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 게바라, 그는 '꿈과 사랑을 향한 순수함과 열정을 지닌 로맨티스트'였다!
"누가 내 책에 커피 쏟았어?"
![]() 몇 페이지를 채 넘기지 않아 가장자리에 묻은 얼룩을 보고 가족들에게 외쳤던 고함소리다. 아무도 그랬다는 대답이 없어서 적잖이 멋적고 시큰둥해져서 다시 살펴봤을 때 조금은 낡고 오래된 맛을 내기 위해 거친 종이의 질감과 함께 출판사가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효과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몇 분 후였다. 손이 많이 간 듯, 정성을 많이 쏟은 듯. 이것이 위대한 혁명가 체 게바라를 가장 가까이 지켜봤던 여인, 아내인 일레이다 마치의 책, [체Che, 회상] 과 나의 첫만남이다.
![]() ![]() "앞으로의 세대가 어떤 유형의 인간을 바라는가에 대해선 우린 이렇게 말해야 한다. '체 게바라'를 닮아라!' 어린이들을 어떻게 교육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도 우린 서슴없이 이렇게 말해야 한다. '체 게바라'의 정신을 가르쳐야 한다!" 고 말한 쿠바 지도자이자, 게바라의 혁명동지였던 피델 카스트로는 말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기위해 노력했던 앞선 세대들이 체 게바라 라는 인물에 대하여 존경을 넘어 배움의 대상으로 닮아주기를 바랬던 것과는 달리 청년들에게는 제임스 딘과 같은 '반항아' 혹은 '이상을 꿈꾸는 혁명가'의 아이콘으로, 여성들에게는 '헐리우드의 꽃미남'에 버금가는 섹시가이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아 수많은 상품과 제품 속의 그림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를 우려한 저자는 새로운 세대가 체를 단지 상징적 존재로서가 아니라, 어릴 때부터 꾸어온 꿈을 창조적으로 실현해 낸, 살아있는 인간으로서 가까이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무거운 입을 열어 책을 쓰게 된 것이라고 책을 들어가며 말했다.
![]() ![]() ![]() ![]() 저자의 성장과 자연스럽게 혁명에 가담하게 된 사회적 배경, 혁명동지로서 체를 만나게 되고, 전투중에 그를 보좌하면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 것, 그리고 결혼과 네 아이를 낳게 되는 이야기등 쿠바 혁명의 발전사에 나타나는 체 게바라가 아닌 신문과 언론의 이야기 밖에 꼭꼭 숨겨진 그의 사생활의 이야기가 많은 사진과 편지 그리고 엽서, 쪽지등의 자료들과 함께 40년만에 최초로 밝혀진다. 이 책은 아내가 보는 남편이자 혁명지도자의 일대기라기 보다는 존경하고, 사랑했던 아내의 시점에서 바라본 체에 대한 사실과 기억의 면면이 여과없이 밝혀진 책이라고 봐야겠다.
![]() ![]() ![]() ![]() 1965년 콩고에서 체가 아내를 그리는 마음에서 보낸 편지에서 '금발의 통통한 여선생을 보는 순간, 그는 철저하게 훈련받은 혁명가와 느낌과 욕구가 있는 한 남자 사이에서 갈등을 했다'고 썼는가 하면, 그의 패션감감으로만 생각하게 했던 목둘레의 검정색 스카프는 전투중 팔에 금이 가 깁스를 했을 때 그녀가 체에게 팔을 목에 걸 수 있게 해 준 것인데, '얇은 스카프(...) 내가 팔을 다쳤을 때, 그녀가 나에게 주었는데, 팔을 매는 '사랑스러운 붕대'가 되었다'고 말했고, 부상에서 회복한 이후에도 계속 지니고 있었다고 말하는데, 이렇듯 그녀의 입이 아니면 절대로 세상은 알 수 없는 이야기가 쏟아진다. 무엇보다 체 게바라의 바로 옆에서 그와 함께 가장 많은 시간을 호흡하고 생활하며 보냈던 그녀가 바라보는 체의 모습은 지극히 평범하고 다정한 남편이자 아이들의 아버지임을 보여준다. 그 모습을 보면서 체와 나의 거리가 더 좁혀짐을 느꼈다.
![]() 진보적인 아르헨티나의 의대졸업생인 체가 여행중 미국(제국주의)의 만행을 목격하고, 그의 이상을 위해 쿠바로 향한다. 친미성향의 바티스타 독재정권을 붕괴시킨다. 그는 쿠바혁명 승리후 쿠바공산당과 쿠바혁명정부의 중요직책에 있으면서 쿠바혁명에서 얻은 것들을 지키며 혁명을 더욱 전진시키기 위하여 정력적인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랬던 그인 만큼 점령지의 주택에 대해서도 440불의 월급에서 집세를 내고, 세계 제 3국을 순방할 때도 비서직에 있던 '아내'가 혹시 특혜를 받는다는 오해를 부를까 염려해 혼자서 수행한다. '이정도는 누릴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 아닌가?'하는 범인凡人들의 예상을 무참히 부수는 사례들이다. 그는 개인보다는 모두를 먼저 생각한 리더였다. 한편 혁명과 전투참여로 그녀와 떨어져 있는 동안 수시로 그녀와 아이들에게 보낸 수많은 연서戀書와 메시지들은 한 남자로서의 체가 아내와 아이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잘 표현한다. '대통령이든, 육군대장인든, 깡패든, 살인자든 집으로 돌아오면 그들은 모두 남편이 되고, 아버지가 된다'는 언젠가 읽은 글을 생각나게 했다. ![]() ![]() 독서광이기도 한 그가 전투중에도 항상 책을 옆에 두어 책읽기를 멈추지 않았고, 돈키호테를 여섯 번을 읽고 [자본론]은 인류지식의 금자탑이라고 칭찬하며, 함께 참여하고 싶은 아내를 위해 독서지도까지 하는가 하면 철학이라는 학문에 접근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그의 지인에게 고백했다고 한다.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많은 좋은 책이 나와야 하고 이것들이 국민들에게 읽혀져야 한다고 피력한다. 그가 남긴 기록들을 함께 살펴보면서 '넘치는 꿈과 사랑을 지닌 지성인의 진면목'을 엿보게 되었다.
....
만일 내가 시멘트 바닥 어두운 곳으로 배정되어 가면
기억의 서글픈 보관소에 그것을 보관했다
눈물과 꿈의 밤마다 그것을 사용하구려...
안녕, 하나뿐인 내 사랑.
배고픈 이리 떼 앞에서
내가 없는 초원의 추위에서도 떨지 마요.
내 심장 옆에 당신을 데려가니까요.
그리고 우리 둘이 길이 끝날 때까지 함께 갈 거에요...
죽음을 예감한 체가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편지. 병마와 싸우고 있는 시한부 생명의 환자도 아닌 그가 '꿈과 이상'을 위해 죽음을 각오하는 한켠에 남겨지는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연민이 느껴진다. 발각을 우려해 60대 노인으로 분장을 하고도 가족을 만났던(아이들에게도 아버지임을 알리지 못하고) 그인 만큼 그가 없는 가족의 상황을 '이리 떼 앞에 놓인 초원의 추위'로 표현하는 가장으로서의 고뇌와 번민이 느껴졌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이, 과연 몇 있을까? 이런 그는 이데올로기를 뛰어넘어 변혁과 개혁을 꿈꾸는 모든 이에게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순수함과 열정을 지닌 로맨티스트였음을 알게 되었다.
![]() ![]() ![]() ![]() 지난 25일 폐막한 제61회 칸국제영화제에서는 미국의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만든 게바라의 전기영화 ‘체(Che)’가 큰 관심을 모았는데, 이 책이 그 영화의 시나리오의 바탕이 되었고, 체 게바라를 연기한 푸에르토리코 배우 베니치오 델 토로는 남우주연상을 받았다고 한다. 게다가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의 탄생 80주년이 다가오는 올 6월14일이다. 이젠 그의 평전과 자서전을 추적하고자 한다. 체 게바라를 알고 싶은 이들이 절대로 놓쳐서는 안되는 멋진 책이다.
![]() ![]() ![]() ![]() |
|
올해 6월이 체 게바라의 탄생 80주년이자 사망 40주년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의 아내 알레이다 마치가 체 게바라를 회상하면서 체 Che, 회상이라는 자서전을 내 놓았나 보다. 그녀는 이 책을 쓰면서 얼마나 체 게바라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찼을 것인가 생각하니 내 가슴이 뭉클해진다. 혁명가라고 알려진 체 게바라는 사실 로맨티스트였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베레모와 턱수염으로 유명한 체 게바라는 여심을 뒤흔들만큼 멋진 외모를 지닌 한 남자였고 인간에 대한 사랑이 넘쳤을 것으로 생각이 든다. 1928년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의과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며 의사로서의 삶을 살 수도 있었을 체 게바라는 많은 독서와 시인이 되고 싶은 열망을 지닌 멋진 남자였다. 하지만 그의 인색을 바꿔 버릴만한 사건은 1951년 23살에 친구 알베르토 그라나도와 함께 8개월간의 남미 대륙 여행에서 미제국주의의 횡포와 억압받고 사는 남미인들의 삶을 보고 나서였다. 멕시코로 망명을 하고 쿠바혁명이 성공할 때까지 그는 혁명가로 게릴라전을 이끈다. 1955년 과테말라에서 만난 경제학자 일다와 결혼을 하고 그 사이에 딸을 하나 낳았지만 그녀와의 사랑은 식었다. 그러던 중, 알레이다 마치 데 라 토레이다를 혁명 중에 만난다. 알레이다는 쿠바 출생으로 라스비야스 중앙대학교 교육학과에서 수학하고 교사생활을 하다가 부조리를 깨닫고 쿠바 독재 바티스타 정권에 맞서는 반군의 혁명에 뛰어들어 부모님도 모르게 7.26 혁명운동 지하조직에 가담하게 된다. 혁명가로 활동을 하던 1958년 24세의 나이에 게릴라 활동 자금을 전달하러 갔다가 체를 만났고 그의 유일한 비서로 일하며 조심스레 사랑을 키워가다가 체 게바라의 청혼을 받아들이고 결혼을 하게 된다. 알레이다는 체 게바라를 처음 만났을 때, 그의 외모와 그의 박식함에 반했을 것이 분명하다. 주안 중간 삽입된 체 게바라와 알 레이다의 함께 한 사진을 보면 참 멋진 외모를 가진 체 게바라를 차지할 수 있었던 알레이다는 행운녀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그 혁명의 살얼음판 속에서도 사랑이 싹 틀 수 있었다는 것은 체 게바라의 로맨티스트한 마음에서 나온 것이었을 것이다. 알레이다와는 체 게바라가 1967년 볼리비아군에게 암살되기까지 8년동안 살았으면 체 게바라가 중국, 라시아 등 다른 나라를 순찰하러 갔을 때 보내 온 편지들을 보면 8년동안 변하지 않는 사랑을 한 흔적들이 속속 보여진다. 알레이다는 이 책에서 체 게바라의 혁명을 한 당시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지만 전혀 정치적인 느낌이 들지 않고 아름다운 남녀의 변치 않는 사랑을 보여주는 느낌이 더 강했다. 이제는 변호사, 의사, 수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네 명의 자녀들과 8명의 손자들에 둘러싸여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알레이다의 가슴 속에는 항상 체 게바라를 향한 사랑과 행복이 묻어 나는 삶을 살고 있다 |
|
전 세계에 전설처럼 남아있는 혁명가 체 게바라, 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부끄럽게도 거리 노점상에서 팔고있는 티셔츠 위에 그려진 그림이었다. "예수, 체(ch)"를 닮은 듯한 그의 비범한 모습에 끌렸다. 흡사 헐리웃 인기 배우처럼 잘생긴 외모가 그가 누구인지 알고싶고 그를 찾게 만들었다. 1967년 서른 아홉의 나이로 평등을 위해 투쟁을 하다 세상을 떠난 그는 한 마디로 영웅이었다. 그렇게 [체 게바라 평전]을 읽으며 영웅 '체'를 만났다. 그 후로 5년 만에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의 두 번째 부인이자 혁명동지인 알레이다 마치의 회고록을 통해서... 어느새 체 게바라의 탄생이 80주년을 맞이했다. 한 여인이 남자로 바라 본 '체'는 어떤 모습일지 영웅의 사랑은 얼마나 로맨틱할까? 나는 이 책을 혁명가의 사랑에 촛점을 맞추고 읽기로 결심했다.
정치적으로 혁명의 열기가 점점 거세질 무렵인 1950년대 말, 알레이다는 혁명 운동에 참여하게 된다. 돈을 전달하기 위해 온몸에 테잎을 붙이고 혁명군 전투부대를 찾아간 그곳에서 처음 체를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그저 체가 어른으로만 느껴졌다고 한다. 3,4일간 병영에 머물때, 그녀에게 쏟아지던 동료들의 관심은 여자로서 느낄 수 있는 설레임을 동반하지 않았을까 짐작해 보았다. 체가 왼팔에 깁스를 했을 때, 그녀는 자신의 스카프로 팔을 목에 걸 수 있게 해주었다는 대목은 사랑의 시작을 알리는 발단이었던 듯 싶다. 체에게 비누를 보여주는 사진에서도 왼팔에 깁스를 하고 있다.
그 후 체에게서 M-1 을 받으며 자부심을 느꼈다니 그녀가 얼마나 혁명가 다웠는지 알 수 있다. 체가 부인과의 관계가 이미 정리 되었다며 자신의 상태와 생각을 전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심지어 사랑하고 있음을 고백하는 순간에도 그녀는 반쯤 졸고 있었다니 소설 속의 한 장면처럼 애타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체의 개인적인 서신을 발송하는 일을 했던, 그녀는 부인 일다에게 보느내는 편지에서 '쿠바여자와 결혼할 것'이라는 글을 보고 체에게 그녀가 누구인지 묻게 된다. 체는 그녀가 바로 알레이다라고 대답했다. 영웅적인 혁명가이며 로맨스를 아는 멋진 남자 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세 사람이 한 자리에 모인 일은 여느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삼각관계를 연상케 했다. 우리들의 삶 속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을 그들에게서도 엿볼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인생 중 첫 단계의 절정으로서 만족감과 행복으로 충만했다던 결혼식은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으로 충분히 알 수 있다. 체는 알레이다에게 여러 통의 편지를 보냈다. 그가 얼마나 그녀를 사랑하는지 구구절절 그 깊이를 가늠하게 표현되어있다. "당신의 손에 존경을 담은 키스를 보내며..." 등과 같은 구절은 가슴 설레이게 만든다.
하지만, 평등을 위해 생을 바친 체 역시 아들에 대한 욕심은 본능과도 같은 것이었나 보다. 첫 아들을 낳고 담배를 거꾸로 물었다든지, 아내에게 선물하기 위해 꽃을 찾았지만 없었다든지 하는 일화가 있었다니 아들을 무척 바랬었던 것 같다. 혁명가다운 결의로 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비장함이 보인다. "알레이다, 나를 도와줘요. 우리가 결혼 했을 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않았소. 나를 열렬히 사랑하고 이해해줘요. 내 길은 정해졌고 죽음 외에는 그 어느것도 나를 막지 못해요." 가족과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지 못했던 체와 알레이다의 무거운 짐과 같은 투쟁의 삶이 가슴 아프게 했다. 변장을 하며 가족을 만나야 했던 사진은 그런 그들의 삶이 얼마나 긴박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1967년 10월 알레이다는 그를 보내야했다. 체의 눈을 감지 못하고 사망한 사진이 언뜻 떠올라 더욱 가슴이 아팠다. 그녀는 담담하게 그 순간을 기록하고 있다. 혁명가 남편 못지않게 그녀 또한 비범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후 다섯 아이들을 훌륭히 키우며 살았다.
혁명가로서의 체는 많은 곳에서 만날 수 있다. 하지만 한 남자로서, 남편으로서의 체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그의 친필본과 사적인 사진들 또한 쉽게 만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이 회고록을 통해 우리는 체가 이룬 업적과 그것을 위해 한 가족의 희생이 필요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인간적인 영웅 체, 그의 또다른 모습은 오래토록 내 가슴에 남을 것이다.
"안녕, 하나뿐인 내 사랑, 배고픈 이리 데 앞에서, 내가 없는 초원의 추위에서도 떨지마요. 그리고 우리 둘이 길이 끝날 때까지 함께 갈 거에요." |
|
사회변혁 운동을 평생의 '업', '사명'으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일까? 그리고 그 가족들은 어떤 생각으로 사회변혁은동을 생각할까? 대학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곧 궁금해하면서 머리속의 사회변혁운동과 현실의 실천가들의 큰 차이에 실망하고, '이상적인 뭔가'에 갈급해 하며 살아가는 소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체 Che, 회상>은 체 게바라의 부인을 통해 혁명가의 가족들에 대해 알고 싶어 읽고 싶은 책이었다. 더구나 자신은 아쉬울 것 하나없는 엘리트이면서도, 따뜻한 가슴이 시키는 대로 가난한 민중을 위해 반제국주의 전선에 나섰던 체 게바라의 가족은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궁금했다.
<체 Che, 회상>은 체 게바라가 평생의 동지로 선택한 아내 '알레이다 마치'의 회고집이다. 알레이다 마치가 혁명전사가 되기 까지의 과정과 체 게바라를 만난 이후, 그리고 체의 전사이후 최근까지의 이야기를 아내라는 입장에서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전기작가나 기자들의 글에서와는 달리 개인적인 소회를 담은 편지와 엽서, 혁명을 우선시 하는 원칙고수라는 입장으로 인해 가족과 함께 지내지 못해 미안해하고 안타까워하는 개인, 체 게바라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체 게바라가 쿠바 정부에서 공산권과 제3세계를 돌며 모든 종류의 제국주의, 식민지주의에 반대하는 외교활동 중에서, 콩고 등지에서의 혁명운동 전개과정 중의 고되고 바쁜 일상 속에서도 혁명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아내와 자식에 대한 사랑과 염려와 안타까움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가족의 입장에서 혁명이라는 중대과업을 돕기 위해 남다르게 긴장하며 살아야 하는 과정을 살펴보며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점이 색다르다.
이제까지 출판된 체 게바라 관련 서적들에 비해 <체 Che, 회상>에서는 체 게바라의 한 인간으로서의 모습이 많이 목격되는 책이다. 혁명가 이전에 한 남자로서의 사랑과 가족, 그리고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오는 안타까움이 편지와 엽서, 시, 사진 등을 통해 남겨지고, 그런 유작들을 이렇게 <체 Che, 회상>을 통해 볼 수 있다는 점은 새로울 수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녹음하는 모습이나 도피를 위해 분장하고 아이들을 만나는 모습 등에서는 혁명가가 겪는 외로움도 느껴진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왠지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책제목이 <체 Che, 회상>이긴 하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가 체 게바라의 남자로서,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인간적인 면에 집중돼 있어 아쉽다. 단지 혁명만을 위한 체 게바라가 아닌, 가족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알리고, 알레이다 마치 자신을 비롯한 자녀들이 남편이자 아빠를 어떻게 존경하고 사랑하는 지에 대해 알리고 싶은 마음은 십분이해하지만, 오히려 진정한 혁명가와 그 가족의 모습을 그린 것 같지는 않은 것 같다.
민중을 사랑하고, 자본을 반대하는 혁명가 체 게바라라면, 좀 더 많은 갈등과 고민을 했을 것 같다. 그가 싸워야 하는 대상은 제국주의 자본주의이지만, 맞딱뜨려야 하는 이들은 민중들이기 때문에... 총과 칼을 겨누는 대상에 대한 갈등과 고민이 보다 더 치열했을 것 같은데...그런 점들이 간과된 것은 아닌지...
그냥 좀 더 솔직하고 인간적인 체 게바라, 알레이다 마치의 회상 글이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이런 감상과 기대역시, 체 게바라를 혁명가로 우상시하는 단면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 |
|
아르헨티나 출신의 혁명가, 얼마전까지 나는 체 게바라에 대해서 이만큼만 알고있었다. 그의 덥수룩한 수염... 멋지고 날렵하게 생긴 얼굴...어딜 뜯어봐도 그는 독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수염과 베레모...그리고 항상 물고 있는 담배, 그리고 별마크(?)...그 모습 자체만으로도 그에겐 포스가 느껴졌다. 그렇다고 그에게 악한 어떤 느낌조차 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얼굴에선 평온함이 비춰졌다. 그런 그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진정한 혁명가라니...솔직히 의외였다. 그것도 어마어마하게 대단한 일을 많이 한...아직도 우리에게 '변혁을 꿈꾸는 전 세계 모든 이들의 신화' 라고 불리고 있으며 기억되고 있는 존재라니...그의 모든것이 새롭다. 이미 지나간 일을 더듬어보고 한 인간에 대한 기록을 들춰보는 일은 언제나 설레이면서 긴장도 된다. 솔직히 많은 위대한 사람들에 대해서 어느만큼은 알고 시작하지만 체 게바라 그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출생지'와 그가 대단한 '혁명가'였었다 뿐이니 새삼스럽게 나의 무지가 부끄러워졌다. '아는 만큼 눈에 보인다' 라는 말도 있듯이 이 책을 읽기전에 난 그에 대해서 왠만큼은 알고 있어야 했다.그래서 검색도 해보고 그에 대한 책도 구하고 그를 알고자 노력했다.
1928년 6월14일, 아르헨티나 출생, 그의 본명은 '에르네스토 라파엘 게바라 드 라 세르나' 상류층 집안에서 태어나 부유한 유년기를 보냈다. 그리고 죽을때까지 그를 괴롭히던 천식도 항상 그를 따라다니며 그를 괴롭혔다고 한다. 훗날 부에노스아이레스 의과 대학을 졸업했고 유난히 시 쓰기를 좋아해 시인이 될뻔했지만 친구와 함께 남미대륙을 여행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용병대의 쿠데타로 붕괴되는 과테말라 정부를 보게 되면서 잘못된 미국 제국주의에 항거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1955년 멕시코에서 훗날 그의 영원한 정치적, 혁명적 동반자로 남을 피델 카스트로를 만나게되고 카스트로가 쿠바 정권을 잡게 되면서 체는 쿠바에서 혁명운동을 펼치며 쿠바의 정치적, 혁명적 영웅으로 자리잡는다. 국립은행 총재, 외무장관등을 영임하지만 그는 호화롭고 편안한 삶을 포기한채 죽을때까지 몸안에 끓어오르는 혁명의 불을 끌수는 없었다. 결국 볼리비아의 혁명운동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그는 볼리비아에서 총살당한다. 여기까지 짧지만 그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아 본 것들이다. 물론 이 내용들이 모두 다 정확하고 맞는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그에 대한 이야기들은 너무나도 많고 어찌보면 광범위해서 어디부터 어떻게 알아봐야할지 난감했었다. 그래서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알아보자고 마음먹었고, 이 책을 읽는 동안도 끊임없이 알아 갔다.
체...그에게는 두번의 결혼이 있었다. 실질적으로 잘 알려진 그의 두번째부인이 40년만에 마침내 입을 열었다. 알레이다 마치...그녀는 한 가정의 어머니이자 한 남자의 아내이기도 했다. 그녀는 너무나도 유명했으며 항상 위태로웠던 한 남자의 아내였다. 그런 그를 옆에서 지켜보고 바라보는 아내로써, 그리고 혁명동지로써 그녀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8년 이란 시간...어찌보면 길고, 어찌보면 짧았던 시간이었다. 어려운 순간에서도 체는 그녀와 함께였고 모든 곳에서 그녀는 체와 동행 했다. 그러나 그런 순간들이,시간들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단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체가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것에 대한 보상이었다. 즉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정생활과 이루어야 할 꿈이 그것이었다. 사진에 나타나는 것은 내게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자발적으로 뒤에 숨어서 항상 그의 옆에 있는 기쁨이 나의 현실이였고 어쩌면 본능적으로 우리가 함께할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알고있었는지도 모르겠다.' - p.155 -
체는 '절대적인 혁명가'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마음이 따뜻한 남편이기도 했고, 아이들의 좋은 아빠이기도 했다. 가정을 너무나도 사랑하고 아꼈던 그의 마음들이 책을 읽는내내 내 마음에도 전해졌다. 극한 상황에서도 언제나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그의 모습,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그리고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으로써 그는 너무나도 완벽한 삶을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비록 39살이란 젊은 나이로 세상을 등졌지만 ...앞으로 더 해야할 일들과 가족과 함께 더 많은 경험을하고 사랑을하고 더 많은 삶을 살았어야할지도 모르지만 ... 그렇게 죽음을 맞이해 한 시대의 진정한 영웅으로 영원히 기억될 수 있는건 어쩌면 그의 업적도 크지만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버린 이유도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책 속에는 체와 그녀가 함께 찍은 사진들이 많았다. 그 사진속에는 어려운 상황에서지만 행복했던 그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속에는 혁명가로써의 한 남자도, 또한 그런 그를 든든히 후훤해주고 혁명동지로써의 한 여성의 모습이 아닌 정말 평범하게 사랑을 나누고 가정을 이루는 한 연인이자 부부의 모습이 느껴졌다.
'나는 한 가족과 가정의 여주인이었다. 불완전하지만 나의 것이었다. 따라서 부족한 점에는 절대 마음을 쓰지 않았다. 의무와 희생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었던 다른 쿠바인들과 똑같이 살아야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 p.215 -
'이렇게 우리는 가정을 만들어갔고 친구들과 가족 모두 부족한 것이 없었다. 일과 근엄함과 의전이 없는 짧은 순간의 즐거움을 조화시켜갔다. 우리는 사랑과 꿈과 희망이 넘치는 남자와 여자였고 단순하게 우리의 바람과 취향에 따라 행동했다.' -p.215-
책 속에 무수히 공개되어 있는 체가 아내에게 보낸 편지들...그 애절하고 따스한 글들을 읽으면서 '그도 한 인간이었구나..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한 여인을 그토록 사랑했던 한 남자였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대해서 잘 모르고 읽은 책이라서 의미는 더 큰지도 모르겠다. 그에 대해 잘 알기전에 이 책을 읽으면 어쩌면 그의 인간적인 참 모습에 매력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에 대해 어느만큼은 알고 이 책을 읽는다면 그의 다른 매력과 인간적인 모습에 또 한번 경의를 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같은 경우엔 그에 대해 절반도 되지 않는 것들을 알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에 대해서 차근차근 더 자세히 알아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보면서 체 게바라...그의 삶에, 그의 혁명정신과 희생에 많은 깨달음과 지금의 사회적인 모순을 다시금 곱씹어보는 소중한 계기가 된것 같아 나 혼자 스스로 만족을 느껴 본다.
안녕, 하나뿐인 내사랑, 배 고픈 이리 떼 앞에서, 내가 없는 초원의 추위에서도 떨지 마요. 내 심장 옆에 당신을 데려가니까요. 그리고 우리 둘이 길이 끝날 때까지 함께 갈 거예요...
격한 시련속에서 그 무수한 시간들을 홀로 보내고 이젠 자신의 삶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끼고 그 삶들이 절대 후회 되지 않는다고...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녀는 체가 말했듯 우리에게 가슴 시린 한마디를 남겼다.
"가끔씩 나를 기억해줘요." 라고... |
|
역사 속에 만약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지만 ,체게바라가 혁명가가 아니고 한사람의 개인이였다면 어떻 했을까? 그냥 평범하게 살았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체게바라 하면 덥수룩한 수염과 담배, 그리고 베레모 위에 새겨진 별이 떠올려진다. 나는 혁명이나 이념 같은 문제는 잘 모른다. 그래서 한 사람의 이론가 보다 한 사람의 인간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하다. 난 이 책을 읽기 전 그의 두 번째 아내 알레이다 마치가 체게바라를 볼 때 일반적인 한 남자로만 보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하고 있었지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남편이면서도 스승같은 남자, 지금의 가족보다 내 자식이 살아갈 이 땅 쿠바를 더 사랑한 남자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같은 길을 참여한 후원자가 더 옭을 것이다. 체게바라의 생애는 평전과 에세이에 많이 나왔 듯 1928년 아르헨티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의학공부한 체는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가 보여주듯이 두차례에 걸친 남미 순례 여행에서 인종차별과 극심한 빈부의 격차 등 보통사람들의 비참하기 그지없는 삶을 목격한다. 한사람을 살리는 의사 보다는 소외 받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혁명을 위해 가시밭길에 들어간다. 귀중한 많은 사람들이 싸우며 죽어가는 것을 안타까워 했고 경험 많은 군인들의 실질적인 참여만이 승리를 보장할수 있다는 것과 내포하는 위험에 직접모범을 보이는 것이 역사의 방향을 결정적으로 바꿀수 있다는 기회로 보았다. 나의 아내이니 그럴 수도 있으니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것도 나 자신을 위해서는 어떤 특혜도 누리지 않겠다는 생각, 그의 마음을 알기에 그의 생각에 동의했고 어떤 마찰도 일의키지 않았으며, 이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은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누군가 시키지 않아도 내 자신이 지킨다는 소신이기에 원칙을 버리지 않았던 체게바라.여자라는 입장에서는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도 잊을법 한데, 부부는 닮는 다는데 틀린말이 아닌듯 싶다. 신문지상에서 오르내리는 공무원들의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는 우리 고위직 공무원들의 관행적인 해외여행을 보고 있으면, 체의 경우 자신에게 얼마만큼 철저했는가를 볼 수있다.조금이라도 보고 배웠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밥그릇싸움만 피터지게 하고 있으니.. 안녕, 하나뿐인 내사랑. 배고픈 이리떼 앞에서 네게 없는 초원의 추위에서도 떨지마요. 내 심장 옆에 당신을 데려가니까요 그리고 우리 둘이 길이 끝날때까지 함께 갈거예요. 죽음을 예견하고 쓴것 같은 그의 시에는 세상의 풍파에서 자식을 홀로 키워야 하는 아내의 고생스럽움과 쿠바 아니 라틴아메리카의 해방을 위해 자신을 희생시키고, 그 땅위에서 살아갈 자식들과 사랑한 국민들의 가슴에 희망을 던진 것 같아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체가 사랑 받는 이유는 있다. 영화나 유명 커피의 이름이나 맥주에 초상화가 그려지는 이유의 선정적인 것도 있겠지만, 나는 체가 국민과 똑같은 마음을 갖고 나 자신보다는 국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실천한 인물이라 존경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을 위한 투쟁에 끊임없이 자신을 희생할수 있는 돈키호테 같은 사람,역자도 말을 했지만 체는 그런 사람인것 같다. 체는 돈키호테를 6번이나 완독을 했다고 한다. 옭다고 여기는 곳에 무모하리만치 도전한 돈키호테. 체는 돈키호테와 자신을 동일시 한것 같다. 목적을 위해 새로운 풍차를 향해 거듭돌진해 들어가는 외로운 실천자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
|
몇년전 이름만 들어 알고 있었던 혁명가 체 게바라의 평전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냥 반항적인 이미지만을 보아왔던 내게 그 평전은 체 게바라라는 사람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수 있게 해준 책이었는데 엘리트층의 지식인으로 살아갈수도 있었던 그에게 무엇이 그토록 힘든 혁명가로의 길에 들어서게 했을까 진지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이번 체 che, 회상이란 책은 그의 두번째 아내였던 알레이다 마치가 혁명기간동안의 사적이고 미공개였던 기록을 40년만에 드러낸다는 사실때문에 읽기전부터 마음이 설레였다.
그를 알아가는 두번째 책으로서 적당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과연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혁명가가 아닌 한 남자로서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고 싶었다. 알레이다 마치는 그와 혁명을 같이 하는 동지로 만나 사랑을 틔우고 결혼해서 체가 1967년 볼리비아 군에 암살당할 때까지 8년을 함께 했던 사람이다. 여태까지 위대한 혁명가로서만 생각했던 체의 모습속에서 부드럽고 인간적인 모습은 사실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인 삶속에서는 부드럽고 사랑이 가득 넘치는 편지를 쓰기도 하고 살갑게 아이들을 대하는 건 일반적인 아빠와 다름이 없다는 걸 느낄수 있었다.
알레이다 마치는 교육학을 전공하고 교사자리를 구할무렵 쿠바는 바티스타의 독재로 문닫는 학교와 대학이 많아 공부할수 있는 곳이 거의 없어져 가고 있는 상황이라 어려움속에 대학을 다닐수 있었고 방학도 없이 수업을 받았다고 한다. 처음 어지러운 정국속에서 정치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알레이다는 피델 카스트로의 재판과정에서 그의 변론서로 쓰인 "역사가 나를 풀어줄것이다." 라는 책을 읽고 그의 이상과 조국의 온전한 존엄성을 쟁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걸 깨달았고 그로인해 자신이 혁명속에 몸담아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고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속에 들어간 것이다. 그이후 여러가지 위험한 활동을 하면서 독재 정국에 저항운동을 하던중 체 게바라를 만나는 첫 상황을 맞이한다. 단순히 전투원으로서의 임무를 띠고 간 그곳에서 같이 여러 전투를 겪고 활동하는 생활속에서 그들은 조금씩 가까워졌고 긴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결혼을 할수 있었다. 체는 알레이다를 개인 비서로 데리고 다니기도 했는데 결혼후 공식일정에 그녀만 특혜를 줄수 없다는 이유로 외국순방길에 데려가지 않은 적이 있다고 한다. 이 사실에서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고 원칙을 지키는 그의 신념을 엿볼수 있다.
후에 아이가 태어날때마다 직접 이름을 짓고 알레이다에게 보낸 편지속에서 체도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아내를 사랑하고 아이들을 좋아하는 아빠라는 것을 느낄수 있을만큼 자상한 모습을 보여준다. 혁명가 이전에 알레이다에겐 그녀만의 커다란 우상이었고 나아가 쿠바민중 모두에게 없어서는 안될 인물이었던 것 같다. 책속에는 쿠바 혁명중이었던 1958년부터 1967년 볼리비아의 군에 의해 암살당할때까지 체와 함께 했던 수많은 전투와 일들, 쿠바가 겪었던 정국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안에서 체는 많은 일들을 했고 마침내 알레이다와 했던 8년이 지난 어느날 볼리비아군의 특수부대에 의해 깊은 산속에서 암살당하고 유해는 찾을길이 없었다. 30년이 지나 그의 유해를 발견해 그의 조국으로 돌아오는 대목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유해조차 찾을길 없던 가족들로서 얼마나 슬펐을지 생각하면 너무도 가슴이 아프다. 알레이다는 이제 나이가 많이 들었고 그와의 추억과 조국을 위해 일했다는 긍지를 가지고 평생을 살아왔지만 이제는 밝힐때가 되어 이 모든 이야기를 풀어놓았다고 한다. 이제는 정치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체 와 반항적인 이미지속의 체 게바라의 모습이 남아있지만 그와 같은 현실을 겪지 않은 사람들이 과연 그의 사상을 온전하게 이해할수 있을지 ... 그들이 이룬 일들은 아무나 할수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조국의 현실앞에 내 자신이 그렇게 나아갈수 있을지 의문을 남기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이념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체 게바라의 신념과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했던 노력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 기억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
쿠바의 혁명 지도자였던 체 게바라는 티셔츠에서 영화까지 각종 상품화의 아이콘이 되어 전 세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혁명가라는 그의 삶의 심층적인 면을 바라보기보다는 그의 이미지에 더 들떠있는 우리들의 모습인 것이다. 사실, 그를 알고자하는 마음이 있었던 나 역시도 그의 이미지에 낭만을 느끼고 있다는 마음으로 접근되어있지 그가 삶을 바쳐 이루고자 했던 혁명가로의 내면에 대해 이해의 마음이 열려있거나 더 깊은 공감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다. 물론, 신념을 위해 삶을 바치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의 마음이 있음은 사실이나 그들의 신념을 속속들이 내 것처럼 이해해내지는 못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들이 신념을 위해 목숨조차 버릴 수 있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멋져 보인다는 것이지 내가 그들처럼 삶을 살아낼 수 있다는 것도 아니다. 큰 그릇의 영웅들, 그들을 마치 담벼락의 해바라기에 의지해서 덩굴을 지어 바깥을 내다보는 나팔꽃마냥 살포시 엿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하는 정도랄까. 그 정도의 관심과 겉멋의 낭만으로 체 게바라를 읊조리며 다녔다.
알레이다 마치, 그녀는 체 게바라의 아내였다. 그를 떠나보낸지 40년만에 체 게바라에 대해 말문을 여는 그녀를 통해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본 체 게바라의 인간적이면서 혁명 지도자로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이 책을 대하는 설레임으로 다가왔다.
혁명의 동지로 만나서 서로에게 이끌리고, 결혼을 하여 네 명의 아이들을 낳았던 그들의 사랑은 혁명의 삶만큼이나 열정적인 사랑을 하였다. 신념을 위해 삶을 바치는 사람의 아내가 된다는 일은 짐작만으로도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은데 알레이다라는 이 여인을 보니 체 게바라만큼 큰 그릇의 여인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같은 신념의 방향을 가지고 있었던 그들이었기에 더욱 결속될 수 있었겠지만 중단없이 지속적으로 그 신념을 지지해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혁명가의 아내로 바라본 체 게바라의 삶이 낱낱이 실려있는 이 책은 체 게바라의 아내에 대한 사랑이 담긴 편지와 아이들에 대한 걱정과 사랑의 마음들, 혁명가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까지 진솔하게 담아져 있다. 아내가 들려주는 이야기이니 체 게바라에 대한 남다른 모습들까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체 게바라가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중간 중간 삽입되어 있어 격정적으로 살아간 혁명 지도자 체 게바라의 모습 이전에 일상의 한 사람, 한 가정의 가장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물론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유니폼은 사진마다 똑같은 모습이지만 말이다.
체 게바라를 돈키호테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새로운 풍차를 향해 돌진했던 사람이라고 표현한 알레이다는 돈키호테를 따르던 산초같은 인물임을 느끼게된다. 묵묵히 뒤따라주었던 산초, 그녀가 체 게바라에게서 돈키호테적인 면을 보았다면 우리들은 바로 그녀의 산초적인 면을 엿보면서 감탄하게 된다. 그녀의 회상을 통해 체 게바라를 만나는 이 순간, 우리들은 오히려 체 게바라의 든든한 지지자였던 알레이다라는 여인을 소개받게 된 것이다.
쿠바인들이 사랑했고, 세계인들 속에 혁명의 상징이 되어버린 체 게바라, 그를 알레이다가 들려주는 목소리로 만난 이 시간은 처음의 들뜬 설레임이 평안한 안정감으로 휘감겨든다. 그녀가 기억하고 또한 우리들의 기억 속으로 파고든 체 게바라! 젊은 의학도가 모터 사이클을 타고 남미 순례를 다니던 중 목격한 인종차별과 극심한 빈부 격차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혁명가라는 전혀 다른 삶의 길에 발걸음을 놓게되면서 전 세계인들 가슴 속에 체 게바라라는 이름을 깊게 새긴 그를 우리들은 알레이다를 통해 다시 만나면서 영원한 기억 속으로 담아낼 수 있게 된다.
[당신이 만든 모든 것은 완벽했다. 그러나 당신은 유일하게 하나만을 만들었다. 당신은 당신 자신을 만들었다. 당신은 새로운 인간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 몸소 보여주었고 모두들 그 새로운 인간이 현실이라는 것을 보았다. 그 새로운 인간이 존재했고 그것이 당신이었기 때문이다. 217쪽 ]
|
|
난 평전을 싫어한다. 위인전이나 전기도 아니고 평전...이라는 말 자체가 왜인지 더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학교를 입학하여 처음 숙제로 읽었던 <전태일 편전>은 참 좋았고 내가 존경하는, 조금 교양있어 보인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모두 읽었다는 책이 있었는데, 그 책이 바로 <체 게바라 평전>이다. 그래서 나도 좀 있어 보이려고 그 책을 읽고 싶었다. 그가 누구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붉은색 표지에 강렬하게 그의 얼굴이 새겨진 예뻐보이는 책을 "아~ 나도 그 책 읽었어!!" 하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 그럴 기회는 없었다. 다른, 내가 좋아하는 책들의 순위에 계속 밀려났다.
그러던 중 작년에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보게 되었는데, 바로 그의 청년시절을 그린 영화인 줄도 모르고 그저 여행 영화려니~ 라는 생각으로 보다가... 쿵!!!..... 했다. 그 책이다. 내가 언젠가 보려던 바로 그 책. 그 책의 주인공이 영화 속에서 모터사이클을 타고 라틴아메리카를 누비고 있다. 그 나라 그 지역 사람들의 고통받는 처절한 삶에 같이 고통을 느끼며 아파한다. 그의 여행 속에서 그는 고뇌하고 번뇌한다. 앞으로 무얼 하고 살아야 하는지 생각한다. 그리고 나서 그는 혁명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그리고 난 또 한 번 <체, 회상>을 만났다. 그가 혁명의 한가운데에 있을 때 만난 여인, 그의 마지막 사랑이며 그가 평생을 꿈꿔왔던 가정이라는 둥지를 만들어준 여인, 알레이다 마치를 통해 그가 회상된다. 알레이다 마치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서술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어떤 전투에서 어떤 준비를 해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자세히 서술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가 얼마나 인간적인 사람인지, 그녀와 아이들을 얼마만큼 사랑하는 사람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체가 알레이다에게 보낸 수많은 편지와 시가 있기 때문이다. 알레이다 마치가 그와 같은 혁명 동지였기 때문에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와 함께 하기 위해 알레이다는 더 많은 훈련과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규칙과 규율을 중시하는 체이기 때문에, 예외는 없었고 알레이다도 그것을 인정했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했다.
다른 나라의 슬픔과 고통을 이해하고 그 나라를 위해 그나라의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제국주의를 없애고자 맞서 싸웠던 사람. 한 나라가 안정되자 또다른 나라의 배고프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떠난 사람, 체. 조국 아니면 죽음!을 달라던 그 사람을 더욱 빛나게 해 주는 사람이 그의 곁에 있었던 알레이다 마치일 것이다. 그녀의 회고를 통해 진정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자, 이제야말로 <체 게바라 평전>만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