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꽤 오래 전에 ‘프레드 바르가스’의 <죽은 자들이여 일어나라>를 읽고 작가에 흠뻑 취해 지내던 때가 있었다. 인상 깊게 읽었다거나 감동적이었다, 라는 말로는 그 책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작가의 이름을 검색하고 그의 작품들을 사 모으는 것이 어느새 버릇처럼 되어버렸다. ‘죽은 자들이여 일어나라’ 역시 내게는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고, <해신의 바람 아래서>도 그 당시 구입하고는 표지를 펼쳐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어떤 수식어로도 부족한 그런 책을 읽기 전에 드는 이 기대감과 두려움이 섞인 감정은 묘한 중독성이 있다. 이 책, <해신의 바람 아래서>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아주 프랑스의 느낌을 풍기는 추리소설이다. 프레드 바르가스만의 추리소설을 프랑스에서는 ‘Roman policier(추리소설)’을 줄인 ‘롱폴(ronpol)’이라는 명칭을 두고 있는데, 이렇게 자기 자신만의 어떤 이름이 주어져있다는 사실은 그렇게 멋질 수가 없다. 프랑스 추리소설계의 여왕답게 그녀의 작품들은 저마다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것 같다. <해신의 바람 아래서>는 ‘세발작살’이라는 흉기로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 살인마를 뒤쫓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는 으레 ‘살인사건’이 주소재로 등장한다. 그러면서도 독자에게 단 한 번도 책을 읽으면서 살인사건에 대해서 생각할 겨를을 주지 않는다. 그녀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살인 사건은 저기 구석으로 몰려 힘을 잃는다. 그리고 모든 포커스는 등장인물들과 그들의 이야기로 쏠리게끔 만든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였다. 세발작살에 연쇄살인까지 더해진 설정은 정말 무섭기 짝이 없는 소재임이 분명한데도, 책을 다 읽고 나서 느낀 것은 내가 책을 읽는 내내 경쾌한 마음, 혹은 그 비슷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녀가 책 속에 그려놓은 인물들은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언제나 매력이 넘친다. 저마다의 캐릭터가 강하고 독특하고 유쾌하고 발랄하며 천재적이다. 살인사건이라는 무거움과는 반대되는 인물들의 그런 성격이 책에 빠져드는 재미를 더해주는 요인인 것 같다. 경찰 서장에서 순식간에 살인 용의자가 되어 누명을 벗으려 발버둥치는 아담스베르그 형사부터 독특한 성격을 제대로 보여준다. 먼저 입에 착착 달라붙는 그의 이름부터가 나는 마음에 들었다. 이성보다는 감성과 직관으로 범인을 잡고 사건을 해결하는 그는, 언제나 길을 걸으며 사유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인물이다. 어떻게 보면 뜬구름 잡는 스타일. 그에게는 동생에게 씌어 있는 살인범이라는 누명이 또다른 작살이 되어 가슴을 찌르고 있었다. 그가 오래전부터 진짜 살인범으로 지목한 용의자는 교묘하게 그물을 뚫고 유유히 사라지곤 했다. 그러다 누명을 벗길 수 있는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을 해결하며 아담스베르그 형사는 함정에 빠지기도 하고 그의 근성을 제대로 발휘해 위기를 모면하기도 한다. 이런 성격 때문에 아담스베르그를 수많은 프랑스인들로부터 사랑받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담스베르그 외에도 형사 당글라르, 지혜와 기지로 똘똘 뭉친 르탕쿠르, 따뜻한 품을 열어주는 클레망틴과 해커 할머니 조제트 등이 등장해 사건은 더욱 실감나게, 이야기는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준다. 특히나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건들 틈에서 발버둥 치느라 지친 아담스베르그를, 사방이 벽으로 막힌 것 같이 답답하고 자신의 확신을 광기라 하는 주위의 시선들 때문에 힘든 그를, 따듯하게 품어주는 할머니 클레망틴과 조제트 덕분에 이야기 밖에서 가만히 들여다보기만 하는 나도 그 안락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또 벌써 그의 다음 이야기에 한껏 기대감이 높아져 있다.
|
|
책이 출판되었을때부터 읽어야지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 워낙 추리소설이 많이 출판되는 통에 정신이 없었고 읽을 기회는 언젠가 오겠지 하며 조금 뒤로 미뤘더랬다. 그런데 어느 분이 이 책 읽기를 강력하게 권하셨다. 추리소설에 있어서만큼은 팔랑귀인 내가 그 말씀을 안들을 수는 없었다. 책을 읽는 내내, 책을 덮은 지금 그 분께 감사드렸다. 나오자마자 읽었어야 할 책이지만 이제라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늘 내 독서의 길잡이가 되어 주시는 분들이 있어 내 책읽기가 즐겁다는 생각을 한다. 감사, 또 감사드릴 뿐이다.
프레드 바르가스의 아담스베르그 시리즈는 프랑스에서는 유명한 작품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제야 출판되었고 반응도 미미하다. 프랑스 스릴러는 꽤 많은 독자층이 그래도 있는데 미스터리는 약한 것이 의아할 뿐이다. 더 좋을 수 없는 고전과 현대가 어울어진 프랑스만의 독특한 추리소설을 읽을 수 있는 작품인데 말이다. 안타까움에 서론만 길어지고 있다.
아담스베르그는 영감이 뛰어난 경찰 서장이다. 발로 뛰는 것도 아니고 뜬구름 잡는 식으로 무언가 자신의 뇌를 강타하면 그것을 믿고 밀고 나가는 보기드문 타입의 경찰이다. 그런 아담스베르그의 머리가 또 따끔거린다. 자신도 모르게 무언가 생각난 것이다. 그것을 더듬어보니 30여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자신의 동생이 연관되어 있는 소위 자신이 이름붙인 '세발작살' 살인마가 다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아담스베르그가 범인으로 지목한 잘생기고 권위적인 판사는 이미 죽은지 꽤 되었다. 아담스베르그의 오른팔인 논리적으로 생각하며 혼자 다섯 아이를 키우고 알코올 중독이지만 모르는 것이 없는 당글라르는 그런 아담스베르그를 이해하지 못해 답답해하며 질책한다. 그런 상황에서 캐나다 퀘벡주로 연수를 떠나게 되고 거기서 다시 '세발작살'의 살인사건이 일어나는데 범인으로 아담스베르그가 지목되어 아담스베르그는 졸지에 도망자 신세가 된다. 정말 아담스베르그의 몽상은 편집증에 불과한 것일까, 아니면 유령의 탈을 쓴 제 2의 '세발작살' 모방범, 또는 후계자의 출현일까.
프레드 바르가스는 인물들을 잘 묘사해서 작품을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아담스베르그뿐 아니라 당글라르, 거대한 자신의 몸으로 아담스베르그를 감춰주고 이상한 연줄을 이용해서 그를 빼돌리는 르탕쿠르, 프랑스어를 쓰지만 프랑스 사람들은 싫어하는 퀘벡 경찰들의 자유분방함과 다른 문화에서 오는 언어적 표현, 아담스베르그를 숨겨주는 클레망틴과 결정적으로 도움을 주는 할머니 해커 클레망틴의 친구 조제트까지 살아 숨쉬는 인물들과 파리와 퀘백을 넘나들며 그곳을 한눈에 보는 듯이, 그리고 비교가 확실하게 그려내고 있는 점은 읽는 내내 즐거움을 선사한다.
여기에 작가는 곳곳에 상징들을 넣어 독자의 길잡이를 하고 있다. 넵튠에게 가는 길, 해신의 바람 아래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기에 아담스베르그와 독자는 상징을 잘 따라가야 하고 상징을 생각해내야 한다. 그런 상징들을 작가는 언어로, 문화로, 놀이로 보여주고 있다. 그 길을 아담스베르그는 상실된 기억을 찾아가듯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그 상징들의 절묘함과 언어적 유희, 표현의 다양함 또한 이 작품을 읽는 매력 포인트다.
고전추리소설의 특징인 범인은 누구일까에서 시작해서 현대범죄소설의 특징인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는 패턴 구조를 절묘하게 합쳐서 매력적인 추리소설을 만들어냈다. 작품 속에서 잔인하지 않은 동화는 없다고 말을 한다. 그 말처럼 잔인하지 않은 추리소설 또한 없다. 하지만 현대 추리소설이 가지고 있는 스피디함과 교묘한 반전, 눈길을 사로잡은 피가 난무하는 과도한 잔악함없이도 충분히 서스펜스와 스릴러, 지적인 미스터리를 만끽할 수 있음을 이 작품은 알려주고 있다. 한마디로 고전추리소설의 뼈대위에 현대범죄소설이라는 살을 제대로 붙여 하나의 걸작을 만들어냈다. 이 작품을 읽지 않고 현대 프랑스 추리소설을 읽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프레드 바르가스! 우리가 오랫동안 기억해야 할 이름이다. 또한 아담스베르그 시리즈도 계속 읽고 싶다. |
|
3.8
558페이지, 26줄, 26자.
시작하자마자 장 바티스트 아담스베르그와 당글라르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서장과 보좌관이라고 되어 있습니다만, 그후에 나오는 인물들(부하)이 다 강력계인 걸 보면 서장이 아니라 과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어디서 본 것 같다는 생각으로 한참 읽다 보니 쿨레망틴 노파가 나옵니다. 어라, 이거 어디서 본 인물조합인데...... 그리고 본문 어딘가의 주석에 [4의 비밀]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그 땐 좀 이상했었는데, 같은 인물들이 나오니 갑자기 친숙한 듯한 느낌이 듭니다. 여전히 직감으로 일하는 부서장, 논리적인 보좌관,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노파가 어우러져서 사건이 전개되고 해석됩니다.
사건의 요지는 세발작살(넵튠-포세이돈이 들고 있는 일명 삼지창)로 잊을 만하면 살인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담스베르그는 퓔장스 판사라는 노인을 오래 전(자기 동생인 라파엘이 관련되었을 때)부터 의심해 오고 있습니다. 사건철도 8부나 갖고 있지요. 판사는 사망했다고 되어 있고, 간격이 너무 떠서 주변인들은 전혀 믿지 않습니다. 아담스베르그 등이 카나다로 연수를 다녀오게 되었는데, 아담스베르그가 기억을 잃은 어떤 기간 동안 그가 잠시 관계했던 여자(노엘라)가 같은 수법으로 살해됩니다. 캐나다 경찰(랄리베르테 총감)은 아담스베르그를 다시 초청한 다음 체포하려고 합니다. 따라왔던 비올레트 르탕쿠르 형사의 기지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부인하는 본인 이외에는 모든 증거나 정황이 딱 맞는 피의자가 있다면, 경찰이나 민중이나 어떻게 생각할까요? 보통은 그 피의자가 범인일 것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본문에서도 여러 번 지적한 것처럼 사람이 일정한 간격으로 상처를 내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만 빼고요.
전체적인 진행은 사건 위주가 아니고, 아담스베르그의 일상생활을 그대로 옮긴 것처럼 되어 있습니다. 사실, 읽다 보면 좀 당혹스럽기도 하지요.
130309-130309/130309 |
|
몇 달 전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소개되었던 프레드 바르가스의 소설이 드디어 우리말로 출간돼 정말 반가웠다. 이번에 바르가스의 책 두 권이 한꺼번에 나왔는데, 어서 다른 권들도 빨리 번역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프랑스에서 최고 베스트셀러 작가로 알려진 작가인 것 같던데, 그토록 행동이 신속한 우리 출판계에서 이제서야 우리말로 번역되어 나왔다니 오히려 의아하기까지 하다. 예전에 탐정소설에 빠져 닥치는 대로 읽던 경험이 되살아났다. 아가타 크리스티, 챈들러, 패트리샤 하이스미스, 루팡, 그리고 무엇보다 샬록 홈즈... 대선배들의 뒤를 이어,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유형의 탐정소설을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프레드 바르가스가 쓰는 탐정소설이 정말 흥미롭다. 분명 탐정소설임에는 틀림없지만, 살인사건 해결보다는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 내지 해프닝이 더 재미있다. "죽은 자들이여 일어나라"도 그런 것 같다. 이제와는 전혀 다른 유형의 새로운 탐정소설이 탄생한 걸까? 좀 더 읽어봐야겠다. 아담스베르그는 여러 책에서 계속 나온다고 하던데, 할머니 해커도 다른 데서 또 나오는지 궁금하다. |
|
요즘은 왜 이리도 읽을 책이 없는지... 망설이다 추리소설로 눈을 돌리니 몰랐던 세계를 다시 알게 되어서 그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일본 추리문학도 재미있지만... 이번에 만나게 된 프랑스 추리소설... 프랑스 추리소설의 여왕이라니.. 안 읽고 넘어가면 넘 아쉬웠겠지?
암튼 다른 추리소설과는 다른 그녀 소설만의 매력을 느꼈다. 아담스베르그가 어느 날 우연히 읽게 된 살인 사건 신문 기사와 넵툰의 이미지를 담고 있는 포스터에서... 14년 전 정리하며 잊고 있던 기억을 스멀스멀 떠올리며 다시금 그 사건을 밝혀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프랑스와 퀘벡이라는 무대와 수사, 그리고 예전 이야기 속의 퓔장스 판사, 그리고 여러가지 살인사건, 그리고 살인 사건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세발작살의 흔적...등 유령인지 실제 살인사건인지 알 수 없는 사건들이 하나, 둘 실체를 띄면서 내용은 흥미롭게 전개되었다.
아담스베르그도 흥미로웠지만, 주변의 인물들도 매우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형사 동료들... (지금 기억나는 이름은... 이것뿐) 끝까지 나를 혼란에 빠뜨렸던 당글라르와 너무나 능력있는 전봇대...르탕쿠르는 물론이고 바다 건너 퀘벡 동료, 그리고 큰 힘이 되는 멋진 할머니 두 분...(클레망틴이랑.. 해커 할머니 .. 이름이 기억이 안나..며칠전에 읽었을 뿐인데.. 쏘리..).. 그 외 다양한 인물들이 재미있게 사건을 받쳐주었다.
기존의 추리소설의 형식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매력있었다. 다만 두꺼운 책의 압박을 싫어하는 나같은 이에겐 아무리 재미있다지만... 읽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려...나름 헉헉 대며 읽는 수고로움을 감당할 사람에게만 추천하고프다. (예전엔 시간의 압박 따위는 전혀 두렵지 않았는데.. 없는 시간 이렇게 읽어낸 것만도 스스로 대견하다.)
바르가스는 원래 고고학자였다고 하는데, 암튼 이야기 속에 나타나는 여러 단어들의 어원으로 만들어가는 단어놀음이 제법 흥미로웠다. 프랑스 독자들은 더욱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을 하며... 우리 나라 말도 어원을 바탕으로 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있다면 무지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잠시 하며...
이만 총총 |
|
처음 접하는 프랑스 작가인 프레드 바르가스... 프랑스 추리 소설 역시 독특한 느낌은 지닌 책이 상당히 있어서 이 책을 집어들 때도 어느 정도 기대는 했었다... 독특한 성격의 주인공인 아담스베르그가 미궁에 빠진 사건을 쫓는 모습이 상당히 흥미롭게 묘사되어 있다... 현실설이 없어보이던 추리가 현실화 되는 순간의 즐거움이라고 해야할까? 죽은 자를 찾아 산자로 만들어내는 일은... |
|
프랑스의 형사, 아담스베르그경감인가 서장. 혼자 살면서 어느 날 복부가 삽지창에 찔린 것처럼 소녀가 살해당한 사건을 맡고 살인범을 추적한다.해신은 영어로 NEPTUNE, NEPTUCE은 삼지창모양. 호숫가에서 동일한 수법으로 여성이 살해됬다느 예기를 듣고 캐나다로 가기도 하고 거기서 자기 지문이 발견되면서 오히려 범인으로 몰리기도 하는 데...
삼지창으로 찌려 죽이는 이야기라면 잔혹한 범죄미스텔리, 노련한 형사가 등장하는 전형적인 소설인 데 우째 긴장감과 스릴, 그로테스크는 하나도 없고 블랙코미디를 흉내내보려고 한 어설픈 줄거리다. 부하직원과의 아무 쓸데없는 말 장난, 말다툼. 뭐 형사의 스트레스를 보여 주려 햇는 지 아무 의미없다....
요즘 본 건 중에 보기드물게 스토리전개와 다른 군더기기는 왜 이렇게 많은지 . 600페이지인가 반이하로 줄여도 전혀 지장없는 내용이다. 차라리 오기와라 히로시처럼 정말 유머나 블랙코미디를 넣거나. 참 표현도 시원찮다. 번역이 잘 못됫나. 솔직히 반도 못 보고 책 덮었다. 참 글 못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