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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97세에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 책의 저자 스콧 니어링은 97세에 본서를 저술하고 이후 3년 시간이 남짓 흘러 100세 생일에 즈음하여 스스로 곡기를 끊고 삶을 마감했다고 한다. 진정으로 자기 자신을 지배한 사람이 아니었나 싶다. 부부는 하는 일은 뭐든지 만족스러워 했다. 좋아서 그일을 했고 그렇지 않게 되면 또 다른 일을 찾아서 했다. 부부가 하는 일 가우네 굵직굵직한 일들이 일상사의 일들이다. 먹을거리를 다듬어서 갈무리하는 일, 땔나무를 베는 일, 밭 일, 집 짓는 일, 숲에서 하는 일, 연구, 가르치는 일, 작곡, 대화, 논문이나 책 쓰는 일, 여행 들을 했다. 부부는 지루하고 메마른 삶을 되풀이하면서 짓눌려 살지 않았다. 늘 새로운 계획이 있었고 새로운 하루가 열렸다. 그것은 신선한 도적이자 모험으로 가득찬 체험이었다. 슬기롭게 그리고 느긋하게 살았다. 지금 한창 이어달리기 경주를 하고 있다면 처음 몇 바퀴에 결판이 날 리 없다. 여유를 가져야 한다. 힘을 모아야 한다.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차근차근 계획해야 한다. 한 번에 한 발짝만 떼어야 한다. 그리고 다음 일을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 그러면 언젠가는 반드시 열매를 거둘 수 있다. 사실 우리가 몇십 년에 걸쳐 더듬어 찾고 쌓아 올리는 동안 한 일들이란 그때 그때 서로 다른 무게로 다가오는 도전에 맞서는 일이었다. 모든 도전은 그것만이 갖고 있는 특성이 있었다. 기본 방침을 뿌리부터 뒤흔든 것이 있는가 하면, 사소하게 방법만 바꾸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있었다. 어려움을 헤쳐 나갈 때마다 그 나름으로 재미가 있었다. 도전에 맞닥뜨려 문제를 해결하거나 매듭을 지을 때마다 그 나름으로 만족을 얻었다. 어려움을 이기고 나면 현실에 더 큰 의욕이 생기곤 했다. 어떠한 도전이든 가깝고 먼 앞날에 대한 전망을 열어 주었다. 나이가 꽤 든 지금도 우리는 삶에서 뒤로 물러설 뜻이 없다. 아니 오히려 살고자 하는 의욕에 불타오르고 있다. 지난날은 열정이 넘치는 경험들로 가득 차 있다. 지금은 앞날에 대한 흥미로운 전망이 열리고 있다. 삶은 우리에게 자질구레하고 시시콜콜한 것에 이르기까지 알뜰하게 베풀어 주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크게 만족하면 살거다. 더 지혜로워져서 앞으로도 끊임없이 우리에게 다가올 문제들을 너끈히 해결해 나갈 테니 말이다. 실험을 거쳐서 좋은 씨앗을 고르고 교배해서 추위를 잘 견디는 채소가 새로 생겨남에 따라, 가을과 겨울에 온실에서 거두어 먹을 수 있는 채소가 늘어난 것이다. 우리 관심은 태양열로 데우는 온실에서 가을과 겨울 농사를 짓는 데 있다. 우리는 태양열 온실을 좋아하는 소박하고 영세한 중소농이다. 전력 회사나 화석 연료 회사와 거래하고 싶지 않다. 어머니인 자연과 함께 살고 싶은 마음뿐이다. 손톱만 한 우리 연못은 개간 사업의 축소판이다. 우리는 연못을 만들면서 건축 기술을 익히고 밭에 물을 대고 떼와 겉흙을 얻었다. 겨울에 스케이트를 탈 얼음판이 생기고 불을 끌 수 있는 소방 시설도 갖추었다.우리가 연못을 파기 시작한 게 1953년이었다. 스물다섯 해가 지난 지금도 우리는 흙을 파서 연못을 깊고 넓게 만들고 있다. 우리는 알콜, 담배, 카페인 같은 습관성 약물을 먹지도 사지도 않는다. 우리는 인세와 강연료를 한 푼도 빠짐없이 사회과학연구소에 기부하고 거기서 보내 주는 책자를 읽고, 우표, 문구류도 거기 걸 쓴다. 여행할 때 드는 돈은 강연을 부탁한 쪽에서 낸다. 돈 신용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에 해마다 얼마쯤 돈이 필요하다. 있어야 할 돈을 미리미리 계산해 낼 수 있다면, '외상으로 물건을 사지 않는다.'이자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킬 수 있다. 시골에서 농사짓는 이들에게 늘 모자란 것이 돈이다. 돈 없이 새롭게 도전하는 삶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까, 지혜롭게 옛말을 따라라. '번 것보다 적게 써라.' 지혜로운 이는 소득을 웃도는 지출은 하지 않을 것이다. 올바르지 않은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듯이, 빚에 눌려 이자의 종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재산이 얼마나 있는지, 쓸 돈이 얼마인지 늘 헤아리고 있어야 한다. 해마다 예산을 짜고 대차대조표를 만들어야 한다. 대차대조표의 차변에는 자산을, 대변에는 지출을 기록한다. 한 해를 손실과 적자가 아니라 이익과 흑자로 마무리하도록 안간힘을 써야 한다. 건강은 몸과 감정, 의식과 영혼의 바람직한 상태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애써야 한다. 우리는 사람이 사람다운 덕목을 지키는 데에 힘쓰듯이 건강을 지키려고 애써야 한다고 믿는다. 달리 생각하면, 건강은 인간의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들 가운데 첫손가락에 꼽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가진 시간과 힘 가운데 적어도 3분의 1을 전문 활동과 사회 환경 개선 활동에 바칠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경제를 세우고자 했다. 마흔 해 남짓한 세월 동안 우리는 늘 계획하고, 계획대로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한 덕택에 삶의 기본이 되는 필수품들을 자급자족했다. 이와 함께 꾸준히 글을 쓰고 연구했다. 스코트는 도시를 떠난 뒤에 책을 여섯 권이나 썼다. 그 가운데 상업 출판사에서 펴내 세상의 빛을 본 책은 한 권뿐이다. 헬렌과 함께 쓴 책이 여섯 권 더 있다. 헬렌은 음악에 대한 관심을 평생 동안 변함없이 이어 왔고 많은 글을 썼으며 집짓기 기술을 갈고 닦았다. 시골에서 마흔 해 남짓 살면서 낡은 생각과 관습을 버리고 새로운 것으로 가다듬었다. 우리는 걸상에 기대앉아, '이 정도면 됐지' '이제 알 건 다 알았잖아' '다 이룬 셈이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오히려 생계 노동과 전문 활동과 시민 활동을 하면 할수록 뭔가 수박 겉핥기와 비슷하다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겪고 배워야 할 것이 끝없이 쌓여 있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해 낼 시간과 기회를 가지려면 죽었다 다시 태어나고 또다시 태어나야 하리라. 우리는 앞으로도 여러 분야에서 끊임없이 생산하고 창조하는 일을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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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어링를 아시아적 인물에 비유한다면 누구와 비견될까? 니어링 부부의 책을 읽다보면 항상 그런 생각이 든다. 노자에 비유가 될까? 의도한 건 아니지만 도가적(道家的) 삶에 근접해 있지 않을까?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을 읽노라면 역시나 이것이 도가적 삶의 현실판일 것이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쉽게도 소로우는 병으로 일찍 죽었다. <월든>에 노자는 나오지 않는다. 대신에 맹자가 나온다. 그 즈음에 <노자>는 미국에 그닥 알려지지 않아서 일게다. 그럼에도 <월든>은 맹자보다는 노자에 가깝다고 본다. 어쨌던 <월든>은 큰 울림이다. 소로우의 삶과 니어링의 삶이 같다고 볼 수는 없지만 소로우의 짧은 삶을 니어링이 완성한 느낌이 든다. 스콧 니어링은 병없이 인간의 수명을 다 누렸으며 죽음까지도 완벽하게 지배하였다. 절에 가면 삼성각(三聖閣)이 있다. 獨聖, 山神, 七星을 모시는데, 산신과 칠성은 소위 神이고 독성은 사람이다. 부처를 통하지 않고 홀로 깨달음에 도달한 사람으로 두 신과 같은 반열에 앉아 있다. 스콧 니어링이 이 독성과 비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도끼는 인간이 다루어 온 것 가운데 가장 건강에 좋은 연장이다. ...도끼질을 하면 굽은 어깨가 뒤로 넘어 가면서 가슴이 펴지기 때문에 허파가 크게 열린다. ...하루에 두 시간만 도끼를 휘두른다면 지구위에서 소화불량이 사라지고 관절염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게 될 것이다....도끼는 내 의사이자 기쁨이다. 도끼질을 하노라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잡생각에 빠져들지 않고 정신이 또렸해진다. 몸에 있는 근육들이 맘껏 운동을 하지만 지치지 않는다. "<10장, 나무하기>-호레이스 그릴리가 했다는 말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소박한 음식은 가공하지 않은 것이고, 밭이나 나무나 풀밭이나 숲에서 곧장 가져온 것이고, 영양소가 그대로 온전하게 간직되어 있을 때 날로 먹는 것이다."<16장, 우리가 먹는 것> "먹지 않는 것은(굶어죽지 않는 범위에서) 먹는 것만큼 즐겁다."<16장, 우리가 먹는 것>
"삶의 본질은 사는 것이다. 스티븐슨은 '희망을 가지고 길을 떠나는 것이 머무는 것보다 낫다. 그리고 일만큼 뿌듯한 게 없다'고 했다.<18장, 보람있는 삶>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