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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접하게 되는 문학과는 조금은 먼... 중남미 문학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것도 아르헨티나의 이민 온 유대인의 소설이라.. 제목 때문에 흥미를 가졌고 처음 접하게 되는 아르헨티나의 소설이라 조금더 관심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에게는 아직 생소하다 쪽으로.. "추"가 기울어 버렸다.
8편의 단편에 각양각색의 남자들이 나온다. 기자이면서 스페인의 그녀을 잊지 못하는 남자 작가이면서 곰같은 아내와 토끼같은 손자도 있고 그러면서 늘 생의 마지막 여인을 기다리는 남자 작가이면서 혈기왕성한 시절 사촌 누나에게 했던 이상한 짓을 혹시나... 누나가 발설할까 두려운 남자등...
하지만 내가 여자이기때문에 이해 못하는 것인지 아님... 그런 상상 자체가 상상할 수 없어서 그런지 읽고 나서 그냥 좀... 멍한 기분이 든다.
중남미 문화가 어떤지 잘 모르기때문에 이해하는데 조금은 난해하지만 그런 생각은 했다.
나라가 어디든, 어느 곳에서 결혼을 해서 살든 유부남(혹은 유부녀)들이 실제로 불륜을 저지르든 많은 결혼한 사람들이 어떤 일탈을 상상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평범한 일상속에서 틈만 나면 탈출구를 찾아 헤메는 것은 모든 나라.. 유부남들의 삶의 로망은 아닐까?
작가는 자신의 인생관을 이렇게 소개했다고 한다. "인생에서 하지 말아야 할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결혼이고 둘째는 이혼이다.."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지만 결국에는.. 안식처가 되는 셈일까? 실제로 작가는 결혼을 했으며 아주 가정적인 남자라고 한다. ㅎㅎ
내가 별을 3개만 준 이유는... 웃어야 할 대목이 도통 어디인지 모르겠는... 유머의 문화적 코드가 나와 너무 달라서... 그냥 3개만 줬다.
그러고보면... 아직도 공부해야할 그리고 알아야 할 세상의 모든 나라들이 많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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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서 처자식이 딸린 유부남은 어떻게 사는가. 비록 지구 반대편의 유부남이지만, '유부남이 사는 법'이라는 제목이 무척 도발적이다. 한평생 힘들게 벌어 처자식을 먹여살려야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한 여자에게 정착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다른 여자를 기웃거리며 안정된 삶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유부남의 코믹한 자화상이 전편에 깔린다. 작가 비르마헤르 자신도 대단한 바람기를 지닌 인물인 듯(책에 나온 사진만 봐도 바람기 많은 남성 특유의 느끼함이 줄줄 흐른다. '키신저와의 인터뷰'에 나오는 주인공의 말마따나, '맞소, 난 밝히는 놈이야'라고 내뱉듯 말해버릴 것 같은...), 이 이야기는 작가 자신의 이야기이거나 혹은 작가가 직접 들은 이야기로 구성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작가의 분신인 듯한 유부남들은 젊으나 늙으나 늘 사랑을 갈구하고 사랑하는 여인에게 버림받아 소녀처럼 훌쩍거리는 더할 수 없는 로맨티스트들이다. 남미의 태양이 강렬해서 그런가, 워낙 자유분방한 이들은 자신의 이런 일탈을 우리처럼 도덕적 잣대로 자기검열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들이 자신의 행동이 불러올 결과에 전전긍긍하는 것도 단지 그 사실이 알려져서 주변 사람들의 질책을 받고 이상한 놈 취급당할까봐서이다. 감정에 솔직한 이 남성들의 모습은 그래서 아주 거침없이 찌질하게 그려진다. 일그러진 우리들의 아버지, 가 아니라 탈영웅화된 우리들의 아버지. 외로워하고 욕망을 갈구하기 바쁜, 초라해서 더욱 인간적으로 보이는 그들이다. 하지만 이 책이 전부 다 이런 '바람 잘 날 없는' 유부남들의 이야기로 도배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차라리 '남녀상열지사'로 도배되어 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그 중에는 남자가 여자의 탈을 쓰고 여자 노릇을 하는 전설의 고향 식의 이야기도 있고, 죽은 귀신이 나타나서 진술하는 호러 분위기의 이야기, 그리고 네 남녀의 장황한 연애사도 있다. 유대인인 작가는 자기 민족인 유대인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많은 이야기에 유대인에 대한 관심을 풀어놓았지만(예를 들어 <여행하는 유대인>에서는 제목이 말하듯 핍박받아 오랜 세월 방랑할 수밖에 없었던 자기 조상들의 '여행'과 자신의 '사랑을 갈구하는 여행'의 이미지를 겹쳐 놓는다) 그 부분에서는 별로 공감이 안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보다는 보편적인 것, 인류 역사가 끝날 때까지 사랑에 울고 웃을 우리의 모든 남녀노소에게 경의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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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는 거야?"란 질문을 자주 들었다. 그때마다 따라오는 2차 질문, "왜?"....... 이런 질문에 지치기 시작한 나는, "그러는 넌 왜 결혼을 했니?" 또는 "너는 왜 결혼할 생각을 품는데?" 하고 되받아친다. 사실 그렇지 않나. 결혼을 안 하는 이유가 있다면 결혼을 하는 이유도 있잖겠나.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결혼을 하는 건 당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안하는 데에는 거창한, 또는 남을 납득시킬 만한 이유가 필요하다. 결혼은 작위이고 비혼은 부작위인데, 그런 큰일을 치러내는 데에는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안 하겠다는 쪽은 피곤할 정도로 그 이유를 추궁당하니. 뭔가 거꾸로 됐다. 때로는 폭력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일단은, 내 사생활 영역이잖아... 비혼가지고도 이러는데 성정체성을 커밍아웃하는 사람들은 사는 게 얼마나 피곤할까 (아, 이건 약간 삼천포..)
그런 질문들, 시선들이 결혼할 생각 없는 나에게 오히려 결혼이 무엇인가,에 관해 깊이 생각하게 해 준다. 일부일처제란 뭔가. 결혼으로 맺어진 인연 안에서 남편 아내 관계 말고 남자와 여자란 존재하는가 등 결혼을 하지 않기로 자꾸만 결심을 더 굳히기까지도, 깊은 고민과 나름의 공부를 했지만. 이 한 주제에 관해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나마 결론을 내리기까지 갖가지 책들이 도움이 됐다. 그런데 문득, 어느 순간 든 생각은, '그러게, 결혼은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이 파고들기 전에 후딱 하든지, 안 그럼 영영 못하거나 안하게 되는 거야.'
<유부남이 사는 법>에는 유부남이 나오긴 한다. 그러나 이야기 주축을 이루는 건 유부남만이 아니다. 유부남이 있다면 그의 아내는 당연히 유부녀다. 그래서 이 책은 단지 유부남이 사는 법이라기보단 '유부남과 유부녀가 사는 법'이라고 하는게 오히려 정확하겠다. 이 책이 나를 끌어당긴 가장 큰 이유는 사실 작가가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이어서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그곳에 대한 동경은 굳이 그쪽 역사나 지형 등에 관한 지식이 없어도, 아니 없으니까 오히려 많이 부풀려 질 수 있다. 우리나라 유부남들이야 직장에서건 사적 모임에서건 늘 부대끼면서 겪지만, 지구 반대편의 유부남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가벼운 꽁트 식으로 결혼한 남자들이 겪는 희노애락을 유머러스하게 그리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로 책을 들었다. 그런데 웬걸..... 결코 가볍지 않다. 또 여기 그려진 유부남, 유부녀 이야기는 섣불리 일반화하기 어려운 사람들이고 그들이 겪는 사건도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다만 이 소설집 가운데 몇몇 이야기에 등장하는 유부남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끊임없이 아내 아닌 다른 여성에게서 유혹을 느낀다는 것. 그러면서도 아내에 대한 집착과 의존도가 엄청나게 강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남편의 바람기는 태생적이리라만치 자연스러운데 아내의 바람은 파멸을 불러올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작가가 남자여서 일부러 남편 입장을 두둔하고 아내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어쩔 수 없는 남자에 대한 연민(키신저와의 인터뷰, 마지막 연인, 여행하는 유대인)과 아내들에 대한 경외심, 때로는 공포심에 가까운 집착(신앙인이 믿음을 갖는 진짜 이유, 수상한 그림, 룩소르 호텔에서 온 여자)이 느껴졌다.
한 편 한 편마다 예기치못한 반전도 도사리고 있다. 특히 '룩소르 호텔에서 온 여자'를 읽고나서는 소름까지 돋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킥킥거리면서 읽을 수만은 없는 이야기들이고 그 내용도 일상적이랄 수는 없지만, 부에노스아이레스 작가가 그리는 유부남도 우리네 유부남의 심정과 어느 정도는 맞닿아 있다는 걸 느끼게 해 준 소설집이다. 작가가 한국의 독자들에게 쓴 글이 책 앞부분에 나와있는데(2006년에는 한국을 방문했다고도 한다.) 여기서 적은 글이 전체 소설의 분위기를 잘 말해주는 듯하다.
"아름답지만 슬프기도 한 이 세상에 기대하는 마지막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인간의 교만으로 인해 전지전능하신 분이 창조한 태양이 사라지더라도 우리 인간은 한 가닥 불꽃에 의지해 둘러앉아 이야기를 들려주며 밤을 지새울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다."
결혼이 할 만한 것이냐, 아니냐, 남편이란, 아내란... 등등의 질문에 답을 생각하기 전에 남녀 사이, 사람 사이에 오고가는 사랑의 본질을 간직하고 싶다. 이야기는 거기서부터 시작될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