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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만화를 영상으로 옮긴 각색물이다. 원작은 독특한 개성으로 많은 팬들의 열광 속에 1960년대부터 거의 20년 간에 걸쳐 연재되던, 평판 확고한 고전에 속하는 코믹이다. 미국 대중문화는 아직도 그 영화화를 기다리고 있는 각종 매체에서의 걸작들이 산재해 있으며, 사실 굳이 영화화로 그 가치증명을 해 보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장르 각각의 건강한 발전이 이미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은 형편이다.
2007년 즈음 이 'fantastic project'가 드디어 그 결과물을 선보였을 때, 대중의 반응이 딱히 폭발적으로 실망을 쏟아내는 쪽이었다기보다는, 영화 자체만으로 봤을 때 의당 먹었어야 했을 욕을 원작의 휘광으로(?) 대강만 먹고 넘어간 느낌이 강했다. 무슨 말이냐면, 이 영화는, 고전인 원작 코믹과의 연결 맥락 없이 그것만 놓고 감상햇을 때는 완전 어이 없는 졸작에 가까운 그런 fiasco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대의 향수를 간직했거나, 어차피 스토리상으로나 괴팍한 플롯, 캐릭터를 100여분의 러닝타임에 잘 담아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아는 골수 팬들의 너그로운 시선으로는, 그저 자신들의 이 걸작이 주류 미디어인 영화가 수용해 주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반갑게 맞이해 줄 용의가 있었던 것이며, 처음부터 이 여러 모로 까다로운 원작이 매끄럽게 다듬어져 필름에 화체하기란 대단히 난망이란 사실도 충분히 각오하고 있었기 때문이란 말.
그러니 원작의 독특한 전통으로부터 완전히 유리된 한국의 관객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웬 난센스 덩어리의 판타스틱 슬랩스틱 순회공연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고, 이 점 감안한 듯 제작진도 적정 선에서 투자수위를 조절한 듯한 느낌이다. 근래 영화판이 최초 판매시장은 3D, 재판매 시장은 블루레이 미디어로 각각 활로의 가닥을 잡아나가는 경향에 비추어 보면, 이 작품은 조금 더 기다려 3D로 제작되었으면 결과가 어땠을지 싶기도 하다. 최초의 시네마스코프 영화가 '원탁의 기사'였듯('성의'. '은배' 등을 두고 논란이 있다), 최초의 3D 필름이 역시 각색물인 판타스틱 포 시리즈였다면 아마 영화사를 보다 장엄하고 깔끔하게 쓰는 데에는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공연, 공허한 상상도 해 본다. 슈퍼히어로 주인공을 너무 노령(?)의 배우로 캐스팅한 건 속편, 시리즈화의 의욕이 부족했던 것 아닌가 하는 짐작도 가능케 하는데, 주인공격인 리드 리처드 박사 역은 '킹 아서'에서 랜슬롯 역을 맡았던 요한 그리피스, 그리고 존재감 없이 낭비된 느낌인 수 역에 제시카 알바가 나온다.
(스포일러)원작에는 없는 독특한 피처. 이 영화는 메시지만으로 봤을 때 에쓰닉하게는 중국인, 이념적으로는 전체주의에 대한 거부감을 다소 진부하게 드러내고 있다. 실버 서퍼의 무표정함과 기계적 행동거지가 중국인을 연상시킴은 누구의 눈에도 분명하고, 그 파국 일보직전의 대분전도 상해거리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그러니 실버서퍼의 마지막 장면 그 순교자적 죽음은 기실 독재적 당관료조직에 대해 비분히 봉기하라는 VOA식 프러파간다로, 너무 노골적인 독해가 가능하다. 엔딩에서 웨딩 세레모니의 주무대가 일본식 정원인 점은 동양인에게 일본을 너희의 롤 모델로 삼으라는 듯한 불쾌한 설교로 들려, 관람을 마치는 청중의 마음을 그리 편케 만들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