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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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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죽음을 유일하게 인식하는 종이 인간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분명 보았다. 13년을 우리와 함께한 강아지가 우리를 바라보는 마지막 눈에는 눈물이 그득했다. 마치 자신의 마지막을 인식하고 있는 듯했다. 지금 키우고 있는 3년 된 강아지도 가끔씩은 사람과 같은 감정 표현을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엄마의 몸에 누군가가 손을 갖다 대면 샘이 나는 듯 낑낑거린다. 동생이 밤 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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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죽음을 유일하게 인식하는 종이 인간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분명 보았다. 13년을 우리와 함께한 강아지가 우리를 바라보는 마지막 눈에는 눈물이 그득했다. 마치 자신의 마지막을 인식하고 있는 듯했다. 지금 키우고 있는 3년 된 강아지도 가끔씩은 사람과 같은 감정 표현을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엄마의 몸에 누군가가 손을 갖다 대면 샘이 나는 듯 낑낑거린다. 동생이 밤 늦은 시각에 외출이라도 할라 싶으면 왜 나가냐 잔소리라도 하는 양 짖어댄다.

인간은 언제나 자신의 시선을 세상의 기준으로 삼았고 모든 종을 자신의 아래 두어 왔다. 단순히 얕잡아 보기만 했다면 차라리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때때로 우리 자신조차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잔인함을 발휘하곤 한다. 마치 인간을 위해 모든 생명체가 존재하는 것처럼 군다고 할까나? 지독한 인간중심성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조금의 몸짓도 허용되지 않는 비좁은 공간에 갇혀 있는 수많은 동물들이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약물에 노출되어 죽음만을 기다리는 동물들도 수없이 많다.

 

부끄럽지만 저자 역시 인간을 중심에 놓는 사고의 중심에 지난 날 서 있었다. 동물을 이용한 실험, 동물은 죽을 운명에 처해 있었다. 자신에게 드리워진 그늘을 아는 듯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슬픔으로 그득했다. 그 날 이후로 저자는 다른 생각을 품게 되었다고 했다. 적어도 자신의 행동이 타 종의 삶에 위해를 가하진 말아야겠다는 다짐이랄까?

저자의 이 책은 타 종과의 어울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그 어울림을 가능케 하기 위해 우리는 동물들도 인간 못지 않은 능력을 지녔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저자는 생각한 듯했다. 그가 살펴본 동물들의 세계는 인간의 사회만큼이나 다양한 질서가 존재했다. 동물들은 때때로 서로 간의 합의에 의해 놀이를 위한 규칙을 만들었다. 위험에 빠진 인간이나 다른 동물을 돕는 그들의 태도를 인간만이 도덕적 사고를 하는 것은 아님을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인간은 그러한 동물 사회의 질서를 마음껏 짓밟았다. 각 도시마다 마련되어 있는 동물원의 정갈한 모습을 떠올려 보자. 어린 아이들에게 생태계를 만끽할 수 있는 장으로 동물원은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안에 갇혀 있는 동물들은 단 한 번도 그와 같은 처지에 동의한 적이 없다. 비록 물리적인 학대가 행해지진 않았지만, 동물원이라는 것 자체가 동물들을 향한 폭력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자연 상태였더라면 유지되었을 공동체가 깨어진 것도 다름 아닌 동물원 때문이라고

인간도 살기 힘든 시대에 이처럼 다른 생명체의 삶의 질까지 고려하는 것은 사치라 말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생각의 깊이를 더하는 데엔 그리 큰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 지금 당장 저자처럼 채식주의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다만 동물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비상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그 때부터 변화는 비롯될 수 있다. 만일 철창 속에 갇힌 게 동물 아닌 내 자신이라면, 그들의 관찰 대상이 되기 위해 나의 부모, 형제와 헤어져야만 했더라면 우린 그와 같은 상황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동물들의 질병 치료를 위해 내 자신의 몸이 생체 실험 대상으로 활용되는 건 더더욱 상상하기조차 싫다. 동물들이라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말란 법은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뛰어난 사고력을 동물들이 갖고 있다면 더더욱

 

지금까지 진보라 믿어온 것이 알고 보면 폭력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태초의 자연상태가 어쩌면 인간 그리고 동물 모두에게 가장 좋은 질서였는지도 모른다. 그 땐 서로의 존재로 인해 아파하진 않았을 테니 말이다. 되돌리기엔 너무도 멀리 왔고, 또 무작정 과거로 회귀하는 게 옳다고만은 할 수 없다. 그렇지만 더불어 사는 방법을 고민하지 말자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게 우리네 삶이라곤 하나 한 가지, 무엇이건 다양성이 보장받을 때 건강하다는 점만은 분명히 옳다. 이는 인간 자신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지구 상에 여타 다른 종들 없이 오로지 인간만이 존재한다고 상상해 보자. 인류는 머지 않아 멸종하고 말 테니 말이다.

이달의 사락 q*****2 2008.08.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