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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사랑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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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만 읽는 나도 요즘 여행기를 꽤 읽을 정도로 여행기가 추세인가 보다. 나름 신선한 시각, 그림 또는 멋진 사진을 갖춘 매력적인 여행기를 만날 때도 있고 개인사에 치중되어 있거나 개인의 취향과 시선을 강요하는 책도 있고 주관적인 경험을 객관적인 사실로 탈바꿈시키는 꼴불견의 여행기도 있고 유명인이 내는 여행기도 베스트셀러가 되는 걸 본다. 작가들도 간혹 여행을 작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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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만 읽는 나도 요즘 여행기를 꽤 읽을 정도로 여행기가 추세인가 보다. 나름 신선한 시각, 그림 또는 멋진 사진을 갖춘 매력적인 여행기를 만날 때도 있고 개인사에 치중되어 있거나 개인의 취향과 시선을 강요하는 책도 있고 주관적인 경험을 객관적인 사실로 탈바꿈시키는 꼴불견의 여행기도 있고 유명인이 내는 여행기도 베스트셀러가 되는 걸 본다. 작가들도 간혹 여행을 작품의 소재나 작품을 쓰기 위한 필수품(!)으로 쓰던 시절에서 벗어나 이젠 독특한 시각의 여행기 또는 여행하는 동안 썼던 ‘끄적임’을 수필로 내기도 한다. 가끔은 평범한 사람이 쓴 여행기도 나와 취향이 맞아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한다.

 

그런 와중에 중국에 관한 이 문화기행을 만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고 중의 최고의 여행서였다. 읽는 내내 마음이 중국에 대한 이해와 공감으로 꽉 차왔다. 이보다 더 즐겁고 행복하게 해준 책이 있었던가! 그래서 중국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사랑하고 싶어졌다. 어쩌면 평생 한번 못 가보더라도 원이 없을 것 같다. 그들을 이해하는데 이 책에서 다루는 문화만한 게 있을까.  

 

사실 여행이라면 지치고 지친 내게 만약 전세계에서 제일 나중에 가고 싶은 나라를 꼽으라면 단연코 중국이 될 것이다. 악명 높은 화장실, 대국주의에 젖어있는 사람들, 무지막지한 공산주의, 원료와 조리방법이 의심스러운 음식들, 그들의 고집과 우월주의, 또한 가난을 건드리기만 해도 터져 나오는 앨러지 반응,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의 속셈, 더러움에 대한 무딤 등등, 이 모두가 가보지 않고도 이미 형성된 내 안의 선입견과 편견 때문이다. 물론 이런 이유 없는 비난이 전부는 아니다. 그들이 이룩한 역사, 문화, 문학, 음악, 건축 등등 인정할 것도 무수하다. 하지만 이런 장점을 넘어서기에는 중국은 내게 너무 미지의 나라이고 무서운 나라다.

 

저자도 그런 얘기를 한다. ‘중국에 처음 왔을 때는 심란하기 짝이 없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나쁜 것만 골라놓은 것 같은 중국의 모습이 한없이 역겹고 불편했다.’라고.

 

하지만 차근차근 드러나는 저자의 시선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선입견과 편견은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저자는 중국에 정통한 교수이다. 학생들에게 중국문화 수업을 하면서 함께 토론하고 또 여행한 곳곳에 대한 기록을 적었다. 하지만 장소나 역사에 대한 단순한 기술 이상이다. 중국 영화가 함께하기 때문이다. 그 분석 또한 어찌나 맛난 분석이던지 감탄에 감탄을 하면서 읽었다. 본 영화도 있고 못 본 영화도 많았지만 모두 다시 한번 챙겨보고 싶어진 영화들이었다. 영화를 통해 중국과 중국인을 완전히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어느 정도 다가갈 수는 있지 않겠는가. <인생>과 현대 중국인을 비교하면서 저자가 하는 생각이다.

 

‘중국에 살거나 여행하면서 놀랄 때는 중국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볼 때가 아니라 고통을 참으면서 끈질기게 버티는 중국인들을 만날 때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런 중국인을 만나면 한편으로는 어리석고 한심해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놀랍고 무섭기까지 하다. (...) 중국인의 인내심이란 불만, 불평을 하지 않고 화를 내지 않으며 어떤 고난이라도 묵묵히 참아내는 태도다. 그리고 이런 인내심은 곧잘 끈질김으로 이어진다. 아무리 열악한 환경이라도 죽는 것보다는 사는 것이 낫고, 아무리 댓가가 적더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면서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끈질기게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간다. (...) 중국인의 약점인 동시에 강점이 바로 이것이다.’

 

중국의 삶, 문화, 중국 자체 그리고 중국인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으로 중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현재와 영화를 통해 나타냈다. 역사, 지리, 정치까지 폭 넓고 다양한 방면을 세심한 필치로 그렸다. 거기에 재미와 진솔함까지 덧붙여져 중국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면서도 그들에 대한 따스한 미소를 잃지 않고 깊은 애정을 끌어내는 시선이었다. 이해를 넘어 공감까지 가능하게 한 착하고 재미난 책, 감사한 책이다. 자잘한 에피소드도 많아 시종일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또 은근슬쩍 끼워 넣는 작가만의 유머에도 깔깔거리게 된다.

 

‘중국 컵라면을 하나 사고 바나나를 한근 샀다. 점심용이다. 옆자리에 앉은 1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청년이 거의 1분에 한번씩 선실 바닥에 침을 뱉는다. 뻬이징에서는 올림픽을 앞두고 ‘침 뱉지 않기’ ‘머리 자주 감기’ ‘웃통 벗지 않기’ ‘새치기 안하기’ 같은 문명운동을 펼치는데 뻬이징의 문명화운동이 아직 창강을 타고 채 올라오지 못한 모양이다. 중국에서 여행하다보면 겪기 마련인 더럽고 불편한 것에 어지간히 적응이 되었다 싶었는데, 이번에는 컵라면 면발이 목에 걸려 넘어가지 않는다.’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잘난 척하면서 선물할 수 있는 책이면서도 선물하고 나서 내가 더 행복해질 책이다. 그럼 이제 중국에 가볼까… 그런데 난 중국어를 못하는데 어쩌지? ^.~ 음… 이 책 들고 가면 되지. 내 시선에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담겨있다면 중국도 중국인들도 그에 화답해줄 거라 믿는다.         

g******i 2008.05.13. 신고 공감 6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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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최고의 문화기행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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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내가 만난 책들 중 최고의 문화기행서이다. 정말이지, 지금까지 이토록 역사에, 지리에, 문화에, 전설에, 영화까지 잘 어우러진 기행문을 읽은 적이 없다. 별 다섯개! 책의 만듦새도 아주 마음에 든다. 별 다섯개! 전체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별로 중국 지도가 나오고, 그 뒷면에 그 지역을 배경으로한 영화의 장면이 나온다. 대학교수 저자치고 현학적이지 않게 대중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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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내가 만난 책들 중 최고의 문화기행서이다. 정말이지, 지금까지 이토록 역사에, 지리에, 문화에, 전설에, 영화까지 잘 어우러진 기행문을 읽은 적이 없다. 별 다섯개! 책의 만듦새도 아주 마음에 든다. 별 다섯개! 전체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별로 중국 지도가 나오고, 그 뒷면에 그 지역을 배경으로한 영화의 장면이 나온다. 대학교수 저자치고 현학적이지 않게 대중적으로 풀어쓰는 문장도 좋다.

 

본문 내용도 좋다. 영화내용을 인용하여 중국의 역사를 풀어내는 글솜씨가 아주 놀랍다. 항저우 편의 영화 <청사>와 <양축>, 시안 편의 영화 <신화>와 <영웅>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중국의 근현대사를 영화의 장면을 통해 다루고 있다. 너무 전문적이지도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왜 이제야 읽었는지, 원. 정말 내가 그동안 읽고 쓴 중국기행서적 리뷰를 다 삭제해버리고 싶을 정도이다.

 

저자는 베이징에서 <패왕별희>를, 후난에서 <부용진>을 이야기하며 문혁시대를 논한다. 난징에서 <송가황조>를 이야기하며 국공합작과 쑨원, 장제스를 논한다. 베이징의 농민공 문제를 <북경 자전거>를 통해 말하고, 충칭에서 <스틸 라이프>를 통해 샨샤댐과 중국 현대 경제개발의 명암을 말한다. 그리고 그 지역을 실제 가 보고 글을 쓴다. 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샹하이에서 <완령옥>과 <색,계>를 예로 들어 중국 근대 역사와 여성의 사랑을 논할 때는 정말이지 숨이 멎었다. 이 저자, 남성이면서도 근엄한 대학교수이면서도 어떻게 이렇게 여성의 마음을 잘 알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긴 말 필요없다. 사서 읽으시라. 저자에게 인세를 지불해라. 그리고 제대로 한 번 읽었는데 이 책의 수준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내게 연락하라. 그 책값, 내가 물어 주겠다.

m******n 2009.07.19. 신고 공감 3 댓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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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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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읽었던 <고뇌의 원근법>을 통해 내가 절실히 깨달았던 건 그림은 확실히 아는 만큼 보이는 게 맞다는 거였다. 작품을 감상하는데 있어서 객관적 지식의 수준 정도가 충분조건이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적어도 필요조건임은 틀림없었다. 그런데 오늘 내가 이욱연 저자의 중국 문화 기행서인 이 책을 만나고 다시금 제일 먼저 든 생각 역시 아는 만큼, 공부한 만큼 중국이 보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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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읽었던 <고뇌의 원근법>을 통해 내가 절실히 깨달았던 건 그림은 확실히 아는 만큼 보이는 게 맞다는 거였다. 작품을 감상하는데 있어서 객관적 지식의 수준 정도가 충분조건이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적어도 필요조건임은 틀림없었다. 그런데 오늘 내가 이욱연 저자의 중국 문화 기행서인 이 책을 만나고 다시금 제일 먼저 든 생각 역시 아는 만큼, 공부한 만큼 중국이 보인다는 점이었다.

 

한 나라의 특징이나 역사, 그 민족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그 나라의 문화를 직접 접해보는 것만큼 빠르고 현명한 처사는 없다. 비단 학습의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생존의 측면에서도 그러한데, 이렇게 그 나라의 문화를 직접 체험할 기회가 적은 이들은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 대안으로 찾는 것이 바로 여행서를 통한 간접적 문화 체험일 텐데 본서는 저자가 중국의 각 지역과 관련된 영화들을 차례로 소개하면서 독자인 우리에게 재미있게 중국의 베일을 벗겨주고 있다.

 

소개된 중국 영화들 중에는 이미 내게도 익숙한 <패왕별희>, <중경산림>, <첨밀밀>, <신화>, <영웅>, <황비홍>, <청사> 등이 있었지만 중국 문화를 전공했다는 교수인 저자가 들려주는 영화 이야기와 중국의 이야기는 한결 남달랐다. 중국에 대한 얕은 지식이 전부인 내가 놓치고 볼 수밖에 없었던, 모른 채 지나쳤던 숨은 장면에 담긴 중국의 이야기를 이렇게나 감칠맛 나게 풀어낼 줄이야. 하나하나의 영화 작품을 이렇게도 다양하게 역사, 지리, 사회, 경제, 정치, 예술, 철학적 측면까지 아우르면서 해석할 수 있는 저자의 그 학문적 깊이가 너무 배 아프면서도 고마운 시간이었다.

 

간혹 책에 실린 중국 지명과 영화에 익숙지 않아도, 관련 배경 지식이 아주 없어도 너무 주눅 들거나 염려할 필요는 없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쫑긋 세우고 열심히 듣다보면 어느새 나도 저자와 함께 드넓은 중국 대륙을 꼼꼼히 여행하고 온 셈이 되니까. 이 책 한권으로 괜스레 훌륭한 중국 문화 가이드이자 여행 가이드인 저자를 얻었다는 기쁨에 절로 어깨가 으쓱으쓱해지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나도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는 중국과 중국인들에 대해 그릇된 선입견과 편견을 꽤 가지고 있었는데 저자 덕분에 좀 더 균형 잡힌 올바른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중국인들은 목숨보다 체면을 더 중시한다는 점, 안으로 네모나고 밖으로는 둥근 사람을 최고로 친다는 점,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끈질기게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안분지족의 인생 철학을 가진 민족이라는 점을 알게 되면서 인간 대 인간으로서 마음의 경계를 허물 수도 있었다. 어디를 가면 무슨 무슨 명소가 있고 그곳에선 어떠어떠한 음식은 꼭 먹어 주어야 한다는 저자의 친절한 설명이 담긴 이 책을 동무 삼아, 나도 조만간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보고 싶다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유쾌했던 저자와의 만남을 마친다.

 

P.S.-애교로 봐 줄 수도 있지만 외래어표기법에 어긋난 몇몇 오탈자들이 나는 너무 거슬렸기에 편집/구성 별은 하나 뺐다.(은근 이런 거에 예민하다!)

k*****1 2009.08.04. 신고 공감 3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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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통해 읽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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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티베트 사태는 지난 일제 식민 시절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을 닮았다고들 한다. 그래서일까? 한국 사람들이 티베트인들에게 가장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기사를 얼마 전 읽은 듯도 하다. 올림픽 성화 봉송을 두고 벌어진 몇몇 중국인 유학생들의 눈살을 찌푸릴 법한 행동들에 많은 이들이 분노를 표한 것도 어쩌면 이와 약간은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 아니, 굳이 티베트 독립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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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티베트 사태는 지난 일제 식민 시절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을 닮았다고들 한다. 그래서일까? 한국 사람들이 티베트인들에게 가장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기사를 얼마 전 읽은 듯도 하다. 올림픽 성화 봉송을 두고 벌어진 몇몇 중국인 유학생들의 눈살을 찌푸릴 법한 행동들에 많은 이들이 분노를 표한 것도 어쩌면 이와 약간은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 아니, 굳이 티베트 독립운동과 연관 짓지 않아도, 우리 안에는 알게 모르게 중국이라는 나라를 얕잡아 보는 무언가가 자리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낙후된 국가를 향한 차가운 시선. 백인이라면 일단 영어로 말부터 걸고 보는 묘한 습성이 부끄럽긴 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우리 자신의 모습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중국이 모든 면에서 낙후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들이 현재 자리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길지도 모르는 문명이 꽃피웠었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다민족의 결합으로 형성된 만큼 그 땅에서 일어난 문명을 두고 오로지 한족만의 것이라 취급할 순 없겠지만, 유구한 역사는 경제적으로 아무리 발전할지라도 따라잡을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게다가 그들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급격한 발전을 이룩했다. 과거와 미래가 모두 보장된 국가라고 하면 지나친 찬사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요즘 들어 더더욱 중국이 두렵다.

 

아직 한 번도 중국을 가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 거대한 땅덩이만큼이나 다양한 문화가 녹아 있는 그 대륙은 분명 매력적이다. 그렇기에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필히 방문하고픈 곳이 바로 중국이다. 하지만 준비 없이 그저 여행사에서 추천하는 곳만을 돌아보고 오는 것은 제대로 된 여행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여행 비용과 다양한 먹거리들만으로 중국을 설명하는 것은 마치 수박 겉핥기와도 같다 하겠다.

책의 표지에도 쓰여져 있는 것처럼 저자의 글은 문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글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중국이란 나라가 무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서양 여느 사회보다도 독하게(?) 자본주의 사회의 법칙을 따르고 있는 이 국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에서만큼은 자국의 것을 철저히 옹호하고 있는 듯해 보였던 것이다. 여전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경극, 과연 우리나라의 판소리나 씨름 따위가 명맥 유지도 힘겨워 하는 요즘을 생각하면 가히 부러울 따름이다.

저자가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중국 영화와 관련된 부분 역시 마찬가지이다. 아마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중국 영화가 다른 여느 나라의 영화보다도 중국이라는 나라의 색채를 물씬 풍긴다는 것에 많은 이들은 동의를 할 것이다. 그들의 정서를 알지 못하는 데다가 영화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나와 같은 이들은 중국 영화에 별 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한국인들이 중국 영화를 사랑하며, 나 역시도 <황비홍>, <패왕별희> 등등 영화의 제목만은 기똥차게 꿰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다른 듯하면서도 유사한 정서를 공유하는 나라가 바로 중국인 것도 같다. 우리가 일본에 대해 알게 모르게 품고 있는 반감을 중국인들은 어쩌면 우리보다도 더욱 철저하게 고수하고 있지 않은가?

 

지금 중국은 현대화를 향한 질풍노도의 시기에 놓여 있다. 싼샤댐 건설은 이렇듯 오늘날 중국의 드넓은 대지에 몰아치는 현대화라는 질풍노도의 상징이다. 2천년 역사의 흔적과 기억, 삶의 흔적이 묻어 있는 도시 펑제는 그 현대화의 질풍노도에 휩쓸려 물에 잠긴다. (P145 중에서)

 

모든 사회는 변화하기 마련인데 중국은 그 정도가 더욱 극심하다. 이를 두고 역동적이라 표현할 수도 있겠으나, 대개의 세상에서 변화는 한 방향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나는 중국이 현재 지니고 있는 다양성을 상실하진 않을까 다소 염려가 된다. 물론 다양성은 거대한 대륙을 통치하는 국가의 입장에서 불안요소일 수도 있다. 다민족으로 이루어진 국가에서 개개의 민족이 자민족의 고유 문화를 옹호한다면 사회는 혼란에 빠질 수도 있을 테니까. 그렇지만 생태계가 기본 특징인 복잡성을 잃으면 붕괴될 위험에 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사회 역시 기본적으로 다양성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안정적일 수 있다. 다리 달린 것 중 책상과 날아다니는 것 중 비행기를 제외한 모든 음식을 먹는다는 중국인들, 그들의 음식만큼이나 문화도 그 풍성함을 유지하길… 이웃에 위치한 나라가 강대국이 되어 우리의 삶을 위협한다는 생각이 그리 유쾌할 순 없지만, 현재의 우리 역시 중국 대륙 어딘가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상기하면서 나는 작가의 글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겼다.

q*****2 2008.05.0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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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중국 문화 -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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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사랑하는 느낌이 팍팍 나는 작가가 중국 여행기를 영화를 통해서 쓴 글이다. 잡지에 연재된 글을 모아 정리하여 출판하였다. 특히 중국 영화를 통한 중국 문화의 전달은 읽는 사람인 나에게 재미와 함께 중국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책 읽고 나서 중국에 대해 좀더 많이 안 것만 같은 착각이 생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재미있게 중국 문화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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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을 사랑하는 느낌이 팍팍 나는 작가가 중국 여행기를 영화를 통해서 쓴 글이다. 잡지에 연재된 글을 모아 정리하여 출판하였다. 특히 중국 영화를 통한 중국 문화의 전달은 읽는 사람인 나에게 재미와 함께 중국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책 읽고 나서 중국에 대해 좀더 많이 안 것만 같은 착각이 생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재미있게 중국 문화와 역사를 소개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세계에서도 가장 오래된 역사와 훌륭한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에 서구 열강등에 대한 침략과 중국 공산 혁명으로 이어지는 격동적인 근현대사를 가진 나라이다. 지금은 또 세계의 공장으로 눈부시게 변화하고 있는 현실이다. 작가는 이 모든 것에 대해서 빠트리지 않고, 각 지역별로 각 시대별로 깊지는 않지만, 큰 흐름에 대해서 잘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도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를 통해 영화 이면의 배경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고, 이것은 재미와 지식을 같이 주고 있다.

 

 중국의 현대에 있어서 산업화와 산업화에 의한 부작용이 많이 눈에 띈다.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농민공을 이야기한 <북경 자전거>에서도 볼 수 있듯이, 도시 인구를 제한하는 방법 때문에 농민공이 피해를 보는 형편이다. 이 책 전반에 소개되는 대부분의 인구 많은 도시가 해안에 위치한 통상에 유리한 도시이다. 즉 외세에 의해 개방된 광동(광쩌우) 상하이, 텐진등이 새롭게 부상하는 도시들이고, 장안(시안) 충칭, 난징등은 박물관에 있는 도시처럼 느껴진다.

 

 중국 현대에 있어서의 두 인물인 쑨원(손문)과 마오저뚱에 대해서 빠지지 않고 소개되고 있다.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도 쑨원은 과대 포장되어 있다는 느낌이고, 마오저뚱에 대한 중국인들의 신앙심을 다시 알 수 있었다. 신이 된 마오라는 강한 느낌이다. 언제 이 현상들이 사라질 것이가도 궁금하다. 한편 현 체제를 잡아온 장제스와 등사오핑에 대한 소개를 할 만큼 지면이 넓지 않았던 것 같다.

 

 중국 전체의 틀을 잡은 사람은 진시황이란 것에는 변함이 없다. 영화 <영웅>을 이야기하면서 진시황 이야기도 나오지만, 중국의 패권주의에 대한 경계는 빼 놓을 수가 없다. 대단히 위험한 영화이고, 현대 중국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보여, 그 주변국인 우리의 입장에서는 매우 두렵기조차 하다. 미국의 우산처럼 중국의 중화권에 포함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당나라같이 다양성이 있는 중국이 아니라, 진나라처럼 통일을 강조하는 부분이라 더욱 걱정이다.

 

 책을 통하여 작가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중국 작가의 대표적인 루쉰이야 말 할 것도 없고, 최근 두각을 들어내고 있는 위화, 그리고 모엔등 영화 원작자로 소개되는 작가들을 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재미있었다.

 

 결론으로 이 책은 영화로 보는 중국문화 이야기이다. 영화를 통해 문화와 역사 그리고 인문을 이야기하고 있다. 중국에 대해서 한발 더 안에서 따뜻한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책인것 같다. 재미있다.

 

 

여기에 소개된 영화를 리스트로 만들어 본다.

http://list.yes24.com/bloglist/listList.aspx?blogid=zyjchung&listseqno=7370150

z******g 2009.12.19.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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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 이욱연의 중국문화기행 ★★★★★
"[역사] 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 이욱연의 중국문화기행 ★★★★★" 내용보기
책을 펼치며, 이 책에 나온 많은 지명들이 내게 익숙하다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그 익숙한 지명에 익숙한 영화들이 얹어졌을 때 더욱 놀라웠다. 장소와 영화를 연결지어 생각해 본적이 없어서 그곳에 이야기가 더해졌을 때는 즐거웠다. 그 땅을 밟았던 기억과 영화의 감동을 끄집어내 읽는 내내 행복했던 책이다.   여행을 다니면서 귀동냥으로 많은 이야기를 들었었다. 하지만, 연결
"[역사] 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 이욱연의 중국문화기행 ★★★★★" 내용보기

책을 펼치며, 이 책에 나온 많은 지명들이 내게 익숙하다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그 익숙한 지명에 익숙한 영화들이 얹어졌을 때 더욱 놀라웠다. 장소와 영화를 연결지어 생각해 본적이 없어서 그곳에 이야기가 더해졌을 때는 즐거웠다. 그 땅을 밟았던 기억과 영화의 감동을 끄집어내 읽는 내내 행복했던 책이다.

 

여행을 다니면서 귀동냥으로 많은 이야기를 들었었다. 하지만, 연결되는 고리가 없어 이야기들이 둥둥 떠 다니고만 있었는데, 쉬운 말로 조근조근 설명되는 중국 이야기에 뜬 구름 잡 듯 떠다니던 이야기가 한줄로 연결되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여행기를 쓰려면 이 정도는 써야하는 것인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 깊이가 몹시 부러웠다. 반 정도가 방문했던 장소이고 반 정도의 영화를 본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여행기도 다시한번 읽어보고 영화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색.계]의 그 특별한 배경과 작가에 관한 이야기는 늘 가슴아프게 생각하는 마오의 문혁 이야기와 연결되고 다시 문혁 때문에 쓰리고 아팠던 [폐왕별희]의 장면들이 눈에 선했다. 송성가무쑈에서 보며 감동받았던 [청사] 이야기는 서호의 풍경을 다시 연상시켰고 끝없는 자전거를 경험한 적이 있어 더욱 와 닿았던 [북경 자전거]가 마음에 남았다. 그리고 [송가황조]의 자매의 갈라진 인연은 영화로 꼭 접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러움과 향이 강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걱정해서 많이들 꺼리는 여행지면서도 싼 패키지 가격에 한없이 몰려가는 곳이 중국이다. 여행지로써의 중국을 사랑하는 나로써는 이 책이 즐겁고 나에게 중국을 알려주고 많은 곳을 방문하게 해준 이에게 몹시 고마운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책은 올 컬러에 적절한 사진이 잘 편집되어 있어 읽기 편하다. 종이의 질이 좋아서 그런 것인지 한손으로 펴 들고 읽기에 약간 무겁지만, 충분히 들고다니면서 읽을만 하다. 

 

- 집시의 선물.

고마워. ^^


베이징- 패왕별희, 북경자전거 / 샹하이- 완령옥, 색.계 / 홍콩- 중경삼림, 첨밀밀 / 충칭- 스틸 라이프 / 텐진- 인생 / 시안- 신화, 영웅 / 꽝저우- 황비홍 / 항저우- 청사, 양축 / 샨뚱- 붉은 수수밭 / 허뻬이- 귀신이 온다 / 난징- 송가 황조 / 후난- 부용진



k******m 2009.09.18. 신고 공감 0 댓글 6
리뷰 총점 종이책
중국에 대한 편안한 이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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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중국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좋은 책 나왔다고 해서 읽었습니다..   후후...내용이 잘 짜여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중국에 관해서 나온 책들은 거의 대부분 논문이나 연구자료의 수준이었는데   여느 책에서 얻은 중국에 관한 지식이나 문화의 잘 이해하지못한 이디엄들을   속 시원하게 이해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페이지를 보면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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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중국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좋은 책 나왔다고 해서 읽었습니다..

 

후후...내용이 잘 짜여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중국에 관해서 나온 책들은 거의 대부분 논문이나 연구자료의 수준이었는데

 

여느 책에서 얻은 중국에 관한 지식이나 문화의 잘 이해하지못한 이디엄들을

 

속 시원하게 이해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페이지를 보면 다음편이 나올거라 생각되는데 ㅋㅋ

 

부탁드립니다.



s******0 2009.09.1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교수님! 인기작가되시려면 요정도는 쓰셔야함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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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   장영희- 서강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님, 정민-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님,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 바이오시스템학과 교수님.   떠오르는 잔상(?)이 있으신 이름들이신가요?^^ 혹시 교수라는 직함보다 작가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신 분들은 아니실지.   <문학의 숲을 거닐다>를 쓰신 장영희 교수님,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을 쓰신 정민 교수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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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

 

장영희- 서강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님,

정민-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님,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 바이오시스템학과 교수님.

 

떠오르는 잔상(?)이 있으신 이름들이신가요?^^

혹시 교수라는 직함보다 작가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신 분들은 아니실지.

 

<문학의 숲을 거닐다>를 쓰신 장영희 교수님,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을 쓰신 정민 교수님,

<과학콘서트>를 쓰신 정재승 교수님.

 

전문성과 대중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은 글쓰기로 유명하신, 교수이자 작가이신 분들이시죠.

 

교수님들의 글쓰기의 묘미는 무엇보다 박사학위소지자로서 전공분야에 대한 "깊이" 일텐데요.

그 깊이가 상아탑 밖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풀어질 때, 딱딱한 수업내용이 모두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만한 깊이의 이야기가 되어 나오는 듯합니다.

 

몇년전 루쉰의 산문집, <희망은 길이다>와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를 번역하신 이욱연 교수님도 이번책으로 확실히 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신 듯한데요.

 

이 책, 전 아주 재미있게 읽었더랍니다.^^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교수님다운 깊이에 +

12개 도시를 17편의 영화를 징검다리 삼아 풀어낸 그 쎈~스가 더해져 유익하기도 재미있기도 합니다.

 

중국이 조용히 말을 걸어오는......... 듯 합니다.ㅎ

맛있게 읽으세요.

 

j*****g 2008.09.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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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듣기 잘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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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책이라고 생각하고 무턱대고 샀고 그냥 읽으려고 첫 페이지를 넘겼다가 놀라고 말았다. 그런 책이 아니었다. 여행책이라는 말보다는 에세이가 어울리는 그런 책이었다.   중국이다. 중국 다녀온 이야기인데 일정에 관한 건 거의 없다. 그보다는 ‘문화’에 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영화, 음식 등으로 지역별로 나눠 문화를 이야기하는데 그 내용들이 알차서 읽는 동안 뿌듯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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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책이라고 생각하고 무턱대고 샀고 그냥 읽으려고 첫 페이지를 넘겼다가 놀라고 말았다. 그런 책이 아니었다. 여행책이라는 말보다는 에세이가 어울리는 그런 책이었다.

 

중국이다. 중국 다녀온 이야기인데 일정에 관한 건 거의 없다. 그보다는 ‘문화’에 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영화, 음식 등으로 지역별로 나눠 문화를 이야기하는데 그 내용들이 알차서 읽는 동안 뿌듯했다. 특별하다면 특별한 그런 여행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작가가 글을 평온하게 써서 박진감 넘치는 맛이 조금 떨어지지만 모르던 것을 많이 알게 되고 어느 나라를 이해하는데 적용해야할 방법을 알게 된 것 같아서 흡족하다. 남의 말 엿듣기를 잘한 것 같다.

b****n 2008.06.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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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접근하는 중국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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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요즘이다. 내 주변에서도 중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이도 있고 중학생인 조카도 작년 겨울 중국에 다녀왔다.  공자의 인(仁)사상을 떠올리지만  한 편으로는 티벳 사태라는 뜨거운 감자를 쥐고 있는 모습이 바로 중국이 아닐까.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더불어 쓰촨성 대지진으로 세계의 눈은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거대한 대륙, 그 오래된 역사와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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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요즘이다. 내 주변에서도 중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이도 있고 중학생인 조카도 작년 겨울 중국에 다녀왔다.  공자의 인(仁)사상을 떠올리지만  한 편으로는 티벳 사태라는 뜨거운 감자를 쥐고 있는 모습이 바로 중국이 아닐까.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더불어 쓰촨성 대지진으로 세계의 눈은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거대한 대륙, 그 오래된 역사와 문화를 한 권의 책으로 담기에는 부족하겠지만 여행을 목적으로 중국을 알고자 한다면 중국 전문가 이욱연 교수의 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창비 출판)책은 아주 적절하고 괜찮은 책이라 말하고 싶다. 

 아주 방대한 나라여서 중국의 어느 한 곳을 택하여 여행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어려운 선택에 도움울 줄 책이다. 이 책의 특별함은 영화에 있다. 중국의 문화를 영화라는 테마를 통해 접근하고 영화속에서 그려지는 중국인의 역사와 삶의 행로를 여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책에서 소개되는 영화들을 감상한 기억이 있다면 영화의 배경이 되는 도시에 대한 갈망은 더 커질 것이다. 그와는 반대로 영화를 보지 못했다면 저자가 소개하는 영화를 만나는 재미도 찾을 수 있다. 특히나 즐거운 점은 영화가 만들어진 촬영지를  직접 발품을 팔아 여행을 하면서 소요되는 시간, 경비, 교통, 중간에 만나지는 풍경, 음식에 관해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개되는 17편의 영화에는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 생활, 역사가 있다. 그 속에는 중국인의 아픔, 성장, 상처, 사랑, 소망도 함께 한다.  베이징이라는 도시로 몰려드는 농민공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북경 자전거'는 마치 우리의 60~70년대를 마주하는 듯 느껴졌다. 자전거가 한때 부의 상징으로 여겨 세금을 내게 했다는 말에 놀라면서도 일정 부분 공감이 가기도 했다. 저자가 알려주는 대로 자전거를 타고 베이징의 골목 골목을 달리다 중국인이 마시는 뜨거운 맥주를 마셔도 좋으리라.  여전하게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중경삼림' 과 '첨밀밀'의 내면에 홍콩반환을 둘러싼 홍콩 사람들과 본토 사람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갈등과 그들 스스로 새로운 시대에 대한 두려움이 담겨있는 줄은 몰랐다. 

 17편의 영화들 중에 직접 본 영화는 불과 몇 편 뿐이다. 중국 전문가가 해설해주는 영화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여행에세이이지만 한 편으로는 중국 영화에세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그 중 영화 '인생'은 과거로 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중국인을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중국인의 인내심이란 불만, 불평을 하지 않고 화를 내지 않으며 어떤 고난이라도 묵묵히 참아내는 태도다. 그리고 이런 인내심은 곧잘 끈질김으로 이어진다. 아무리 열악한 환경이라도 죽는 것보다는 사는 것이 낫고, 아무리 댓가가 적더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면서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끈질기게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간다. 176쪽 화려했던 진시황제의 시대, 굴욕적인 난징조약, 마오쩌둥의 공산주의, 혼란스러운 민주주의, 지금의 올림픽 개최를 이끈 힘은 바로 이런 태도일 것이다.

 숫자 8을 좋아하는 나라, 붉은 색을 사랑하는 나라, 통합을 꿈꾸는 나라. 단백한 딤섬, 독한 고량주, 부드러운 쌀 두부가 유혹하는 중국. 이 여행기를 통해 또 하나의 중국을 만나게 되었다. 사실, 중국으로의 여행은 단순하게 백두산과 만리장성을 보기 위한 여행이라고 믿었던 생각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여행이 가지는 진짜 의미가 무엇인지 여행이 주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책은 잘 드러내고 있다.  이 책과 함께라면 속이 텅 빈 거대한 중국 만두가 아닌 진짜 중국 만두를 맛보게 될 것이다. 중국 여행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준비하는 과정에도, 바로 떠나는 순간에도 이 책을 잊지 말고 챙겨가라는 말을 하고 싶다.  

r*********s 2008.05.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