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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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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에 개성의 벽촌에서 서울로 와 학교를 다니고, 6.25를 맞고 결혼하여 아이 낳고 생활하며 느끼고 생각한 글을 적은 수필을 엮은 책이다. 시험을 쳐 초등학교 입학한일, 단발이나, 미니스커트 단속 이야기, 졸업식 날 졸업생들의 세태 이야기, 주말농장과 시골의 결혼식 잔치, 졸부들의 분에 넘치는 혼수자랑, 김장 담그기, 기와촌으로 알려진 마을이 시대에 따라 변하는 모습까지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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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에 개성의 벽촌에서 서울로 와 학교를 다니고, 6.25를 맞고 결혼하여 아이 낳고 생활하며 느끼고 생각한 글을 적은 수필을 엮은 책이다. 시험을 쳐 초등학교 입학한일, 단발이나, 미니스커트 단속 이야기, 졸업식 날 졸업생들의 세태 이야기, 주말농장과 시골의 결혼식 잔치, 졸부들의 분에 넘치는 혼수자랑, 김장 담그기, 기와촌으로 알려진 마을이 시대에 따라 변하는 모습까지 살아온 세태를 하나씩 그려낸 글이다.

내가 증언한 세월들이 요새 젊은이들에게는 지나간 시대의 풍속사쯤으로 읽힐 생각을 하니 내 나이가 새삼 무안해진다.

k******4 2017.11.09. 신고 공감 3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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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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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의 저자는 8살까지 개성에서 20리 떨어진 산촌에서 나고 자랐다. 어머니 손에 이끌려 서울로 와 초등학교를 시험 보고 학구위반으로 다니던 이야기. 학교를 다니며 시골뜨기와 서울내기를 비교해 가며 살던 일. 6.25를 겪고 결혼하여 시부모를 모시고 아이들 기르며 산 일. 아파트로 이사하고 생활하며 느끼고 생각한 글을 적은 수필을 엮은 책이다. 장발단속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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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의 저자는 8살까지 개성에서 20리 떨어진 산촌에서 나고 자랐다. 어머니 손에 이끌려 서울로 와 초등학교를 시험 보고 학구위반으로 다니던 이야기. 학교를 다니며 시골뜨기와 서울내기를 비교해 가며 살던 일. 6.25를 겪고 결혼하여 시부모를 모시고 아이들 기르며 산 일. 아파트로 이사하고 생활하며 느끼고 생각한 글을 적은 수필을 엮은 책이다. 장발단속 이야기, 졸업식 날 졸업생들의 세태 이야기, 주말농장과 시골의 결혼식 잔치, 졸부들의 분에 넘치는 혼수자랑, 김장 담그기, 기와집촌으로 알려진 마을이 시대에 따라 변하는 모습이나, 시골의 변화 모습까지 살아온 시대의 세태를 하나씩 그려낸 글이다.

 

어려서 자라던 시골의 풍경과 생활을 동영상을 보는 듯 그려내고 있다. 이렇게 구체화 된 자연 그대로의 삶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30년이 넘는 세월 꾸준한 사랑을 받고 읽히는 글이다. “어렸을 적 우리 시골에선 분꽃이 시계였다. 분꽃이 벌어질 무렵 겉보리 절구질을 시작하면 저녁 짓기에 꼭 알맞다고 했다.(p.83)” 시계가 없던 시절 사람들은 자연에서 시간을 가늠하여 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이 정답게 그려진다.

 

자연과 멀어진 도시의 아이들은 지식으로 자연을 배운다. 경험이 뒷받침 하지 않는 것이라 시험을 보면 잊어버리고 마는 헛 지식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도시 아이들이 교실에 괘도를 걸어 놓고 괭이밥이 어떻고 쇠비름이 어떻고 배추꽃과 무꽃은 어떻게 다르고 골백번 배워봤댔자 말짱 헛것이다. 시험문제로서의 가치밖에 없는 그것들의 개념을 배울 뿐 그것들의 본질에 대한 이해도 사랑도 있을 리 없다. 그런 것들을 잘 배워 시험을 잘 친 아이일수록 허약하고 속이 옹졸하기가 일쑤다. 그러나 시골에서 그것들과 더불어 사귀고 친해지고 사랑하며 자란다는 건 대자연의 오묘한 이치에 대한 깨달음의 시작이 될 테고, 대자연을 위대한 교사로 받들어 모신 폭이 되니 얼마나 큰 축복일까.(p.163)” 자연을 놀이터 삼아 놀고 자연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을 친구삼아 생활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추억의 한 자락을 풀어놓는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주변 환경이 변하고 따라서 인심 또한 변해가는 것을 하나씩 경험과 함께 되새기며 나이듦에 대한 생각을 나타내기도 한다. “‘, 지난 1년을 토해내고 싶었다. 목구멍에 손가락을 넣고라도 토해 내고 싶었다. 그러나 무슨 재주로 사람이 집어먹은 세월을 다시 토해낼 수 있단 말인가. 나는 결코 세월을 토해낼 수는 없으리란 걸, 다만 잊을 수 있을 뿐이란 걸 안다. 내 눈가에 나이테를 하나 남기고 올해는 갈 테고, 올해의 괴로움은 잊혀 질 것이다.(p.265)” 세월의 나이테가 얼굴에 주름을 새기듯 시간의 흔적을 남긴다. 그렇게 괴로움도 가슴속에 켜켜이 쌓여감을 절절하게 느낀다. 오죽했으면 손가락을 넣고 라도 세월을 왝왝토해내고 싶다고 했을까!

 

k******4 2017.03.08. 신고 공감 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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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하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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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 1쇄 인쇄 2008년 4월 21일 초판 1쇄 발행 2008년 5월 1일   2008년 12월 24일(수) (지난 4일 간 읽음)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친절한 복희씨>에 이어 읽은 세번째 작품. 박완서라는 작가의 작품에 흐르는 공통점을 나는 좋아한다. '유쾌함, 따듯함, 소박함, 시골스러움' 등이 그것이다. 그녀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나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된다.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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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 1쇄 인쇄 2008년 4월 21일

초판 1쇄 발행 2008년 5월 1일

 

2008년 12월 24일(수)

(지난 4일 간 읽음)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친절한 복희씨>에 이어 읽은 세번째 작품.

박완서라는 작가의 작품에 흐르는 공통점을 나는 좋아한다. '유쾌함, 따듯함, 소박함, 시골스러움' 등이 그것이다. 그녀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나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된다. 가슴 깊이 묻혀있었던 추억을 낚아올리는 감동을 느낀다.

 이 글은 작가가 40대 즈음이었을 때(70년대)를 살면서 쓴 산문집이지만, 나는 충분히 그리고 기꺼히 공감할 수 있다. 서울내기 아내는 이런 내가 마냥 신기한가보다. 얼마전 아내가 달고나세트를 구매해서 열심히 어린시절을 추억하려 하는 것을 보면서 참~ 도시스럽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는 도시 사람이면 누구나 해봤을(아내의 말에 따르면...) 달고나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순 촌놈이다. 나의 어린 시절은 주로 여름에는 수영, 낚시, 멸치추리기 등이었고, 겨울밤에는 보리밭에서 칼싸움하고 다음날 아침 이장님 방송을 들으신 어머니한테 뒤지게 맞던 일이다.

 땅끝에서도 한 시간여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마을 내 고향...그런 고향을 가슴 속에 품고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30대가 되기 전에는 미쳐 알지 못했다. (지금은 '고산 윤선도의 유적지'로 또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유명해서 상당히 망가져가고 있지만...) 

 국민학교 4학년 때까지 초가집에서 살았고, 보리쌀을 먹었고, 특별한 날에만 쌀밥을 먹었다. 특히, 제사 지낸 다음 날 점심시간에는 종이 울리기 무섭게(차임벨이 아니라 실제 추가 달린 청동색 종이었다) 전속력으로 집으로 질주했던 기억이 새록 떠오른다. 수업 종이 울리면 가방을 짊어진 채 곧장 밭으로 가서 콩도 따고 고구마도 캐고, 깨도 털던 일...(진심으로 그랬던 것은 아니고, 맞을까 두려웠기 때문에...어머니의 대나무 회초리는 너무나 아팠다.)

 국민학교 6학년 때 서울로 전학을 가서 느꼈던 생소함이나 두려움, 그리움들...신발주머니의 낯설음, 100원짜리 병아리..피자와 순대...전교생 120명이 채 안되는 시골 학교에서(지금은 폐교가 되어 도시사람한테 팔렸다) 나름 싸움짱을 먹던 내가 한 반에 50명인 교실로 전학을 와서 말도 안되는 녀석의 괴롭힘을 받았던 일(몇 달 후 적응 끝내고 두들겨 패줬지만)...이런 전학의 경험과 느낌은 특히 그녀와 정확히 일치한다.

 작가는 참 위대하다. 어쩌면 이렇게 시종일관 감동(동감)으로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들 수 있을까? 글 한 줄 쓰기가 너무 힘에 부치고, 그나마도 다시 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 서투른 문장들 투성일 뿐인데...하긴! 나는 작가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 마음 속에 있는 것들을 조금 더 나답게 써보고 싶기는 하다.

 퇴직하면 반드시 시골로 돌아가리라. 장독대 가득 동치미를 담구고, 김치도 담가 묻어 놓고, 채마밭을 가꾸어 자급자족하고, 과일나무도 잘 가꾸어 보리라. 낚시도 하리라. 밤에는 짙은 어둠 속에서 독서하리라. 글을 쓰리라.

 

 

<특히 남기고 싶은 구절>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어린 날의 가장 큰 사건이었던 자연에 순응하는 삶에서 거스르고 투쟁하는 삶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받은 문화적인 충격이랄까 이질감에 대해서이다.'

'나에게 시골이란 말은 고향과 거의 같은 뜻을 지니고 있었다.'

'나에게 시골 맛이란 완전한 평화와 안식을 의미했다.'

'평범한 시골이 마치 신이 정성을 다해 꾸민 정원처럼 보였으니 말이다.'

'나라마다의 문화와 생활 양식은 그 나라의 자연 환경의 산물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 나라의 자연처럼 아기자기하게 아름다운 자연은 지구상에 어디에도 없다.'

'이런 것이 취기라는 걸까, 쾌감이라는 걸까, 정상적인 일상의 궤도에서 일탈하고 싶은 은밀한 욕망이 몸 속에서 아우성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어줍잖은 체면 때문에 그 이상은 나가지 못했다.'

'손님 대접에 극진했지만, 우리처럼 사교적인 계산이 들어 있지 않아 편안했다.' '눈물처럼 각자의 고유한 정서에 닿아 있는 것도 없지만 불가해한 것도 없다 싶었다.'

'자주 여행을 다니는 것도 내 집에 돌아 올 때의 감격을 위해서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손님을 가장 불편하게 하는 것은 지나친 공경과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사는 행복 중에서 필요하고 갖고 싶은 물건을 벼르고 별러서 장만하는 재미, 또 그렇게 해서 장만한 것에 대해 갖는 애착 등도 꼭 맛볼 만한 중요한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시골에서 나서 자란 사람은 아무리 후에 도회물에 씻기고 닳아도 그 본질 중에 자연의 이치를 닮은 용기와 겸허함과 정직함이 있어 우선 사람이 믿음직스럽다.'

'시골 출신들은 겉으론 우직한 듯하면서도 속이 넓고 인간성이 크다.'

'내가 하고도 썩 마음에 드는 소리는 아니다.'

'남편의 한눈팔기는 한눈팔기에 앙앙대는 아내가 있음으로 있는 것이다. 어리석은 아내는 남편을 그렇게밖에 길들이지 못한 것이다.'

'왜 부모면 부모다운 부모가 되려 들지 않고 굳이 친구 같은 부모가 되겠다는 것일까? 사람에겐 친구는 친구로서 부모는 부모로서 따로 존재 가치가 있을 터인데도 말이다.''우리는 섣불리 '이해심 많은','친구같은'부모가 되기 위해 정작 부모로서의 책임, 권위까지를 포기해버린 거나 아닌지 모르겠다.'

'헤어진다는 말엔 생각이 나겠지 하는 여운이 있으나 빠갠다는 말엔 여운이 없다.'

'뒷구멍으로 호박씨 까는 같잖은 점잖음에 대한 일종의 도전인지도 모르지 않나.'

'도덕적으로 허약한 인품'

'기름이 너무 없어 부속품끼리 쇳가루를 떨구며 마멸해 가는 상태는 가난이겠고, 기름이 너무 많아 기계를 조이고 있던 나사까지 몽땅 물러나 기계의 부분품들이 따로따로 기름 속을 제멋대로 유영하는 상태가 아마 부자이겠다.'

'속으론 혹시 가난해지면 어쩌나 불안한 채 겉으로 호기 있게 부자의 흉내를 내면서 산다. 일종의 분열 상태다.'

'사람이란 특별한 사람 아니면 대개 자기가 사는 위치에서 가까운 범위밖에 보지 못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범위 역시 그렇다......결국 아래위를 함께 이해할 수 있고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가장 폭넓게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진 층이 바로 이 보통 사는 사람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행동과 실천 대신 다만 과시를 목적으로 남발되어 뿌려진 표어와 구호였다.'

'그때 본 서울애들이 너무나 똑똑하고 예뻐 보여 내가 위축되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아이들이란 순진한 것 같으면서도 악마처럼 악랄하고 잔혹한 데가 있다.'

'어린 혓바닥이 녹아버릴 것 같은 감미는 설의 미각의 추억 중에서 으뜸가는 추억이다.'

'사람의 생각이 투명하게 밖으로 내비치지 않는다는 건,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얼마나 큰 축복일까.' 

e***7 2008.12.2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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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 진실성이 담긴 낡은 사진첩을 보다,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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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책을 한 권 한 권 대할 때마다 살아생전보다 더한 그리움이 물밀듯이 다가온다. 예전에 왜 다 읽어보지 못했던 것인지. 이제서라도 한 권 한 권 읽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큰 행복으로 다가온다.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는 90년대 이전에 쓴 단편과 같은 짧은 수필을 45편 모아 놓은 책이다.이런 책들은 좀더 재판이 되어야 하는데 [품절]이라는 것이 마음 아프다. 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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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책을 한 권 한 권 대할 때마다 살아생전보다 더한 그리움이 물밀듯이 다가온다. 예전에 왜 다 읽어보지 못했던 것인지. 이제서라도 한 권 한 권 읽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큰 행복으로 다가온다.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는 90년대 이전에 쓴 단편과 같은 짧은 수필을 45편 모아 놓은 책이다.이런 책들은 좀더 재판이 되어야 하는데 [품절]이라는 것이 마음 아프다. 중고책박에서 뒤적여 사 놓은 것들이 그나마 내게 위로를 준다.

 

지난번에는 <그 여자네 집>을 읽었는데 이 책은 단편이고 하기엔 그렇고 짧은 '생각'과 같은 작가의 그 시대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 좀더 작가를 가까이 느끼고 70~90년대 까지의 시대상과 그 시대에 어떤 일들과 작가는 작은 것 하나에도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하는 '틈새'를 볼 수 있어 더 귀하게 다가온다.그것이 생전이 아니라 더 귀하게 다가오나 보다. 먼저 책의 제목이 된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는 무언가 답답함과 우울함으로 가득하던 날 집으로 가던 버스 안에서 그 답답함은 더욱 배가 된다. 버스가 아니 다른 차들도 정거장이 아닌데 서듯 모두 정지해 있는 것이다.왜 그런가하고 안내양에게 물었더니 '마라톤대회'가 있어서 그렇단다. 아직 집까지의 거리는 멀었지만 안내양에게 화장실이 급하다며 문을 열어 달라고 해서 버스에서 내려 마라톤 그 현장으로 달라겨듯 가지만 우승자를 보고자 했던 기대감과는 거리가 멀게 '꼴찌'와 마찬가지인 사람들을 보게 된다. 하지만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그동안 자신을 무겁게 누르고 있던 것을 털어 버리게 된다. 우리 사회는 승자에게 박수를 보내지 꼴찌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하지만 인생은 마라톤이다. 진정으로 자신의 힘으로 지나 온 시간들은 모두 박수를 받을 가치가 충분히 있는 것이다.

 

그러나 뜻 밖의 장소에서 환호하고픈 오랜 갈망을 마음껏 풀 수 있었던 내 몸은 날듯이 가벼웠다. 그 전까지만 해도 나는 마라톤이란 매력 없는 우직한 스포츠라고 밖에 생각 안 했었다. 그러나 앞으론 그것을 좀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 그것은 조금도 속임수가 용납 안 되는 정직한 운동이기 때문이다. 또 끝까지 달려서 골인한 꼴찌 주자도 좋아하게 될 것 같다. 그 무서운 고통과 고독을 이긴 의지력 때문에.

 

저자의 다른 소설들도 몇 권 읽어 보았지만 감정 표현이 참 냉철하면서도 거짓이 없이 진실되서 참 좋다.그런가 하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내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토해낸다. 조분조분 수다를 떨 듯이 말이다. <내가 잃은 동산> 에서 자신도 물론 개풍이 고향이기에 어린 시절 시골에서 보내고 서울로 와서 공부하게 된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도 많이 나왔지만 이 글에서도 드러난다. 고향이 북이라고 해도 북한 땅이 보이는 곳에서 오열을 하거나 심하게 울지 않았던 그가 다른 이들의 심한 오열을 나무라고 심한 말을 하면서 잠재우듯 하던 그도 어느 순간에 멈출 수 없는 울음을 울게 된다. 그게 바로 고향을 잃어 버린 사람들의 같은 마음이 아닐까.고향을 눈 앞에 두고도 가지 못하는 서러움,그 고향에 다 놓고 온 어린시절이면 모든 것들이 아직 눈에 선한데 바라만 보아야 하는 안타까움이 내 어린시절도 추억하게 만든다. 눈 감으면 그 시절 아버지와 함께 하던 그 모든 시간들이 눈에 잡힐 듯 한데 아버니는 먼 길을 먼저 떠나 가셨다. 사진 속 아버지는 금방이라도 껄껄 웃으시며 호인처럼 말씀 하실 듯 한데 곁에 없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고 그 현실을 믿어야만 한다. 감칠맛 나는 글 속에서 내 어린시절도 살짝 들추어 보게 되었다.

 

저자의 '여행기'는 아직 읽어보지 못한 듯 한데 짧은 글 속에서 잠깐 잠깐씩 만나는 것도 참 재밌다. 고스란히 그 때의 아주 사소한 감정 하나 놓치지 않고 다 담아 놓아 글 읽는 재미가 남다르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간 <이박 삼일의 남도 기행> <부드러운 여행>등에서 보면 여행에 맞지 않는 구두를 신고 가서 고생을 하면서도 어릴적 시골의 그 맛을 잊지 않고 경험하듯 하는 잔잔함에 빠져 들게 한다. 별 기대를 하지 않게 하다가도 '여행이란 이런거야' 라고 말해주듯 술술 풀어 내는 이야기 보따리에 폭 빠져 들게 한다. 해외여행을 하면서 우리나라는 내세울 것이 없다고 느끼던 생각들이 별 기대를 하지 않은 짧은 여행에서 '이런 것이 우리 것이고 우리 땅이다' 라는 것을 다 담아낸다. 우리 것이라 우리 눈에는 귀하게 보이지 않지만 해외에 나가면 애국자가 되듯이 나가서 고생을 하고 와봐야 우리 것이 더 소중하게 보이는 법, 요즘은 둘게길도 그렇고 지역마다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여행소재를 참 많이 만들어 내 놓고 있지만 그 시대에는 아직 여행이 그렇게 대중화가 되지 않았는데 맛깔나는 글 속에서 그때의 시대상을 들여다 보는 '창' 인듯 해서 재밌게 읽었다.

 

저자의 글을 가만히 읽고 있다보면 집 안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일 하나 놓치지 않고 글 속에 모두 담아냈는가 하면 이웃과 함께 하는 잘잘한 것들도 모두 담아 내어 '수다쟁이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기분이 든다. 그렇게 풀어 내면서 자신 안에는 '화' 쌓아 두지 않듯 모두 글로 풀어내며 기록,기억을 함께 보여주고 있는 느낌이다. 자신이 자식들과 혹은 손주들과 함께 하면서의 사소한 것들이 고스란히 글로 드러났는데도 이상하기 보다는 점점 빠져 들며 읽게 되는,칼칼하고 깐깐하면서도 시대상을 녹여내서 일까 그렇게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닌데도 요즘은 스마트폰 하나로 모두가 되는 세상이라 그런지 먼 옛날의 일처럼 생각된다. 장발단속,미니스커트,노상방뇨, 경범죄... 정말 읽다 보면 이런 시대가 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하지만 그것이 또한 우리가 살아 온 길이고 그 속에서 우리가 살았고 한시대는 소멸해 갔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도 다음 세대가 기록하면 아마도 '옛날 이야기'처럼 들리고 보여지겠지만 그것이 역사이고 우리네 삶인듯 하다. 숨김없이 덧칠함 없이 고스란히 진실되게 보여주는 이야기 속에서 저자의 생각과 깐깐함을 작은 것에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됨됨이를 보게 되기도 하고 사회상을 보게 되기도 하고.아버지의 낡은 사진첩을 꺼내 보는 느낌이 들어 참 좋다.

 



y******2 2013.06.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