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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25년도 8번째 책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 리뷰입니다. 동물과 식물 그리고 미생물은 서로 밀접하게 결합해, 거대하고 복잡하며 아름다운 생태적 기계의 톱니바퀴를 이룬다. 지구 크기에 맞먹는 이 거대한 기계의 동력을 태양이 공급해 준다. 결국 이 모든 것은 태양빛에서 나온 것이다. mobile e-book : 413p 우리의 일상적인 행동 중에서 어디까지가 우리 자신의(자유 의지의) 판단에 따른 것이고, 어디까지가 자동조작 장치의 조종을 받은 것일까? mobile e-book : 495p 고등 동물의 유아기가 긴 이유는 큰 뇌와 새끼들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과 상당한 관련이 있다. 그런 교육 과정에서 새끼들은 미리 프로그램되어 있는 유전 정보에만 의존하는 상대적인 부자유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mobile e-book : 574p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클릭!) 리뷰를 읽으시는 분 모두 다(多)독 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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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기원은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광막한 우주의 외곽, 어느 공간에 태양계가 있고 그 주위를 도는 행성들이 있으며 그 중에 지구가 있다. 지구는 45~46억 년 전 탄생해 갖은 고난을 극복하고 현재에 이르렀다. 1859년 <종의 기원>이 발표됨과 동시에 크나 큰 파장을 불러왔다. 유신론자들의 극렬한 저항에 부딪혔고 많은 이들은 다윈을 배교자로 취급하거나 다윈의 학문적 성취를 폄하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르네상스 시대 이후 지식계층에 자리잡은 논리적 사고와 과학적 접근방식으로 인해 다윈은 마녀사냥을 피할 수 있었고 결국 그의 저작은 인류의 지적 진보의 산물로 평가받게 됐다. 다원이 주장한 진화란 생존 확률을 증가시키기 위한 자연 선택(Natural Selection)을 말한다. 같은 환경에서 경쟁 개체보다 에너지원을 쉽게 확보한 개체는 생존 가능성이 높아졌을 것이며 그들의 후손들 또한 경재에서 우위를 점했을 것이다. 인간이 약 1만 년 전 수렵채집에서 농경정착으로 옮겨갈 무렵 시행한 가축화와 작물화는 자연선택과 더불어 인위선택(Artificial Selection)을 불러왔고 자연환경에 적응하거나 인간에게 선택받은 종들이 번식에 유리해졌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집필할 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유전자(DNA)가 20세기 중반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에 의해 발견되고 진화의 신비를 설명하는 도구가 되었다. 유전자는 정교한 기계장치처럼 구성돼 있으며 네 가지의 핵산 염기의 배열에 의해 기능이 결정된다. A(adenisine), C(cytocine), G(guanine), 그리고 T(thymine)은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염기로 3개씩 짝을 이뤄 특정한 아미노산을 생산한다. 아미노산의 특정 배열은 단백질을 형성하며 이렇게 형성된 단백질은 생물에 필요한 다양한(거의 모든) 기능을 수행한다. 우리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에서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공통된 유전자 부위를 공유하고 있고 계통이 유사한 종 간에는 전체 유전자의 대부분이 일치한다.(예를 들어 침팬지와 인간의 유전자는 1.6% 가량의 차이만 있을 뿐이고 이 1.6%가 인간을 인간답게, 침팬지를 침팬지답게 결정한다.) 기나긴 진화의 흐름은 특정 유전자를 자극하거나 억제하는 방향으로 진행됐고 환경의 변화가 클수록 유전적 변화 또한 빨라지고 커졌다. 아주 먼 과거 지구상에 생명체가 처음 등장했을 무렵 생명체는 존재를 위해, 후대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유전자를 도입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유전자에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저장하고 후대에 유전자를 물려주어 종의 번영을 꾀했을 것이다. 수십 억 년이 경과하는 동안 유전자는 아주 천천히 진화했고 이것은 환경변화에 적절히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기능을 수반하는 방향이였다. 전반적 변화는 느렸지만 간혹 돌연변이가 발생해 생존 확률을 높이기도 했다(대부분의 돌연변이는 생존에 해를 끼치지만 극히 낮은 확률로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유전자를 연구해보면 인류를 비롯한 모든 생명체가 공통의 조상을 가졌음을 유추할 수 있다. 아득히 먼 옛날 유전자를 처음 도입한 최초의 생명체로 부터 수천 세대, 혹은 수만 세대에 걸친 분화로 다양한 생명체가 탄생했고 각 생명체는 다시 자신에 맞는 유전적 변화를 추구해왔다. 오만한 인간의 시선으로 봤을 때 인간과 단세포 생물의 선조가 같다는 점에 모욕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생명체가 간직한 유전자는 인간 또한 원시 세포로부터 파생된 진화의 산물임을 보여준다. 유전자는 보통 그 구성을 완전히 바꾸기보다 필요한 기능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진화되었고 필요에 의해 특정 기능의 발현을 활성화시키거나 다른 기능의 발현을 억제시켰다. 실질적으로 인간의 전체 DNA의 3% 가량이 기능하고 나머지 97% 정도는 역활이 없어 보이는 것은 진화의 장도에서 인간에게 불필요해 거세된 기능을 반영한다고 봐야한다. 생명체는 진화를 통해 생존 가능성을 높이거나 더 많은 자손을 남기고자 한다. 그러나 어떤 변화가 생존에 용이할 것이라 확신 할 수 없고, 어떤 변화를 택함으로써 발생하는 기회비용이 있기 때문에 진화는 신중하게 진행된다. 복잡하고 융통성 있는 패턴으로 전환하거나 고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 가운데 효율성이 높은 쪽을 택하게 된다. 변화가 필수적이거나 변화로 인한 이득이 매우 큰 상태가 아니라면 이제껏 생존을 유지하게 했던 기존의 것을 고수하는 방법을 택한다. 유전자를 연구하다 보면 생명체의 다양성을 야기하는 유전자의 다름은 생각보다 크지 않음을 알게된다. 그렇다면 인간을 높게 평가하는 근거로 자주 제시되는 '의식'은 인간만의 것일까? 아니라면 인간의 의식과 다른 생명체의 의식은 어떤 차이를 보일까? 열등한 동물로 여겨지는 곤충류나 조류는 단지 유전자가 부여한 명령을 그대로 수행하는 본능적 기계로 치부해는 것이 맞는가. 그렇다면 인간도 더 복잡한 기계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의식이 있다면 어느 종부터 가진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이들 질문에 대한 명징한 답변은 현재 수준에서 언급할 수 없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생명체 간의 의식 차이는 (유전자에서 볼 수 있듯) 우리의 생각보다 훨신 작을 것이란 점이다. 생명은 자신의 종을 유지시키기 위해 진화를 이어왔다. 환경에 적합한 개체는 살아 남았고 그렇지 못한 개체는 멸종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만능 생명체는 존재하지 않고, 어떤 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 생명체도 존재하지 않는다. 특정한 상황에 비교우위를 점하거나 적합한 개체가 되기 위해서는 그러한 생존 체계를 형성하는데 비용이 든다. 예를 들어 수컷 공작이 화려한 날개를 가지면 암컷을 유혹하기 쉬워지지만 포식자의 눈에 띠기도 쉬워지며, 인간의 겸형 적혈구는 말라리아에 대한 내성을 높여주지만 만성 빈혈에 시달릴 수 있다. 진화라는 생존의 흐름은 완전체를 향해 점진적으로 나아가는 장도가 아니라 생명체가 처한 당시의 환경에 적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먼 미래에 닥칠지도 모르는 어떤 상황을 예측하여 진화를 꾀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상황에서 비용과 효과를 비교했을 때 비용대비효과가 높은 것을 택하는 것이다. 생명체의 가용자원은 제한적이므로 모든 방향으로 진화의 폭을 넓힌 종은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지나치게 좁은 방향으로 특화된 생명체는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힘들기 때문에 멸종으로 치닫는다. 과도한 보편화와 과도한 특화 양극단을 피하는 진화가 장기적인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인간은 수 만 세대, 혹은 수 억 세대에 걸친 진화를 통해 현재에 이르렀다. 만약 최초의 원시 생명체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천 억 세대가 넘는 과정을 겪었을 것이다. 인간에게 주어진 어떤 특혜로 인해 인간의 지적 수준은 현재를 있게 한 과거로 거슬러 오르기에 이르렀다. 과학적 접근을 토대로 한다면 인간의 진화사를 거슬러 올라갈수록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가 서로 연계돼 있고 서로 영향을 주고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지구 전역을 지배하는 인간,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누리는 수많은 혜택을 방종하게 사용하고 우리와 연계된 생명체들을 파괴하는 과정을 멈추지 않는다면 이웃한 생명체 뿐 아니라 인간 자체가 종말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인간은 역사로부터 배우고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란 점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며, 인류 앞에 놓인 미래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지에 대한 책임과 의무는 인간에게 주어져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코스모스>, <에덴의 용>, 그리고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에서 칼 세이건의 쉽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집필 능력을 보게된다. 인류의 기원, 우주의 역사, 인지의 진화와 같은 자칫 전문영역으로 깊이 빠져 독자들을 질리게 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그의 책속에 깃든 말들은 친절하고 차분하다. 그는 독자에게 가능한 한 쉽고 따분하지 않은 글을 선사하고자 노력했을 것이며 위의 세 권의 책을 접한 내가 생각하기에 그의 노력은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태양계가 탄생하던 시기, 먼지와 가스에 불과했던 우주에서 지구가 생기고 우여곡절을 거쳐 행성으로써 성숙하고 다시 오랜 시간에 걸쳐 원시 생명체가 등장한다. 작렬하는 태양을 피해 바다에 숨어 있던 생명체는 진화 과정에서 유전자를 받아들여 번식을 꾀하고 광합성을 터득해 에너지를 생산한다. 대기 중의 산소가 증가하자 산소 독성에 내구성을 지닌 유전정보를 간직한 개체는 생존하고 그렇지 못한 개체는 사멸하거나 더 깊고 음침한 곳으로 피신한다. 유전자에 담긴 정보는 세대를 거치며 아주 천천히(아주 가끔은 급격히) 진화하는데 최초의 원시 생명체로부터 40억년 가량이 지나고서야 비로소 현재와 같은 인류가 등장한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공통된 선조로부터 갈라져 나온 가지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꺼려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유전자는 '그 사실'을 부인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서문에 앤 드루얀이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가 칼 세이건과 자신이 가장 애착을 갖고 집필한 작품이라 소개하는데 개인적인 감상을 적자면 <코스모스>만큼은 아니라 생각하고 그것은 주제의 차이로 인한 내 기호에서 비롯된 것일거라 여긴다. <코스모스>에서 느낀 것처럼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를 한 장 한 장 읽었나갈 때 감동과 감탄(주제에 대한, 저자들의 집필 능력에 대한)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칼 세이건의 저작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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