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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과 과학, 이성과 감성이 만나고‥ 과학이 깨문 자신의 꼬리는 '신비'였다
"마법과 과학, 이성과 감성이 만나고‥ 과학이 깨문 자신의 꼬리는 '신비'였다" 내용보기
의 작가 콜린 윌슨은 미스테리, 오컬트 분야의 저술로 바람(?)을 피우고있다. 한마디로 그가 다루는 소재는 터무니없다. 하지만 누구든지 그의 책을 읽으면 "미신"이라 치부했던 사소한 잡귀들이 남몰래 강림한 절대신이라는 것을 깨닫고 이내 흥분해버린다. 콜린 윌슨만큼 "신비주의"에 대하여 아주 탁월하게 합리적으로 저술하는 글쓴이는 찾아볼 수 없다. 하기야 그 말고 누가 감히 초
"마법과 과학, 이성과 감성이 만나고‥ 과학이 깨문 자신의 꼬리는 '신비'였다" 내용보기
<아웃사이더>의 작가 콜린 윌슨은 미스테리, 오컬트 분야의 저술로 바람(?)을 피우고있다. 한마디로 그가 다루는 소재는 터무니없다. 하지만 누구든지 그의 책을 읽으면 "미신"이라 치부했던 사소한 잡귀들이 남몰래 강림한 절대신이라는 것을 깨닫고 이내 흥분해버린다. 콜린 윌슨만큼 "신비주의"에 대하여 아주 탁월하게 합리적으로 저술하는 글쓴이는 찾아볼 수 없다. 하기야 그 말고 누가 감히 초자연현상에 대해 기술하려 하겠는가 ? 이 <우주의 역사="">는 수능세대들부터 읽기 기피하지만‥ 사실 본고사 세대까지만 하더라도 명성이 자자했던 과학책의 <거장>이었다. 물론 수천년 묵은 장승이 모텔 짓느라 베어지는 것처럼 출판시장에서 '명저'들은 마케팅 논리에 희생되어버린다. 다행히 아직 절판은 되지 않은 모양인데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반드시 사 읽기를 권해드린다. 콜린 윌슨은 샤머니즘이 창궐한 선사시대부터 우주선을 날리는 현대까지 이르는 "천문과학"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그런데 그 관점이 대단히 특이하다. 그는 인간의 '인식'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며 이성과 계산의 <좌뇌>와 감성과 직관의 <우뇌>라는 패러다임을 세운다. 현대인도 세우기 어려운 피라미드는 어떻게 세워진 것이고 그 신비는 무엇인가 ? 그리스의 천문학은 어떻게 발전하였을까 ? 평범한 글쓴이라면 재미없는 이론으로 천편일률적인 설명으로 일관했을 것이다. 하지만 콜린 윌슨은 좌뇌와 우뇌를 바탕으로 하여 "정신분석학"적인 시각으로 고대인들은 현대인들과 사유구조가 달랐다고 탄탄한 논거를 내세워 체계적으로 논증해나간다. 중세시대 이전까지의 서술까지 읽으면 아마도 여러분들은 넋이 빠질 것이다. 콜린 윌슨의 설명은 사이비 종교교주의 강연보다도 매혹적이다. 고대 과학자들은 사실 그 시절 마법사이자 철학자였으니만큼‥ 중세시대 천문학 설명도 대단히 재밌다. 중세시대에는 드디어 '좌뇌'의 시대인다. 콜린 윌슨은 고대에는 인류가 우뇌, 즉 직관과 감성, 샤머니즘과 종교 등에 의지하여 세계를 파악하였지만 온갖 재난과 환란을 겪은 뒤부터는 계산과 이성 등의 '좌뇌'에 의지하여 근대까지 이어져왔다는 반박하기 어려운 설명을 하는데 주역 인물이 바로 "갈릴레이", "티코 브라헤", "케플러", 그리고 "뉴턴"이다. 콜린 윌슨은 이 과학자들의 알지 못했던 측면을 흥미로운 드라마로 기술하고 있다. 예컨대 갈릴레이와 교황의 싸움은 알다시피 과학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그 자신의 자존심이 빚은 트러블이었다던가, 티코 브라헤가 변태였다는 것 등. 자칫하면 구설수로만 끝날 수 있는 이러한 이야기가 "좌뇌" 위주의 과학자들이 근대과학을 성장시킨 거대한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은 콜린 윌슨의 탁월한 작가성을 웅변해주지 않나 싶다. 게다가 케플러의 법칙에서부터 만유인력의 법칙 등같은 과학이론의 설명을 보면 이 "도서관 출신 글쟁이"가 어느 인텔레보다도 현명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럼 근대 이후는 ? 근대 이후의 천문과학의 발전, 그리고 우주과학으로의 이어짐, 그 주역인 아인슈타인‥. 콜린 윌슨은 현대과학이 오히려 혼돈에 가까워지게 되었고 인류가 부딪친 헤아릴 수 없는 신비를 풀기 위해 다시 '고대인'의 방식대로 직감과 직관에 의지해야할지 모른다는 여운을 남긴다. 즉, 과학이란 뱀이 빙빙 돌아 깨문 자신의 꼬리는 "신비"였던 셈이다. 그럼 이 책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 카멜레온이라고 하면 너무 저속할까 ? 얼핏 보면 잘 쓰인 과학사이지만,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합리적으로 쓰여진 신비주의 서적이기도 하다. 문체에서 느껴지는 뉘앙스는 단단해 보이면서도 그 열매를 깨물면 마법과 종교의 내음이 전신에 배어든다. 과학이란 학문은 신비에서 출발하였고, 최종적으로는 다시 미지의 신비로 되돌아갈거라는 계시를 던져주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쓰다보면 끝도 없겠지만‥. 이 책을 읽고난 뒤에 과학이란 학문을 보는 태도가 달라졌다해도 과언은 아니겠지. 역설적이지만 이 책을 추천하신 분은 고등학교 시절의 깐깐한 지구과학선생으로서 종교와 신비와는 정말 거리가 멀었던 분이다. '천동설'을 미분적분으로 증명해가면서 어째서 지동설이 옳은가를 수학적으로 증명한 대단한 분이셨는데 그 썬그라스 카리스마로 이 책을 꼭 읽으라 강권하신 것이 독서의 계기였다. 현재처럼 시사/경제 같은 것에 골머리 썩지 않고, 그 때처럼 우주와 신비를 논하던 시절이 문득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