터"를 예스이십사에서 굿다운로드 해두었기에 곧 보려고 한다. "초속 5센티미터" 속 등장인물도 하루키 소설 속 등장인물처럼 현란하진 않지만 내면의 힘을 가지고 꿋꿋하고 용기있게 말하고 행동하는 인물이리라 추측하며 기대하고 있다.

"서핑에 대해서 하루키는 "지극히 개인적인 스포츠이며, 순수한 의미에서 정직함을 요구하고, 그것에 의해 진정한 자신의 존재를 응시하게 된다"고 하였다. 이 문구는 하루키의 팬이기도 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 "초속 5센티미터"에서 두려움을 이겨내는 여주인공의 서핑 장면으로 오버랩되기도 한다." 307쪽.

YES마니아 : 플래티넘 o****2 2017.01.29. 신고 공감 8 댓글 12
리뷰 총점 종이책
일본의 평범한 거리에서 하루키의 감성을 만나다!
"일본의 평범한 거리에서 하루키의 감성을 만나다!" 내용보기
이번에 일본 간사이 지역을 여행하면서 읽은 책이다. 저자는 하루키에 대한 팬으로서 인터넷에 파인딩 하루키(finding-haruki.com)라는 하루키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하루키여행법]이라는 하루키가 쓴 책을 따라 실제로 하루키와 관련된 곳을 여행을 했었다. 그리고 그 여행에 대한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하루키가 어린 시절을 대부분 보낸 고베지
"일본의 평범한 거리에서 하루키의 감성을 만나다!" 내용보기

 

이번에 일본 간사이 지역을 여행하면서 읽은 책이다.

저자는 하루키에 대한 팬으로서 인터넷에 파인딩 하루키(finding-haruki.com)라는 하루키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하루키여행법]이라는 하루키가 쓴 책을 따라 실제로 하루키와 관련된 곳을 여행을 했었다.

그리고 그 여행에 대한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하루키가 어린 시절을 대부분 보낸 고베지역을 시작으로 하루키나 그의 소설과 관련된 지역을 소개하고 있다.

단지 지역이나 장소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관련된 하루키의 소설들과 인터뷰까지 함께 소개하고 있어서 하루키의 소설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곳에 소개되고 있는 지역들은 대부분 일본의 유명 관광지가 아니다.

하루키가 살았던 작은 동네들...

다녔던 학교나 도서관, 카페, 빵집...

그리고 소설에서 나왔던 병원이나 버스 정류장등...

아주 평범한 일본의 거리나 건물들이다.

하루키와 관련이 없었다면 아무도 찾지 않을 평범한 장소들이다.

그런데 이런 장소에서 복잡한 관광지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보통 일본 사람의 감성과 마주하게 된다.

그 감성은 하루키의 소설 들에 나와 있는 감성과 연결이 된다.

마치 저자가 하루키의 감성으로 일본을 여행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독자도 그 감성을 마주하게 된다.

 

i*******3 2015.07.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