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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잘 하기 위해 듣기를잘 하는 게 상책(파블 13기 1-1)
"말을 잘 하기 위해 듣기를잘 하는 게 상책(파블 13기 1-1)" 내용보기
수업 시작종이 울리기 전에 자기 자리에 앉아 수업을 준비하는 경우는 드물고 조금이라도 늦어질 때면 고성방가로 주변의 관심을 집중시키는데 이력이 난 아이들이 늘고 있다. 침묵보다는 말하기를 일상화하는 아이들에게 의견을 말해보라고 하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난감하기 일쑤다. 대중들 앞에서 자신의 생각과 정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일은 정체성을 확인하며 자존감을 키워
"말을 잘 하기 위해 듣기를잘 하는 게 상책(파블 13기 1-1)" 내용보기

   수업 시작종이 울리기 전에 자기 자리에 앉아 수업을 준비하는 경우는 드물고 조금이라도 늦어질 때면 고성방가로 주변의 관심을 집중시키는데 이력이 난 아이들이 늘고 있다. 침묵보다는 말하기를 일상화하는 아이들에게 의견을 말해보라고 하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난감하기 일쑤다. 대중들 앞에서 자신의 생각과 정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일은 정체성을 확인하며 자존감을 키워가는 방편 중 하나로 작용한다. 해설서에 나와 있는 내용을 베껴 적어 발표하는데 익숙한 아이들에게 문제를 해결하는 말하기를 생활화하기 위해서라도 청중들의 관심을 끌면서 말하는 훈련은 아동기 때부터 적절히 이뤄져야 한다.

 

   아동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묻기보다는 학교에서 어떤 내용을 질문했는지 묻는 유대인 부모의 교육방식을 보면서 사람들의 생각을 열어주는 질문에 답하는 형식의 말하기는 생각을 끌어내는 과정으로 비춰진다. 귀에 꽂히는 강의로 언변이 뛰어나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바람이 크지만 대중들 앞에 서면 위축되기 십상이라 용기 있게 나설 필요가 있다. 비판의 소리가 무서워 나서지 않으면 성장이 어려운 말하기이므로 스스로를 격려하며 말할 기회를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

 

   유명 배우가 될 수 있는 비법을 알려주라는 말에 중견 배우는 상대의 대사를 끝까지 잘 들어라는 한마디로 일축했던 일화는 말을 잘하는 방법의 고전처럼 들린다. 상대가 원하는 답을 잘 말하기 위해서라도 상대의 말을 잘 듣고 혼잣말이라도 활성화해 머릿속 생각의 과정을 되새기며 말할 필요가 있다.

   ‘내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은 내가 사용하는 언어능력에 좌우된다.’

   언어를 통해 사고하는 세계를 바라보는 점을 감안하여서라도 언어 사용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비속어와 은어를 사용하기보다는 표준어를 구사하여 소통해갈 때 모나지 않고 부드러운 분위기로 말할 분위기는 조성될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할 때에는 나를 주어로 말하며 적절한 칭찬을 곁들여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완곡하게 말하는 훈련은 일상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처럼 생명 있는 유기체는 부정적인 말보다는 긍정적인 말을 들으면 더 잘 자란다고 한다. 의사소통의 수단을 넘어 사람의 생각을 길들이고 지배하는 말의 힘은 세다. 헤프지 않으면서 풍부하고, 경박하지 않으면서도 유쾌한 한마디의 말을 위해 기도하던 이해인 수녀의 간절함이 충동적인 말로 상대를 아프게 해왔던 점을 돌아본다. 가까이 있는 익숙한 이라서 여과 없는 말로 상대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 것은 아닌지 괴란쩍어진다. 지금껏 행해왔던 말들을 주워섬기며 안과 밖이 정화되는 치유의 말로 오염된 사회를 정화하여가는 과정에 고운 말과 바른 말은 생명 있는 존재로 자리하리라.

n*****9 2018.01.02. 신고 공감 11 댓글 10
리뷰 총점 종이책
내가 말하는 대로 내 생각이 바뀐다면? (말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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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삶읽기 264내가 말하는 대로 내 생각이 바뀐다면?― 말한다는 것 연규동 글 이지희 그림 너머학교 펴냄, 2016.7.12. 11000원  말이란 무엇인가를 살피면서, 말 한 마디에 어떠한 생각을 담는가 하는 대목을 푸름이 눈높이에 맞추어 풀어내는 《말한다는 것》(너머학교,2016)을 읽습니다. 너머학교 출판사는 ‘-는다는 것’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생각·읽기·느끼기·그림·보기·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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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삶읽기 264



내가 말하는 대로 내 생각이 바뀐다면?

― 말한다는 것

 연규동 글

 이지희 그림

 너머학교 펴냄, 2016.7.12. 11000원



  말이란 무엇인가를 살피면서, 말 한 마디에 어떠한 생각을 담는가 하는 대목을 푸름이 눈높이에 맞추어 풀어내는 《말한다는 것》(너머학교,2016)을 읽습니다. 너머학교 출판사는 ‘-는다는 것’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생각·읽기·느끼기·그림·보기·놀기 같은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말한다는 것》은 책이름 그대로 ‘말한다’는 삶이란 무엇인가를 푸름이 스스로 더 깊고 넓게 헤아려 보자고 이야기해요.



아이들은 말을 배우며 삶을 배우고 세상을 배웁니다. 그들은 그렇게 말을 만들어 가며 삶을 만들어 가고 자신이 살아갈 세계를 만들어 가지요. (5쪽)


우리는 모두 한국어의 많은 규칙들을 스스로 깨쳐 왔어요. 우리는 모두 한국어의 규칙을 배우지 않고도 이해했다는 말이에요. (16쪽)



  아홉 살 아이가 문득 ‘백조’라는 이름을 놓고 나한테 물어봅니다. 도감이나 만화책을 볼 적에 ‘백조’ 말고도 다른 이름이 나오지 않았느냐고, 다른 이름을 알려 달라고 합니다.


  아이는 여러모로 궁금해요. 아이는 여러모로 묻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은 ‘백조(白鳥)’라는 이름을 흔히 쓰는데, 막상 ‘백조’라고 할 만한 새는 없어요. 한국말사전에서 ‘백조’를 찾아보면 “= 고니”처럼 풀이하지요. 한국에서 쓰는 ‘새이름’은 ‘고니’이기 때문입니다.


  아홉 살 아이가 우리 사회 얼거리도 헤아리면서 아이 나름대로 새나 풀이나 꽃이나 나무를 놓고 슬기롭게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합니다. “자, 생각해 볼까. 꽃을 보면 하얗게 피어나는 꽃이 많아. 그런데 어느 한 가지 꽃을 가리키면서 ‘흰꽃’이라고 이름을 붙이지는 않아. 하얀 꽃송이를 피우는 꽃이 대단히 많기 때문이야. ‘흰꽃’을 한자말로 ‘백화’라 할 수 있을 텐데, 새한테도 똑같아. 새를 가만히 보면 하얀 깃털인 새가 많지. 이 새 가운데 어느 한 가지만 ‘흰새(백조)’라 하면 다른 “하얀 깃털인 새”는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할까? ‘백조’는 도무지 알맞지 않은 이름이야. 그래서 ‘고니’라는 이름을 쓰지. 고니 가운데 털빛이 하얀 새는 ‘검은고니’라고 하고.”



말에는 ‘소리’와 함께 ‘뜻’이 포함되어야 해요. 뜻은 생각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21쪽)


강 양쪽 변과 바닥에다 콘크리트를 사용하고, 습지를 없앤 공사를 하면서 ‘녹색 성장’이라고 한다거나 방사능의 위험이 있는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청정 에너지’라고 하는 경우도 있어요 … 말은 우리의 감정이나 생각을 바꾸는 도구로 바뀌게 돼요. 즉, 생각이 말을 낳지만, 일단 언어가 생각의 도구로 확립된 다음에는 말이 생각까지 바꾸는 것입니다. (79쪽)



  청소년 인문책 《말한다는 것》을 가만히 읽습니다. 이 책에서는 ‘녹색성장’이나 ‘청정 에너지’ 같은 이름이 자칫 무시무시할 수 있다고 밝힙니다. 깨끗하지 않으면서도 ‘녹색’이나 ‘청정’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홍보를 하거나 광고를 하면 사람들은 이런 이름에 휘둘리기도 한다고 밝혀요.


  그러면 거꾸로 생각해 볼 수 있겠지요. 나쁘지 않은 사람을 괴롭히려는 뜻으로 “나쁜 놈”이라는 말을 일부러 한다면, 나쁘지 않은 사람이 뜬금없이 나쁜 사람이 되어 버릴 수 있어요. 책이나 영화를 놓고도 “좋은 책·나쁜 책·좋은 영화·나쁜 영화” 같은 이름을 붙여서 일부러 추켜세우거나 깎아내릴 수 있을 테고요. 생각을 나타내는 말이지만, 거꾸로 말 때문에 생각이 바뀌기도 합니다.



혼잣말을 하는 것은 스스로를 격려해서 자신의 행동에 영향을 끼치게 되고 행동을 더욱 활성화하는 힘이 있어요. 스스로의 행위를 지시하고 평가하게 되는 것이지요. (58쪽)


우주가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어떻게 움직이는지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빅뱅’이든 ‘블랙홀’, ‘웜홀’이든 이름을 붙여야지만 우리의 생각 안으로 들어온다는 것이에요. 일단 말로 표현되어야지만 인식과 사유의 대상물이 된다는 것이지요. (64쪽)



  말과 이름을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일부러 추켜세우거나 깎아내릴 적에 이러한 이름 때문에 우리 생각이 바뀔 수 있다면, 우리 스스로 저마다 어떤 말을 곰곰이 읊는가에 따라서 우리 생각이나 삶이나 마음도 바꿀 수 있다고 여길 만합니다. 이를테면 “나는 예쁘다”라든지 “나는 씩씩하다” 같은 말을 늘 스스로 읊을 수 있어요. “나는 노래를 잘해”라든지 “나는 춤을 잘 춰” 같은 말을 늘 스스로 읊으면서 살 수 있어요. 남들이 보기에 내가 안 예쁘거나 안 씩씩하거나 노래를 못 부르거나 춤을 못 출는지 모르지만, 스스로 읊는 말은 스스로 북돋우는 기운을 싣는다면, 나는 어느새 ‘내가 나한테 하는 말’에 맞추어 거듭난다고 할까요.


  즐겁게 말하면서 즐거운 마음이 되는 셈입니다. 기쁘게 말하면서 기쁜 마음이 되는 셈이에요. 노래하는 몸짓으로 말을 하면서 내 마음에는 어느새 노래가 흐르는 셈이 될 테고, 꿈꾸는 매무새로 말을 하는 동안 나는 어느새 내 꿈을 하나둘 이룰 수 있으리라 느껴요.


  생각이 말로 나타나기에 생각을 슬기롭게 추슬러야겠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말이 다시 내 생각을 짓는 바탕이 되기에, 늘 읊는 말부터 새롭게 가꾸고 보듬을 줄 알아야겠다고 느낍니다. 2016.8.2.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책읽기)



h*******e 2016.08.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