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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속삭임 VS 하나님의 음성
이 책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크리스챤 입장에서 보면 가히 반어적 표현의 백미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서술자의 시점 설정이 아주 인상적인 책이라 할 수 있다. 보통이라는 어휘사용이 좀 그러하다만 보통의 신앙서적은 대개 말씀과 기도, 성령충만으로 하나님과 하나님의 자년된 우리의 더욱 친밀하고 깊은 교제, 능력있는 그리스도인, 하나님의 뜻을 더욱 잘 분별할 수 있는 깨달음과 은혜 등을 크리스챤의 입장에서 영적 각성과 도전, 동기부여와 결단을 촉구하는 서술자적 입장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책은 서술자의 설정이 독특하다. 우리의 원수된 사단마귀의 입장과 관점에서 그들의 전략과 궤계를 서술하는 색다른 설정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술자의 시점과 반대의 입장에서 주의를 기울여 반어적으로 이해하며 읽어야 한다.
이 책은 아주 경험많고 노련한 악마, '스크루테이프'가 자신의 조카이자 신출내기 악마로 아직 인간들을 유혹하기에는 서투른 '웜우드'에게 31통의 편지를 통해 인간을 유혹하고 하나님과 교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악마들만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코칭하는 내용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하나님을 원수-물론 사단마귀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겠지만-로 보며, 인간들을 환자로 본다. 그러나 이 책의 묘미는 이러한 설정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설정을 통해 사단의 입장에서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틈을 공략하고, 비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에 대해 관심갖지 않게 하는 등 그야말로 사단마귀의 온갖 술수와 전략, 전술 등을 보여주는 사단마귀의 궤계와 본성을 다룬 악마들의 교과서, 악마들의 필수지침서라 표현해도 무방할 것이다.
한 통 한 통의 편지를 읽어갈 때마다 저자의 깊은 통찰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동시에 사단마귀의 술수에 그야말로 제대로 낚이고 있었던, 아니 책을 읽고 있는 그 순간조차도 낚이고 있는 내 모습들을 보여서 자꾸만 돌아보고 점검하며 읽게돼 책장이 그냥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사단마귀의 술수와 계략에 열받고 흥분해서 분통이 터질 지경이어서 책장에 밑줄을 긋고서는 책을 덮고 중가중간 쉬어가며 읽어야했다. 사단의 속삭임에 의심하지도 의식하지도 못한 채 제대로 놀아난 내 모습에 오히려 화가나 더욱 견딜수가 없었다.
이 책에 드러난 여러 사단의 전술 중 나를 가장 몸서리 칠 정도로 경악하게 했던 것은 '생각조종술'이었다. 이 책에서 '생각조종술'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나는 사단이 사용하는 주된 전략 중 하나를 '생각조종술'이라 명명했다. 결국은 이 책 내용의 전체가 사단이 내 생각을 조종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 생각을 조종하는 것에서부터 그들의 전략이 출발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내 생각이 얼마나 사단에게 노출돼 있는지, 사단에 내 생각 속에 얼마나 개입하여 내가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교묘하게 조종하고 있는지를 발견하고 깨달았다. 그 순간 지난간 나의 삶의 여러 상황들 가운데 사단에게 내 생각을 조종당해 하나님을 마음아프게 하고, 나 자신을 영적으로 피폐하게 만들었던 순간들이 한 장면씩 파노라마처럼 되살아나, 그걸 이제야 알았냐는 듯한 사단의 썩은 비웃음과 함께 뇌리를 스쳐갈 때는 정말 힘들고 괴로웠다. '하나님의 음성일거야, 하나님의 방법일거야, 하나님의 계획하심일거야'라고 생각하는 그것조차 악마의 달콤한 속삭임과 유혹인지를 분별하지 못하고, 내 생각 속에 이미 들어와 있는 사단이 주는 생각들조차 하늘로부터오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착각하게끔 만드는 그들의 뛰어난 전략에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에게 미세한 틈을 보이는 우리 인간들의 영적 게으름과 영적 무딤. 그들은 그 미세한 틈을 노리고 공략해 오기에 결코 그 틈을 놓치고 그냥 지나칠 리 없다. 그들은 탁월한 전략가임에 분명하다. 탁월한 그들과 맞짱 뜨기에 우리는 그야말로 한낱 연약한 인간이기에 역부족처럼 보일지라도 그러나 우리에겐 그들을 지대로 밟아 눌러 짓이겨버린 완전 최고의 무기가 있다. 그들이 당황하고 두려워하고 끝장이라 생각하는 그것, 우리가 그들의 원수된 우리 하나님과 진정한 교제와 사귐, 성령충만, 영적무장. 하나님과 연합함으로써 예수그리스도의 승리가 우리의 승리되기에 그들과의 한판승을 기대해도 되는 것이다. 순간순간 내 안에서부터 들려오는 악마의 속삭임. 그야말로 영적전쟁인 것이다. 그들에게 더는 낚이지 않고프다. 악마의 속삭임이 아닌 하나님의 음성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더욱 성령충만으로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유지하고, 영적전신갑주로 무장하고 깨어 있을 수 밖에 없음을 절감했다. 무엇보다 내 생각의 틈을 내어주지 않도록 내 생각 가운데 성령의 파수꾼을 세워달라 기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