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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님 들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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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마흔이 넘고 쉰을 바라보는 나이면 머릿속은 비워지고 소소한 일상에 고마워하며 딴 생각이 비집고 들어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 여겼는데 왠지모를 공허함은 고독을 몰고 온다. 살아 온 세월만큼 누적된 경험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면역력을 길러 주어 흔들림 없이 세상일에 초연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 여겼는데 여전히 삶은 풀기 어려운 숙제로 떠오를 때가 있다. 하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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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마흔이 넘고 쉰을 바라보는 나이면 머릿속은 비워지고 소소한 일상에 고마워하며 딴 생각이 비집고 들어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 여겼는데 왠지모를 공허함은 고독을 몰고 온다. 살아 온 세월만큼 누적된 경험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면역력을 길러 주어 흔들림 없이 세상일에 초연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 여겼는데 여전히 삶은 풀기 어려운 숙제로 떠오를 때가 있다.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될 것처럼 애면글면 살아온 시간이 회의로 차오르고 마음이 들끓고 일이 손에 안 잡힐 때면 마음의 고향 송광사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스릴 때가 있다.

 

   송광사는 45일 간의 사찰 수련회를 통해 재가 불자로 새롭게 자리하게 된 승보 종찰이고 대학 시절부터 막역하게 지냈던 선배가 출가하여 강원과 율원에서 공부한 도량이라 더더욱 애정이 가는 공간이다. 남해에서 순천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한 시간 남짓 가면 버스 터미널에 도착한다. 터미널을 나와 아래로 내려오다 길모퉁이를 돌아서면 111번 버스 승강장이 나온다. 잿빛 승복에 모자를 눌러쓰고 흰 고무신을 신은 사미승은 바랑을 메고 버스를 기다리는지 오롯이 서 있다. 그 모습을 보니 출가한 선배가 자꾸만 떠올라 숙연해지고 만다. 연합 동아리에서 만난 선배는 타 학교 학생이었지만 선한 마음에 끌렸던지 서면 뒷골목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식당에서 만나 밥을 나누고 차를 마시며 소통하는 시간이 꽤 많았다.

 

  학교를 졸업하고 제 갈 길을 찾아 떠난 동년배들과 선후배들은 치열한 20대 중반을 보냈고, 일찍 짝을 만난 이들은 서둘러 결혼을 하여 사는 게 바쁘다는 이유로 연락이 뚝 끊기고 말았다. 서른이 얼마 남지 않은 초겨울 교정의 플라타너스는 바람에 잎을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을 드리운 채 서 있어 을씨년스러움이 더한데 동아리 친구의 결혼 소식이 들려왔다. 결혼하고 딸아이를 키우며 힘들어하던 때라 분위기 전환 겸하여 보고 싶은 이들을 만나 회포라도 풀어야겠다는 생각에 부산에서 치러진 결혼식에 참석하였다. 친구는 당시 연합 동아리 모임에서 분위기 메이커로 인기가 있었던 만큼 많은 선후배들이 그 자리에 모여 자연스레 뒤풀이 장까지 함께 했다.

 

   노래방을 찾아 노래를 부르고 맥주 한 잔을 나누며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 무렵 선비처럼 진중하게 행동하던 선배가 마이크를 잡더니 최성수의 기쁜 우리 사랑은을 열창했다. 소탈한 모습으로 말을 아끼며 소유한 것을 나누는 일이 몸에 밴 선배는 예전에 알고 있던 모습을 탈피하려는 듯 마이크를 잡고 몸까지 흔들며 노래를 불러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맥주를 들이키던 친구와 함께,

오늘 저 선배 좀 이상하지 않아. 돌변해서 행동하는 게 석연치 않아.”

신나게 몸을 흔들며 열창하던 선배는 마이크를 놓더니 오늘 바쁜 일이 있어 지금 이 자리를 떠난다고 하였다. 얼굴에 홍조를 띠고 부리나케 나가는 선배를 잡고 이유를 물었더니,

○○ , 나 출가합니다. 인연이 닿으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눈물을 흩뿌리며 이러는 게 어디 있냐고 선배를 뒤따라 가보았지만 선배는 전라도에 있는 작은 절에서 행자 생활을 시작할 것이라는 소리만 남긴 채 잰 걸음으로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났을 때 선배가 송광사 강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 차례 들렀을 때 선배는 강마른 체구에 승복이 잘 어울리는 승려로 변해 있었다. 법랍이 20년 가까운 선배는 지금은 서울 소재의 어느 절에서 소임을 맞고 있다며 시절 인연이 닿으면 한 번 보고 싶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라디오를 듣다가 최성수의 노래가 흘러나올 때면 왜소한 체구를 흔들며 열창하던 선배의 홍조 띤 얼굴이 생각난다. 법 없이도 살 것이라던 착한 선배는 자비로움으로 상대를 배려하고 탐, , 치 삼독을 끊어내는 수행자로 살면서 가끔은 영화를 같이 보고 밥을 나누던 후배를 그리워할지도 모른다.

 

○○ 스님 들리나요? ”

1.

사랑하고도 아무 일 없듯이 모른 체한다는 그건,

너무나 가슴이 아픈 안타까운 일이예요.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2.

우리는 흔히 말하죠. 다음에, 다음 기회에..

자신이 없는 마음에 말하고 싶을 때에도

사는 게 웃는 것이라고..

 

후렴)

다음 기회라고 말하지 말아요. 기다리며는 기회는 오지 않아.

그대 내 눈을 피하지 말아요. 알 수가 없는 우리의 내일을

 

소중하다고 느끼는 사랑을 기다리며는 달아날 것 같아.

우연히 길을 걷다가 친구를 만난 것처럼

기쁘게 사랑한다 말하세요.

 

 



n*****9 2013.11.04. 신고 공감 18 댓글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