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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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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친 후 선수들이 땀에 흠뻑 젖은 몸을 끌고 일단 들어가는 곳은 라커룸입니다. 이 때의 선수들이라 함은, 풋볼, 야구, 농구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또 대학 리그든 프로페셔널 빅 리그든 기량이 부족해서 일시 머무르는 하부 리그든 그 전문성과 규모를 따지지 않습니다. 문제는 경기를 마치고 게임에 참여한 선수들이 얼굴을 마주치는 이 공간에서 분위기가 어떻게 형성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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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친 후 선수들이 땀에 흠뻑 젖은 몸을 끌고 일단 들어가는 곳은 라커룸입니다. 이 때의 선수들이라 함은, 풋볼, 야구, 농구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또 대학 리그든 프로페셔널 빅 리그든 기량이 부족해서 일시 머무르는 하부 리그든 그 전문성과 규모를 따지지 않습니다. 문제는 경기를 마치고 게임에 참여한 선수들이 얼굴을 마주치는 이 공간에서 분위기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그 다음날, 혹은 다음 주의 경기를 이끌어갈 팀웍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이 지속된다는 것입니다. 라커룸에서의 소통이 지저분하고 소모적이었던 팀은, 당일 경기의 성과가 무엇이었든 그 다음의 시합에 반드시 제 기량을 발휘 못 합니다. 그 반대로, 설사 게임이 졸전이었다 해도 라커룸에서 건설적인 협화 분위기가 이어졌다면, 그 팀은 언젠가는 그 팀웍의 보람을 거둘 가능성이 크죠.

저자는 "실전에 들어가기 직전" 가장 정직하고 잠재력이 가감 없이 드러나는 라커룸에서의 팀웍이, 그 팀의 실질적인 역량 민낯을 평가하기에 최적의 지표라고 규정합니다. "~는 과대평가되어 있다(is overrated)."라는 어구가 몇 년 전 미국에서는 유행어구처럼 쓰였는데요. 이 책의 저자는 전략전술이 바로 과대평가된 대상이라고 합니다. 어떤 팀이 일시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었을 때 그게 코치진이 우수해서인지, 그 팀이 채용하는 전략전술이 빼어나서인지는 쉽게 평가할 수 없는데, 대체로 비상한 결과를 이루고 나면 꼭 기계적으로 덧붙는 평판이 "리더가 이러이러한 전술, 리더십을 채택해서 그렇다"며 결과적 합리화를 시도하는 게 보통이라는 겁니다. 반대로, 그럼 코치진과 팀이 공유하는 전략 전술이 빼어나면 그 팀은 최고가 되는가. 혹은 역시 팀을 구성하는 개인개인의 역량이 최고치를 형성하는 게 유일한 비결인가. 이에 대해 저자는, 보이지 않는 역량 요소를 일일이 찾아 내어 평가하기란 어렵고, 가장 간단한 겉보기 지표로 쓸 수 있는 게 "라커룸에서의 팀웍"이라는 거죠. 쉽게 말해 평소 사무실 분위기가 좋은가 아닌가를 보면 됩니다. 위에서 아래를 갈구는 모습이 일상화되고, 반대로 아래에선 안 볼 때 위를 씹고 쌩까는 게 별 이유도 없는 스트레스 해소 기제라면 그 팀, 그 과, 그 부서는 볼장 다 봤다고 간주하면 됩니다. 평소에는 이 따위지만 실전에서는 강하다, 이는 근거 없는 믿음이란 뜻입니다. 대체로 맞는 진단 아니겠습니까?

요즘 어느 비타민 C 음료 광고를 보면 "으휴 내 짬밥에 이런 거나 하고 있고."라는 불평을 내뱉는 직원 모습이 나오는 게 있습니다. 저성과자라서 이런 허드렛일이나 간신히 떠맡았던 것일 수도 있고, 팀이 어렵다 보니 잡무를 나눠질 뿐인데 공연한 불만을 지니는 것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이런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을 보고 그 팀의 라커룸 리더십이 어떤 수준인지 바로 평가가 가능하다는 거죠. 공교롭게도 이 책에는 역시 "세균이나 비타민 C이냐"의 토픽, 그리고 "불평불만하지 않기"라는 주제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긍정적 태도는 상황이 중립적이거나, 최소한 객관적 현황이 모호할 때 각 구성원들이 취해야 할 태도로 반드시 요구됩니다. 잘 모르겠거든 가능하면 긍정적으로 현황을 보자는 것입니다.

멍청한 자가 제 신세도 망치면서 자기만 죽기 억울하다는 듯 부정적 분위기를 퍼뜨리고 전체를 망치는 경우가 꼭 있습니다. 이런 자는 절대 가까이해서는 안 되며, 이런 사람 입에서 나오는 건 비판이 아니라 조직 전체를 망가뜨리는 독소일 뿐입니다. 리더는 개별 사원의 목소리도 잘 경청해야 하고, 이런 썩은 사과와 같은 자를 빨리 솎아 내어서 "사과 상자 안의 멀쩡한 개체"도 보호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는 "재능보다 팀웍이다"라는 문장으로 일단 소주제를 요약하는데, 사실 팀웍을 망치는 사람은 작은 재능조차도 없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재능이 없는 게 한이 되어 그나마 열심히하는 나머지까지 망치려고 드는 거죠. 재능이 있는 사람은 자기 재능이 발휘되는 현실이 재미있기 때문에, 그 추세를 죽이지 않으려고 팀웍에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는 게 보통입니다. 일선에서 겪어 보면 거의 틀림없습니다. 희생 역시 거창한 게 아니라, 아주 바보가 아니라면 자아 일부(전체까지는 아니라도)의 헌신이 투입된 조직의 성과가 소중한 줄 알기 때문에, 억지 춘향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헌신이 나오기도 하는 겁니다. 이게 꼭 "대아를 위해 소아를 희생하는" 전체주의적 발상이 아님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재능도 없고 올바른 조직에 속해 자아실현을 이뤄 본 적도 없는 사람이, 작은 조직에서도 꼭 분위기를 망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뚤어진 인성은 이런 데서도 확인 가능하죠.

v*****7 2016.07.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