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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라 버드] 평생 자신과 갈등하며 여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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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라 버드, 그녀의 이름을 처음 들어 본 것은 김수영 시인의 시 <거대한 뿌리>에서였다. '나는 이사벨라 버드 비숍여사와 연애하고 있다,,,'라는 대목. 이후 열전 식의 책을 통해 띄엄띄엄 그녀를 만나다가 이번에 드디어 한 권의 평전으로 그녀를 만났다.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 여행가로 유명한 이사벨라는 1831년 영국 요크셔에서 영국 국교회의 딸로 태어났다. 건강이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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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라 버드, 그녀의 이름을 처음 들어 본 것은 김수영 시인의 시 <거대한 뿌리>에서였다. '나는 이사벨라 버드 비숍여사와 연애하고 있다,,,'라는 대목. 이후 열전 식의 책을 통해 띄엄띄엄 그녀를 만나다가 이번에 드디어 한 권의 평전으로 그녀를 만났다.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 여행가로 유명한 이사벨라는 1831년 영국 요크셔에서 영국 국교회의 딸로 태어났다. 건강이 좋지 못했던 그녀는 공기를 바꾸는 것 외엔 별다른 치료법이 없던 시절, 의사의 권유에 따라 캐나다와 미국을 여행했다. 1854년이었다. 여행 후 그녀는 <미국에 간 영국 여인>이라는 책을 출간한다. 놀랍게도, 그녀의 고질병은 여행할 때에는 사라지곤 했다. 지금이라면 당시 사회의 여성 억압이나 그밖의 심리적 원인을 쉽게 언급했지만, 그때는 그런 시대가 아니었다. 여튼, 그녀의 건강상의 이런 이유로,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그녀는 계속 혼자 여행에 나설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사벨라가 원래부터 사회적 인습에 저항하는 거침없는 성격을 지닌 모험가였던 것은 아니다. 그녀는 목사의 딸로서 자라면서 받았던 교육, 그녀의 몸에 밴 당시의 사회 풍조,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어머니, 아버지, 여동생, 남편의 죽음 앞에서 느낀 죄책감때문에 평생 갈등하고 괴로워했다. 그러면서도 여행을 계속했고 기존의 자신의 틀을 깨 갔으면서, 이를 책으로 남겼다.


이사벨라는 영어가 통하는 모국의 식민지역을 숙녀답게 여행한 것이 아니라 당시로서는 오지로 알려진 지역을 다녔다. 오스트레일리아, 하와이, 일본(그것도 개항지 주면이 아니라 북해도 원주민 마을에), 인도, 티베트, 페르시아, 쿠르디스탄, 한국, 중국 등등을. 여행가로서 성공한 것에 비례하여 비난도 많이 받았지만 1892년, 여자로서는 처음으로 영국 왕립지리학회의 회원이 되었다. 죽기직전까지 여행 계획을 세우던 이사벨라 버드는 1901년 모로코를 여행한 후 1904년 에든버러에서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73세였다.

 

내가 그녀의 일생에서 감동을 받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평생 자신의 병과, 자신이 살고 길들여져 있는 세계의 인습, 편견과 싸운 사람이었다는 점. 그녀는 그렇게 씩씩하게 혼자 여행을 떠났으면서도 자신이 바지를 입고 말을 탄, 부도덕한 여자로 세상에 보일까봐 걱정했다. 로키 산맥에서 격정적 사랑에 빠졌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이목을 두려워하여 그 사랑을 정리했다. 게다가 그녀 인생의 중요 업적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세상을 떠난 후에 마흔이 넘어 이루어졌다. 예순 살 이후가 그녀의 절정기였다. 그렇다, 그녀는 날 때부터 모험가에 여행가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저 평생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갖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그녀 자신이 된 것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평생 자신과 갈등하며 싸우며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고, 보고 싶어하던 세상을 보았다. 그리고 썼다.

 

,,, 그녀는 나와, 바로 내 곁에 있는 평범한 언니들과 너무도 같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녀가 좋다. 같은 인물을 다룬 책이라 하더라도 평전은 지은이에 따라 강조해서 서술하는 입장이 다른 법이다. 이 책은 그녀를 바라보는 내 마음을 작가가 대신 잘 담아 그려주고 있어서 참 좋았다.

m******n 2013.11.30. 신고 공감 2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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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라 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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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벨라 버드. 그녀는 19세기의 여성여행가이다. 19세기. 여성. 그리고 여행. 책을 읽기 전까지 이것이 과연 가능한 조합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마 우주여행도 곧 가능해질 것 같고, 외국여행은 이웃에 놀러가는 것처럼 흔해진 요즘에도 사실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을 타고, 어디에 가서 무엇을 먹고 무엇을 볼 것인가 하는 것이 지금도 그렇게 안전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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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벨라 버드. 그녀는 19세기의 여성여행가이다. 19세기. 여성. 그리고 여행. 책을 읽기 전까지 이것이 과연 가능한 조합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마 우주여행도 곧 가능해질 것 같고, 외국여행은 이웃에 놀러가는 것처럼 흔해진 요즘에도 사실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을 타고, 어디에 가서 무엇을 먹고 무엇을 볼 것인가 하는 것이 지금도 그렇게 안전하지 않은 곳이 많다. 그런데, 19세기의 독신여성이 미국, 중동을 거쳐 일본 한국, 중국까지 여행했다면 그 여성은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정신력을 소유자일까 감탄이 절로 나올 일이다.

 

.. 이 책 <이사벨라 버드>는 이사벨라 버드의 전기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밋밋한 전기문의 느낌과 달리 그녀의 출생과 성장 후, 여행을 시작하게 되는 부분부터 책의 곳곳에서 이사벨라 버드의 기행문들이 인용되면서 책을 읽는 독자들이 그녀와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재미있는 책이다. 그녀는 심지어 목사의 딸이다. 19세기 서양의 생활에 대해 아는 이라면 당시 청교도적이었던 일반인들의 삶보다 더욱더 높은 기준이 요구되었던 일반 성직자가족이 이런 대단한 여행가가 되었다는데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물론, 그러다 보니 그러한 가정에서 자란 이사벨라 버드는 여행기를 출판해서 돈을 버는 것에도 죄책감을 느끼고, 여행을 하는 동안 남자의 옷차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개정판에 각주와 그림을 첨부할 정도였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겠다.   

 

.. 당시 많은 유산을 받지 못했다면 친척들의 호의에 의존하며 평생을 군식구로 살아야 했을 미혼의 목사의 딸이 평생동안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자신이 좋아하는 여행을 하고, 여성회원을 받지 않던 왕립지리학회의 첫 여성회원이 될 정도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그녀의 감탄할 정도의 대담한 여행능력과 독자들이 생생하게 현장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생동감있고 정확한 글솜씨에 있었다.

 

.. 이사벨라 버드는 62세가 되면서 한국과 중국 일본을 여행하게 된다. 이 당시 많은 여행가들이 동양의 야만인을 개조해야된다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그녀는 "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서양식 사고를 가진 우리들이 마주치는 것들이 미개함이나 윤리의 타락이 아닌, 정교하고 고풍스러운 또 하나의 문명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타락한 것이 아니며, 비록 불완전하기는 해도 우리가 존중하고 감탄할만한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극동지방을 여행하고 한국에서 고종황제와 명성황후를 만나고, 일본의 한국침략까지 예감하면서, 티베트 여행까지 마친 그녀는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이라는 책을 내게 된다. 그런데, 당시 영국은 한국에서 일어난 정치, 사회적인 변화에 대해 많은 기사도 나고 대중의 관심이 높아 책도 많이 팔렸다고 한다. 그 부분을 보고 대한제국이 독립국으로 남아있으려는데 결국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던 서양 국가들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지만, 더불어 현재 중국올림픽과 티베트에 대한 생각도 들고 해서 결국에는 쉽게 말하기 어려운 문제구나하는 생각만 해보았다.

 

.. 우선 책 자체가 전체적으로 무척 재미있고, 이사벨라 버드의 불굴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으며, 더불어 시대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인간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를 탓할 것이 아니라 이 속에서 내가 진정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고 노력한다면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생겼다. 

m***7 2008.06.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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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몸을 이겨내며 자신이 원하던 것을 이룬 여행자
"약한 몸을 이겨내며 자신이 원하던 것을 이룬 여행자" 내용보기
이사벨라 버드는 1831년에 영국에서 목사의 딸로 태어났다. 이렇게 보수적인 집안의 딸이 19세기에 세계의 곳곳을 여행할 수 있었는지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그녀의 몸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이사벨라는 요통과 두통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여러 의사에게 가 보았다. 그녀가 수많은 증상들을 면밀하게 설
"약한 몸을 이겨내며 자신이 원하던 것을 이룬 여행자" 내용보기

이사벨라 버드는 1831년에 영국에서 목사의 딸로 태어났다. 이렇게 보수적인 집안의 딸이 19세기에 세계의 곳곳을 여행할 수 있었는지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그녀의 몸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이사벨라는 요통과 두통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여러 의사에게 가 보았다. 그녀가 수많은 증상들을 면밀하게 설명했지만 아무도 그녀의 요통과 다른 질병들이 왜 스코틀랜드 농부들의 이민을 준비하거나 미국으로 여행을 하거나 빈민촌의 좁은 계단을 올라갈 때는 완전히 사라지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뚜렷하게 나타나는 유일한 증상은 요통이었는데, 그것조차 변덕스럽게 나타나곤 했다(74-75쪽).

 

이사벨라 버드는 여행을 하지 않으면 요통과 두통에 시달렸고 이런 이유 때문에 가족들도 여행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부모가 돌아가신 뒤에도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유산이 있었기 때문이고, 여행에 대한 책이 좋은 반향을 일으킨 덕분이었다. 인간은 자신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확실하다. 그런 재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환경도 물론 중요한 것이다.

 

승객은 이사벨라 외에 일곱 명뿐이었다. 한 늙은 스코틀랜드 출신 의사와 네 명의 남자들 그리고 덱스터Dexter 부인과 그 아들이었다. 이사벨라는 승객들이 뜬소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는데, 네바다 호는 증명서 없이 항해하고 있다는 둥, 우측 현의 손잡이가 부분적으로 부러졌다는 둥, 손상이 너무 심각해서 몇 달 동안 배가 항구에 들어갈 엄두조차 못 냈다는 둥, 우측 현 바퀴에 달린 부표가 짧아졌다는 둥, 배에 물이 샌다는 둥, 그런 얘기들이었다. 이전 항해 중에는 배가 거의 가라앉을 뻔해서 승객들이 열악한 배 운항에 대한 항의서를 만들어 서명했다고도 했다. 급하게 수리한 지금도 가까스로 바다 항해를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수준이었다. 결국 대부분의 소문이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82-83쪽).

 

이런 배를 타고도 여행을 할 수 있다니 놀라운 일이다. 그런 정신이 있었으니 19세기에 세계의 곳곳을 여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극동지방을 여행하는 다른 영국 탐험가들은 유럽 문명이 동양의 야만인들을 개조해야 한다고 확신했다. 이에 반해 이사벨라는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서양식 사고를 가진 우리들이 마주치는 것들이 미개함이나 윤리적 타락이 아닌, 정교하고 고풍스러운 또 하나의 문명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타락한 것이 아니며, 비록 불완전하기는 해도 우리가 존중하고 감탄할 만한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라고 생각했다(381-382쪽).

 

이 점은 요즘의 여행자들도 배울 가치가 있다. 그저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다른 문화를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다. 문화란 상대적인 것으로 나의 문화가 중요하면, 남의 문화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은 여행자의 기본적인 태도가 아닌가 한다. 그런데 이미 오래 전에 이사벨라는 이런 것을 알고 있었으니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7*****0 2010.04.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