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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가들이 쓴 작품이라.. (물론 이 말은 에도가와상 수상작품은 아니란 말이다) 당연히 관심이 간다. 이 ~색의 수수께끼는 적, 청, 백, 흑이라는 4권시리즈로 나와 있는데, 그중에서 처음으로 나온 적색의 수수께끼. 이 책에는 총 5명의 작가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내가 아는 작가는 다카노 가즈아키뿐으로 <13계단>을 몇 년전에 읽었다. 첫번째는 나가사카 슈케이의 <'밀실'을 만들어 드립니다>. 호오, 밀실이라. 밀실 사건은 본격추리 소설에서 자주 애용되는 소재이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밀실이 탄생할까? 가와하라라는 추리 소설 작가로 지인들과 함께 사쿠 주점에서 추리 게임을 즐긴다. 그러던 어느 날, 진짜 '밀실 살인 사건' 이 발생한다. 피해자는 사쿠 주점 2층에서 살고 있는 회장이란 인물로 예전에는 폭력단 간부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깨끗이 손을 씻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런 그를 노린 것은 과연 누구이고, 그가 죽어 있던 밀실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과거의 참혹한 사건과 아버지를 찾는다는 피노코라는 소녀에게 숨겨진 진실. 사실 밀실트릭보다는 사건의 동기와 숨겨져 있던 진실들이 가슴이 아팠던 작품으로 기억될 듯. 하지만, 회장이 제시하는 사건의 트릭과 회장이 만든 밀실 게임, 그리고 그것을 풀어나가는 사람들의 토론 등이 흥미로웠다. 물론 나 역시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구로베의 큰곰은 추리소설이라고 하기가 좀 그렇지 않나. 약간의 미스터리 성향은 있지만, 그것만 가지고 추리 소설이라고 하기는 좀.... 하지만 산에서 조난당한 사람들과 그들을 구하기 위한 구로베의 큰곰의 이야기는 이야기 자체로 무척이나 감동적이었다. 여기에서의 미스터리적 요소는 구로베의 큰곰의 정체었다고나 할까? 산. 특히나 겨울산은 날씨가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아무리 산에 능숙한 사람이라도 언제든 조난당할 위험이 있고, 목숨을 잃을 위험이 있다. 위험한 산행에 있어서 전폭적인 신뢰를 쏟아부어도 위험할 판에 서로에 대한 증오를 숨기고 산에 오른 두 사람의 운명은? 거대한 자연앞에서 드러난 인간의 나약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볼 수 있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다. 라이트 서포트는 말기암 환자가 8년전 사라진 자신의 딸을 찾아 그녀의 행적을 차근차근 밟아가는 이야기이다. 사실 말이 사람 찾기지, 그건 실제로 쉬운 일이 아니다. 작정하고 행적을 감춰버리면 왠만해서는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끊길듯 하면서도 이어지는 딸의 행적을 차근차근 밟아 나가는 과정은 정말 흥미로웠다. 딸을 언니네 집으로 입양시킬 수 밖에 없었던 어머니의 죄책감과 딸이 행적을 감춰야만 했던 이유, 그리고 그녀를 찾아가는 과정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나중에 딸이 '무엇'을 피해다녔던 것인지, 그리고 인간은 간단한 이유로 얼마든지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수도 있는 존재인지를 다시금 알게 되었달까. 가로는 처음에 무차별 공격에 대한 이야기인줄 알았다. 그도 그런 것이 면식도 없는 범인의 공격과 자살이란 이야기가 제일 먼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피해자였던 사람이 사실은 '어느' 사건의 가해자였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야기는 점점 꼬여간다. 확실한 진상도 모른채 사건을 부풀려서 보도하는 언론, 참을성 없이 금방 폭력을 휘두르는 젊은이, 뒤틀린 부자관계, 과거의 유괴 사건등 어찌보면 사회파 추리소설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하는 작품이다. 두 개의 총구는 이중인격의 무차별 살인자와 같은 건물에 갇힌 한 남자의 이야기로, 일본에서 자주 등장하는 무차별 살인이란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살인자와 함께 있다는 공포, 그리고 그 범인이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의 인격을 가진 사람이란 것, 그리고 그곳이 폐쇄된 공간이란 것은 주인공의 공포를 극대화시킨다. 수록 작품중 가장 짧은 작품이고, 결말이 약간 허무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재미있었던 작품이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단편들이기 때문에 복잡한 사건 전개나 복잡한 인물 관계가 없어서 깔끔하고 가볍게 읽히는 것이 장점이다. 복잡한 트릭과 복잡한 전후사정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좀 심심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지는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만족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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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상. 히가시노 게이고도 이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단했다고 한다. <13계단>으로 잘 알려진 다카노 가즈아키 역시 이 작품으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했다. 미국의 추리소설 작가 '에드거 앨런 포'를 약간 비틀어 지은 이름인게 분명한 에도가와 란포 역시, 나는 그의 작품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분명 많은 추리소설로 후배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을 것이다. 난 그것을 언제 느꼈냐 하면,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읽었던 <명탐정 코난>에서였다. 코난이 급박하게 지어낸 이름은 분명 코난이기도 했지만, 성이 '에도가와'였다는 것을, 뒤늦게 에도가와 란포라는 작가의 존재를 알고난 뒤 역시..하고 생각했던 것이다.
어쨌든 그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총 18편의 단편들이 '적색', '청색', '백색', '흑색'의 수수께끼라는 제목으로 각각 출간되어있었다. 그럼에도 눈에 띄는 작가는 '다카노 가즈아키' 뿐, 아직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이 많았다. 그나마 친숙했기에 다카노 가즈아키의 작품이 실린 <적색의 수수께끼>를 빼들었던 것이겠지.
나가사카 슈케이, 「'밀실'을 만들어 드립니다」 - ★★★★ 매주 수요일, '사쿠'에는 '상복 부인'을 보기 위해 단골손님들이 몰려온다. 그들은 '사쿠'의 주인이 매주 내는 수수께끼를 푸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다. 각자 다양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손님들. 그 중 미스터리 작가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나'는 진짜 아빠를 찾아왔다는 조그만 소녀 피노코를 데리고 있다. 세계 제일의 명'탐정조수'가 되고 싶은 그녀는 어른들도 머리를 싸매고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를 한 번에 풀어내는 등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준다. 사건을 추리하는 모임에서 진짜 발생한 살인사건. '나'와 피노코는 철저한 밀실에서 벌어진 사건의 범인을 찾아나선다. 이 작품 속에서는 그야말로 단편의 매력이 가득 묻어나고 추리소설에서 항상 등장인물들을 난제에 부딪히게 하는, 밀실트릭을 이용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밀실살인사건 이전에도 '의식의 밀실'과 같은, 다양한 밀실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해 그 수수께끼를 함께 풀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신포 유이치, 「구로베의 큰곰」 - ★★☆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오랜 시간 라이벌이었던 대학 산악 동아리의 두 명이 함께 겨울의 산을 찾으며 벌어진 사건을 그려내고 있다. 라이벌로 지내며 함께 떠나는 마지막 산행에서까지 서로를 견제하고 의식하던 두 사람은, 한 친구의 고백으로 예상치 못한 위험에 빠져든다. 그런 그들을 구출하기 위해 나선 '구로베의 큰곰'. 왜 그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고생스러운 구조작업을 계속하는 것일까. 그러나 그 의지는 계속 이어진다. 미스터리라기보다는 겨울산을 등반하는 두 청년의 모습, 그리고 젊은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조작업을 하는 '산 사나이'들의 이야기라는 느낌이 강했던 것이 조금 아쉽다.
가와다 야이치로, 「라이프 서포트」 - ★★☆ 직업이 의사라는 작가의 특징이 물씬 묻어나는 단편이다. 말기암 환자 다키자와 히토미는 8년 전 사라진 딸을 찾아 나서기 위해 전직 심장외과의인 요시토에게 '라이프 서포트'를 부탁한다. 히토미의 딸 미소노는 왜 모습을 감춘 것이며, 도대체 어디 있는 것인가! 꺼져가는 생명을 붙잡으며 딸을 찾아나선 히토미. 그들이 타고 있는 차가 싣고 가는 것은 미소노의 행복일까, 아니면 불행일까? 그 과정에서 균형감각을 잃어버린 채 병원에 돌아가지 못했던 요시토의 의사로서의 고뇌, 그리고 히토미를 서포트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은, 의사였기에 표현해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미스터리로서의 긴박감이라던가 반전은 조금 아쉽다.
신노 다케시, 「가로(家路)」 - ★★★☆ 다쓰야는 운송회사에서 일을 하며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청년이다. 그러나 그의 여자친구 노리코가 '이제 슬슬 아버지께 인사를 드리러 가야하지 않겠느냐'는 말에 발끈하고 술집을 나섰다. 아버지와의 인연을 끊은 그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그렇게 길을 걷고 있는 그는 한 남자에게 습격을 당한다. 범인은 자살했지만, 그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피해자였던 다쓰야는 순식간에 피의자의 입장에 서게 된다. 아무런 면식도 없는 그 남자는 왜 다쓰야를 습격한 것인가. 그와의 접점을 찾아가면서, 다쓰야는 어린 시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그리고 아버지는 왜 그 때 그런 말을 했던 것인지.. 오랜 세월의 부자(父子)간의 오해가 풀어진다. 처음에 벌어진 습격과 그 습격의 동기를 따라가는 재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오랜 세월 아버지를 오해했던 아들의 이야기는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다.
다카노 가즈아키, 「두 개의 총구」 - ★★★★ 역시 안면(?)이 있는 작가라서 그런지 상당히 즐겁게 읽었다. 영화 각본가라는 경력이 유난히 돋보이는 단편이었던 것 같다. 이중인격의 한 남자가 거리에서 시민을 살해하고 총을 든 채 텅 빈 학교로 뛰어든다. 학교에서 청소를 하고 있던 이시야마는 졸지에 이중인격 살인마와 함께 건물에 갇혀버린다. 이시야마와 살인마의 추격, 이시야마를 구해주려는 또 다른 한 남자. 이 남자는 살인마의 또 다른 한 인격일지도 모른다. 건물 속에서 살인마를 피해 도망다니는 이시야마의 모습이 상당히 긴박하게 그려져 있고, 마치 한 편의 영화 속 장면을 보는 느낌이었다. 일반적인 미스터리와는 다른, 짧은 스릴러이다.
다카노 가즈아키 이외의 다른 작가들의 작품은 읽어보기는 커녕 처음 들어보는 작가들의 작품이었던지라 친숙한 작가의 단편을 읽는다는 감흥은 별로 없었지만, 밀실 추리라던가 일상 속에서 벌어진 추리, 그리고 스릴러까지 미스터리로서도 다양한 장르가 녹아 있어 읽는 동안은 상당히 즐거웠다. 낯선 작가를 새로 만난다는 기분으로, 다른 색의 수수께끼 시리즈도 만나보고 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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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무척 두껍기는 한데, 일단 종이재질이 가벼워서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보기 나쁘지 않은 시리즈이다. 게다가 이 책은 다섯명의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된 단편집의 상태이니. 가끔 장편 소설을 읽을경우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내릴곳에 도착하면 책장덮기가 쉽지 않았는데, 그런걱정도 거의 없어서 좋고. 다 재미있는건 아니고, 다른분 말씀처럼 왜 추리소설에 포함되어 있는지도 궁금한 작품이 있긴 하지만, 킬링타임용이라고 생각하고 읽으면 그다지 억울하지는 않을듯 하다. 지금 청색 수수께끼를 읽고있는데, 그것도 이와 비슷할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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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였나? 이 4권의 단편집이 나올거라고 들은 게. 그리고 이제 2편이 먼저 나왔다. 왜 나온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는 건지. 암튼 나와줘서 고맙다. 읽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 작가라는데 그 수상 작품은 정작 몇 편 읽은 것이 없다. 이 단편집은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 작품을 먼저 읽은 뒤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서 뒷북이지만 출판되지 않은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 작품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나가사카 슈케이의 <아사쿠사 에노켄 일좌의 폭풍>, 신포 유이치의 <연쇄>, 신노 다케시의 <8월의 마르크스>가 출판되지 않은 작품이다. 절판된 가와다 야이치로의 <하얗고 긴 복도>가 또 나와주면 더 좋겠고. 나가사카 슈케이의 <'밀실'을 만들어 드립니다.>는 처음 접하는 작가의 작품이지만 낯익고 어딘지 모르게 처음부터 위화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어느날 집에 막무가내로 쳐들어온 열네살 피노코와 함께 살게 된 추리소설가는 수요일마다 사쿠주점에서 상복부인을 만나고 친구들과 모여 일명 술집 탐정 게임을 즐기는 낙으로 산다. 상복부인에게는 예찌력이 있어 작가에게 떠오른 단어를 메일로 보내는데 그 단어들이 심상치 않다. 거기다 피노코의 행동도 그렇고 그들이 밀실 사건을 만들고 풀게 하는 회장도 독특하다. 이때 정말 밀실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약간 작가의 억지가 눈에 띄였다. 요즘같은 세상에 말이다. 물론 '술집 탐정 게임'이라는 주점에서 사건을 서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의 모습은 좋았다. 미스 마플의 '화요추리클럽'처럼 말이다. 그런 식으로 차라리 풀었더라면 고전적이면서 더 재미있었을텐데 작가는 너무 많은 곳에 장치를 하느라 정력을 낭비한 느낌이다. 깔끔한 맛이 없다. 술집 탐정 게임만으로도 하나의 단편집이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작품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너무 '밀실'만을 생각하다가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너진 아쉬운 작품이었다. 신포 유이치의 <구로베의 큰곰>은 처음 읽을 때 이 작가 설산을 무지 좋아하는군 하는 생각을 했다. 또 눈 덮인 산을 등산하다 조난구조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의 어디가 미스터리일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마지막에서 그야말로 놀라고 말았다. 눈보라로 연막을 치다니... 구로베의 큰 곰이라 불리운 남자에게 25년 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 인생 자체가 미스터리라는 생각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타인을 용서하는 일보다 더 힘든 것은 자기 합리화의 트레바스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산은 인간에게 자신을 생각하게 만든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이 작가는 이런 점이 요코야마 히데오와 참 많이 닮았다. 그래서 난 이 두 작가를 좋아한다. 미스터리와 감동을 함께 선사하는 작품, 이 작품 하나만을 읽은 것으로 이 단편집의 가치는 내게 충분하다. 가와다 야이치로의 <라이프 서포트>는 의사인 작가가 여전히 의사를 등장시키고 있다. 한가지 얘기하고 싶은데 작가 소개에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 작품 제목을 <하얗고 긴 복도>라고 적고 있다. 우리나라에 이 작가의 작품 출판됐었다. 그때 제목이 <희고 긴 복도>였다. 하얗고나 희고나 별 차이가 없다면 그냥 독자들을 위해 나온 작품 제목을 적어주는 센스는 어떨지... 그건 그렇고 작품은 말기암 환자가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쉬고 있는 의사를 개인적으로 고용해서 딸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버릴 때는, 아니 결혼을 위해 언니에게 양녀로 맡길 때는 언제고 참 마음에 안 드는 캐릭터다. 머리가 좋은 여자라고 나오는데 조금만 생각하면 답은 금방 나오는데 너무 빙빙 돌고 사건은 너무 쉽게 해결된다. 좀 그렇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건지 원... 하지만 인생이란 게 원래 그런 거니까 뭐 어쩔 수 없다. 사립탐정도 못찾은 딸을 찾는다는 설정에서 사립탐정의 능력이 역시 과대포장된건가 싶었다. 아무나 회색 뇌세포를 가질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신노 다케시의 <가로 家路>는 우선 제목부터 이야기해보자. 저런 한자표시의 가로라는 말은 처음봤다. 워낙 무식한 인물이라 사전을 찾아봤다. 없다. 일본어 사전을 찾으니 나온다. 우리말로 귀로를 일본에서는 가로라고 하는 모양이다. 그럼 귀로로 쓰던가 아니면 풀어서 집에 오는 길이라던가로 붙였으면 좋았을텐데 한자에 무슨 큰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닌데 우리가 안쓰는, 우리는 이미 쓰는 단어가 있는데 뭐하러 그냥 제목을 가져다 쓰는 지 모르겠다. 그 제목이 써서 폼이 난다면 몰라도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 뿐인데. 제목은 마음에 안들었지만 내용은 좋았다. 신선했다. 우연히 칼에 찔린 한 남자가 오히려 예전 사건의 용의자로 몰려 알리바이가 확실한데도 불구하고 사건의 실마리를 따라 아버지와 절연한 고향까지 가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런 내용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요즘이다. 이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 난감하다. 죄는 지은 자에게 있는 건 당연한데 그 범인이 잡히지 않으면 차선의 인물에게 화살은 돌아가게 마련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과거의 일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자신의 오해와 아집이 있었음을 느끼게 될 때가 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느끼게 된다. 그걸 느꼈을 때가 자신이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야 하는 순간이다. 용서와 화해의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참 마음은 착잡하다. 이 작가의 작품은 더 읽어보고 싶다. 신포 유이치와 히가시노 게이고를 합쳐 놓은 듯한 작가라는 느낌이 든다. 다카노 가즈아키의 <두 개의 총구>는 작가의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스피디한 전개, 마지막 반전은 작가에게 이젠 빼놓을 수 없는 모양이다. 일본의 할런 코벤이라고나 할까. 학교 청소용역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밖에서 총소리가 들린다. 반장은 잠시 볼일을 보러 떠나고 혼자 남았는데 누군가 침입을 한다. 범인은 아니라고 본인은 말을 하는데 믿어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작가는 위기의 순간 누구나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된다고 말하고 있다. 죽기 아니면 살기라는 절체절명의 순간 어떤 것을 선택하든 그것은 자의가 아니면서 자의적인 것이 된다. 그것은 숨겨진 본성일 수도 있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 모습일 수도 있다. 만약 내가 이런 위기에 닥친다면 나는 하이드가 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겪지 않으면 모르는 게 인간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그것을 마지막까지 잘 그려내고 있다. 미스터리적 재미는 이 작품이 제일 좋았다.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 작가 작품집으로 일본 추리소설의 오늘을 알 수 있는 작품들이 맞다. 다양한 소재, 방식들을 보여주고 있다. 본격추리소설, 휴먼 미스터리, 사회파 범죄소설, 스릴러까지. 그리고 등장 인물도 추리소설가, 산악인, 의사, 트럭 운전수, 아르바이트 청소원까지 일본의 일상적인 사람들과 일상의 미스터리를 보여주는 것처럼 꾸며져 있다. 3편은 좋았고 2편은 평범했다. 첫 스타트는 좋았다. 나머지 세 권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나저나 적색의 수수께끼란 피, 또는 죽음을 상징하는 건가? 색깔별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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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 수상집 작가 시리즈... 총 18인 중 이 작품에는 다섯 사람의 작가가 선사하는 작품들이 담겨 있다... 뭐라고 해아할까? 굉장히 편차가 심하다... 즐거운 작품도 있는 반면에 이런 별 내용없는 스토리가라고 생각되는 작품도 존재한다. 아무래도 이 책에 실린 작품 자체가 란포상을 수상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가 아닐까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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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추리소설도 많이 읽었다. 마침 삼중당에서 추리문고가 나와서 웬만한 책은 거의 사서 읽은 듯 하다. 삼중당문고 외에도 추리소설을 사기도 많이 샀고 읽기도 많이 읽었다.
그때 일본의 추리소설을 읽게 되었는데 상당히 흥분했던 작가가 에도가와 란뽀였다. 다른 작가도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란뽀의 몇 단편이 아직도 기억나고 특히 그 이름이 에드가 앨런포우를 존경해서 비슷한 발음으로 필명을 삼았다는 글이 생각난다.
한참을 잊고 지냈던 란뽀라는 이름을 서점에서 우연히 다시 보았는데 그의 작품은 아니고 란포상 수상작가들의 특별추리단편선이었다. 색깔에 따라 몇권이 분류되어 있었는데 그중 적색의 수수께끼를 골랐다.
책은 다섯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었다. <밀실을 만들어드립니다><구로베의 큰곰><라이프 서포트><가로><두개의 총구>. 모두 평이한 작품으로 추리소설을 읽는 흥취를 느끼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두개의 총구>가 마지막에 반전이 있고, <구로베의 큰곰>은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산악을 주제로 한 심리소설에 가깝다.
상받은 작가들이라기에 기대를 너무해서 그런지 그렇게 크게 흥미진진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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