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6)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9.0
  • 50대 10.0
리뷰 총점 종이책
그저 나 자신이 고스란히 '항아'였을 뿐이라구요!
"그저 나 자신이 고스란히 '항아'였을 뿐이라구요!" 내용보기
리뷰에 앞서 나는 감히 이 책을 강추하겠다는 말부터 해야겠다. 내가 알고 있는 중국작가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지만 이제까지의 중국작가들은 다 잊고 싶을 정도다. 우리나라엔 처음 소개되는 비폐이위, 그동안 왜 그의 작품이 번역되어 나오지 않았는지 아쉬울 정도다.   오래 전에 위화의 책을 처음 읽었을 때가 생각난다. 중국소설이라곤 무협지가 모두라고 생각하던 내게 『허
"그저 나 자신이 고스란히 '항아'였을 뿐이라구요!" 내용보기

 리뷰에 앞서 나는 감히 이 책을 강추하겠다는 말부터 해야겠다. 내가 알고 있는 중국작가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지만 이제까지의 중국작가들은 다 잊고 싶을 정도다. 우리나라엔 처음 소개되는 비폐이위, 그동안 왜 그의 작품이 번역되어 나오지 않았는지 아쉬울 정도다.

 

오래 전에 위화의 책을 처음 읽었을 때가 생각난다. 중국소설이라곤 무협지가 모두라고 생각하던 내게 『허삼관 매혈기』는 위트와 감동을 주었다. 그때까지도 중국소설이라곤 제대로 읽은 것이 없던 터라 놀라워하며 위화의 작품을 찾아 읽었다. 겨우 두어 권의 소설만 나와 있었던 터라 금방 읽어버리고 말았지만 말이다. 그 후에도 중국소설은 번역되어 나오는 책이 드물었다. 최근에야 일본소설에 비하면 형편없이 적은 수의 책들이지만 쑤퉁이나 하 진, 다이 시지에, 위화 등등 중국 작가들의 책이 쏙쏙 들어오고 있다. 또 서점에 나가보니 알려지지 않은 중국 작가들의 책들이 몇 권씩 보이기도 했다. 아무튼 중국소설들이 가벼운 일본소설보다 더 감동적인 이유는 그 무게감과 깊이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읽은 중국소설들은 대부분 그렇다.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보다는 한 시대 전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들이 많고 그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분명 중국이라는 나라인데 공감하는 부분들이 많아진다. 어쩐지 이전에 우리에게도 늘 일어나던 일들만 같다. 그래서인 것 같다. 쏙 빠져들어 읽은 이유가. 그리고 감동하는 이유가!

 

『청의』에는 세 편의 단편이 들어 있다. 경극 여배우인 샤오옌추가 <분월>이라는 경극의 주인공을 맡은 후 '항아'라는 주인공에 대한 욕망을 그려낸 표제작「청의」와 일제 점령하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몰락한 집안의 망나니 아들이 자신의 욕심을 내세워 마을 처녀들을 데리고 기생집을 운영하다가 맞게 되는 비극적인 결말을 보여주는「추수이」, 3대에 걸친 가족사를 연구하며 일제강점기 때 일본 장교에게 겁탈당하여 자신의 아버지를 낳은 외할머니의 굴욕적인 삶과 혼혈아로서 겪어야 했던 아버지의 정체성에 대한 갈등, 그리고 자신에게 까지 이어오는 이념과 가치관에 대해 많은 생각을 던져준「서사」이다.

 

세 편 모두 다른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건 모두가 물질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시기를 고통 속에서 겪어야 했다는 점이다. 20세기의 중국은 많은 변화 속에 성장했다. 또 많은 중국인들의 마음 깊이 일제강점기부터 문화대혁명을 겪는 동안 인간에 대한 배신과 자신을 거부하는 등 가치관과 양심을 외면해야 했고 그 결과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씻을 수 없는 그 어떤 것이 존재하며 그 시대로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 상황들을 작가인 비페이위는 심도 있고 세심한 연구로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하나하나 묘사해냈다. 특히 표제작「청의」에서 보여준 주인공 샤오옌추의 파멸은 오만과 자기중심적인 욕망이 빚어낸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그 어떤 누가 샤오옌추의 입장이 되었더라도 그보다 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그 누구든 삶을 지탱해오면서 후회하지 않는 삶이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샤오옌추는 그 한번의 행운을 절대로 놓칠 수가 없었다.  그런 샤오옌추의 감정을 비폐이위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때론 오싹하게 묘사해냈다.

 

처음 만난 작가이며 알려지지 않은 중국소설이었지만 그 가능성에 나는 놀랐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역사를 두고 너무도 자연스럽게 개인의 욕망을 이끌어내어 역사와 병합하는 놀라움은 앞으로 나올 그의 책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또 한 사람의 재능 있는 작가를 알게 되었다는 것은 독자로서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 그 작가가 우리나라 작가이든 중국작가이든 간에 말이다. 다음 책을 기대한다!

j****o 2008.05.19. 신고 공감 2 댓글 6
리뷰 총점 종이책
청의의 몸짓처럼 아름다운 글이 내게로 왔다.
"청의의 몸짓처럼 아름다운 글이 내게로 왔다." 내용보기
놀랍다. 이토록 아름다운 문장이 있을 수 있다니. 비페이위가 만들어낸 이야기와 아름다운 문장들이 내 가슴속에 흘러 들어온다. 책을 덮고나서 폭풍같이 휘몰아치는 마음 속 감정들을 겨우 추스른다. 작가에게, 기립박수라도 보내고 싶은 심정이다.   '청의'안에는 세 가지 이야기가 담겨있다. 모두 다른 이야기지만, 어찌 보면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들이다. 각각의 이야기는 서로 다
"청의의 몸짓처럼 아름다운 글이 내게로 왔다." 내용보기

놀랍다. 이토록 아름다운 문장이 있을 수 있다니.

비페이위가 만들어낸 이야기와 아름다운 문장들이 내 가슴속에 흘러 들어온다. 책을 덮고나서 폭풍같이 휘몰아치는 마음 속 감정들을 겨우 추스른다. 작가에게, 기립박수라도 보내고 싶은 심정이다.

 

'청의'안에는 세 가지 이야기가 담겨있다. 모두 다른 이야기지만, 어찌 보면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들이다. 각각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시대, 서로 다른 사람, 서로 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하나로 통하는 이야기들이다.

 

특히 '청의'에서 그리는 샤오옌추는, 한 인물이 비극속에 사라진다는 점에서 내 가슴속에 깊이 박혀 버렸다. 비페이위의 아름다운 문장은 오히려 그녀를 더 아프게 만들 뿐이였으니까 말이다.

 

'청의'에 등장하는 샤오옌추는 아름다웠다. 가슴 속 뜨거운 감정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다. 그녀는 무대 위에서는 아름다운 청의 역을 맡았지만 그녀의 삶은 청의와는 거리가 멀었다. 샤오옌추는 재능을 가진 아름다운 여자였음에도 자신의 아집과 욕심으로 인해 외로운 항아처럼 세상과 멀어졌다. 점점 사그러지는 그녀를 보며 소리없는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예술가로서 필요한 애착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그 애착은 그녀를 꽁꽁 옳아매었다. 파멸로 가는 길, 소리없이 스러지는 그녀는 진한 핏방울을 하얀 눈사이로 방울방울 흘려보낼 따름이였다.

 

'청의'의 샤오옌추, '추수이'의 펑제중, 그리고 '서사'에 등장하는 린캉까지 그들은 물질주의에 물들어 있었다. 세월의 흐름앞에 꿈틀거리는 중국의 역사와 함께 그들 역시 변해갈 수 밖에 없었으리라.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 아닐까? 일본의 침략과 함께 변해가는 시대상은 그들을 표독스럽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만 유리하도록 만들어갔을지도 모른다. 그런 과정을 비페이위는 섬세하고도 깊은 심리묘사로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을 뿐이다.

 

인간의 욕망은 그 깊이를 알 수 없기에 무한하고 끝없는 우물처럼 느껴진다. 그 안을 들여다보기란 무척 힘든 일일 것이리라. 비페이위는 그 우물안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보았다. 그렇지 않았으면 이처럼 치밀한 묘사는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중국의 거대한 역사와 함께 흘러가는 인간의 욕망을 그린 '청의'

그리고 아름다운 문장들과 함께 치밀한 심리묘사로 나를 오싹하게 만든 비페이위.

 

-샤오엔추는 얇디얇은 무대 의상 하나만 걸친 채 눈보라 속으로 걸어 나갔다. 극장 정문 앞으로 나온 그녀는 가로등 아래서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는 눈이 내리는 큰길을 한 번 쳐다본 후 스스로 박자를 세고 피리를 흔들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황을 부르고 있었다. 눈꽃이 흩날리는 가운데 극장 앞으로 수많은 사람과 차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청의에서 샤오엔추가 보여준 마지막 몸짓은 아마 꽤 오랫동안 내 뇌리속에서 떠나지 않을것만 같다.

 

p******0 2008.05.27. 신고 공감 2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비페이위 작가를 통해 중국의 현대사와 문화를 본다.
"비페이위 작가를 통해 중국의 현대사와 문화를 본다. " 내용보기
우리나라에 <청의>(2008, 문학동네)로 처음 소개되는 중국의 작가 비페이위는 중국의 차세대 작가군을 대표하는 소설가로서, 시대의 조류에 영합하지 않는 독자적인 소재와 창작 방식으로 이미 이십여 편의 소설을 발표한 작가라고 설명되어 있다. <청의>에는 '청의', '추수이', '서사'의 세 작품이 실려 있다.   노래 실력과 미모를 겸비하여 열아홉살에 <분월>의 주인공 항
"비페이위 작가를 통해 중국의 현대사와 문화를 본다. " 내용보기

우리나라에 <청의>(2008, 문학동네)로 처음 소개되는 중국의 작가 비페이위는 중국의 차세대 작가군을 대표하는 소설가로서, 시대의 조류에 영합하지 않는 독자적인 소재와 창작 방식으로 이미 이십여 편의 소설을 발표한 작가라고 설명되어 있다. <청의>에는 '청의', '추수이', '서사'의 세 작품이 실려 있다.

 

노래 실력과 미모를 겸비하여 열아홉살에 <분월>의 주인공 항아 역을 맡게 된 샤오옌추는, 당대 최고의 연기자인 리쉬에펀을 무시하며 오만이 극에 달한다. 그러다가 둘은 부딪치게 되고, 리쉬에펀에게 뜨거운 물을 끼얹은 죄로 샤오옌추는 무대를 떠난다.

그렇게 샤오옌추는 연극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이렇다 할 제자 하나 키우지 못한 채 20년을 보낸다 그러다가 예전의 샤오옌추를 기억하는 담배회사 사장의 후원으로 샤오옌추의 <분월>은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된다. 그런데 20년 전 샤오옌추와 리쉬에펀의 대립은 이제 샤오옌추의 제자인 춘라이와 샤오옌추의 대립으로 이어진다. 20년 전에 당당하고 실력 있고 오만했던 샤오옌추는 이제 나이와 몸매와 체력과 활기 면에서 춘라이에게 떨어지는 것을 느끼고 춘라이를 질투한다.

다시 삶의 의미를 찾았으나 질투에 사로잡힌 샤오옌추의 기쁨과 슬픔과 분노와 절망은 다양한 색채로 드러나며 처연함을 더한다.

책의 표지에는 화려한 머리장식과 짙은 화장을 한 여배우가 부채를 든 손을 높이 하고 아래쪽을 내려다보고 있다. 장국영이 주연했던 영화 '패왕별희'의 한 장면으로만 경극을 기억하는 내게, 경극의 여러 이야기들은 색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이야기의 제목이기도 한 '청의靑衣'는 중국의 경극에서 양가의 규수나 정숙한 부인의 역役을 말하는 것이다. 그와 상대되는 배역으로는 진한 화장을 한 기녀나 색녀의 '화단'이 있다.

 

'추수이'와 '서사'는 중국이 일본에게 침략을 당했던 시기의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다. '추수이'는 펑씨 집안의 셋째 아들인 펑제중의 삶을 바탕으로 봉건제도와 일제 침략기를 이야기한다.

'서사'는 그런 일제 침략기에 일본 군인의 아이를 낳은 '나'의 할머니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문화혁명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나서는 한 지식인의 내면을 이야기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지 않고 자유롭게 넘나들기 때문에 처음에는 약간 당황했으나, 의식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방식이라서 그 혼란스러운 내면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서사'는 '추수이'의 후속편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그 연결점이 비슷하다. 중국의 문화를 높이 사면서도 자신들에게 침략당했다는 사실 때문에 중국의 문화를 경멸하는 지식인 일본 군인의 모습은 거의 일치한다. 외세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던 추수이의 펑제중도, 외세의 폭력에 의하여 태어난 사생아인 아버지와 그런 출생의 비밀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서사의 나도 여전히 일제 침략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느 작품이든 중국의 격변기를 담고 있다. 그런 역사에 치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당시의 중국을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비페이위의 작품을 더 많이 만나 보기를 기대한다. 

y*****9 2008.05.14.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중후한 맛! 완벽한 문장! 이게 바로 소설이다!
"중후한 맛! 완벽한 문장! 이게 바로 소설이다!" 내용보기
비페이위라는 중국의 작가. 이 분 위화의 느낌이 난다. 그보다 중후하다. 이런 멋진 굵은 선을 가진 이야기가 재밌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는 이를 해냈다. 중국에서 드라마로도 방영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는 청의는 내가 좋아하는 멋진 중국영화를 많이 닮았다. 장이모 감독의 <인생>이나 장국영이 나왔던 <패왕별희>를 섞어놓은 느낌이라고 설명하면 분위기가 좀 설
"중후한 맛! 완벽한 문장! 이게 바로 소설이다!" 내용보기

비페이위라는 중국의 작가. 이 분 위화의 느낌이 난다. 그보다 중후하다. 이런 멋진 굵은 선을 가진 이야기가 재밌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는 이를 해냈다. 중국에서 드라마로도 방영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는 청의는 내가 좋아하는 멋진 중국영화를 많이 닮았다. 장이모 감독의 <인생>이나 장국영이 나왔던 <패왕별희>를 섞어놓은 느낌이라고 설명하면 분위기가 좀 설명이 될까.

 

한 여배우가 있다. 그녀는 젊을 때부터 한 경극의 주인공 '청의' (청의란 경극에서 보통 주인공인 귀부인들이 입는 옷을 말하지만 보통 그  높고 중후한 음역의 배우 역할을 가리킨다)에 대한 야망이 커서 오히려 문제를 일으킬 정도였다. 자신과 경쟁상대였던 선배의 얼굴에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힌 것이다. 그리고 몇 년 후 그 경극은 돈많은 투자자에 의해 다시 공연할 수 있게 되고 그녀는 너무 기쁜 나머지 남편과의 잠자리를 그날밤 갖는다. 그런데 덜컥, 임신이 되어버린 것. 여자의 인생이 그런 것일까. 스스로 낙태를 선택한 그녀는 점점 그 역할에 광적으로 집착하며 파멸로 나아간다.

 

대사 한마다 한마디, 공간과 인물의 성격 묘사 구절구절이 나에게 파고 들었다. 야망과 질투 때문에 괴로운 사람이 읽으면 마음에 안정이 될 것 같다. 역시 자신이 짐은 스스로가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s*******2 2008.05.08.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격정적인 뜨거움을 담은
"격정적인 뜨거움을 담은" 내용보기
길을 걷다가 종종, 밥을 먹으려고 숟가락을 들다가 종종, 무언가를 떠올릴 때가 있다. 그것이 소중하고도 고통스러운 ‘무엇’의 과거였을 때, 가슴 속에서 회오리가 분다. 그럴 때면 나를 둘러싼 모든 시간이 멈춘 것 같다. 이 공간도, 이 시간도.   ‘청의’의 그녀도 그렇지 않았을까? 그녀가 떠올린 과거의 어느 기억, 아름답고도 숨막혔던 그 순간이 생각났을 때 그랬을 것 같
"격정적인 뜨거움을 담은" 내용보기

길을 걷다가 종종, 밥을 먹으려고 숟가락을 들다가 종종, 무언가를 떠올릴 때가 있다. 그것이 소중하고도 고통스러운 ‘무엇’의 과거였을 때, 가슴 속에서 회오리가 분다. 그럴 때면 나를 둘러싼 모든 시간이 멈춘 것 같다. 이 공간도, 이 시간도.

 

‘청의’의 그녀도 그렇지 않았을까? 그녀가 떠올린 과거의 어느 기억, 아름답고도 숨막혔던 그 순간이 생각났을 때 그랬을 것 같다.

 

그녀는 과거의 명배우였다. 하지만 그 질투심 때문에 무대를 떠나야했다. 오랜 시간이 흘렀을 때 그녀를 부르는 손짓이 나타난다. 그녀는 예전의 그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무대를 향해 가는데,

 

아찔하다.

아름답다.

 

‘청의’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거 아름다운 소설이구나.

 

문장이 뱀의 꼬리처럼 휘몰아친다. 격정적인 뜨거움이 담겨 있다.

 

얼마 전에 어느 중국 소설 보고 왕실망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건진 것 같다.

b****n 2008.05.08.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