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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영화 시나리오다. 감성적 몽환과 짙은 우울감이 프랑스나 이태리 영화 모드다. 손수 제작한 영사기를 돌려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한 듯하다. 이는 몰입하고 집중해야 가능한 일. 폴 오스터 본인이 쓴 시나리오로 연출했다. 어련하실까. 그의 독특한 지성과 감성으로 해내지 못할 일이 과연 무엇이겠는가. 아직도 그에게는 못 다 풀어낸 얘깃거리가 무궁무진할 것이다. 그만큼 그의 작품에 홀릭할 기회도 널렸다는 증거. 이로써 오대양을 유영하는 기쁨을 누리리라. 동참하라. 이 향연에.
유명 작가 마틴은 여행 간 시골 친구 집에서 2주간의 전원생활을 시작한다. 마틴과 한 침대에서 자고 일어난 클레어는 자신을 묵고 있는 안주인의 조카라 거짓 소개한다. 둘은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고, 알다시피 뻔한 러브 행각을 벌이던 어느 날, 클레어가 갑작스럽게 된통 앓게 된다. 생사를 목전에 둔 클레어는 마틴에게 쓰던 소설을 마무리하라고 재촉한다. 마틴은 서재로 가 소설을 마저 쓴다. 그 사이 클레어는 죽고 만다.
운명처럼 나타난 환영과 사랑에 빠진 마틴. 그는 죽은 클레어를 지키지 못한 분풀이로 원고뭉치를 난로에 처넣어 불태운다. 곧 클레어는 살아나지만, 그 후 그녀는 마틴의 꿈에서만 나타난다. 그러던 어느 날, 보일러 배관공과 그의 조카, 안나란 여자가 등장. 배관공은 작가인 마틴을 알아본 뒤, 자신이 쓴 세 편의 원고를 봐달라고 부탁한다. 물론 마틴은 첫 번째 원고를 몇 줄 읽곤 던져버리지만. 배관공은 고아인 그녀가 자신의 조카라 소개하고, 마틴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가사도우미로 받아들이게 된다.
평상시엔 바보스럽게 소파에 멍하니 앉아있던 가정부, 안나. 그녀는 그리스로마신화 속의 노래하는 새, 세이렌처럼 사람을 홀리도록 노래를 잘하는 이상한 여자다. 게다가 유명 배우 뺨치는 연기까지. 클레어는 멍청이에 못난 안나를 아름답게 치장시킨다. 이어 마틴과 클레어 그리고 안나는 뉴욕으로 가기 위해 차에 오른다(물론 마틴은 자동차 후면경을 통해서만 뒷좌석에 앉은 클레어를 볼 수 있다). 시골길의 물결치는 안개 속을 지나는 검은 색 자동차. 안나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것이 엔딩 장면.
눅눅하고 쓸쓸한 독방에 갇혀 며칠몇날 폴 오스터 작품에 중독되고 싶다. 그의 작품 속 마틴과 삭스와 피터, 포그를 만나 할 얘기도 많다. 고로 나는 미쳤다. 그들에게 미쳤고 폴 오스터에게 미쳤다. 앞으로도 내가 미칠 날은 무한하다. 포 에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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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폴 오스터라기에 그냥 집어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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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었던 폴 오스터의 책. 정말 좋아하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꽤 오랜만에 그의 책을 읽게 된 이유는 그가 나에게 주는 감성을 소모해 버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맘에 드는 작가의 책은 다 읽으려 하는 내 독법상 한 작가의 책을 많이 읽게 되는데, 그런 경우 계속하여 읽다보면 감성적인 면이 무뎌져서 덤덤하게 읽게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 경우 정말로 좋은 작품임에도 그저 그렇듯이 페이지를 넘기게 되는 경우가 있어 일부러 어느 시간 동안은 그 작가의 책을 멀리 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하여 제법 오랜만에 그의 책을 펼쳤다.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나 "다리 위의 룰루"와 같은 그의 시나리오 작품. 그리고 그가 직접 연출할 만큼 처음부터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쓰여진 작품이다.
작은 소품과도 같은 이 책은 너무나 맘에 들었다. 작가에게 창작의 영감을 주는 존재로서의 뮤즈와의 사랑을 소재로 다룬 이 책은 언뜻 닐 게이먼의 <샌드맨> 시리즈에서 잠깐 본 듯도 한데 어두웠던 게이먼의 극과 달리 아리따운 작은 사랑을 그리고 있다.
시나리오인 만큼 읽는 내내 이 장면이 어떤 영상으로 극화될 수 있을까, 머리 속에 그려보며 읽으며 마치 음악이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내면의 삶'이 어떤 것인지.. 환상과 현실이 만나 그것이 삶이 되는 순간을 만들어 내는 것은 결국 사랑이었다. 그리고 그 사랑은 계속하여 그의 삶에 남아 있게 될 것이다.
외로움과 유머, 그리고 애틋함과 정열. 그리움 등의 감정이 오직 짧은 대사만으로 전달되는 느낌에 오스터의 감성이 전달된다. 간만에 만나는 이 느낌이 너무나 좋고 사랑스러웠다.
책을 끝까지 읽고 나서야 이미 만들어진 영화에 대해서 알아 보았다. 내게도 뮤즈인 이레느 야곱이 클레어 역을 맡았다. 어서, 어서 이 영화를 만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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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는 틈틈이 영화 시나리오를 쓰거나 (<챈스>, <스모크>, <블루 인더 페이스>, <다리 위의 룰루>, <센터 오브 월드>, <이너 라이프 어브 마틴 프로스트>) 또는 그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드는 일까지도 ( <블루 인더 페이스>, <다리 위의 룰루>, <이너 라이프 오브 마틴 프로스트>) 하고 있는, 텍스트 멀티 플레이어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폴 오스터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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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는 내 느낌이 책을 읽기 전의 내 기대와 많이 다를 때면, 리뷰를 올리기 전에 다른 사람의 리뷰와 책에 대한 안내문을 먼저 읽어 보게 된다. 내가 왜 이렇게 읽었나 하는 의문도 생기고, 뭔가 잘못 생각한 게 아닌가 의심도 생기는 탓이다. 이 책도 그 과정을 거쳤다. 바꾸어 말하면, 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뜻이 된다.
무엇보다 낯설다. 낯선 게 신선한 게 아니라 실망스러워진다. 책이 잘못된 걸까, 번역이 잘못된 걸까, 내가 잘 읽지 못한 것일까 오락가락했다. 시나리오를 읽은 횟수가 너무 적다 보니 내 자신의 이해력이 부족한 탓이 가장 크겠지만, 그렇더라도 이건 좀 섭섭하다. 분량이 적은 것도 내 이해력을 탓하도록 만들고 말았다.
재미없었다. 환상의 책을 읽는 중에 분량이 적어서 후다닥 보겠다는 마음으로 잠깐 펼친 것인데, 환상의 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데, 모르겠다. 환상의 책을 읽고 나면 이 마음이 다시 바뀌게 될지.
* 별 세 개를 줄 수 밖에 없는 책에 대해서는 리뷰를 쓰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혹시라도 뒤에 마음이 바뀔까 하여 남겨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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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낭패가. 소설인 줄 알고 샀는데 책을 펼쳐보니 시나리오였다. 바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산 거지? 폴 오스터라는 이름 때문에 사고 말았다. 바보, 내 자신이 이렇게 바보스럽게 여겨지다니.
어찌하였든, 오랜만에 폴 오스터의 글을 만났다. 그것이 시나리오든 말이다.
‘마틴 프로스트의 내면의 삶’은 글 쓰러 갔다가 뮤즈를 만난 마틴의 이야기다. 뮤즈는 글쓰는데 도움을 줘야 하는데 신기하게도 마틴이 글을 다 쓰려고 하면 죽는다. 그걸 알아챈 마틴은 글을 불태우고 그러자 뮤즈는 살아나는 그런 건데, 진지한 소설이었으면 재밌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