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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을 벗고 날아 오르다...
"허물을 벗고 날아 오르다..." 내용보기
드디어 책이 도착했다. 기분 좋은 마음에 설레이며 택배봉투를 개봉하는 순간! ...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조금은 뜻밖에 상당히 두꺼운 페이지! 장장 542페이지에 달하는 내용들이 빼곡히 책 속을 차지하며 나의 마음의 창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제목부터 범상치않은 문구... 만사형통!!! 중/단편의 소설 모음집 치곤 다소 애매하고 추상적인 제목이다. 모든 일이 다 잘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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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책이 도착했다.

기분 좋은 마음에 설레이며 택배봉투를 개봉하는 순간!

...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조금은 뜻밖에 상당히 두꺼운 페이지! 장장 542페이지에 달하는 내용들이 빼곡히 책 속을 차지하며 나의 마음의 창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제목부터 범상치않은 문구... 만사형통!!!

중/단편의 소설 모음집 치곤 다소 애매하고 추상적인 제목이다.

모든 일이 다 잘되듯 술술 풀릴거 같은 제목과는 달리 책을 읽는 내내 잘 읽혀지지가 않았다.

화려한 겉표지와는 달리 내용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두꺼운 책 두께만큼이나 출,퇴근 시간에 들고 다니기에도 적잖은 압박감도 있었고...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문득 9번째 Chapter에 접어들었고, 드디어 내 눈을 자극하는 글을 발견했다...

"허물을 벗고 날아오르다!"

하나의 곤충이 탈피의 과정인 허물을 벗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조금씩 날개짓을 하듯 시작의

내용은 이웃인 두 집안의 애증 관계와 각자의 서로 다른 인생관을 지닌 아버지와 아들의

충돌관계를 인상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내용인 즉슨 개혁이 일고 개방 후 주인공인 나의 아버지는 마흔 후반의 나이에 학교 수위 자리를

박차고 나와 사업가로서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우리 집과 학교로부터 인정받는 지위에

있었던 이웃 종 선생 부부는 두 집 사이의 경제적 차이가 커지면서 열등감에 괴로워하다가 결국

자살을 택하게 된다. 종 선생 집 딸 첸메이를 사랑하는 나의 남동생은 인성의 선함과 삶의

덧없을 믿어 온 아이지만 아버지의 강요로 사업을 물려받게 되고 결국 실패를 거듭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주변 사람들로부터 철저히 배신당한 뒤에야 남동생은 인간의 사악함과 삶의 비루함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주인공인 나는 동생의 변화를 보며 유충이 허물을 벗고 성충이

되듯 아프지만 가치 있는 성장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게 되듯 한 인간의 격동적인 삶을 통해 인간의

굴레를 겪어가는 현대판 중국식 성장소설이라 여겨진다,

당시의 중국의 시대상과 인물관이 잘 나타있으며 사건의 발달과 결말을 이어가는 과정 및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인물간의 갈등 및 카타르시스를 잘 표현 하고 있다.

결국!

이 소설을 계기로 앞에 내용들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수 일에 걸쳐 읽어 본 즉슨 이 책은 만사형통처럼 모든 일이 술술 풀어지는건 아니지만 가슴

한 구석을 따뜻하게 해주는 무언가 끈끈함을 느끼게금 해주는 내용이라 말하고 싶다.

조금은 가슴 한 구석이 허전하다고 느껴질때, 이 책을 펼쳐본다면 모든일이 만사현통처럼 술술

풀리거 같은 마력을 꿈꿔 본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d******n 2008.06.0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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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옌의 소설을 찾다가 발견하게 된 책(4.9~4.28)
"모옌의 소설을 찾다가 발견하게 된 책(4.9~4.28)" 내용보기
* 책의 원제 <吉祥如意>   ** 易中天은 <중국인을 말한다>에서, 루쉰의 <아Q정전>이나 사마천의 <사기>등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도 고전으로 읽히는 여러 책들의 내용을 일례로 인용하고 있는데. 그 중 모옌의 소설 <먹는 일에 관한 이야기 둘>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다. 모옌의 소설 <개구리(원제: 蛙)>를 읽고 난 후 모옌이라는 작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모옌의 소설을 찾다가 발견하게 된 책(4.9~4.28)" 내용보기

* 책의 원제 <吉祥如意>

 

**

易中天은 <중국인을 말한다>에서,

루쉰의 <아Q정전>이나 사마천의 <사기>등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도 고전으로 읽히는 여러 책들의 내용을 일례로 인용하고 있는데.

그 중 모옌의 소설 <먹는 일에 관한 이야기 둘>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다.

모옌의 소설 <개구리(원제: 蛙)>를 읽고 난 후 모옌이라는 작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먹는 일에 관한 이야기 둘>이라는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찾아보니,

모옌의 소설집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만사형통>이라는 제목으로 묶인 중국현대소설선에 하나의 단편으로 실려 있었다.

 

궈원빈(郭文斌)의 작품 <만사형통(원제:吉祥如意)>을 책의 제목으로 쓴 이 책에는

모옌의 소설을 포함하여 중국현대단편소설 13편이 수록되어 있다.

수록된 소설들은 주로 루쉰문학상이나 인민문학상, 당대문학상등을 수상한 작품들로 소개되어 있는데,

아마도 여러 수상작들을 모아서 한권의 책으로 펴낸 듯 하다.

 

소설들의 시대적 배경은 문화대혁명 시기를 지나 개혁개방의 시대로 접어든 시기다.

도시에서 제법 성공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맹물야채국>과

갑자기 큰부자가 된 아버지의 신념이나 생활을 은근히 멸시하던 이상주의자인 아들이 결국은 아버지의 뜻대로 살게 되는 과정을 그린 <허물을 벗고 날아오르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단편들은 중국의 서부 산골이나 시골을 배경으로 여전히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500여쪽이 넘는 모옌의 장편소설 <개구리>가,

중국 역사(국가시책으로 계획생육을 실시하던 시기)와 그 역사의 흐름속에서 살아야했던 개인들의 고통에 대해 깊숙이 천착하게 했다면,

이렇듯 여러 작가의 단편소설을 한 권으로 엮어놓은 책은 중국인의 생활상을 보다 다양한 각도에서 엿볼 수 있게 했다.

 

책에 소개된 저자들의 약력을 보다보니 한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작가들은 대부분 자신이 사는 성(省)의 작가협회의 주석이거나 부주석등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내 어림짐작으로는,

중국에서는 작가들이 자신이 사는 성(省)의 작가협회에 가입하는 것으로 등단이 이루어지고

성(省)의 작가협회에서 입지가 굳어지면 중국작가협회 전체위원회의 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얻는 듯하다.

  

***  글이 좋았다. 기회가 된다면 더 찾아 읽고 싶은 작가들로 기억해둔다.

돈과 의리와 몸과 생활의 관계들에 대해 씁쓸한 생각을 하게 했던 <도망>의 톄닝(鐵凝)

<맹물 야채국> 의 판샹리(潘向黎),

산골오지 학교의 선생과 아이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봉황거문고>의 류싱룽(劉醒龍),

글의 표현이 정갈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허물을 벗고 날아오르다>의 예미(葉彌),

도시와 시골에서 사는 사람들의 부와 문화의 격차를 꼬집은 <가계부>의 판샤오칭(範小靑),

가련하게 살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여인의 이야기인 <미샹>의 둥리보(董立勃).

 

**** 13편의 작품과 작가 이름을 적어두다.

1. 도망(逃亡) / 톄닝(鐵凝) : 1957년 베이징(北京) 출생. 중국 작가협회 주석.

2. 한 쌍의 큰 양(好大一對羊) / 샤톈민(夏天敏) : 1952년 윈난(雲南) 성 출생. 윈난성작가협회 부주석.

3. 만사형통(吉祥如意) /궈원빈(郭文斌) : 1966년 닝샤(寧夏) 성 시지(西吉) 현 출생. 닝샤작가협회 주석.

4. 맹물 야채국(白水靑菜) / 판샹리(潘向黎) : 1965년 푸젠(福建) 성 취안저우(泉州) 출생. 상하이거주.

5. 먹는 일에 관한 이야기 둘(吃事兩篇) / 모옌(莫言), 본명은 관모예(管謨業) : 1956년 山東성 출생,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1급작가 / 2013년 <蛙>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여 알게 된 작가.

6. 안개의 달, 외양간 울타리(霧月牛欄) / 츠쯔젠(遲子建) : 1964년 헤이룽장(黑龍江) 성 모허(漠河) 출생.

   여성작가 헤이룽장성 작가협회 부주석, 1급 작가(1급작가의 의미는? 모옌도 1급작가이던데)

7. 맑은 물속의 칼(淸水里的刀子) / 스수칭(石舒淸) : 1969년 닝샤(寧夏) 성 출생.

   중국작가협회 전체위원회 위원. 회족작가

8. 봉황 거문고(鳳凰琴) / 류싱룽(劉醒龍) : 1956년 후베이(湖北) 성 황저우(黃州) 출생.

   후베이작가협회부주석.중국작가협회 젠체위원회 위원

9. 허물을 벗고 날아오르다(成長如) / 예미(葉彌) : 1964년 장쑤(江蘇) 성 쑤저우(蘇州) 출생.

   쑤저우작가협회 부주석

10. 착한 창기(良娼) / 아청(阿城) : 1947년 헤이룽장(黑龍江) 성 출생. 헤이룽장성작가협회부주석

   중국작가협회적국위원

11. 미샹(米香) / 둥리보(董立勃) : 1956년 산둥(山東) 성 룽청(榮城) 출생. 두살때 신장으로 이주. 

   신장작가협회 상무부주석

12. 허풍(吹牛) / 훙커(紅柯) : 1962년 산시(陝西) 성 치산(岐山) 현 출생. 산시성작가협회 주부석

13. 가계부(城鄕簡史) / 판샤오칭(範小靑) : 1955년 장쑤(江蘇) 성 쑤저우(蘇州) 출생.

   장쑤작가협회 부주석, 중국작가협회 전국위원회위원

c*******7 2014.05.01.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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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모습을 엿볼수 있는 소설들
"중국의 모습을 엿볼수 있는 소설들" 내용보기
이웃에 있는 나라, 예전부터 가까웠던 나라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가깝게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유교라는 문화권때문에 별다른 이질감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나라이다. 물론 요즘들어 종종 듣는 뉴스를 보면 새삼스레 공산국가가 맞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만, 경제적인 상호간의 이익 혹은 북한과의 관계때문에 듣는 소식들을 빼면 별다른 관심이 가지 않는 나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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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 있는 나라, 예전부터 가까웠던 나라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가깝게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유교라는 문화권때문에 별다른 이질감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나라이다. 물론 요즘들어 종종 듣는 뉴스를 보면
새삼스레 공산국가가 맞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만, 경제적인 상호간의 이익
혹은 북한과의 관계때문에 듣는 소식들을 빼면 별다른 관심이 가지
않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중국 현대소설은 별로 접해본 기억이 없는데,
한꺼번에 13편의 중단편 소설을 읽으면서 먼 과거속으로 시간여행을
간듯한 느낌이 들었다.
현대소설이지만, 공산국가여서인지 혹은 너무도 광대한 국토와 많은
인구수때문에 도시와 시골의 차이가 그만큼 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마치 우리나라의 근대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들었다.
일본이나 우리나라처럼 어느정도 사회가 안정되고 개발이 끝난 상태의
소설들은 사회적인 배경을 별로 드러내지 않고 개인의 배경이나 감정, 혹은
인물간의 관계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주로 드러나는데 반해 한참
과도기적인 상황에 놓여있기때문인지 소설에서 보여주는 배경이 중국의
모습을 많이 나타내주는듯 했고 그 모습들이 낯설지만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또한 쉽게 사회가 주는 상황에 반항하지 않고 그대로 수긍해버리고 받아
들이고 인정하는 모습들로 주로 결말을 맺는 것또한 그런 느낌이다.
고등학교때 화수분이나 운수좋은 날을 배웠을때처럼 인물들의 심리를
더 분석해봐야 할것같은 느낌이랄까.
거기다 단편이 주는 인생의 어떤 한 사건을 통해 사실 그대로의 결과를
보여주고, 독자로 하여금 그 사건을 통해 인생의 묘한 여운을 맛볼수 있는
느낌을 주는게 오랜만에 읽는 단편이 주는 즐거움을 맘껏 느낄수 있었다.
1
b*******2 2008.06.0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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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중국문학의 한복판을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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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중국 현대소설집 <만사형통>을 읽고   한 10여일을 두툼한 책과 씨름하며 보냈다. 민음사에서 펴낸 중국 현대 소설선인 <만사형통>이란 책이다. 무려 540여 쪽에 활자와 문장은 왜 그리도 빽빽한 지 지레 겁을 먹게 만든다. 말로만 듣던 사변 때의 인해전술인가. 활자는 13억 명의 인구수를 자랑하는 중국이란 나라의 위세만큼이나 기세등등하다. 한자어 발음에 익숙한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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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중국 현대소설집 <만사형통>을 읽고

 

한 10여일을 두툼한 책과 씨름하며 보냈다. 민음사에서 펴낸 중국 현대 소설선인 <만사형통>이란 책이다. 무려 540여 쪽에 활자와 문장은 왜 그리도 빽빽한 지 지레 겁을 먹게 만든다. 말로만 듣던 사변 때의 인해전술인가. 활자는 13억 명의 인구수를 자랑하는 중국이란 나라의 위세만큼이나 기세등등하다. 한자어 발음에 익숙한 필자에게는 작가의 이름도 생소하고 지명을 기억하기에도 벅차다. 예를 들면 지진으로 고통 받고 있는 쓰촨성보다는 사천성(四川省)이 편안하게 다가오는 경우다.

 

그러니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필자의 입장에서 소설 읽기가 쉬웠을 리 만무하다. 그렇다고 역자들의 번역이 부족하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우리말 번역은 이해하기에 충분히 매끄럽고 훌륭하다. 다만 필자의 부족한 역량 탓에 책읽기가 낯설었다는 푸념이다. 책의 출간이 중국작가협회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한중간의 문학교류 프로젝트인지라 번역에 참여한 역자들의 면면과 역량은 출중하다. 모처럼 본격적으로 중국문학을 접해볼 수 있는 기회라는 것만으로도 책읽기의 어려움은 사실 별 게 아니다.

 

책은 톄닝, 모옌, 판샹리, 샤텐민 등 현대 중국문단에서 모두가 한가락 하는 대표작가 13인의 중단편을 수록하고 있다. 소설은 문화대혁명과 천안문사태 등 중국 현대사의 어두운 그늘을 벗어나 개혁과 개방이라는 국가적 화두 속에서 세계 발전과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오늘의 중국과 그 안의 중국인들의 다양한 삶을 보여준다. 작은 거인 등소평의 ‘흰 고양이 검은 고양이’에서 시작된 중국의 변화는 오늘날 세계 경제의 흐름뿐만 아니라 국제질서를 좌지우지 하는 지렛대로 기능한다.

 

그럼에도 그 중국을 살고 있는 많은 중국인들의 삶은 여전히 열악하기만 하고, 아직 탈피하지 못한 공산당 일당 지배체제의 관료적 시스템은 인간의 삶의 조건을 어처구니없는 상황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도망’, ‘봉황거문고’ ‘한 쌍의 큰 양’ 등)

 

개혁과 개방정책으로 스며든 자본주의의 병폐와 그로 인한 신분질서의 변화, 계층 간의 갈등과 차이, 자신의 전부였던 소 200마리가 달랑 수표 한 장으로 교환되는 자본주의 질서에 의한 심리적 허탈감 등을 그린 소설들에서는 부대끼는 현대 중국인들의 삶이 녹아 있다.(‘맹물야채국’, ‘착한 창기’, ‘허물을 보고 날아오르다’, ‘허풍’, ‘가계부’ 등)

 

독자 대부분에게 인상 깊은 영화로 기억되고 있을 것이 확실한 장국영의 <패왕별희>나 장이모우의 존재를 알리고 공리를 일약 중국의 대표 여배우로 만든 <붉은 수수밭>의 극본을 쓴 모옌의 <먹는 일에 관한 이야기 둘>은 산문의 형식을 띤 독특한 소설이다. 모옌은 이 소설에서 먹을 것에 대한 자신의 치욕적인 경험과 삼십여 년 간 겪어야 했던 굶주림 등을 토설하고 있지만 그것은 중국인민들이 겪고 버텨온 가혹한 생존사 삼십 년으로 이해해야 한다.

 

표제작으로 선정된 <만사형통>은 농촌 아이들의 순수하고 순박한 시선을 통해 아름다운 중국 농촌의 풍속과 그 안에서 여전히 소박하게 살아가는 중국인들의 농촌 생활을 그리고 있다. 그들에게는 아무리 현실의 고달픈 삶이 노정되어 있을지라도 언제나 순수하게 지켜온 삶에 대한 긍정과 믿음이 있기에 ‘만사’가 ‘형통’인 것이다. 마치 우리 소설 ‘소나기’나 ‘동백꽃’을 연상시키는 서정적 분위기는 우리가 가진 공산주의 중국에 대한 선입견을 무참한 그것으로 비웃고 만다.

 

흔히 생각하듯 일당 지배의 공산사회에서 ‘개인’이란 어떤 존재이며 어떤 가치를 부여 받고 있는 것일까? 또한 그런 사회 속에서 개인성의 발견이란 어떤 의미와 형태를 가지는 것인지 하는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현대 중국 작가들의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덤이다.

 

사회 경제적으로 출세한 남편의 외도와 그로 인해 예전의 맛있는 ‘맹물야채국’을 끊일 수 없는 한 주부의 삶을 그린 판샹리의 <맹물야채국>은 여성으로서 상실된 자아의 회복을 그리고 있는 동시에, 시장경제의 심화와 더불어 형성된 새로운 자본계급의 출현을 보여준다. 또한 남편의 외도를 통해 현대 중국의 자유연애와 도시 남녀의 성 개방 풍조를 엿볼 수 있다. 이는 사회적 문제임과 동시에 개인적 삶에 대한 심각한 충격인 것이다.

 

츠쯔첸의 <안개의 달, 외양간 울타리>는 자신의 실수로 저능아가 된 아들을 바라보아야 하는 계부의 심리적 고뇌와 갈등을 통해 개인이 겪어야 하는 심리적 상해를 드러낸다. 자신의 ‘잘못’을 고백할 수도, 그렇다고 심리적 압박으로부터도 도망칠 수 없는 계부는 따라서 스스로를 견디지 못하고 일찍 병들어 죽고 마는 것이다. ‘안개의 달’이란 호수나 강의 수증기가 자욱한 초여름의 한 달을 뜻하면서 개인에게 짐 지워진 심리적 고통의 극복이 불가능함을 상징한다.

 

종교의 자유가 제한된 국가의 정체성과는 무관하게 농촌과 사막의 오지에 사는 소수민족에게 고유한 종교적 전통과 가치관은 여전히 존재한다. 스수칭의 <맑은 물속의 칼>은 그 서사의 다양한 해석에도 불구하고 이슬람의 사망의식을 담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 뿐인가. 창기로써 첫 남자로 인연을 맺고 그 자식까지 낳은 장타오화가 쑹샤오즈에게 평생을 헌신하면서도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는 그 순종의 미덕은 오천년 중국을 이어온 유교적 전통의 발현이라 말해도 그리 틀린 해석은 아닐 것이다.(착한 창기)

 

현대소설선은 고산지대의 유목민의 열악하고 피폐한 삶에서부터 지나온 시간 속에서 겪어온 삶의 고난과 개인의 고통뿐만 아니라, 고약한 현실의 조건 하에서 사막의 모래바람처럼 건조해지고 말라버린 인간성의 상실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또한 새로운 중국의 변화 속에서 자본의 마수에 의해 서서히 지배당해야 하는 오늘날의 경제적 인간으로서의 중국인과 그 삶의 모습들이다.

 

무엇보다 편리와 풍요, 그리고 윤택한 경제적 생활을 위해 자물쇠를 푼 중국이 오늘날 이룩한 성장의 이면에서 독버섯처럼 자라나고 있는 많은 자본주의의 모순과 그로 인한 인간 상실의 위기를 소설들은 고백한다. 자신의 모든 애정을 바쳐 키운 소 200마리가 한 장의 수표에 불과한 것에서 겪는 <허풍>의 그 심리적 허무와 공황은 바로 오늘을 사는 중국인의 갈등이다.

 

병으로 절단해야할 다리를 위해 단원들이 모금해 준 거금을 가지고 <도망>을 쳐야 했고, 고치는 수술보다는 절단을 택하고 나머지 돈으로 장사를 시작한 라오쑹의 선택은 그대로 오늘의 중국인들이 풀어가야 할 심각한 고민인 것이다. 사람이 먹을 것도 없는 열악한 삶의 조건에서 관료에게 선물 받은 미국산 양 한 쌍을 위해 수 십리 길을 수레에 태워 풀을 뜯게 하고 비싼 여물을 사 먹여야 하는 블랙코미디, <한 쌍의 큰 양>은 일당 지배의 관료사회 중국에 대한 통쾌한 고발이다.

 

“일 년 농사를 지어도 살 수 없는” 475위안이나 하는 ‘솔루션 세럼’이 고작 여자들의 얼굴에 처바르는 화장품에 지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가계부>의 왕샤오차이가 경험하는 그 경제 사회적 충격은 오늘에도 그리고 내일에도 중국인들이 겪어야 하는 가치의 혼돈임은 분명하다. 도농의 격차와 계층의 차이, 그리고 넓은 땅의 격리에서 오는 문화적 단절감과 인간 차별의 조건들은 오늘날 중국이 앓고 있는 곪은 상처임은 자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궈원빈의 오월이와 유월이는 만사형통이란다. 원 제목의 길상여의(吉祥如意)처럼 모든 것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리라 단언한다. 아마 이런 긍정성, 또한 그처럼 미래에 대한 확고한 전망이 있기에 중국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의 공룡으로 커가고 있는 것이리라. ‘만만디! 만만디!’ 하던 중국이 하물며 지금처럼 스피디하게 줄달음치고 있음이니, 한 편으로 두려움을 가지고 지켜볼 수밖에 달리 필자가 할 일이 무에 있으랴.

 

 

e******1 2008.06.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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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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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설에 작년부터 심취해있어서 기분좋게 읽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재미있고, 읽기 쉬운 작품들이 눈에 쏙쏙 들어온다.  아가를 재우고 퇴근이 늦는 남편을 기다리며 한 편씩, 한 편씩 읽은게 벌써 절반을 읽어버렸다. 혼자 킬킬대며 책을 읽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물론 그 웃음 뒤엔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이 있지만...  중국 현대소설선이긴 하지만 몇 편을 제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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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소설에 작년부터 심취해있어서 기분좋게 읽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재미있고, 읽기 쉬운 작품들이 눈에 쏙쏙 들어온다.

 아가를 재우고 퇴근이 늦는 남편을 기다리며 한 편씩, 한 편씩 읽은게 벌써 절반을 읽어버렸다. 혼자 킬킬대며 책을 읽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물론 그 웃음 뒤엔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이 있지만...

 중국 현대소설선이긴 하지만 몇 편을 제외하곤 우리네 가난했던 시절을 보는 듯 했다. 이것이 아직도 풍족하지못한 중국의 현대 시골모습일지도 모르지만...

 중국인의 일반적인 삶과 문화을 엿볼 수 있어서 참 좋다.

b****n 2008.07.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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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앞에 무기력해지거나 영악해지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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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하는 것은 사실 설레임이었습니다.   5월 말에 있었던 서울 젊은 작가 페스티벌에서 처음으로 알게 된 예미 작가를 알게 되었는데,   그 작가의 글이 번역된 책을 찾지 못하고 있던 차에,   이 만사형통이라는 책자 안에 예미 작가의 글이!   그것도 그날 낭독해 주셨던 '허물을 벗고 날아올르다'라는 작품이 실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낭독회에서는 소설의 일부
"변화 앞에 무기력해지거나 영악해지거나..." 내용보기
이 책을 선택하는 것은 사실 설레임이었습니다.
 
5월 말에 있었던 서울 젊은 작가 페스티벌에서 처음으로 알게 된 예미 작가를 알게 되었는데,
 
그 작가의 글이 번역된 책을 찾지 못하고 있던 차에,
 
이 만사형통이라는 책자 안에 예미 작가의 글이!
 
그것도 그날 낭독해 주셨던 '허물을 벗고 날아올르다'라는 작품이 실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낭독회에서는 소설의 일부분을 발췌해서 읽었기 때문에,
 
사실 전체를 읽기 전에는 낭독회에서 이 글을 들었을 때에는
 
이 소설이 상당히 희망적이고 무척 긍정적인 한 청년의 모습을 그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전체를 읽고 보니,
 
제 예상과는 많이 다른 글이었고, 씁쓸 쓸쓸한 결론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현실이지 싶으면서도, 그 현실에 가슴이 아리는 것 또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중국도, 일본처럼 가까운듯 참 먼나라 인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린 지금도 유럽권이나 미국의 소설보다는
 
중국의 소설을 접하기가 더 드문 일인 것 같기도 하구요.
 
이 소설집은 그런 의미에서도 참 다양한 중국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톄닌 작가의 <도망>에서의 쓸쓸한 라오쑹의 뒷모습이 이 리뷰를 적으면서 다시 생각이 납니다.
 
경제상황의 급발전으로 자신의 자리를 잃어가고,
 
또 변화할 수 밖에 없는 중국의 지금의 모습을 따뜻하고 잔잔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그린
 
소설들을 만나고 싶으시다면, 만,사,형,통!
 
강추 입니다.
a******7 2008.06.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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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열 세편의 이야기들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열 세편의 이야기들" 내용보기
언제부터인가 책장을 빼곡하게 채우던 일본 문학이 서서히 지루해져가고 있는 시점이었는데 좋은 기회가 되어서 다양한 작가의 짧막한 이야기들이 한 곳에 모여있는 '만사형통'을 읽게 되었다. 참 중국스러운 제목이라는 생각과 함께 만나게 된 열 세편의 이야기들은 짧막했기에 더욱 더 부담없이 중국의 다양한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었다   넓은 대륙에 많은 사람이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열 세편의 이야기들" 내용보기
언제부터인가 책장을 빼곡하게 채우던 일본 문학이 서서히 지루해져가고 있는 시점이었는데 좋은 기회가 되어서 다양한 작가의 짧막한 이야기들이 한 곳에 모여있는 '만사형통'을 읽게 되었다.
참 중국스러운 제목이라는 생각과 함께 만나게 된 열 세편의 이야기들은 짧막했기에 더욱 더 부담없이 중국의 다양한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었다
 
넓은 대륙에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나라여서인지 이야기의 소재도 배경도 참 다양하단 느낌이다. 물론 문학이라는 영역속에서 시간과 공간은 얼마든지 새롭고 다양한 소재를 제공할 수 있지만 이 소설집속의 소설들은 하나같이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다루었기에 그 의미가 더 남다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 나는 이들과 같은 시간과 공간 속에 사는 독자가 아니기에 더 신선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친절한 라오쑹이 사람들의 호의를 말 그대로 배반하고 떠났을 때 그를 찾아 떠난 라오샤가 라오쑹을 만나고도 그냥 돌아올 수 밖에 없었음에도 절단한 다리로 힘겹게 도망을 칠 수 밖에 없던 그런 라오쑹을 이해할 수 있는건 라오샤뿐 아닌 모든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을지
 
너무도 귀한 양을 억지로 선물받아 말 그대로 죽기살기로 상전 모시듯 키워내는 더산 노인. 부전원의 넘치는 호의 때문에 시작된 그의 힘겨운 양치기는 병든 딸과 삶에 찌든 아내보다도 양을 더 귀히 여겨야 하는 역설로 변질되고 급기야는 딸을 잃게 되기까지 하는 이야기로 상황에 맞지도 않고 형편에 맞지도 않는 그저 전시행정적인 터무니없는 지원이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파멸로 이끄는지를 확연히 보여주고 있었다. 더산 노인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그 망할 놈의 한 쌍의 큰 양이 아니었음을 그들은 아마 평생을 가도 모를테니까
 
이 소설집에서 가장 현대적인 감각으로 그려진 이야기는 아마도 맹물 야채국이었을거다. 중국에도 분명 바람은 존재할 것이고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마누라보다는
감각적이고 활기 넘치는 세컨드가 더 매력적인것은 여자인 나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 하지만 얼굴 예쁜 여자랑은 삼년을 살지만 요리 잘하는 여자랑은 평생을 산다는 옛말이 맞았는지 결국 조강지처에게 돌아온 남편에게 자아를 찾은 아내가 맛보여줄 수 있는건 맹물 맛 나는 야채탕. 예전과는 사뭇 다른 심심하고 속 울렁거리게 하는 그 인생의 맛이었을거다.
 
잠재의식 속에서 누군가에게 죄책감과 수치심을 갖는것이 이토록 무서운 일이 될 줄은 몰랐다. 안개의 달, 외양간 울타리 속의 바오주이의 계부. 그리고 바오주이와 쉐얼의 그 아슬아슬하지만 이면은 따뜻해보이는 그 관계가 슬프지만 아름답게 느껴졌던 이야기였다.
 
봉황 거문고를 읽으며 떠오른 우리 나라의 소설이 있다면 상록수였다. 물론 그 상황이나 내용에서 차이는 확연하지만 자꾸만 연결지어지는 고리는 어쩔 수가 없었다. 정식교사 자리를 놓고 펼쳐지는 교사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알력다툼. 그들보다는 그래도 내가 낫지 하는 은근한 우월감이 빚어낸 고발로 문제가 생겨나지만 신문에 글이 실림으로써 또 다른 활로를 모색하고 산골 작은 초등학교에 희망을 심어주면서 그렇게 끝맺어지는 이야기가 밝음과 따스함이 담겨있어 마음속에 인상적인 이야기로 자리잡았다.
 
정말 사소한 문제 때문에 삶이 송두리째 바뀌어버린 매력넘치는 여인 미샹은 자의적인 타락으로 인생은 더욱 편해지고 한 소년에게는 어른이 되는 발판을 마련해주었지만 그녀 자신의 인생은 과연 행복했을까 싶어서 조금은 마음아팠다.
 
사소함이 가져다준 인생의 전환이 이토록 결정적인 이야기가 또 있을까 싶었던 가계부. 솔루션 세럼이란 한 단어때문에 도시행을 결심한 가족 그리고 시작된 도시에서의 생활.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이 한 권의 개인적인 내용이 가득 담긴 가계부가 이처럼 한 가족의 인생을 바꾸어 놓을 수도 있을만큼의 영향력을 갖게 되다니 참 독특한 구성이다.
 
다 읽고 나니 중국 문학으로 향하는 좁디 좁았던 길이 서서히 확장되어가는 느낌이다. 한동안은 이제 중국 소설에 빠져들어보고 싶다.
f*****7 2008.06.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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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의식세계를 엿볼 수 있는 책
"변화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의식세계를 엿볼 수 있는 책" 내용보기
중국현대소설선 <만사형통>이라는 책을 처음 보고 두꺼운 책의 분량(542페이지)에 적이 당황하였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면서 이 정도 분량은 되어야 책 제목 그대로 중국 현대 소설선이라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중국이라는 땅이 워낙 넓기도 하고 지리적으로 아주 다양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보니 그들의 의식들을 편중 없이 표현하기 위해서는 독자들에게 다소 위압감이 들
"변화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의식세계를 엿볼 수 있는 책" 내용보기

중국현대소설선 <만사형통>이라는 책을 처음 보고 두꺼운 책의 분량(542페이지)에 적이 당황하였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면서 이 정도 분량은 되어야 책 제목 그대로 중국 현대 소설선이라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중국이라는 땅이 워낙 넓기도 하고 지리적으로 아주 다양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보니 그들의 의식들을 편중 없이 표현하기 위해서는 독자들에게 다소 위압감이 들더라도 많은 분량의 책을 만들수 밖에 없었을 거라는 납득이 되었다. 하지만 책값을 낮추려고 노력한 출판사의 노력도 느낄수 있었다. 흔히 요즘 출판되는 책들에서 볼 수 있는 쓸데없는 장식들은 없애고 오직 책값은 책의 내용을 표현하는데 사용되어야 한다는 의지가 있는 것 같다.

 

13편이나 되는 단편을 모두 살펴보는 것은 힘들고 몇편만 살펴보겠다.

<도망>은 가진것이라고 몸밖에 없는 라오쑹이라는 사람이 극단에 들어가 잡일을 하면서 연명하는데 갑자기 주변혈관 종합증이라는 병에 걸려서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혔다. 돈이 없어 수술을 포기하고 있던 중 친구 라오샤가 극단 단원들에게 라오쑹의 상태를 알려 돈을 갹출하여 돕기로 한다. 돈이 모아져서 라오쑹에게 전달하였지만 그는 수술을 하지 않고 도망을 가서 돈을 아끼기 위해 다리 수술을 하지 않고 다리를 절단하고 나머지 돈으로 딸과 외손자를 위해 노점상을 운영한다는 줄거리 이다. 잔잔하게 흐르는 이야기의 흐름과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감동은 마치 박완서의 소설을 읽을 때와 같은 느낌이었다. 책을 읽고 난 후에 나는 한참동안 멍하니 앉아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 순수한 라오쑹에게 돈이란 무슨 가치를 가지는 것인가? 또 딸과 외손자는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였다.

 

<한쌍의 큰양>은 가난한 고산지대에 사는 한 노인이 고위관리(류 부전원)으로 부터 외국산 고급 양 한쌍을 선물받아 기르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 자본에 예속되어 살아가는 현대 중국인들의 변화하는 삶을 비유하여 적은 소설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코미디이지만 읽고 난 후에는 중국이 겪고 있는 가치관의 혼란을 느낄 수 있었다.

 

<맹물야채국>은 앞의 두 작품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이다. 작가는 상하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또 지금도 상하이에서 살고 있다. 화이트칼라의 직업인이며 돈도 많아 아쉬울 것 없는 도시인의 이야기이다. 남자는 요리 솜씨가 좋은(중국인들에겐 여전히 요리는 아주 중요한 부분인것 같다.)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결혼 십팔년차 남자이다. 그러나 남자는 두두라는 젊은 여자와 동거를 하게 되는데 이 여자는 대조적으로 음식은 전혀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페스트푸드나 외식을 할 수 밖에 없다. 음식을 사이로 벌어지는 남녀의 愛憎에 관하여 적은 소설로 우리가 이전까지 느껴왔던 중국에 대한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변화된 중국에서 살고 있는 현대 도시중국인들의 삶의 단면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상과 같이 여러지역 여러 계층의 중국인들의 모습을 편중없이 느껴볼수 있는 것이 바로 이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코끼리의 모든 부분을 빠짐없이 살펴볼 수는 없지만 최소한 머리, 다리, 몸통, 꼬리를 골고루 관찰 할 수는 있으리라 생각된다.

 

d****y 2008.06.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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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들은 모두 뜻대로 이루어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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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중국 현대 소설선’이라는 부제가 붙은 <만사형통>이 택배기사님의 손에 들려 집을 찾아왔다. 사실 542페이지나 되는 책의 분량이 조금은 많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막상 책을 집고 읽기에 돌입하는 순간, 그런 생각은 어디론가 훌쩍 달아나 버리고 말았다.   한자제목으로는 길상여의(吉祥如意:좋은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다)라고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만사형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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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중국 현대 소설선’이라는 부제가 붙은 <만사형통>이 택배기사님의 손에 들려 집을 찾아왔다. 사실 542페이지나 되는 책의 분량이 조금은 많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막상 책을 집고 읽기에 돌입하는 순간, 그런 생각은 어디론가 훌쩍 달아나 버리고 말았다.

 

한자제목으로는 길상여의(吉祥如意:좋은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다)라고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만사형통(萬事亨通)’이라는 제목으로 출간이 되어졌다. 보면서 참 제목을 기가 막히게 뽑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길상여의라는 제목보다는 어감도 좋고, 우리에게 좀 더 익숙한 제목이 일단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은 지난해 한중작가 교류전을 통해 기획된 아이디어가 결실을 맺어, 이번 2008 서울국제도서전람회에 즈음해서 출간하게 된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이 책에 실린 중단편 소설들의 작가들은 모두 중국의 유명 문학상들을 수상한 소위 검증된 작가들의 대표적인 작품들로 우리나라에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품들이 많다고 한다. 물론 톄닝이나 모옌 같이 여러 작품들로 우리에게 익숙한 작가들의 글도 수록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기 전에 앞서, 중국 근대문학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루쉰 선생 후, 공산화된 사회주의 중국의 문화대혁명(이후 문혁이라 지칭)의 암흑기 이래 덩샤오핑이 흑묘백묘(黑猫白猫) 논리로 1970년대 말 개방노선으로 중국이 본격적인 근대화와 세계화 과정을 걷기 시작한 후의 시대상들의 문학적 성과들을 내심 기대하고 있었고, 본 서 <만사형통>은 그런 기대를 조금도 저버리지 않고 충족시켜 주었다.

 

국가사회주의 관료제도 하에서 자본주의를 도입함으로써 생기게 되는 빈부 그리고 도농의 격차 그리고 한족(漢族)과는 상이한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는 신장(티베트) 혹은 서북변경의 소수민족들의 삶의 다양성, 시골 농촌지역에서의 벌어지고 있는 교육의 소외문제, 그리고 그야말로 눈이 핑핑 돌아가는 현격한 개발과 성장으로 인한 세대 간의 갈등에 이르기까지 현대 중국인들의 너무나도 다채로운 삶의 일상들이 파노라마처럼 이 <만사형통>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었다.

 

모두 13개의 중단편 중에서 가장 재밌게 읽은 글들을 골라 보자면 다음과 같다. 류싱룽의 <봉황 거문고>, 샤텐민의 <한 쌍의 큰 양>, 둥리보의 <미샹> 그리고 맨 마지막에 실린 판샤오칭의 <가계부>. 다음에서 짧게나마 그 내용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봉황 거문고>에서는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위 교육공무원인 삼촌 완과장의 배경으로 어느 벽촌의 소학교에서 임시교원으로 출발하는 장잉차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가 부임한 지에링소학교에는 달랑 세 명의 임시교원으로 이들은 모두 정식교원의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있다. 이 소설에서 류싱룽은 자식들의 교육보다는 자신들의 먹고 살이에 바쁜 지역주민들의 삶 가운데 내던져진 주인공의 눈을 통해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의 공평한 교육의 기회와 무상교육의 허구성을 독자들에게 보여 준다. 현실세계에서의 비리를 참다못한 장잉차이는 상급기관에 투서를 하기에 이르고, 지에링소학교에 대한 지원이 삭감되면서 동료들에게 배척을 당하게 된다. 하지만 주인공의 노력으로 인해 그의 동료들과 마침내 화합을 이루게 되고, 일종의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이루게 된다. 철저하게 소외된 벽지의 소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에피소드들과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심리 전개를 통해 현대 중국의 교육문제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이 번뜩이는 작품이다.

 

<한 쌍의 큰 양>에서는 우연한 기회에 성의 류 부전원이라는 고위관리와 자매결연을 맺게 된 윈난성 오지에 사는 더산(德山) 노인이 그의 호의로 미국산 메리노종 양 두 마리를 얻게 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들을 다루고 있다. 류 부전원은 더산 노인이 그 두 마리의 양을 발판으로 해서 자립경제의 모범을 보여줄 것을 기대하지만, 더산 노인의 가정에서는 도저히 그 양을 키울 수 있는 여력이 되지 않으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폐결핵을 앓고 있는 딸의 건강도 돌보지 못하면서 소설에서 존과 존스로 나오는 메리노 양들이 어떻게 될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에서 현실성이 결여된 행정정책을 남발하는 뿌리 깊은 사회주의 관료체제에 대한 냉소가 절절이 묻어나고 있다. 결국 인민을 위한다는 정책이 얼마나 그들의 삶을 파탄낼 수 있는 여실히 보여주는데 까지 이르게 된다.

 

현재 서부대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중국 전체 천연자원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서부의 모처를 배경으로 기구한 운명의 여인의 이름인 <미샹>이 전개된다. 물의 지천으로 널린 남부 출신으로 서부개발에 동원한 여인 미샹이 장산을 만나 사랑을 하게 되고, 결국 비극적 사랑 끝에 사랑하는 사람도 잃고 혼전관계로 가지게 된 아이마저 잃게 되며, 마을의 남자들과 관계를 맺게 된다. 이 부분은 일전의 영화 <도그빌>에서 주인공 니콜 키드만의 그것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도그빌>에서 그레이스는 어쩔 수 없이 나락으로 추락하게 되지만 소설 <미샹>에서 주인공은 오히려 자발적으로 그런 관계 속으로 뛰어 든다. 사회주의 하에서의 성풍속에 대한 억압과 숱한 민초들의 해방자로 미샹은 환영을 받지만 어느 순간엔가 그들의 반동과 거친 폭력 앞에 무릎을 꿇게 되고 만다.

 

도농간의 이질적인 괴리와 결합의 희망을 보여준 작품인 <가계부>의 구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리고 단지 가계부의 금전의 출납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개인의 삶을 담은 그릇이라고 생각하는 주인공 쯔칭(自淸)의 잃어버린 가계부에 대한 집착으로 시작된 소설은, 그 가계부의 향방을 찾아 멀리 간쑤 성에까지 이르게 된다. 우연하게 도시로부터 기부 받은 책을(예의 가계부) 기증 받게 된 왕차이네 식구들은 ‘솔루션 세럼’이라는 단어로 인해 도시로의 이주를 결정하게 되고, 바로 그 가계부의 주인인 쯔칭네 집 근처에 거주하게 된다. 기본적인 가계부에 대한 통념을 혁파하고 다른 개념을 도입한 부분도 기발했지만, 다분한 개연성의 개입이 조금은 눈에 거슬렸지만 그 가계부로 인해 왕차이네 집안이 도시로 이주를 하게 되고, 그 원인을 제공했던 쯔칭과 만나는 장면이 참 마음에 들었다. 맨 끝의 왕차이가 자신의 아들 왕샤오차이에게 던지는 말은 어쩌면 농촌을 떠나 도시로, 도시로 몰려드는 이들에게 대한 경고가 아닌가 싶었다.

 

지난 2천년 이상 우리와 고락을 같이 해온 이웃 중국과 그간 이념과 체제의 차이로 해서 중국 문화에 대해 너무나 경원해 왔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동안 중국 영화들이 세계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우리에게도 많이 소개가 됐었지만, 특히 문학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미진했던 것 같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맞이해서, 새롭고 다양한 중국문학과의 만남을 원한다면 <만사형통>이 제격일 것이다.

 

* 내가 찾은 오탈자

① 108페이지 : 도망가면도 → 도망가면서

② 424페이지 : 먹으로 → 먹으러

③ 작품해설 540페이지 : 사예디 → 샤예디

            541페이지 : 마제롱 → 마제룽

 

h******1 2008.06.02. 신고 공감 0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모든 것이 뜻한 바대로 이루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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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설이라고는 몇 개 읽어본 것이 없었지만 그 책들이 강렬한 인상을 남겨서 이 책도 기대를 하며 읽었다.  책을 받고 꽤 두꺼운 분량에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이야기를 읽어가는 동안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맹물 야채국」은 굉장히 순종적이기만 한 전통적 여인상으로 보였던 여자가 보여준 반전이 참 통쾌했다. 음식 이야기인 줄만 알고 읽었는데 좀 다른 이
"모든 것이 뜻한 바대로 이루어지길." 내용보기
 

  중국 소설이라고는 몇 개 읽어본 것이 없었지만 그 책들이 강렬한 인상을 남겨서 이 책도 기대를 하며 읽었다.

 책을 받고 꽤 두꺼운 분량에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이야기를 읽어가는 동안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맹물 야채국」은 굉장히 순종적이기만 한 전통적 여인상으로 보였던 여자가 보여준 반전이 참 통쾌했다. 음식 이야기인 줄만 알고 읽었는데 좀 다른 이야기여서 더 좋았다. 여자의 조용하면서도 강한 모습이 참 대단했다. 화를 내지도 않으면서 그 모든 것들을 참고 견뎌내는 모습이 비현실적인 면도 있지만, 나중에 자신의 길을 찾아 독립적으로 변하는 모습이 참 흐뭇했다. 순종적인 모습에 초점을 맞추면 좀 식상하지만 그녀의 변화가 난 멋있어서 좋았다. 자기가 원하는 일에 정성을 다하는 그녀는 정말 강한 여자가 아닐까.

 

 책 제목이기도 한 「만사형통」은 중국의 전통과 풍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이면서 아이들의 내면이 깜찍하게 그려져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아이들만의 순수한 생각과 미묘한 심리도 잘 드러나 있어서 웃음 짓게 되는 이야기였다. ‘사람의 마음속에 뱀이 들어 있다’는 어머니의 말을 생각하며 의문을 갖는 유월이가 귀여웠고, 만사형통을 위해 이른 새벽 쑥을 캐러 가서 쑥에 맺힌 이슬이 엄청 예뻐서 차마 쑥을 캐지 못하겠다고 하는 그 마음이 예뻤다. 아이가 여자와 남자의 일이 왜 나뉘어 있는지 의문을 갖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은 그런 구별을 하지 않는데 어른들이 편견을 심어준다는 생각도 했다. 우리도 아직까지 그러지 않는가.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도망」에서 인상적이었던 인물은 오히려 라오쑹이 아닌 라오샤였다. 매우 성실하게 일했던 라오쑹이 큰 돈을 보고 갈등하고 내린 결론은 그럴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동료를 위해 앞장서 모금을 하고 그 돈을 한 푼의 어김없이 전해주고, 라오쑹의 일에 관심을 갖고 정말 마음을 써 주는 라오샤의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아마도 라오쑹의 행동을 이해하는 그의 마음이 전해져서 나 역시 라오쑹을 이해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성실하지만 가난을 벗어날 수 없는 가진 것 없는 자의 애환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참 인상적이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은 종합 선물 같은 책이었다. 이야기들이 조금 예스럽지만 따뜻함이 묻어나는 이야기여서 참 좋았다.『만사형통』을 읽고 책 제목처럼 모든 일이 뜻한 바대로 다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기억에 남는 구절

-누나가 이 쑥은 태양이 막 떠오를 때 캐는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캐낸 쑥은 태양 새끼와 이슬 새끼를 모두 머금고 있는데, 태양 새끼는 하늘의 아들이고 이슬 새끼는 땅의 딸로 그들이 모두 있어야 만사형통한다고 했다. …… 마노 옥과 같은 이슬 방울이 태양빛을 받자 그것은 더 이상 이슬 방울이 아닌 태양의 자식으로 여겨졌다. …… 이렇게 칼을 대면 수많은 태양 새끼들이 죽어버릴 것이다. 「만사형통」 117쪽-


-온 산의 사람들이 모두 만사형통함을 캐낸다. 너무나 아름답다. 「만사형통」 118쪽-

 

  

u*****i 2008.06.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