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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네 편의 단편이 함께 실려 있다. 표지에도 나오듯이 가장 길고 강렬한 레 드 땅, 일상적인 슬픔을 이야기한 다이애나와 파스텔 색조, 마지막 단편의 제목을 까먹고 말았는데; 아무튼 앞의 세 편에 비해 이 단편은 좀더 상큼한 분위기로 마무리를 짓는다.
레 드 땅은 표지에서 알 수 있듯이 유령이 등장하는 사랑 이야기이다. 개인적 의견으로 이 이야기를 공포나 호러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그보다는 애틋한 멜로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죽인 사람을, 그 사실을 알고도 미워하지 않고 오로지 사랑할 뿐인 어린 유령. 그녀에 대한 애틋함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그래서 마지막 컷에서 유일하게 공포스러운 표정으로 그려진 것도 사실은 불만이다. 좀더 아련한 표정이 어울렸을 것 같은데..)
다이애나는 월간지 르네상스에 실렸던 작품인데, 그 때부터 상당히 내 마음을 사로잡는 스토리였다. 죽어버린 친구를 잊은 듯이 살아가지만 어느 땐가 기억나 가슴이 아파진다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해 보지 못해 그 마음을 헤아릴 수는 없지만, 뒷모습이 앞모습 이상의 표정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려준 작품이다.
파스텔 색조는 상당히 담담한 색채로 시작한다. 그러나 절정을 넘어서며 왈칵 밀려오는 울음으로 우울하게 마무리되어 버린다. 아이스크림을 먹은 것이 엄청난 죄인 것처럼 주인공은 언니의 죽음 앞에 고개를 들지 못한다. 그리고 자정이 지나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이 단편은 사실상 다이애나와 비슷한 모습을 띄고 있다. 한 단편집에 실린 것이 어쩌면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비슷한 감정을 이렇게 다르게 표현해 낼 수 있는 것도 강경옥 선생님만의 능력인 것 같다.
나머지 한 단편의 제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카드입니까의 주인공이 깜짝 출연하는 이야기인데, 인기많은 언니 헤라의 동생 지로는 성격도 퉁명스럽고 못생기기까지 해서 남자친구가 전혀 없다. 헤라의 홧김에 한 내기 때문에 헤라의 남자친구 알렌은 지로와 데이트를 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헤라가 아닌 지로의 매력을 보고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상당히 상투적인 내용이지만, 앞의 우울한 내용들에 상큼한 마무리로 좋은 것 같다.
덧붙여, 레드땅에 나오는 노래의 가사가 상당히 좋은데.. 정말 있는 곡인지 참으로 궁금하다.(난 이 만화 보고 레드땅 향수까지 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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